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게시물ID : humorbest_1233819
    작성자 : 야설왕짐보
    추천 : 26
    조회수 : 4617
    IP : 211.253.***.18
    댓글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4/09 12:18:22
    원글작성시간 : 2016/04/08 14:25:29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33819 모바일
    [단편] 상속자들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상속자들.jpg
    상속자들_가상캐스팅.jpg
     

    1.

    제 곧 죽을 겁니다.

    그건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주머니에 날카로운 칼을 하나 준비해 왔거든요. 나름 공부도 많이 했어요. 목에 있는 경동맥을 절단하면 절대 살아날 수가 없다더군요.

    명심 할 건 그것뿐입니다.

     

    한 번에 주욱! 망설임 없이 화악!

     

    [! 마침 저기 오네요.]

     

    박경수, 입대한지 100일쯤 됐을라나요? 그래도 꼴에 해병대네요. 머리를 짧게 자르니 전보다 더 흉악해 보입니다. 하나뿐인 여동생이 자살했다는 이유로 특별 휴가를 나왔다지요? 헌데 빈소에는 가는 둥 마는 둥...

     

    [경희가 대체 누구 때문에 죽었는데...]

     

    일말의 양심도 없는지 술에 잔뜩 취해 대문 앞부터 시끄럽게 떠들며 들어옵니다.

     

    꽁으로 휴가 하나 먹었지... 말도 마! 해병대 괜히 지원했나봐. 선임들이 개 같아! 미친 개! 어휴! 말도 마라! 경희 그 썅 년 때문에 급하게 입대할 수 있는데 찾다보니 그렇게 된 거지 절대 군대 만만하게 보지마라... 더러워서 못 살겠다. 그것보단 자리나 마련해봐... 그래 여자애들 쌔끈한 애들로... 에이 모자 쓰고 가면 되지! 안마방은 어제 휴가 나오자마자 갔다 왔고, 빈소? 그런 델 내가 뭐하러 가! 씨팔! 짜증나니까 휴가동안만이라도 자리 좀 마련해 봐... 그래...

     

    다시 한 번 확신합니다.

    놈이 경희의 죽음에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걸...

    이제 막 문을 열고 들어오네요. 얼마나 놀랄까요? 새벽 4시 어두운 거실, 아무도 없는 제 집에 모르는 여자가 와서 앉아 있으니까요. 아무리 발정난 개.새.끼라도 분명 놀랄겁니다.

    그렇네요. []하는 소리와 함께 거실 불이 켜지자 저를 보고 놀라는 놈의 얼굴이 보입니다.

     

    ! ! 뭐야!”

     

    저는 말했습니다.

     

    경희 친구

    ? 경희? 이런 씨..! 겁나 놀랬네! 넌 뭔데 아무도 없는 남의 집에 기어들어왔어! ? 미쳤어?”

     

    초면에 대뜸 욕부터 하네요. 서로 예의 차릴 사이야 아니지만 이제부터 제가 할 일에 대한 죄책감이 완전히 소멸되는 느낌입니다.

     

    복수하러... 너도 느껴봐야지

     

    그래도 찜찜한 구석은 있는지 제 말을 듣고 조금 당황한 눈치입니다. 허나 진짜는 이제부터 시작이니 벌써부터 놀라면 재미없죠. 골목 어귀에 설치 된 CCTV말고 따로 카메라를 가져와 촬영해둘 걸 그랬나 봐요. 제가 품 안에서 칼을 꺼내니 당황한 표정이 섬뜩한 공포로 변합니다.

     

    뭐야 이 미.친.년아! ... 칼 들고 오면 내가 노... 놀랄 줄 알고? 나 씨발 해병대야! 해병대! ... 몰라? 귀신 잡는 해병! 이 씨..년 이거 아주 또라이네!”

     

    겉으론 강한 척 하지만 놈은 제법 겁을 먹은 듯 보입니다. 하긴 왜 안 그렇겠어요. 한 밤에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왔는데, 웬 모르는 애가 칼을 들고 복수니 나발이니 떠들어 대는데... 해병대니 어쩌니 해도 안 무서운 게 이상하겠죠.

