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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icycle2_47135
    작성자 : 헌다28호
    추천 : 18
    조회수 : 1234
    IP : 182.161.***.149
    댓글 : 19개
    등록시간 : 2017/03/31 02:48:20
    http://todayhumor.com/?bicycle2_47135 모바일
    스압, 중간 약후방) 후지산 5대 호수 자전거 유람기 2 형제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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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철인28호의 몸뚱아리와 비슷한 헌다28호입니다.

    철인이란 소린 아니구요.

    그냥 상체비만이라서...

    자! 많은 분들께서 기대와 응원을 해주셔서, 빨리 써야지 했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느기적거리게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음, 이제 본격적으로 후지산 5대 호수를 도는 이야기가 진행될건데,

    일단 다들 익히 아시다시피-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뭐, 풍경은 풍경이고 힘든 건 힘든 거라...

    이번 이야기는 재미있을지 모르겠네요..ㅠㅠ

    그리고 별로 이야기가 길진 않지만, 글을 쓰려다보니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가는 것과 오는 것, 이렇게 두 가지 이야기를 나눠서 써야할 듯 합니다.

    하룻동안 있었던 이야기인데, 나눠서 쓰다니...

    아니면 지난 번처럼, 오늘 밤에는 가는 이야기까지만 쓰고,

    내일 아침에 또 오는 이야기를 여기다 이어서 쓰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네요ㅎㅎ

    자, 그럼,

    같이 가 보시죠.

    아참!

    가시기 전에,

    지난 번 하코네 후기를 보셨던 분은 아시는...

    '코너 속의 코너' 가 있으니, 기대(?)해보시는 것이...

    후후후후훗...



    오전 10시 반이 지난, 형제는 이제 후지산 아래의 5개 호수를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를 합니다.

    지난 번에 까먹고 말씀 안드린 부분이 있는데,

    호텔에서 배터리 충전하고 휴식을 취할 때 쯤 루트에 대해서 형에게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보시면서 이해하시기 쉽도록, 지도 두 개를 첨부했습니다.


    전체지도.jpg
    지도.jpg

    ***

    쓰고 나서 보니, 호수에 대한 표기법이 이상합니다. 싶어서 글을 남기네요.

    가와구치코 의 '코'가 바로 '호' 라는 뜻이니,

    원래는 가와구치 호수 라고 해야 하는 게 맞는 표기인 듯 합니다.

    가와구치코 호수 라고 하면 가와구치 호수 호수 가 되니까요.

    역전 앞이랑 같은 오류죠.

    하지만 표지판에 Lake Kawaguchiko 라고 적혀있어서.

    저도 모르게 그냥 가와구치코 호수 라고 적었네요.

    가와구치코 = 가와구치 호수
    사이코 = 사이 호수
    쇼지코 = 쇼지 호수
    모토스코 = 모토스 호수
    야마나카코 = 야마나카 호수

    이렇게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표기법에 최대한 맞게 써야하는데 잘 모르겠네요.

    ***


    후지산 아래의 5개 호수는, 이렇게 중앙부터 서쪽으로 4개, 동쪽에 하나가 있어요.

    중앙에 있는 큰 호수가 가와구치코 호텔이 있던, 그 가와구치코 호수 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즉 동쪽에 있는 큰 호수가 보이시나요?

    저 호수가 바로 야마나카코 입니다.

    산 중의 호수란 뜻으로, 다섯 개 호수 중에 후지산이랑 가장 가깝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출발하는 가와구치코에서 야마나카코까지는 편도로 한 15킬로미터 정도 됩니다.

    그리고 얕은 업힐의 연속이었던.

    물론 서쪽에 있는 네 개의 호수도 업힐이 없는 건 아닌가봐요.

    기본적으로 해발 800 정도에서 시작하니까.

    아무튼 형의 브리핑을 받고 난 후에, 우리 형제는 루트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오늘 안에 다섯 개를 다 돈다면 어디 부터 가는 게 좋을까?

    형제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일단 서쪽에 있는 네 개의 호수를 먼저 돌고, 여유가 있으면 마지막으로 동쪽의 호수를 가기로 했죠.

