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4 조선 플레이를 각색하여 쓰는 가상 역사 이야기입니다.
재미와 게임의 목적을 위하여 다소의 노가다가 있습니다만 이야기엔 그런 내용 없습니다.(세이브 로드 신공...)
게임 시작은 행운의 국가는 죄다 빼버렸고, 플레이어 국가에 어드벤티지를 주는 상태로 시작하여 초반에 보너스가 제법 있습니다.
가급적 재밌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도는 자신의 외교관들이 보내온 주변 정세애 대한 정보중 육군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은 '만주 병력 전멸'이라는 6글자이리라.
"경들은 들으시오."
조정의 모든 신료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이도의 말을 기다렸다.
"예. 전하."
"때가 되었소. 지금까지 병조께는 미안하게도 군에 가는 돈이 굉장히 빠듯하게 가고 있었소이다."
"송구하옵니다."
"허나, 이제 그럴 필요가 없소. 지금부터 우리는 만주를 우리의 영향아래에 두기 위해 모든 국가의 역량을 투자할 것이오. 병조판서께서도 이제 답답하여 이리저리 술마시며 진상 부릴 필요가 없소."
"저... 전하..."
"저들을 최대한 도발하여 명분을 쌓도록 하시오. 그리고 함흥의 나 장군에겐 군사들을 엄히 훈련시키되 군비를 아끼지 말 것을 지시하고, 과인의 명을 기다리라 하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1447년 10월 16일. 이도 치하의 30년째의 조선
"조선의 왕 이도는 귀 국의 무리한 전쟁으로 인하여 신음하는 만주의 백성들이 가여워 이를 구하고자 만주에 선전포고 하는 바이다!"
함흥에 직접 올라간 이도의 연설을 듣는 만 사천의 병력들... 지금쯤이면 만주국에도 선전포고 사실이 전파가 되었으리라.
"이에 제장들께 부탁하노라. 저 오랑캐들을 짖밟고 우리의 대의를 펼치고 적국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구하라!"
"명을 받듭니다!"
산을 쩌렁쩌렁 울리는 병사들의 우렁찬 소리는 그들이 어중이 떠중이가 아닌 강군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출정하라!"
"출정하라!"
전쟁 발발 1년째인 1448년 10월 14일
조정에선 이도의 웃음소리가 끊어지질 않고 있었다.
"껄껄껄..."
"경하드리옵니다. 전하!"
승전보. 계속된 승전보에 조정신료들이 정리해 올리는 보고서만 해도 산을 이룰 지경이었건만 이도는 피곤함이 느껴지기는 커녕 오히려 힘이 더 생기는 기분이 들었다.
"허나 티벳국의 갑작스런 참전은 놀랄 일이었습니다."
"음. 확실히 예상하진 못하였지. 그정도로 오합지졸이었을 줄은..."
5천의 병력이 평안으로 기습하였을 때는 이도도 가슴이 철렁하였으나,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나 장군의 4천 병력과 긴급히 징병한 1천의 수비군에 그야말로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가는 그들을 떠올리며 이도는 머리를 내저었다.
"헌데 티벳은 명제국에 의해 떨어져있는 곳인데 어이하여 그들이 이곳에까지 오게 된 것입니까?"
"명 제국에 머리가 돌아가는 놈이 있는듯 하네. 군사 통행허가를 내줬다고 하는 것을 보아 그들도 이이제이를 노린 듯 하네."
"그럼 명 제국도 우리를 완전히 믿지는 못한다는 이야기군요."
"그렇지. 뭐. 금방 휴전을 받아들이는 국가일 줄은 그들도 생각을 못했겠지만 말일세."
"만주의 정복은 시간문제입니다."
"아니... 점령은 하되 정복은 지금당장 하지 않을 걸세."
"그렇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정복을 해봐야 저들은 구석에 숨어서 봉기할 것이 뻔하고, 그렇게 된다면 그들의 반란을 진압하는데 바뻐서 우린 중원 정벌을 할 시기를 놓쳐버리게 될 것일세."
"중원 정벌이라 하셨나이까?!"
조정의 신료들이 동시에 깜짝 놀라서 이도를 쳐다봤다.
"그렇네. 경들의 보고에 의하면 저들의 황제의 무능함이 극에 달했다 하더군. 환관들의 말만 듣는다고 국정을 엉망으로 하는 모양이야. 게다가... 이번의 배신의 댓가를 철저하게 받아내야 하지 않겠는가?"
날이 갈수록 수척해져가는 몸과는 다르게 그의 눈에서 타오르는 불길은 신료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1453년 10월 7일자 조선 왕실일보.
만주국왕 은 조선의 신하가 되기로 조약을 맺은 다음에야 조선군의 만주국 왕, 귀족들에 대한 탄압이 끝났다. 그와 동시에 명 제국은
'건방진 조선이 대명의 신하국 중 하나인 만주를 무력복속한 것에 크게 실망감을 표하며 조선을 대명 제국의 적으로 선포한다.'
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우리 위대한 조선의 국왕폐하(명과의 관계가 정리되면서 그간 중국에 의해 한단계 낮춰서 불리우던 왕에 대한 존칭도 원래의 의미인 폐하로 격상하여 칭하기로 하였습니다. 대 조선 국왕폐하 만세!)께서는
"지랄하고 자빠졌네."
라는 아주 속이 시원하고도 명쾌한 답변을 저 오만방자한 명의 사신에게 주었다고 한다.
한편 이번 만주 정벌 및 속국화에 1등공신인 나 순 장군에게 국왕폐하께서 공을 치하하며 병조판서의 자리에 올리려 하였으나
'성은이 망극하오나 폐하. 소신은 저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한 명을 쳐부수는 일에 대한 준비를 하고 싶사옵니다.'
라는 답변을 보내 국왕폐하를 감동케 하였으며, 그 자리에서 '평안, 함흥의 병권을 다스리는 2도 육군통제사 및 명 정벌 총사령관'에 임명하는 서신을 평안도로 보냈다고 한다.
오늘의 짤막 질답.
문 : 왜 국왕폐하께서는 황제를 칭하지 않으시나요?
답 : 황제는 중국 지나족이 그들의 군주를 칭하는 명칭이지, 우리 대 조선에 어울리지 않는 칭호라 판단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중국의 제후인 왕과 우리 대 조선 국왕폐하를 칭하는 왕이라는 한자는 같은 글자이나, 의미는 전혀 다름을 알아두셔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