    저는 손에 든 칼을 고쳐 쥐고, 앉아 있던 테이블에서 나와 놈을 향해 걸었습니다. 뒷걸음질 치네요. 확실히 겁을 먹었습니다. 하긴 남의 생명, 남의 인생 하찮게 보는 놈들 치고 제 목숨 하찮게 생각하는 인간은 없다지요? 참 아이러니합니다. 타인, 아니 제 친 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주제에 제 생명은 왜 그리도 소중한척 하는지... 저런 비열한 인간은 아마 자살도 못 할 겁니다. 자살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더라구요.

     

    ! 오지마 이 미.친.년아! .!”

     

    이런! 저건 계획에 없던 건데... 놈이 거실 한 켠에 굴러다니던 무언가를 집어 들었는데 하필 그게 야구방망이네요. 제가 손에 든 칼보다 훨씬 길고 두꺼워 보입니다. 하지만 뭐 상관없어요. 그가 집어 든 것이 무엇이든 제 계획을 수행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제게 필요한 건 약간의 시간뿐입니다.

    굵은 경동맥을 단번에 찢어버릴 아주 조금의 시간...

     

    미.친.년! 미.친.년! 죽은 년이나 죽이겠다고 찾아온 년이나! 둘 다 쌍으로 미쳤네! 이런 씨.! ! ! 거기 그대로 있어! 내가 경찰에 신고 할 테니까!”

     

    아무래도 군인이란 신분 탓일까요? 월등한 무기를 들고도 위협만 가할 뿐 감히 다가오지는 않네요. 저는 두려움 없이 다가가는데 말이죠. 휴대폰을 꺼내들고 번호를 누르네요. 경찰에 신고를 하려나 봅니다. 이걸 어쩐다? 나도 우편으로 보내둔 것이 있는데...

     

    경찰서죠. 여기 왠 미.친.년이 하나! ㅇㅇ동 골목에 예! 아주 쌩또라이에요! ! 칼을 들고 있다니까요! ... 어어!”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네요. 놀랄 만도 하죠. 칼이 향하는 방향이 달라졌으니까요. 마음 같아선 저 가증스럽고 구역질나는 면상을 벅벅 그어주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3 여자아이의 몸뚱이로 어떻게 저런 짐승 같은 놈을 상대 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지요.

    ... 그래서 그었습니다. 쭈욱... ... 쓰으윽!

    태어나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시원하다랄까? 그런 기분을 느끼는 거 보면 저도 약간은 변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미.친.년! ! ! 너 뭐야!”

     

    목에서 피가 뭉클뭉클 쏟아지자 놀라고 당황한 모습의 놈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나선 안 되죠. 목적을 달성해야 합니다. 저는 놀란 놈의 손에 제 자신을 자해한 칼을 쥐어 주었습니다. [쨍그랑] 받자마자 떨어뜨리는 꼴이 한심하네요. 저런 배포로 어찌 제 동생을 그렇게 괴롭혔을꼬? 갑갑하고, 답답하고, 또 숨이 막힙니다. 몸에 힘이 없네요. 주저 앉은 저를 용서해 주세요. 시야가 흐릿합니다. 이게 죽는다는 거군요. 문득 1년 전의 그날이 떠오릅니다.

    평범한, 아니 평범하다고 하긴 어렵겠군요. 말 못할 비밀을 간직한 고3 여자아이가 참혹한 공포 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죽어가게 된 그 시작...

     

     

    2.

    학년 새 학기가 시작 된 지 벌써 몇 달째, 그 새 친해진 아이들은 저마다 조잘대며 수다 떨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보통 고등학교라 불리는 이 작은 사회의 첫 걸음이 무엇부터 시작하는지 아세요? 바로 친구 만들기입니다. 졸업과 동시에 희미해질지도 모를 이 비 생산적 사교행위는 이 무렵의 아이들에게 꽤나 큰 의미를 지닙니다.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친해지고... 별 것 아닌 짝짓기가 고3의 남은 일 년을 좌우합니다. 어머니들이 꼭 한번쯤은 그러시잖아요 [우리애가 애는 착한데 고3때 친구를 잘 못 사귀어서...] 허나 저는 교미도 못 할 계집아이들의 짝짓기엔 도통 관심이 없는 무뚝뚝한 아이였습니다. 교실 내에 풍기는 심드렁함의 지분은 보통 그 대부분이 제 몫이었죠.

