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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tion_430527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3
    조회수 : 378
    IP : 162.158.***.16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4/08 23:28:23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527 모바일
    [소설, 판타지] MP3 9화(이안의 고민)

     1화만 올린다는 이야기는 안했음으로 2화를...


    올리냐 안올리냐 차이만 있을 뿐 나중에 속도가 달라지진 않음으로. 감수한 부분 마저 올립니다.


    9화는 6200자... 분량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어디서 자를지에 의의를 두기에 볼륨은 언제나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봐주시는분들, 추천, 댓글 언제나 감사합니다!


     ps. 부제를 붙일 때는 항상 고민하다가 느낌오는 걸로 즉석해서 붙이는 중... 9화 부제는 뭐라해야할지... 고민을 많이하게되었네요.


    9화 이안의 고민.

    이안은 어느새 마을회관을 지나, 촌장의 집에 도착했다. 마을회관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지도 않았으니, 아마 촌장님과 같이 촌장님 댁으로 갔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촌장의 집 문 앞까지 도착했지만, 이안은 선뜻 문을 열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이안이 망설이는 이유는 간단했다. 막상 렌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에 달려왔지만, 렌과 직접 대면하기가 망설여졌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어 답답했다.


    게다가 어젯밤은 거의 쫓겨난 것과 다름이 없었으니까. 지금 만난다고 하더라도 반겨주기는 커녕 어제와 같이 쫓겨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었다. 당장 성전의 사람들이 떠나게 된다면, 렌을 데려갈 것이다.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전에 어떻게든 렌과 만나야했다.

    ‘어떻게든? 왜...?’

    이안은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결국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윽.’

    이안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집안 가득 술냄새가 풍겼기 때문이다. 이안은 인기척이 없는 것을 느끼고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안은 술냄새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거실에 있는 소파에 자신의 아버지인 데카르트가 술에 진탕 취한 채 누워서 자고있었고, 탁자에는 비어버린 술병들이 가득했다.

    “에휴. 정말이지.”

    그래도 몸에 담요가 덮여져있고, 벽난로의 불도 채 사그라지기 전인 것을 보면, 누군가 돌봐준 모양이었다. 아마도 촌장님이겠지.

    “왔구나.”

    “아. 촌장님.”

    어느새 이안의 뒤에 촌장이 다가와 이안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인자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 몸은 좀 괜찮은 게냐?”

     

    “네.”

    촌장은 소파위의 데카르트를 보고있는 이안을 보며 말했다.

    “그래. 그래. 데카르트를 찾으러 온 게구나.”

    “네.”

    “어제 좀 속상했는지 밤새도록 술을 마시더구나. 깨어나면 내가 집으로 보내마.”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근데 혹시 렌은....”

    “렌? 렌은 닉하고 2층에 있을게다.”

     

    “그것도 그거지만... 아니라 궁금한 게 있어요.”

    이안은 촌장의 말에 고개를 빠르게 내저으며 말했다.


    “응? 어떤 것 말이냐?”

    “성전 사람들은 렌을 데려가려고 온 거죠?”

    “으음.”

    닉의 할아버지는 이안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뜸을 들였다. 그러나 결국 알게 될 사실을 숨길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후우. 그래. 내일 떠난다고 했으니 아마 내일 데리고 갈 것 같구나.”


    “그럼 더이상 렌을 만날 수는 없나요?”


    이안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촌장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듯한 태도였다. 촌장은 이번에도 역시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 아무래도 그럴 것 같구나. 헤어지기 싫으냐?”

    “... 네.”

    이안은 살짝 망설이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래. 그렇겠지. 그럼. 그럼. 이 촌장님이 그렇게 되지 않게 노력해보마. 아. 2층에 닉 좀 불러주겠니?”


    촌장은 이안의 마음을 다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회한에 잠겨있었고, 약간은 목소리가 지친듯한 느낌이었다. 이안은 그것이 신경쓰였지만, 렌과 이야기해야된다는 생각에 대답을 하고는 2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네.”

    촌장의 집은 총 2층으로, 2층에는 3개의 방이 있었다. 하나는 창고로 쓰고있었고, 나머지는 각각 닉과 렌이 하나씩 사용하고 있었다. 이안은 먼저 닉의 방 앞으로 가 문을 두들겼다.

