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하고 있네요.
신부측 인사.
세영이 아니 미수는 종일 싱글벙글. (아이고 이뻐라)
사회자는 신부측 어머니가 사위 한번 안아달라고 제안합니다.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미수. (저도 흐뭇하게 바라봄)
윤하(서강준)가 한마디 건네네요.
'이제 헤어지지 말아요'
잉????
도대체 이들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땅바닥에 있는 총자루를 누군가 집습니다.
아까 그 사위였네요. 권총으로 자살을 하네요.
총성이 울리면서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진주사범학교. 선생님이 들어오시네요. 수업을 시작하려나 봅니다.
누군가 같이 들어옵니다. 바로 전학생 윤하(서강준)였습니다.
전쟁통에 학교를 1년 쉬고 현재 스무살인 윤하에게 선생님은 형 대우를 해주라고 말합니다.
미수는 그런 윤하를 보며 첫눈에 반합니다.
영화 <피끓는 청춘>에서의 세영양의 모습. 양갈래로 머리를 딴 모습이 무척이나 잘 어울립니다. (드라마와 관련없음. 그냥 팬심폭발)
하교길.
'홍천리에서 왔다구요? 나도 전쟁 끝나기 전에 거기 살았는데'
'그랬구나, 안 그래도 본 얼굴인가 싶기도 하네'
멀리서 누군가 미수를 부릅니다.
미수 이모 인분(신동미)이었네요.
미수 엄마 정분(문소리)도 나타납니다.
그런 정분을 바라보는 윤하. 무언가 놀라는 눈치. 초면이 아닌듯 합니다.
정분도 마찬가지.
시대적 배경은 1950년 전쟁 직후.
정분은 떡을 팔고 있습니다. 하지만 숫기가 없는 탓에 장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
어떤 아이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갓난아기 동생을 잠깐 봐달라고 하네요.
정분이 아기를 달래는 순간, 아이는 떡이 담겨있는 바구니를 들고 도망칩니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정분.
아기를 안고 그 아이를 찾아 나섭니다.
그녀가 팔던 떡이 보이네요.
그 아이는 배고팠는지 허겁지겁 떡을 먹고 있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배가 고파서..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너만 그래? 나도 할 줄 아는 거 없어, 부모님,남편,조카 다 잃었어'
'할 줄 아는 것도 없구, 동생은 어떻게 돌봐야할지도 모르고.. 아줌마는 그래도 어른이잖아요 '
'나 어른 아니야.
나이만 먹었지 이 나이 먹도록 집안에서 곱게, 남이 해주는 밥만 받아먹고 사는게 무슨 어른이야 (제가 왜 뜨끔하죠)
그 귀한 떡이 다 식어나가도록 하나도 못파는데 그게 무슨 어른이니'
참 슬픈 시대적 상황이네요.
장사를 다시 시작하는 정분, 그 옆에서 그 아이는 소주를 파네요.
아주 큰소리로 외치며 장사를 잘합니다. '소주 팔아요!'
정분은 여전히 나즈막한 목소리로 '떡 사세...요'
그런 정분을 도와주는 아이.
자신감을 얻은 정분은 장사가 잘 되네요.
손님이 북적북적.
소주며, 떡이며 아주 잘팔립니다.
바로 그 아이가 윤하(서강준)였습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와요. 오빠.
겉으론 멀쩡해보여도 손 볼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에요. 고쳐줄 때마다 맛있는 밥 해줄게요.
여자만 있는 집이라 아무래도 이런거 고치기가 힘들어요.
그날 이후로 윤하가 온갖 일을 도와주네요.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수네, 그런데 갑자기 전투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전쟁 직후라 불안한 상황.
전쟁 때문에 정신이 돌아버린 이모가 특히 화들짝 놀라네요.
'니가 우리 옥희 죽였잖아 이 년아'
갑자기 정분의 팔을 물어버립니다.
몰래 울고있는 정분.
살다보니 엄마라는 칭호만 얻었을 뿐, 여전히 마음만은 여린 소녀인 듯 합니다.
힘드셨겠어요.
윤하가 그런 정분을 위로해줍니다.
물린 팔을 보다듬어 주는 윤하.
'어른이 되도 힘든 건 힘들더라고요'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줍니다.
배경이 예쁘네요.
어렸을 때 윤하를 조금씩 보살펴준 정분.
주먹밥과 책 하나를 건네줍니다.
'윤하야, 전쟁한테 꿈을 뺏기면 안돼, 공부는 계속하렴'
그때를 회상하는 윤하와 정분.
어렸을 때 빌려줬던 책도 다시 정분에게 돌려주네요.
책 사이에 끼어있는 쪽지 하나.
윤하가 또 찾아옵니다.
가족이 없는 고아인 자신보다 여자들만 사는 미수네가 더 필요한 물건이라며 권총 한 자루 하나를 건네줍니다.