    기억조차 안 날 만큼 오랜 동안!

    허나 올해만큼은 조금 달랐습니다. 새로운 경쟁자가 치고 들어왔거든요.

     

    [경희, 박경희]

     

    올해부터 같은 반이 된 우울한 낯짝의 아이. 경희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딱히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성격은 아니지만, 세상사 무관심한 표정으로 넋 놓고 있는 꼴이 저와 무척 닮아 이상하게도 관심이 가더군요.

     

    조용히 해 조용! 누가 보면 여자반이 아니라 남자반인 줄 알겠다. 전 시간이 남자반 수업이었는데 거기도 이 정도로 시끄럽진 않던데... 어휴... 누가 여길 남녀공학에 여자반인 줄 알겠냐! 그냥 머슴애들 모인 남자반이지!”

     

    지루한 하루의 마지막을 차지하는 종례시간, 오늘도 담임은 짜증스런 얼굴로 시끌벅적한 고3교실을 채근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허나 오늘만큼은 조금 다르네요. 어딘가 달뜬 얼굴로 교탁 앞에 서서 배시시 웃어댑니다.

     

    최유정! 좀 일어나봐!”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몇 번을 겪으면서도 이 순간만 되면 낯이 뜨겁습니다. [이봐! 이제 지겨우니까 그쯤 해둬!]라는 뚱한 표정으로 일어서 보지만 담임들은 예나 지금이나 눈치가 없습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 방그레 웃으며 큰소리로 말합니다.

     

    이번 모의고사 전국 1등이 우리 반에서 나왔다.”

     

    아이들의 부담스런 시선이 저를 향합니다. ... 일어서 있으니 아마도 제가 그 주인공이겠지요.

     

    [! 그렇게 쳐다보지들 마! 니들도 내 입장이 되면 그쯤이야 다 할 수 있어!]

     

    답답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꾹 참아냅니다. 커밍아웃 해봐야 미.친.년 소리 밖에 못 듣는다는 건 이미 경험으로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 줄도 모르고 담임은 마치 오르가즘이라도 느끼듯 환희에 찬 표정으로 말합니다.

     

    유정이가 이번 전국 모의고사에서 만점으로 무려 전국석차 1등이다! 다들 축하 좀 해줘!”

    우와!!”

     

    벌써 몇 번째인가?

    지겹습니다.

    이런 환호성, 이런 박수, 이런 시선, 거만하다 할지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지겹고, 또한 따분합니다. 적당히 손을 들어 별일 아니라는 듯 제스추어를 취해 보지만 동경의 눈빛은 계속 쏟아지네요. 불편하고 또한 진력이 납니다. 어디 1등도 한 두 번 이라야지요.

     

    너희들 선생님이 너희들 학교 선배인거 알지? 87회 졸업, 정확한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알기로 우리 학교 개교 이래 모의고사 전국 1등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한다! 우리 반에 이런 우수한 친구가 있다는 거! 그거 큰 자랑이니까 다들 유정이를 좀 본받아서 더 분발하기 바래! 알았지?”

    !!”

     

    우렁찬 아이들의 대답. 허나 저는 혼자 또 투덜거리고 있었습니다.

     

    [이보쇼 담임! 당신이 아는 게 다는 아니잖소! 아무데나 [개교 이래]란 거창한 말 붙이는 거 아닙니다!]

     

    또 한 번 하릴없는 푸념이 목구멍 언저리까지 차올랐다 가라앉습니다. 허나 담임은 알 리가 없겠죠.

    괜한 투정... 불만... 하릴없는 불평 속, 쓸쓸한 기억 하나가 떠오르네요.