    만약 동쪽을 먼저 갔다가 다시 중앙으로 돌아와 서쪽 끝에 있는 호수까지 갈 수 있을지,

    저 왕복 코스가 아무래도 110킬로미터 정도 된다고 하니 좀 부담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일정이 널널한 오늘 최대한 많은 호수를 돌려면 서쪽으로 가는 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와구치코-사이코-쇼지코-모토스코, 요렇게 네 개를 먼저 돌고,

    시간을 봐서 동쪽의 야마나카코에 가기로 했죠.

    자, 브리핑도 끝났겠다.

    이제 진짜 자전거에 올라타서 호텔의 내리막을 내려가 가와구치코 호수에 진입합니다.


    가와구치코2.jpg

    ....만, 주행한 지 30초만에 내려서 호수 표지판 사진을 찍었네요.

    쉬운 한자네요.

    강 입구 호수.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호수 표지판을 다 찍어오는 것이었어요!

    사진을 찍고 다시 자전거에 오릅니다.

    가와구치코는 아무래도 인근에 호텔도 많고 상권도 많이 형성되어 있어서인지,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았어요.

    그리고 자전거 대여소도 많았답니다.

    그래서 간간이 사람들이 빌린 자전거를 타고 호수 근처를 돌기도 했어요.

    이곳도 유명한 라이딩 코스인 모양이더군요.

    호텔에서도 자체적으로 자전거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일단은 호수 근처를 빙 도는 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형이 선두에 섰고, 저는 뒤에 따라갔죠.

    아스팔트 도로인데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감사하죠.

    차들도 양보운전을 해주고.

    그렇게 쭉 달립니다.

    그런데 중간중간에 짧은 터널들이 나와요.

    한 세 개의 터널을 지난 것 같은데, 처음 두 개는 괜찮았습니다만,

    마지막 세 번째 터널은 꽤나 길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본은 터널 초입부와 끝부분에만 불이 켜져 있고, 중간에는 불이 꺼져있어요.

    처음엔 우리도 몰랐죠.

    터널에 진입한 후에 어딘가, 끝이 안보여서 꽤 길구나 싶었는데, 그 순간 점차 어두워지더니,

     앞에 가던 형도 정말 희미하게 보이고, 길도 안보일 정도더군요.

    차라리 뒤에 차가 있거나, 앞에서 차가 오면 모르겠는데,

    정말 칠흙같이 어두웠습니다.

    사실 터널 진입하기 전에 옆에 넓은 보도 겸 자전거 도로가 있었는데 일부러 그쪽으로 안올라갔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도로를 달리고 있으니, 그 보도 겸 자전거 도로와 일반 도로의 경계가 안보이기 시작하면서, 

    핸들을 조금만 옆으로 틀어도 보도블럭에 쳐박힐 것 같아서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특히나 오른쪽으로 얕은 코너 구간이었는데,

    아슬아슬할 정도로 컨트롤 하면서 빠져나왔어요.

    빠져나오자마자 형을 불러 세워서, 자전거에 붙어있던 후미등을 켰습니다.

    베터리가 어떻게 될진 몰라도, 앞으로 또 이런 터널이 나오면 후미등이 반짝거리는 편이 우리나 뒤에 따라오는 차들에게 좋으니까요.

    진짜 저 털널에서 앞 뒤로 차가 안와서 다행이지, 정말 위험했네요.

    그렇게 한시간 여를 달렸던 것 같아요.

    이번엔 거의 속도가 20~23 사이로 달렸으니,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면서 달린거죠.


    가와구치코3.jpg

    그렇게 달리다보니 터널이 또 하나가 나와서, 이번엔 옆으로 난 우회로를 타고 돌았어요.

    그 터널도 좀 길어보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일단은 무서워서요.

    음, 우회로는 보시는 바와 같이, 길이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오랫동안 이용을 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가와구치코5.jpg

    그 우회로 중간에 있던 표지만. 오른쪽 지도를 보니 저기가 현재 위치인 모양이네요.

