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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451994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100
    조회수 : 12567
    IP : 218.232.***.28
    댓글 : 1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22/02/25 10:36:15
    원글작성시간 : 2022/02/24 01:32:16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51994 모바일
    알고 보면 무시무시했던 임꺽정
    옵션
    • 펌글

    임꺽정은 한국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도적입니다. 

     

    그러나 정작 임꺽정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 ‘백정이었다가 신분 차별에 분노하여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해내기 위해 싸우는 의적’ 정도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813조선-임꺽정-임꺽정.jpg

     

    7680_10156_5420.jpg

     

    7680_10157_558.jpg

     

    hqdefault (1).jpg

     

    hqdefault.jpg

    본래 임꺽정은 황해도에 살던 백정 출신이었습니다. 조선 시대의 백정들은 화척이나 재인, 달달이라고도 불렸는데,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그들은 본래 조선인이 아니며, 조선 땅에 살게 된 지가 500년 가까이 되었다고 하며, 조선인과 섞여 살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따로 모여서 산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달달’은 거란족과 여진족과 몽골족 같은 북방 유목민족을 뜻하는 단어인 ‘타타르’의 한자 음역입니다. 따라서 대략 10세기 중엽 고려로 넘어와 살던 거란족과 여진족 같은 유목민족이 바로 백정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백정들은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지 않고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면서 항상 모여서 도적질을 하고 소와 말을 도살했습니다. 이들의 행태는 영락없이 정착 생활을 거부하고 유랑 생활을 즐기면서 가축을 도살해 먹고 살던 유목민의 삶입니다. 

    몽골 기마 궁수들.jpg

    그 밖에 백정들은 말을 잘 타고 활을 잘 쏘면서 사납고 용맹스러우며, 조선 각 지역에서 강도와 살인 같은 흉악 범죄를 저지른 자들의 절반이 백정들이었으며, 무리를 지어 도적이 되어 살인과 약탈을 일삼았다고도 전해집니다.

     

    이러한 자료들을 모아서 추측컨대, 조선 시대의 백정들이 조선 시대 내내 백성들로부터 미움과 천대를 받았던 이유는 그들이 본래 조선인이 아닌 이민족인데다가 살인과 강도 같은 흉악 범죄를 저지르는 도적떼에 가까웠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따라서 임꺽정 역시 본래부터 잔인한 도적이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임꺽정의 활약상은 국가 공식 기록인 조선왕조실록보다 야사인 기재잡기에 더 자세하게 실려 있습니다. 

     

    기재잡기에 의하면 임꺽정은 황해도 양주 출신의 백정으로 성격이 교활한데다가 날쌔고 용맹스러웠으며, 자신을 따르는 자들과 함께 도적단을 만들어 백성의 집을 불사르고 말과 소를 닥치는 대로 빼앗으며 만약 저항하는 사람이 있으면 살점을 도려내고 팔과 다리를 찢어 죽여 잔인하기가 그지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기도와 황해도 일대의 아전(관아에서 일하는 하급 관리)과 백성들이 몰래 임꺽정과 내통을 하여 그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바람에 관청에서 임꺽정을 잡으려 군사를 보내도 미리 임꺽정이 알고서 도망가거나 역습을 하는 식으로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아마 임꺽정의 보복을 두려워하거나 그가 약탈한 재물의 일부를 받아먹는 대가로 한 일일 것입니다.  

    마자르족 기마 궁수.jpg

    임꺽정을 따르는 무리들은 그 수가 대략 60여 명 쯤 되었습니다. 이들은 특이하게도 말타기와 활쏘기에 능숙했습니다. 조정에서 장연과 옹진과 풍천 등 4~5 고을의 무관 및 수령을 시켜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임꺽정을 토벌하라고 지시를 내려서 그들이 서흥에 모였는데, 임꺽정 일당 60여 명이 말을 타고서 화살을 비처럼 쏘아대니 군사들이 놀라 도망치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임꺽정은 말을 타고 도적질을 하는 마적이었습니다.

     

    한 번은 일찍이 다른 도적 수십 명을 잡았던 이억근이란 사람이 군사들을 거느리고 새벽에 임꺽정 일당이 머무르는 본거지를 포위했다가, 오히려 그들이 쏘아대는 화살 7대에 맞고 죽고 실패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관군의 포위망을 역습해 무너뜨릴 만큼, 임꺽정 일당은 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임꺽정 일당들은 교활한 면모도 있었습니다. 금부도사처럼 변장하고 관아에 가서 군수를 불러내 죽이려고 했는가 하면, 미투리(짚신)를 거꾸로 신고 다녀서 보는 군사들로 하여금 그들이 지나간 곳을 헷갈리게 했다가 뒤에서 화살로 쏴 죽이는 속임수도 즐겨 사용했습니다.

     

    이 밖에도 임꺽정의 아내가 관군에게 잡혀 감옥에 갇히자, 임꺽정 일당들이 활과 도끼를 가지고 감옥을 습격해 부수고 그녀를 구출하려고 했다가 관군이 몰려오자 달아난 사건도 있었습니다.

     

    임꺽정 일당들의 횡포가 한창 절정에 달했을 때는 사람들이 그들을 두려워하여 황해도 일대 수백 리의 길이 끊어질 지경이었다고 전합니다.

     

    비록 같은 패거리인 서림이 관군에게 붙잡히고 변절하여 정보를 누설하는 바람에 관군의 토벌을 받고 임꺽정과 그 무리들은 죽임을 당했지만, 거의 500여 년 이후에도 그 이름이 전해질 만큼 임꺽정은 조선의 도적들 중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134~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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