     

    [그래 한 명 더 있었지... 나 말고도 한 명 더... 이 세상 오직 나만 기억하는, 너희들이 모르는 잊혀진 기억속의 전국 1...]

     

     

     

    [현수 선배...]

     

     

    제가 지난 기억의 상념에 젖어 있는 사이 담임은 갑자기 표정을 바꾸어 짐짓 불쾌한 얼굴로 또 다른 아이를 지목했습니다. 네 바로 그 아이입니다. [경희]

     

    자 이번엔 박경희! 일어나봐!”

     

    교실 한 구석, 얼굴 가득 수심이 드리운 19살 같지 않은 19살짜리가 몸을 일으킵니다. 내 나이 벌써 서른 즈음...(맞나?) 헌데 나보다도 더 고되 보이고 세상의 풍파에 찌든 찝찝한 얼굴입니다. 저러니 제 심드렁함의 지분을 몽창 빼앗아 간 거지요.

     

    하아... 선생님이 정말 할 말이 없다. 같은 반인데 누구는 전국 1, 누구는... 어휴! 말을 말자 말을 말아! 암튼 박경희 네가 우리 반 편차 다 깍아 먹는 거 알지? 정신 차리자! 이제 고3이다. 대포(대학 포기자)를 하든 말든 상관없는데, 평균은 좀 맞춰가자 응?”

     

    담임의 푸념에도 아이는 꾸벅 목례 한 번 하고는 자리에 앉습니다. 말수가 없기도 했지만, 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무언의 표시입니다. 심드렁함뿐만 아니라 제가 가진 우울함의 지분도 몽땅 그 아이가 앗아갑니다. 이 교실, 40명 안팎의 아이들 중 가장 우울해야 할 사람은 분명 나고, 또 응당 그래야 했지만 박경희, 그 애 때문에 이래저래 저는 덜 불쌍한 아이가 됩니다.

    사실 이쯤 되면 제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눈치 빠른 사람은 감이 오셨을 겁니다.

    이제는 제법 오래된 옛 일이 되어 버렸지만, 이놈의 기억력은 도무지 나빠질 생각을 안 해서 너무도 생생하게, 또한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3.

    수 년 전...(사실 세는 것도 지겨워 까먹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고2 여자애였습니다. 특출 난 것도 없고, 성적도 보통, 외모도 뭐... 나름 보통이상은 해주고 계신다고 자위해보지만 그래봐야 누구하나 거들 떠 보지 않는 오징어 한 마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뭐 그냥 그렇고 그런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뭐랄까? 그런 오징어 소녀라도 2차 성징이 끝난 나이이니 첫사랑이 찾아오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저는 봄바람을 사랑합니다. 외모, 재력, , 성격은 모두 제각각이고 타고난 것이 다른 불평등주의지만, 봄바람만큼은 모두에게 평등하거든요. 살랑살랑 부는 것도 좋고, 또 저 같이 오징어처럼 생긴 애도 콧바람은 똑같이 쐬니까...

    뭐 암튼 그렇게 봄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던 봄 날, 여드름투성이 얼굴이 지상 최대의 고민이던 18살 소녀에게 서툰 고민 하나가 생깁니다.

     

    [양현수]

     

    ! 제가 알고 있는 우리 학교의 개교 이래 첫 모의고사 전국 1등입니다. 공부도 잘하고, 인텔리 같은 외모에 가늘고 긴 손가락...(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좋았더랬습니다.)

     

    [무슨 남자손이 저래? 확 좋아하고 싶게...]

     

    하얗고 매끈한 손에 대한 변태적 호기심에서 시작한 감정은 [저 선배 모의고사 전국 1등 이래!]라는 친구의 말에 아련한 동경이 되었고, 또한 시크하고 말 없는 그의 분위기는 끝내 저를 심취시켰습니다. 결국 명실 공히 자타가 인정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을 제치고 그가 저의 첫사랑 1호가 되었죠.

    뭐 그 나이 또래 여자애들이야 다 똑같잖아요...