    똑. 똑.

    “닉?”

    “이안? 이안이야?”

    “어. 들어가도 돼?”

     

    “들어와.”

    달칵.

    문은 안쪽에서 열렸다. 문을 연 것은 닉이었는데, 그 문 안쪽으로 방안에 렌도 같이 있었다. 렌은 품이 넉넉한 반팔 셔츠에 무릎을 가리는 반바지를 입은 채 탁자 앞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러나 문쪽을 등진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이안 쪽을 전혀 바라볼 생각조차 없는 듯 했다.

    “이안. 무슨 일이야?”

    “촌장님께서 너를 불러오래서.”

    “할아버지가? 나만?”

    “어.”

    “그래? 알았어. 렌. 나 잠깐 내려갔다올게.”

    “어? 어. 으응...”

    렌은 닉의 말에 당황한 듯 내키지 않는 목소리로 살짝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그렇게 닉이 방을 나가고, 렌과 이안 둘만이 방 안에 남았는데, 서로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이안과 렌은 서로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아무 말도 없이 있었다. 그러다 결국 적막감을 이기지 못한 이안이 렌의 앞 탁자의 맞은편으로 걸어가, 의자 등받이에 손을 짚으며 말했다.

    “렌. 앉아도 돼?”

    “.......”

    렌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말을 하지 않았고, 이안은 렌이 아무런 말이 없자. 그냥 의자를 끌어서 앉았다. 렌은 의자끄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지만, 여전히 그녀의 눈은 이안의 시선을 피하며 초조한 건지 손가락을 계속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렌.”

    “응?”

    아무런 말없이 있는 렌을 바라보던 이안은 뭐라도 말해야겠다 싶어 렌을 불렀지만,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떠오르지 않았다. 머릿속이 새하얘진 기분이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점점 초조해하는 렌을 보며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 닉이랑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어?”

    “그냥......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렌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며, 이안의 시선을 피해 자신의 꼼지락거리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안은  그래도 렌이 대답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뒤이어 질문했다.


    “닉이 뭐라고 했는데?”

    “그 사람들이 날 무조건 데려갈 거라고, 가지 않을 수는 없다고. 어차피 갈 수밖에 없으니까, 좋게 생각하라고. 걱정할 필요 없다고. 성전이 이런 시골구석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고. 아마 그 사람들이 나를 동화속의 공주님보다도 더 잘해줄 테니까 오히려 잘 된 거라고.”

    렌은 그렇게 말끝을 흐리다가, 고개를 들고 애써 밝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비록 백마 탄 왕자님은 없겠지만.”

    그러나 이안은 잠겨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가슴이 무언가에 눌리는 것처럼 답답한 기분이 들었고, 목까지 메여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안은 그녀가 애써 밝게 웃는 모습에 따라 억지로 웃으며, 살짝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잘 됐네.”

    “.......”

    렌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안의 말에 아무런 대답 없이 눈만 살짝 내리깔았다. 어느새 꼼지락거리던 손가락을 멈춘 채 손바닥이 새하얘질 정도로 꼭 쥐고 있었고, 애써서 밝게 웃던 입도 어느새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이안은 렌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불렀다.

    “렌.”

    렌은 그의 말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들었다.

    “.......”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린 렌과 이안의 눈이 마주쳤다. 이안은 촉촉하게 적셔진 그녀의 시리도록 푸른 두 눈이 자신에게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음을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었다. 이안은 그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구원을 원하고 있었다.

    무엇으로부터의 구원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 바람의 이유까지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것을 깨닫자, 자신의 입이 멋대로 움직였다.

    “가고 싶지 않은 거지?”

    “.....”

    렌은 다시 이안의 눈을 피해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며 대답을 망설였다. 불가능한 것을 닉에게 이미 들었기에,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바라는 것을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을 때, 이안과 다시 눈과 마주쳤다. 초록색의 자상한 눈. 평소엔 그렇게 철없게만 보이던 눈이 지금은 이렇게 믿음직할 수 없었다. 렌은 그 눈을 보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들릴듯 말듯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이안은 렌의 대답을 듣자,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기분이었다. 렌을 마치 구해줄 것처럼 말을 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렌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이안은 렌의 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고는 말했다.