    호수 북단으로 빙 둘러왔는데 1시간이나 쓰다니ㄷㄷㄷ

    이때 시간이 12시거든요.

    우리가 천천히 달린 것도 있지만, 호수가 크긴 큰가봅니다.

    아무튼 이제 곧 가와구치코 호수가 끝나고, 옆에 붙어있던 사이코 호수로 가겠네요.

    가와구치코4.jpg

    우회로를 빠져나오자마자 터널의 끝부분이 이었고, 그 즈음에 공중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옆에 반가운 자판기가 뙇!

    아, 화장실의 정면 즈음 이탈리안 레스토랑 겸 카페가 있었어요.

    커다란 이탈리아 국기가 펄럭이던 게 인상깊었습니다.

    형이 깃발과 날 번갈아가며 보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야, 이탈리아 국기에, 자전거도 비앙키, 옷도 카스텔리, 헬멧도 지로. 이탈리안 감성이네 완전."

     "다 좋은데 자전거는 대만에서 만들었지."

    "잘 봐라. 옷도 중국에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아하."

    우리 형제가 이번에 물통을 비운 채로 바로 오는 바람에 수분 보충을 해야했네요.

    재미있었던 건, 자판기 옆에 보이는 저 문으로 관리인 할아버지로 보이는 분이 왔다가 트럭을 타고 가셨는데,

    그 분이 입고 있던 점퍼 뒤에 무슨 페인팅이 있었냐면,

    무려 '2013 지로 디탈리아'와 함께 자전거 그림이 뙇!

    그걸 보고서 으잉? 할아버지도 자전거를?

    혹시나 싶어 눈이 마주쳤을 때 인사를 드렸더니만, 그냥 그 분도 슬쩍 고개만 숙이시고 그냥 트럭 타고 가셨어요.

    저는 형에게 말했습니다.

    "옷 보고 자전거 타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아닌 가보네."

    "모르지. 근데 어쩌면 아들 옷 입었거나 그럴 지도."

    형은 그렇게 대답하더군요.

     
    가와구치코6.jpg

    자판기 건너편의 풍경.

    가와구치코 호수. 호수의 동쪽은 아무래도 호텔과 상업지역인지라 북적북적했는데,

    호수의 서쪽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더군요.

    자,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서 출발합니다.

    이번엔 가와구치코 호수와 사이코 호수 사이를 지나 사이코 호수를 달렸어요.

    사이코호수.jpg

    공식 표지판인지 아닌지 모를, 아무튼 사이코 호수.

    사이코 호수는 산 속에 있다는 느낌이라, 오른쪽으론 산이 있었고, 왼쪽엔 호수가 있었습니다.

    재빨리 사진을 찍고서 도로를 타고 달렸어요.

    달리다보니, 앞쪽에서 갑자기 뭔가 으쌰으쌰!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보니까 대학생으로 보이는, 열 명쯤 되는 사람들이 달리고 있더군요.

    무슨 대학교 마라톤 동아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일대가 또 마라톤 코스로 유명하다고 했거든요.

    대회 준비하는지, 아무튼 지친 기색이 역력한 마라토너들.

    앞에는 선배가, 중간에는 후배가, 뒤에는 또 선배가.

    후배들이 구호를 외치는데, 갑자기 뒤에서 달리던 선배가,

    "구호 똑바로 안 외치나! 이 자식들아!" 라고 하니까,

    후배들이 "예!" 하면서 막 소리를 지르고,

    참 열혈스럽게 달려가지만 표정들은 다들 죽을맛.

    그분들을 지나치고 난 후에 우리 형제는 왠지 모르겠지만, "견마지로!" 를 외치면서 달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에 오니 뜬금없이, 천황에게 개와 말처럼 충성을 다 바치고자 했던 어떤 슬픈 반도의 하프갓이 생각났던 모양입니다.

    그때 "견마지로!"만 한 여덟번 외쳤지 싶네요.

    사이코2.jpg

    마라토너들을 지나치고 난 후에는 갑자기 뒤에서 아저씨 로드 5인방이 혜성처럼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천천히 달리는 우리들에게 "힘내쇼!" "지나갑니다!" 하면서 쓩! 지나가더군요.