    공부 잘 하고, 깔끔한 외모에, 차가우면서도 고독한 분위기... 사실 그거면 만사 OK.

    저처럼 [손가락이 예쁘다] 같은 탐미적 취향을 가져다 대지 않더라도 그는 제법 인기 많은 선배였습니다. 보는 시험마다 족족 1등이기도 했지만, 공부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매일 창 밖 만을 바라보는 우수에 젖은 눈빛에 소녀들은 녹아내렸죠. 교내엔 이미 음성적으로그의 팬클럽까지 존재했습니다.

     

    [물론... 쑥쓰럽지만 회장이던 고3 언니가 탈퇴하시면서 제가 2대 회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세울 것 없는 보잘 것 없는 소녀는 하필 소심하기도 하여서, 고백은커녕 말 한번 붙여보지 못하는 참담한 상황,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었죠.

    아직도 정확히 기억합니다.(아니 기억 못할 리가 없지!)

    그날은 바로 대망의 수능시험 전 날...

    현수 선배는 그날따라 한층 더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었고, 저는 그 모습이 너무도 좋았더랬죠. 품 안엔 그를 위해 준비한 [수능 대박] 선물과 작은 편지가 들려 있었고, 입 안에는 몇 날 며칠을 고민하여 짜낸 수줍은 고백이 담겨있었습니다.

     

    [선배 전부터 쭉 좋아했어요. 수능 잘 보세요.]

     

    해보지도 못한 고백이 왜 오늘따라 갑자기 더 아련히 떠오르는 걸까요? 창피합니다.

    수능을 하루 앞두고 일찍 수업이 파한 그날, 그는 홀로 교실에 남아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특유의 매혹을 발산중이었고, 저는 나름 먼발치에 홀로 서서 최적의 타이밍을 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습니다.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홀로남아 먼 곳을 바라보던 그가 갑자기 피를 토합니다. 비틀거리며 책상에서 떨어져 바닥을 구릅니다. 당황한 저는 놀라서 달려갔죠. 누군들 안 놀랄까요? 짝사랑의 남자 선배가 눈앞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데...

    하지만 저를 본 선배는 저보다 더 놀란 눈으로 소리치더군요.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넌 뭐야!”

     

    동경하던 첫 사랑의 대상에게 들은 첫 마디 말 치곤 너무 잔인하네요. 나름 저도 놀라고 걱정되어 달려갔던 건데... 어쩌면 제 심드렁함과 우울함의 지분은 모두 현수 선배에게 물려받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그거야 나중지사 일이고, 지금은 사람이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져 있는데, 저는 울며불며 달려들었습니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어떻게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누구든 어른을 불러야겠다는 생각에 교무실이 떠올랐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때 그가 제 손을 잡았습니다.

     

    어차피 늦었어.. 가지마... 줄게 있어...”

     

    쿨럭대며 피를 토하는 그 사람, 손에 쥐어준 건 낡은 수첩이었습니다. 저는 울면서 말했죠.

     

    [누구 없어요. 누구 없어요! 사람이 죽어요]

     

    119구급대도 오고, 경찰도 오고 학교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전국 석차 부동의 1, 학교의 자랑인 수재중의 수재가 수능 전 날 죽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최초 발견자란 이유로 주제넘게 구급차를 타고 병원까지 따라간 저는 그 곳에서 선배가 음독자살을 하였다는 말을 듣고야 맙니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

    [우울증?]

     

    별에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하지만 전 그 해답을 곧 알게 됐습니다.

     

     

    4.

    현수? 그게 누군데?”

    그런 선배가 있었어? 그리고 학교에서 자살했다고? 처음 듣는데?”

     

    학교 안의 그 누구도 선배와 선배의 자살 사건에 대해 모르는 척 했습니다. 심지어 선배의 반 출석부를 비롯해 교무실의 기록 어디에도 선배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증발해 버린 거죠. 분명 제 기억 속에 선배는 거짓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저는 그때 문득 선배가 죽기 직전 건네 준 수첩이 떠올랐습니다.

