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인하고 왔습니다
친구 관을 들어 차에 태워 주고
학교를 들려서 친구의 반에 갔습니다
친구의 책상과 교과서를 보니 너무 슬펐습니다
여기서 친구들과 재밌게 웃고 떠들었을 생각도 들고
이 친구 학교 놀러왔을 때 친구가 반겨주던 것도 생각나고..
그렇게 학교를 나와 운동장을 한바퀴 돌고 다시 버스에 탔습니다
수원에 있는 화장하는 곳에 도착해서 친구의 관을 화장터 자리에 놓고
친구 분향소에서 관이 들어가고 블라인드가 쳐지는 친구의 마지막을 봤습니다
분향소에서 계속 서있다가 친구들을 비롯해 화장이 끝날 때까지 대부분 나가 계실 때
정말 끝날 때까지 친구 곁에 있어주려 했습니다 친구와의 마지막인데 나갈 수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서있다가 친구 친척 분이 오셔서 잠시 나가서 쉬라고 하셨는데 괜찮다고 말씀 드리고 계속 있다가
후에 친구들이 와서 가족분들 계시니까 나가있자고 하는데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전 정말 마지막에 계속 곁에 있어주고 싶었는데..
계속 서있는 건 가족분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친구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 자리에서 너무 서럽게 울어버렸습니다
가족 분들 계신 곳에서 울지 않으려 했는데..
분향소를 나와서 근처 분수에 친구들과 앉아있다가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들어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골중이 뜨더군요
이제 형체가 없어졌을 친구를 생각하니 멍했습니다
유골함을 받는 곳에 갔는데 아직 남아있는 뼛조각을 보고 친구랑 해왔던게 생각나더라구요
뒤에서 와락 안고 막 잡으려고 뛰어다니고 서로 장난으로 때리기도 하고
놀러가서 고기도 구워 먹고 바다도 가고 계곡도 가고 집에서 치킨도 시켜먹고 게임도 하고
성인되면 술도 한 번 마셔보고 서로 취직하고 결혼하면 축하도 해주고
늙어서도 같이 여생을 끝내며 편하게 서로를 보내줄 것 같았는데
정말 진짜 재밌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유골함을 받고 버스를 타서 하늘공원에 갔습니다
친구의 자리에 유골함이 넣어지고 그렇게 발인은 끝났습니다
안산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때도 실감이 나지 않더라구요
대체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나랑 같이 놀던 친구들은 다 어딜 갔는지
집에 돌아와서 너무 피곤해서 4시부터 자다가 저녁먹고 계속 오늘 아침까지 잤네요
방금 엄마가 말씀하시는데 제가 자면서 슬프게 소리내면서 울었답니다
저는 막상 뭔 꿈 꿨는지 뭐했는지 하나도 기억안나네요
아.. 지금 친구들 모두 같이 모여서 다같이 자거나 신나게 밤새워 놀고 있겠죠? ㅋ
거기서 이제 잘 살아 얘들아
내가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서 미안해
내가 며칠 전 알바 끝나고 5시였을 때 날씨가 되게 좋아서 누구 만나고 싶은데
부를 수 있는 애들이 없더라..ㅋ 너네 왜 다 그렇게 멀리있냐
이제 나와 같은 곳에서 있진 못하겠지만 너희들 모두 내 마음 속에서 같이 살고 있어
내 옆에도 가끔씩 와주고 내가 게임할 때 구경도 좀 해봐 나 드디어 던파 2차각성 했어! ㅋㅋ
너희가 준 밥들 맛있었어 좀 나중에 줘도 좋았는데 이 친구들아..ㅋ
내가 너희 못다한 것들 다 하고난 뒤에 너희 곁으로 가서 어땠는지 다 얘기해줄테니까 기대하고
너희와 함께여서 정말 좋고 행복했었던 학창시절이였어 잊지 못할거야
이젠 거기서 걱정 없이 편하게 잘 놀고 있어 나중에 나도 같이 낄테니까
미안하고 사랑해 우리들 우정 절대 변하지 않아
잘 가 그리고 울지마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