    다섯 명의 아저씨들은 줄을 지어서, 서로 로테이션을 돌려가며 이 일대를 달리는 모양입니다.

    사실 거의 할아버지에 가까운 아저씨들이었는데 파이팅이 넘치더군요.

    따라가볼까 싶어서 형과 따라붙어도 보았지만, 속도가 40 가까이 가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포기하고 잠시 쉬었습니다.

    경치가 참 멋졌는데요,

    옆에 차들이 쓩쓩 다니는 바람에, 사진을 이렇게 밖에...

    사이코호수4.jpg

    아하, 공식 표지판에 왔네요.

    사이코 호수.

    여기가 포토포인트인지, 사람들 몇몇이 차례를 기다리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순서를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었어요.

    뒤에 희미하게 보이는 후지산이 포인트네요.

    이상한공원.jpg

    사이코 호수가 끝나고 쇼지코 호수로 가는 길.

    잠시 지도가 있어서 멈춰섰을 때 옆에 이상한 공원 같은 게 있었습니다.

    한자를 보니 야생조류의 숲 공원?

    사이코야초노모리공원이라고 하네요.

    저 하얀 건 눈입니다.

    움집이나 뭐 그런 게 있었고, 눈으로 된 조각상들이 있었네요.

    이상한 느낌이라서 들어가보진 않았어요-

    자, 여기서부터 쇼지코까지는 좀 아슬아슬한 위험한 국도를 타고 내려갔다고 생각됩니다.

    그 전까진 차들도 별로 없었는데,

    사이코 호수가 끝날 때 즈음 부터 큰 길에 합류하더니, 차들이 본격적으로 자주 다니기 시작하더군요.

    기억으론 꽤나 긴 완만한 내리막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형이 "와, 여길 다시 올라오면 죽겠구나."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런 국도에선 그냥 앞만 보고 달리는 거죠.

    다행히 여기엔 도로 끝과 보도 사이에 자전거도로 표시가 있어서 그냥 거기만 바짝 붙어서 내려갔습니다.

    잠시 사진을 찍을 틈도 없이 차와 함께 계속 내려갔네요.

    쇼지코호수1.jpg

    그렇게 도착한 쇼지코 호수.

    이것도 표지판을 찍었을텐데, 사진을 못찾았네요.

    찾으면 올리겠습니다.

    쇼지코 호수는 크기가 다른 호수들에 비하면 무척 작아요.

    5개 호수 중에 가장 작죠.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잘 안찾는 것 같기도 하고, 머물 만 한 곳도 아니고.

    호수에 낚시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배를 띄워놓고 낚시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호수 주변에 드문드문 낚시꾼들이 있었습니다.

    쇼지코호수2.jpg

    호수를 좀 돌다가 자동차 휴게소 같은 곳이 나와서, 거기서 좀 쉬기로 합니다.

    이때 시간이 벌써 오후 1시 23분이라고 하네요.

    사진을 좀 찍고 하다가, 

    햇볕에 몸이 나른해지고, 또 피곤하니까 몸이 나른해지고.

    그래서 아스팔트로 된 보도 위에 누우려다가, 뒷주머니에 있는 핸드폰과 지갑, 그리고 급속충전 봄베가 걸리적거려서,

    그냥 배 깔고 업드렸습니다. 

    형제그림1.jpg

    차마 여러분의 안구에 테러를 할 수 없어, 급한대로 그림으로 얼굴을 대신했네요.

    다행히 저의 철인28호같은 몸뚱이가 안나와서...

    내가 일본까지 와서, 그것도 후지산 인근까지 와서, 아스팔트에 배깔고 업드려서 낄낄거리고 있다니.

    둘이 땃땃한 아스팔트에 배깔고 누워서 낄낄거리고 있으니,

    쉼터로 오던 BMW 한 대가 우리를 보더니 그냥 재빨리 빠져나가더군요.

    그래.

    이 구역에 미친 친구는 나야.