     

    죽기 직전, 죽음이 시작될 무렵 마지막으로 본 사람에게 저주는 전달된다.

    - 죽으려면 반드시 아무도 안 볼 때 혼자 죽자.

    일 년 주기로 끝없이 반복된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반 배정, 복권, 스포츠경기 등

    - 변수가 있는 일명 뽑기류의 것은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죽음 외엔 탈출할 수 없는 듯 하다.

    - 헌데 내가 죽을 수 있을까? 무섭다고 또 두렵기만 하다.

     

    알 수 없는 말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그의 죽음부터 사라진 그의 존재, 그리고 수첩까지 모든 것이 미스테리 투성이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답을 준 것은 시간이더군요.

    힘들게 보낸 하루하루, 그리고 그 끝이 수능시험 전 날에 도달하면 이튿날...

     

    [리셋]

     

    처음부터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됩니다. 바꿔놓은 침대시트도 일 년 동안 낡아버린 교과서도 새로 산 책도...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그대로인 것은 오직 저의 기억과 선배가 남겨 준 낡은 수첩뿐입니다.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방황도 많이 했습니다. 술도 마셔보고, 담배도 손을 댔죠. 하지만 남는 것은 허무함뿐이더군요. 결국 일 년이 지나면 리셋, 뇌를 제외한 폐와 간까지 리셋 되는지 텅 빈 방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자 콜록 거리며 몸이 먼저 거부합니다.

    결국 전 선배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공부라도 하자... 1등이란 걸 하니 엄마가 좋아하시더라.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또 정녕 이 끝이 죽음이라면... 있는 동안 효도라도 하는게 도리겠지...]

     

    딱히 저를 효녀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나름 가장 설득력 있는 방안이더군요. 게다가 선배처럼 전국 석차 1등 수준의 지식을 쌓자니 시간도 나름 잘 가더군요.

    ! 복권처럼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것은 랜덤이라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지만 나름 테스트도 해볼 겸 몇 년간은 저도 복권을 사봤습니다. 6년쯤 됐을 때일까요? 한번은 로도 1등이란 게 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사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어차피 수능 날이 지나니 그것도 리셋되더군요. 게다가 창피한 얘기지만, 1등에 당첨되고 정확히 3개월 만에 부모님이 이혼하셨습니다. 그걸 보자마자 이건 아니다 싶어 그만두었죠. 물론 지금은 리셋되어 금술 좋은 부부로 지지고 볶으며 잘 살고 계십니다. 매년... 같은 모습으로요...

    그쯤 되니 선배가 음독자살을 택한 이유도 나름 납득이 가더이다. 몇 년 인지 모르지만 꽤 오랫동안 그랬던 거 같은데... 저도 이 생활을 10년 넘게 계속해 보니 차라리 죽는 게 속편하진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선배가 남긴 수첩속의 말처럼... 무섭습니다.

    죽는다는 거...

    그게 정말 끝이라면, 어쩜 이 지겨운 반복 속에 사는 것도 나름의 행복은 아닐까?

    적어도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볼 수 있으니까요. 미친 척하고 해외여행도 여러 번 다녀왔고, 전국일주도 해봤습니다. 갑자기 사라진 딸래미 때문에 부모님은 이래저래 노심초사 하신 모양이지만 뭐 어떻습니까! 어차피 리셋... 이듬해엔 전교 1등의 착한 딸로 돌아왔죠.

    마치 무슨 영화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어요. 아실진 모르겠지만 고전 영화중에 [사랑의 블랙홀]이란 영화가 있더군요. 고스트 버스터즈로 유명한 빌 머레이란 배우가 나오는 영화인데, 그 아저씨는 저보다 더 심하더군요. 그 분은 매일 같은 하루를 반복해요. 그나마 저는 1년이니 훨씬 나은 셈이죠. 그래서인지 때때로 전 제가 혹 귀신이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안 그래도 비 오던 밤 저녁 야자시간에 한 아이가 교실 뒤편에서 괴담 속 이야기를 합디다.

