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시간되면 나중에^^)
지인이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이혼을 했거나 돌아가시거나 사이가 안좋은경우도 은근히 많더라구요..
그런거 생각해보면 정말 전 복 받은것 같아요.
저희아버지는 6남매중 5째입니다.
돌아가셨지만..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셨다오시고
선생님이 되어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다 교장선생님까지하시고 대통령상도 받으신 훌륭한분이십니다.
자식교육만큼은 정말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습니다.
큰고모 두분은 학교선생님을하다가 은퇴하시고 큰아버지는 장학사를걸쳐 교장이되셨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미술선생님이 되고싶어했지만 삼촌을위해 형제들을 시골에 냅두고 어린나이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10년 넘게 철강공사를 다니면서 부장까지 올라갔습니다. 가끔 아버지 예전 동료분들을 만나면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합니다
자기가 서울에올라서와서 힘들었을때 너희아버지께서 정말 잘해주셨다고..그래서 지금 자식을 기르면서 잘 지내고있다고..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들었는데 성실하셨던것같아요.
한번은 아버지께서 길에서 서류봉투를 주섰는데 큰 돈과 서류몇장이 있다고하였습니다.
큰 돈이라 손도 떨리고 욕심도 났을법한데 저희 아버지는 봉투에 적힌 주소를 찾아가 전해주셨다고합니다.
거기있던 분들이 정말 고맙다며 인사하고 사례는 날이추우니 따스한 차한잔만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셨던 아버지..
마침 그 부서가 철강관련된 부서라 저희 아버지께 생각이 있으면
자기네 회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했었습니다.그 회사가 지금 대기업 중 한 회사입니다.
아버지는 회사식구들을 버릴수없다며 거절하였고 평소와 같이 홀로 지내셨습니다.
그때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시던 저희 어머니를 만나 제가 태어나게됩니다.
하지만 IMF로 회사가 망하면서 아버지는 실직자가 되셨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요..자식(저)때문에 이를 꽉물고 버티셨나봅니다.
어머니랑 사귈때부터 저희 외할머니 식당을 아버지께서 회사가 끝나면 조금씩 도와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희 아버지를 점찍으시고 좋아하셨던것같습니다.
아버지가 결혼하시기전에 저희 외삼촌이 아버지를 너무 마음에 들으셨다고합니다.
온화하시고 화도 잘 안내시고 어디가서 예의없다고 들은적도 없고 삼촌한테도 너무 잘해줘서 지금도 존경의 눈빛을 보냅니다
농담삼아 저희 엄마가 아까운게 아니라 아버지가 아깝다고 그러십니다 ㅋㅋㅋ
아무튼 술도 워낙쌔고 주정도 안하고..진짜 상남자라서 결혼식하기 2,3달전에
저희 고모할아버지께서 양주를 주셨는데(저희 외갓쪽에선 별명이 장비에요..그정도로 잘드심 ㄷㄷ)
넙죽넙죽 잘 받아먹고 정신도 멀뚱멀뚱하니까 쓰잘때기없이 대결하다가 아버지가 이겨서 고모할아버지꼐선
"어이고..좋아! 결혼해! 진짜 술먹고도 주정도없고 예의바른 남자는 첨보네"라는 말을 남기고 그대로 잠드셨다고합니다 ㅋㅋ
아버지는 외할머니의 식당기술을 전수받고 결혼하게 되면서 처가살이를 하게됩니다.
(지금은 따로 살고 전화비,보험비등 다 아버지께서 내주십니다..)
매일매일 할머니,할아버지 심심하지않게 분위기도 띄어드리고 갑갑하면 바람쐬러 차태우시고 어디 맛있는것도 사드리고
할머니는 100년손님 우리사위,우리사위하면서 동네자랑하고 다니셨습니다.
인간관계도 좋아. 아내,장인,장모한테 잘해,상식도 많고 노래도 잘하고 정말 못하는게 없는..
정말 1등신랑감입니다.
저랑동생에게 때린적이 딱 1번밖에없었습니다..
그정도로 말로 타이르고 혼내고..뭐랄까요..아무리 몸의기억이 최고라고하겠지만
말에서 나오는 안보이는 책임감? 그런게 어느순간 베이더니 성장하게 되더라구요..
이런 교육이 정말 참된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어렸을때 심심하면 자주 놀러가주고 어렸을때 사달라면 다사주셨던 정말 착한 아버지셨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갔을때 넌 뭐해라 저거해라가 아니라
"니가 하고싶은걸해라..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니가 행복하면 그만이다"라는 말만 하시고
언제 공부하냐 저것은 다했냐 라고 한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자식들앞에선 아버지-자식이 아닌 항상 친구처럼 먼저 다가오십니다
몇년전...삼촌과 외숙모일때문에 저희집안과 사이가 안좋게 되었습니다.
엄마,외삼촌 딱 2명밖에 없는데 외할머니,외할아버지 속이 얼마나 탈까요..
참고로 아버지는 형제들은 사이가 너무 좋습니다. 매번 안부전화 꼭 하구요.
할아버지 재산이 상당히 됬는데도 돈있으면 싸움만 일어나게된다면서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지금은 외숙모가 안오시지만 명절만되면 맨날 싸우기만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그 사이에서 매번 말리느라 낑낑되구요..
그런모습을 보면 아버지가 좀 가엽습니다..
저희집 가계부정리는 어머니가 하시는데..
아버지가 조금씩 조금씩 돈을 모아서 자신이 가지고싶어하던 물건 하나 못사고
오래된 저희 외할아버지 차 바꿔드리고..건강생각하시라며 각종 약,음식들을 보내고..
주위 사람들한테 베푸십니다.
자신만 행복한건 의미가 없다며..
가족이 행복해야 자기가 행복해야한다는 그런 좋은 마음..
몇년전 삼촌식구 빼고 저희식구끼리 술을 먹다가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아버지의 손을 잡으면서
"사위..정말 고마워..부족한 우리 멕여살리고 자식 교육 제대로 못시킨 우리집안에 와줘서.."라며 우시더라구요.
얼마나 미안하시겠습니까..
난생처음 외할아버지께서 우는모습을 처음 봤었습니다.
저는 당황했는데 아버지께서는 오히려 장인,장모님때문에 이사람 만나서 자식들 키울수있었다며 감사합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예전부터 느껴왔지만 아..우리아버지는 정말 진국이구나..라고 더욱더 아버지처럼 되고 싶습니다.
저도 나중에 저희 아버지처럼 꼭 그런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