    한 10분 동안 아스팔트에 몸을 찌지고 난 후, 다시 출발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내려가니 편의점이 나오네요.

    마침 물도 떨어졌고, 배도 고파서 여기서 보급을 합니다.


    편의점1.jpg

    친구에게 빌린 액션캠이 부착된 내 자전거.

    귀엽네요.


    편의점2.jpg

    어? 형 자전거 핸들이 휘었나?

    사실 이날 사진을 찍다가 자전거가 세 번이나 넘어졌거든요. 둘 다.

    바람이 좀 강하게 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 자, 이제 제 여행기에 나오는 대망의 코너 속 코너가 나옵니다. ***
    *** 사실 이거 보여드릴려고 여행기 쓰는 겁니다. ***
    *** ...농담입니다. 오해 마세요. ***







    형이 편의점 안에 먹을 걸 사러 들어간 후,

    저는 밖에서 가만히 앉아있다가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포스터가 붙어 있더군요.

    편의점4.jpg

    후지 시바-사쿠라 페스티벌

    욕 아님.

    보시는 바와 같이, 저기 있잖아요.

    '오호, 후지산의 벚꽃은 아름답겠다. 4월 15일이면 내 생일이네... 그런데 그 다음 날은...'

    이런 생각에 좀 우울해 하고 있을 때 즈음...

    이상하게도 제 눈이 자꾸 우경화가 되더군요.

    아니...

    가만있자...

    저 분....

    내가 많이 뵌 분인데....

    저분 내가 좋아하는 분이신데...


    편의점3.jpg


    ?!

    아아니, 이런 망측한!

    어흠! 망측해라!

    너무 망측해서 혼자 보기 아깝다!


    여러분 기억 나시나요?

    제가 하코네 오르기 직전 마지막으로 갔던 편의점 사진.

    거기서도 이런 게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도 있네요?

    그때도 아시는 분이 한 분 계셨었는데,

    이번에도 제가 아시는 분이 있네요?

    제가 이런 것만 찾아서 다닌 게 아닙니다.

    전 그냥 풍경 좋은 쇼지코 호수를 보다가,

    우연히 앉은 편의점에서,

    뒤에 후지 시바-사쿠라 페스티벌 포스터를 보다가... 보니.

    저 분들이 저렇게 계시네요.

    중간에 모자이크 한 건, 너무나도 노골적이라, 신고당할 수 있어서...

    아무튼, 음.

    "또 그런 거 보나?"

    빵과 우유를 사온 형이 절 보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형, 이번에도 우리가 후지산 5대 호수 무사히 다 돌면, 저 분들의 가호가 함께해서야."

    네. 뭐.

    코너 속의 코너 끝!


    빵과 삼각김밥(연어맛이었는데 맛 없었어요), 팩 우유를 먹고 난 후-

    출발 합니다.

    목적지는 모토스코 호수.

    쇼지코에서 그리 멀지 않았어요.



    모토수호수1.jpg
    모토수호수2.jpg

    초반 도입부 주차장과 매점 같은 게 있었고 모토스코 지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멈춰서서 사진을 찍었어요.

    여기서 우리처럼 두 명의 남성으로 이루어진 라이더 분들이 계시더군요.

    말을 걸어볼까도 했지만, 서로 딴짓을 하는 바람에 대화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일단은 서쪽 끝에 있는 호수네요.

    표지판을 읽어보니, 호수 둘레 길이가 11킬로미터.

    으악. 이때 시간이 이미 2시 20분입니다.

    예정보다 늦어도 한참 늦었네요.

    아마도 동쪽 끝에 있는 야마나카코까지 가기엔 틀린 것 같았습니다.

    "그래. 내일 새벽에 가야겠다."

    형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래도 일단 이 호수는 돌아야 하니까, 형제는 다시 출발합니다.

    여기서 내리막을 내려가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요.

    하나는 왼쪽으로 내리막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직진 이었습니다.

    제가 선두에 있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왼쪽 내리막으로 쭉 내려가버렸어요.