     

    [이 학교에 졸업 못하고 10년째 학교에 다니는 귀신이 있대! 그런데 아무도 그 애가 10년째 학교에 다니는 줄 모르는 거야! 그래서 매년 졸업 앨범에 그 애 얼굴이...]

     

    아쉽게도 저의 1년은 수능시험 전 날까지기 때문에, 졸업 앨범은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사진은 매년 찍지만, 반복이기 때문에 찍혔다 해도 해마다 다른 사진은 아니겠죠.

    여튼 저는 그런 지겨운 반복과 반복 속에 살게 되었습니다. 점점 지쳐가고 있었고, 힘들어 했죠. 그때 그 애가 나타난 겁니다.

     

    5.

    리 학교에 저런 애가 있었나?”

     

    이토록 우울한 저보다 더 우울하고, 이토록 절망적인 저보다 더 절망적인 눈빛을 한 아이, ... 그게 경희였습니다. 몇 번을 반복했는데, 단 한 번도 제대로 마주친 기억이 없던 그 아이가 마치 운명처럼 저와 같은 반이 되었습니다. 현수 선배에게서 그 거지같은 저주를 물려 받은 이후, 저는 약간의 운명 신봉론자가 되었기에 이 만남이 단순한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그 애에게로 다가갔죠.

    집 방향이 다른데도 같은 길로 통학하고, 같은 버슬 탔습니다. 시험 때면 독서실도 같이 다녔죠. 하지만 그 애는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더군요. 마치 아침 시간 꽉 닫힌 채 정거장을 지나치는 만원버스의 문 처럼요.

    하지만 결국 저는 보고 말았죠. 울다 지쳐 잠든 그 아이... 그 애의 일기장...

    저는 그것이 제 운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경수 개..]

     

    놈은 경희의 오빠입니다. 아니 그런 인간을 그런 짐승을 오빠라고 말해도 괜찮을지요.

    경희는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짐승에게 희롱당해 왔습니다. 친 오빠란 작자에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초경이 시작되던 그 때부터... 경희는 고통 받아 왔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그러니 울지마... 넌 개만도 못한 짐승 새끼한테 물린 것 뿐이야. 아무도 너를 비난하지 않아. 물린 사람이 무슨 잘 못이야. 그건 그냥 사고야. 그러니 힘내!”

     

    경희는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제 어줍지 않은 조언대로 경찰에 신고도 했죠.

    하지만 전 몰랐습니다.

    그게 경희를 더 곤란하게 했을 줄은...

     

    이튿날 경희의 부모님이 학교에 찾아왔습니다. 그 날은 경희가 반 강제로 학교를 그만 둔 날이었죠. 머리채를 붙잡힌 채 끌려가던 경희의 슬픈 눈망울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야 이 미.친.년아! 니가 창창한 네 오빠 앞날을 망쳐도 유분수지!”

    빨리 합의서 써!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오빠를 경찰에 신고해! 이 또라이 같은 년!”

     

    과연 당신들이 경희의 엄마와 아빠가 맞냐고 되묻고 싶게 만드는 말들을 들었습니다.

     

    걔 예전부터 볼 때마다 재수 없던데... 눈빛부터가 기분 나쁘잖아! 오죽하면 지네 오빠랑...”

    경희? 걔 따먹은 애가 한 둘이 아니라던데? 유명한 걸레래...”

     

    과연 니들이 경희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맞냐고 되묻게 만드는 말들을 들었습니다.

     

    지도 좋았으니까 십년도 넘게 그러고 살았겠지...”

    사실 이제야 말이지만 걔 눈빛에 약간 색기가 있었어!”

     

    과연 너희가 경희가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들이 맞냐고 되묻고 싶게 만드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날 이후 경희는 사라졌습니다. 집에 틀어박혀 밖에 나오지 않고, 누구와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모든 게 다 내 잘 못이라고, 내가 괜히 끼어들어 너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고 그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경희는 저조차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가슴 한편에선 조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수능만 지나면, 모든 것이 [리셋] 그러니 몇 달만 참자. 어줍지 않은 오지랖이 만든 불행도 사라질 꺼다. 그렇게 생각하며 경희가 없는 빈 교실을 홀로 지켰습니다. 다행히 경희의 오빠인 박경수 그 짐승 같은 놈도 이래저래 얼굴이 팔린 것은 마찬가지여서 후다닥 해병대인지 뭔지에 자원하여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경희를 괴롭히던 짐승이 사라진 거죠. 그래서 전 괜찮을 거라... 곧 끝날 거라...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희가 죽었다네요.