쓸 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자 손수 알려주는 윤하.
야릇한 분위기가 흐르네요.
미수도 알려달라고 합니다.
가르쳐주면서도 윤하는 여전히 정분에게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선을 의식한 정분.
이제 완전히 이 집 머슴이 되어버렸네요. 이것저것 다 고쳐줍니다.
또 다시 야릇한 분위기 (OST때문에 뭔가 사랑과 전쟁 불륜편 느낌..)
펌프에서 물이 쏟아지네요.
홀딱 젖은 윤하.
정분은 여분의 옷을 윤하에게 갈아입으라고 전해주고 그 옷을 입고 나타난 윤하.
미수와 인분은 아저씨라면서 놀려댑니다.
하지만 정분은 그런 모습을 보고 홀딱 반함.
계속 이어지는 둘만의 야릇한 분위기.
미수는 윤하에게 고백을 하려고 편지를 작성합니다. 그 편지를 엄마보고 한번 읽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읽기 시작하자 부끄러워 하는 미수.
딸이 쓴 편지를 읽으며 정분은 지난 날을 회상합니다.
가끔씩 정분네에 들르면서 책을 빌려주는 윤하.
이번에 빌려준 책 이름은 '첫사랑'
어느 구절에 밑줄이 그어져있네요.
'나는 이미 단순한 어린 소년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남자였다.
나는 그날부터 나의 열정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그날부터 나의 고통도 시작되었다고 덧붙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딸이 그 구절을 읽으며 고백편지에 대한 답장이라며 좋아합니다. (사실은 딸이 아닌 엄마를 향한 마음인데..)
미수가 이사간다는 소식을 전하는 반 친구들.
그 소식을 듣고 윤하는 미수네 집으로 바로 향합니다.
하지만 이미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어렸을 때 장사를 하면서도 갑작스럽게 떠나버린 정분.
어린 윤하와, 소년 윤하가 동시에 말합니다. '어디 계세요..'
또다시 아무런 연유도 없이 떠나버린 정분, 윤하는 쓸쓸히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따로 몇년 후라는 자막이 없이 이어지는 장면)
'어디 가는데?'
'따라와보시면 안다니깐요'
'내가 엄마 선보게 해줄게, 엄마도 좋아할 사람이야'
그 곳에는 윤하가 있네요.
엄마, 내가 결혼할 사람.
또 다시 만난 둘.
'미수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는 말했는데 그게 윤하일줄은 몰랐네'
멀리서 바라보는 미수.
미수만 혼자 좋아하는거면 내가 미수를 잘 설득해볼테니까,
사랑해요. 미수.
제가 평생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놀라는 미수.
그런 고백을 내 앞에서 해야지. 왜 엄마 앞에서만 하는데.
다시 드라마는 첫 장면으로 돌아가네요.
이제. 헤어지지 말아요.
극 초반부에서 신부어머니에게 헤어지지 말자니, 이제서야 이해가 갑니다.
이미 어렸을 때 장사를 하면서, 그리고 스무살 때 한 번 더 그녀와 헤어진 윤하는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합니다.
가족사진.
정분은 미수에게 이모 데리고 한의원 같이 가자고 말하지만 갑작스럽게 교회를 가야한다고 남편을 대신 데리고 가라고 합니다.
장모님과 사위의 데이트.
'이거 선물이요. 미수한테는 비밀이에요'
윤하는 정분에게 코티분을 선물합니다.
미수가 다니는 학교(직장임)에서 하늘재로 소풍간다는 말에 빙그레 웃는 정분.
어린시절 하늘재에서 놀았던 비밀장소 이야기하는 정분.
배경이 참, 사춘기 메들리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그때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같이 가요 소풍.
윤하씨 이거뭐야? 나 선물주려고 산거야?
정분이 서랍장에 넣어놓았던 코티분을 미수가 발견하고 윤하가 자신에게 줄 선물인줄 알고 좋아합니다.
엄마 앞에서 적극적으로 애정표현하는 미수.
선물을 빼앗긴 정분,
윤하는 융통성 있게 어머니것도 하나 사드릴까요? 제안하지만 괜찮다는 말에.
미수가 '어르신들 분 바르면 주책이야'라고 망언을 합니다.
이 말에 빡친 정분.
그런 상황이 무안한 윤하는 서둘러 미수와 방으로 가자고 하고 코티분은 정분이 갖게됩니다.
코티분으로 꽃단장하는 정분.
이모 코티분 갖고 있으면 나 줘, 그거 윤하가 선물해준거란 말이야. 엄마는 못봤데.
코티분을 찾고 있는 미수. 끝내 못찾습니다.
정분과 윤하는 과거 정분의 비밀장소였던 하늘재 통나무가 있던 공간으로 같이 가게됩니다.
다들 재밌게 보물찾기 하고 있는 상황.