    “...... 그래. 알았어.”

    이안은 그렇게 말하며 일어섰다. 더이상 다른 말은 필요없었다.

    “......”

    렌은 그런 이안의 말에 조용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안은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는 그녀의 눈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고혹적으로, 치명적으로 느껴졌다.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더 이상 그 눈빛의 유혹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이안은 자리에서 벗어났다.

    계단에서 내려오자, 렌과 촌장님이 어느새 일어난 자신의 아버지, 데카르트와 함께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렇게 큰 목소리는 아니었기에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이 갔으나, 이안의 발소리를 들은 모양인지, 대화를 멈추고 이안을 돌아봤다.

    그 중에서 한참, 입을 열고 있었던 촌장이 이안을 향해 말했다.

    “그래. 데카르트는 내가 이 이야기만 끝내고 보내마.”

    촌장은 그렇게 말하고 원래대로 고개를 돌려 닉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는 이안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이안을 향해 말했다.

    “무슨 일 있느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서......”

    “넌 몰라도 되니 먼저 가봐라.”

    이안의 말끝을 흐리는 질문을 데카르트가 칼같이 잘랐다. 이안은 그의 말에 움찔했으나, 자리에 못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데카르트가 짜증이 치민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안. 가보라고...”

    “촌장님.”


    데카르트는 안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이안이 자신의 말을 자르자 발끈했지만, 촌장은 그런 데카르트를 제지했다. 그리고 이안에게 찬찬히 말했다. 이안이 조금 철없는 행동을 한다고는 하지만, 분위기 파악까지 못하는 아이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왜 그러느냐?”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촌장의 말투도 평소처럼 인자한 것이 아닌, 약간 날이 서있었다. 이안은 그 말투에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오히려 그 날이 선 말투에서 무언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렌. 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

    촌장은 이안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침묵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침묵은 긍정이나 다름이 없었다. 게다가 아까 계단을 올라가기 전 촌장의 말을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맞을 것이다.

    “아까 저한테 하신 말씀하신 거. 렌을 보내시지 않을 거죠?”

    “장담은 못하겠구나.”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나요?”

    “자세히는 알려줄 수 없다만, 너도 끼게 될 거다. 우리는 전부 이 마을을 떠날 거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으니.”

    “마을 사람 전부...요?”

    “마을 사람이 아니라. 우리다. 자세한 건 나중에 알려줄 테니까 일단 지금은 나가보려무나.”

    “네.”

    이안은 할아버지의 우리라는 말이 무슨 이야기인지 신경 쓰였으나, 촌장 할아버지의 위압감에 눌려, 대답하고는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단지 궁금증이 남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안이 자리에서 떠나고, 다시 셋만 자리에 남자. 촌장인 아르간트가 닉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닉. 이번에는 정말 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린 너한테 이런 큰 짐을 떠맡기다니 정말 미안하구나. 그렇지만, 우리에게 마법사는 너와 나뿐이니. 어쩔 수 없구나. 미안하다.”

    “괜찮아요. 어쩔 수 없죠.”

    닉은 총명한 아이였다. 지금은 비록 촌장이지만, 대마법사였던 아르간트를 할아버지로 두고 있었고, 어머니도 유명한 마법사 가문의 자녀였으며, 그녀 스스로로도 재능이 뛰어난 마법사였다. 닉은 그런 우수한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은 아이였고, 마법적 재능뿐만 아니라 두뇌 또한 명석한 아이였다. 그렇기에 촌장인 아르간트가 어떠한 말을 하는지 전부 이해할 수 있었고, 이번 일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닉은 애써 밝게 대답했다. 하지만 안색이 어두운 것까지는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닉을 보면서 데카르트가 죄책감에 휩싸인 표정으로 말했다.

    “닉. 렌과 이안을 잘 부탁한다.”

    “네. 걱정 마세요.”

    닉은 죄를 지은듯한 그의 태도에 오히려 의연하게 대답하여 그를 위로했다.


    출처 1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61
    2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70
    3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84
    4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13
    5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38
    6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56
    7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68
    8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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