    모토수호수3.jpg

    내려가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 표지판(사실 공식인지 아닌지 몰라요)이 나오더군요. 


    모토수호수4.jpg

    모토스코 호수의 지도인데,

    우린 원래 호수 동북쪽 방향으로 갔어야 하지만, 실수로 서쪽 방향으로 와버렸네요.

    이게 이번 여행에서 꽤나 큰 변환점이 됩니다!

    그 이유는 잠시 후에 공개됩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호수니까, 게다가 내리막이기까지!

    역방향인 것 같지만 아무튼 신나게 밟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차도 거의 없고, 사람도 없더군요.

    그대로 한 2킬로미터 달렸나?

    작은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호수 쪽으로 가는 방향에 무슨 표지판이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 형제는 잘 못보고 슥 지나쳤죠.

    그대로 또 한 1킬로미터를 달렸을까,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

    입산금지1.jpg

    통행금지.

    겨울기간동안 입산 금지.

    아아닛!!

    이게 무슨 소리요!

    입산 금지라니!

    너무 좋잖아!




    입산금지2.jpg

    형제는 여기서 춤을 췄습니다.

    정말로.

    왜냐하면, 좀 지쳤거든요.

    춥고, 배고프고, 지치고.

    이제 슬슬 돌아도 가야하고.

    "야, 만약에 북동쪽으로 돌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글쎄. 음. 좀 더 달리다가 또 입산금지 떴겠지?"

    "그래. 그랬을 거야."

    이렇게 형제는 정신승리에 돌입합니다.


    모토수호수5.jpg

    저 분들 저기서 낚시 하고 계셨는데,

    여유롭게.


    아무튼, 산이 아직 우리를 허락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원래 후지산 일대가 좀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더라구요.

    이날 후지산 등반도 1구간 까지만 열린 상태였거든요.

    후지산은 보통 8구간까지 있으며, 차로는 1구간부터 5구간까지 오를 수 있어요.

    물론 자전거도 1구간부터 5구간까지.

    계절이 이제 겨울이 끝나고 3월 중순이었는데, 

    고도가 높아서인지 후지산도 당일 아침 9시에 입산 허가를 할지 말지 결정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여기가 후지산만큼 높진 않지만, 그대로 저 뒤로 보이는 산이 꽤나 위험한 모양입니다.

    도로를 막아놓을 정도니까.

    형제는 아쉬음의 웃음(...)을 지으며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아마 동북쪽으로 먼저 갔더라면 국도를 타고 좀 더 모토스코 호수를 돌았을지도 모르겠네요.

    형제는 아쉬움을 남긴 채,

    뒤도 안돌아보고 달렸어요.



    자, 오늘의 여행기는 여기까지가 될 것 같아요.

    내일 아침에 그 뒤에 이야기를 쓸지, 어떨지 잘 모르겠군요.

    아니면 새롭게 글을 하나 더 쓰던가.

    음, 다음 이야기는 이제 후지산 4대 호수를 돌고 호텔로 돌아가는 이야기와,

    가와구치코 호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써볼까 합니다.

    분량은 그리 많지 않겠군요.

    이번에 어딘가, 5부작이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읽으시면서 즐거우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간접적으로나마 우리와 함께 달리는 느낌을 받으셨다면 더 좋았을텐데,

    어떨지 모르겠군요.

    그럼, 다음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되시기를, 언제나 기원합니다 :-)





    -----------------


    2017 후지산 5대 호수 자전거 유람기 프롤로그, 도쿄 2개의 탑 편 http://todayhumor.com/?bicycle2_47048
    2017 후지산 5대 호수 자전거 유람기 1편, 출발, 가와구치코! http://todayhumor.com/?bicycle2_47100



    2016 도쿄-하코네 후기 1편 http://todayhumor.com/?bicycle2_44009
    2016 도쿄-하코네 후기 2편 http://todayhumor.com/?bicycle2_44045
    2016 도쿄-하코네 후기 마지막편 http://todayhumor.com/?bicycle2_44049
    2016 도쿄 야간 라이딩 편 http://todayhumor.com/?bicycle2_4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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