어제 소풍 준비하느라 잠 못잔 정분, 이 곳에서 잠이 들어버립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윤하가 옆에 눕습니다.
둘이 자고있는 모습을 발견한 미수.
손까지 잡고 있네요.
어이가 없는 미수. 문득 과거의 일들이 오버랩됩니다.
집으로 향하는 미수.
이제서야 그 밑줄친 문장이 자신을 향한 게 아닌 엄마 정분에게 향한 윤하의 마음이었다는 걸 알아챕니다.
엄마의 옷장을 뒤지는데
코티분까지 발견되네요.
소풍을 마치고 돌아오는 가족들, 그 앞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미수.
애기도 낳고 좀 더 큰 물에서 놀자며 이사가자는 미수.
어머님과 이모님도 같이?
엄마가 애야? 이모 한명은 건사하겠지.
이모 그렇게 된 거 엄마 책임도 있어.
펑펑 우는 모녀.
그럴리가 없잖아. 말도 안되는 일이잖아. 엄마잖아. 내 엄마.
코티분을 가지고 온 미수.
'이거만 설명해주면 되..'
코티분을 왜 갖고 있었는지 정분에게 설명해달라고 합니다.
'이게 왜 장롱속에 총하고 같이 숨겨져 있었는지 설명해주면 되'
그 시간 방안에서 권총 가지고 놀고 있는 이모. 뭔가 불안합니다.
엄마하고 윤하씨하고 하늘재에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내가 진짜 말도 안되는 오해를 했어.
윤하씨도 엄마가 하늘재 말하면서 우시는 모습 보고 그렇게 해주고 싶었을거야. 워낙 착한사람이니까.
나한테 얘기 안한건 서운하지만, 그러니까 이거. 이 코티분 이거만 설명해주면 되.
이모지? 이모가 가져간거지?
그럼 이모지. 누구겠어.
애써 거짓말을 합니다.
나 아니야.
이모가 자신이 가져가지 않았다며 나타납니다. 한 손에 총을 쥔채로.
이 년이 내 딸을 죽였어.
정분과 옥신각신 싸우는 이모.
언성이 높아지자 권총을 발사합니다.
권총에 맞은 정분.
미수야 미안해. 윤하만이 내 고통을 알아줬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미수.
윤하만 내 마음을 위로해줬어.
그 광경을 보고 나타난 윤하.
이번엔 안돼요. 저만 놔두고 아무데도 못가요.
이제야 확실히 알아차립니다.
윤하가 자신을 좋아해서 결혼한게 아니라, 정분 옆에 있기 위해 자신과 결혼한 것이라고.
땅바닥에 코티분이 덩그러니 놓여져있습니다.
윤하 품에서 죽는 정분.
...
갑자기 총성이 한 발 들립니다.
극 초반부에 등장했던 장면(후반부에 이 장면은 등장하지 않음)
윤하도 정분을 따라가버렸네요.
한 순간에 엄마와 남편을 잃게 된 미수.
하늘재에 엄마의 유품을 묻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독백이 이어집니다.
나는 원래부터 엄마도 남편도 없었다.
다만 엄마의 모습을 한 소녀와 남편의 모습을 한 소년만 있었을 뿐이다.
그들은 또래에 맞게 사랑이라는 불장난을 했다.
난 그들의 사랑에 침을 뱉는다.
그리고 난 어른이 됐다.
P.S
소재 자체는 사랑과 전쟁급이었으나, 전쟁이라는 비극으로 인해 남겨진 이들끼리 서로에게 위로를 해주며,
그로 인해 마음을 주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시대적 배경과 맞물리니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습니다.
한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한 정분과, 자신에게 꿈을 심어준 정분을 향해 일편단심인 윤하. 그리고 그런 윤하를 좋아하는 정분의 딸 미수.
혹자는 윤하를 이해할테고, 정분을 이해할테지만 무엇보다 저는 세영양이 맡았던 미수역이 참 불쌍했습니다.
매번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틀 때마다 그 감정을 더 키우지 않기 위해 매번 떠나버리는 정분,
그리고 그런 정분의 곁에 늘 있고 싶어하는 윤하.
결국 윤하는 정분의 딸 미수와 결혼함으로써 자신의 소망을 이루게 되고, 정분은 딸의 남편인 줄 알면서도 그 누구도 바라봐주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보다듬어 준 윤하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불륜아닌 불륜을 저지릅니다.
윤하가 정분 옆에 있기 위해 자신과 결혼한 것을 알아챈 미수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무엇보다 그들의 사랑에 침을 뱉는다. 마지막 대사가 참 강렬했습니다.
드라마속 풍경이나 극 중 미수가 입었던 옷들도 참 예뻤네요. (물론 미수도 예쁘고..ㅋㅋㅋㅋ)
그리고 장면 곳곳에 잔잔히 흐르는 OST들도 참 좋았습니다.
세영양, 단막극 작품 선택은 참 기가 막힌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