    자살을 했답니다.

    저도 무서워서 못했던 자살을요...

     

    헌데 같은 반의 한 아이가 교실에 와 자랑스럽게 떠듭니다.

     

    [산부인과 앞에서 제 부모와 실랑이하는 경희를 보았다고...]

     

    그 길로 전 자랑스레 떠들던 그 아이의 얼굴을 묵사발로 만든 후, 경희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그래도 부모랍시고 두 명의 노친네가 앉아 있습니다.

     

    부모보다 먼저 죽으면 불효여 불효!”

    망할 년, 기껏 키워놨더니...”

     

    조용히 앉아 들리는 소리만 듣고 있는데도 암이라도 걸릴 것 같더군요. 곧바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북받쳐 마트에서 칼을 한 자루 샀습니다. 크진 않지만 날카롭네요. 그리곤 여깁니다.

    피가 울컥 울컥 쏟아지네요. 박경수, 놀란 놈의 표정이 가관입니다. 쥐어준 칼도 떨어뜨리고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버둥댑니다. 직접 신고했으니 경찰도 곧 오겠군요. 군인이 휴가 중에 사고를 치면 가중 처벌을 받는다던데. 군 형무소는 일반 형무소와는 달라서 인권 보호 같은 덴 많이 소홀하다지요? 오는 길 골목의 CCTV에 얼굴도장도 찍었겠다. 경희의 일로 나에게 앙심을 품은 놈이 나까지 죽이려 한다는 투서도 우편으로 보냈겠다.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요?

     

    해병대, 군 형무소, 그리고 끝없이 반복 될 짐승의 날들

    부디 그것이 경희에게 약간의 위로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지겹고... 갑갑했던 십 수 년의 일 년들이 떠오릅니다.

    엄마 아빠에겐 죄송하지만, 제 나름의 고심을 담은 마지막입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했었습니다.

    사랑할겁니다.

     

     

    6.

    Dear 현수선배...

    선배가 물려준 그 공허함의 유산...

    이제 저도 때맞춰 적당한 시기에 물려주고 갑니다.

    나름 뜻 깊게 사용하고 떠난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이게 최선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다만 확실한 건, 제 상속자가 시작할 일련의 반복이... 

    절대 지루하거나 평온할 것 같지는 않단 겁니다.

    이제 당신 곁으로 갑니다.

    부디 그 곳에서 만나면 모른 척 말고

    우리 연애나 한 번 합시다.

    찐하게...

    각오하는게 좋을 거요!

    나 최유정 몸은 강제 순결이지만 정신은 매우 음란하다오!

     

    From 당신의 마지막 팬클럽 회장 유정이가

    .

     

     

    번외...

     

    Dear 유정

    여기까지 날 따라온 널 보며, 무어라 먼저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펜을 들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무엇부터 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좋은 소식부터 전하고자 한다.

    놀랍게도 그 곳에서의 죽음이 완전한 종말을 의미하진 않았다.

    난 여기에 있고, 네가 당도했음을 알고 너를 지켜보고 있다.

    어디가 과연 진짜 현실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만 더 이상의 반복과 리셋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곧 넌 깨어날 것이고, 새롭고 놀라운 날들을 시작하게 될 거다.

    다음은 나쁜 소식이다.

     

    미안하다.

    백번 양보한다 해도... 넌 내 스타일 아니다.

    깨어나면 그냥 밥이나 한 번 먹자.

     

    From 양현수

    출처
    http://blog.daum.net/ozthewonderland
    야설왕짐보의 꼬릿말입니다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단편] 아이, 실종 그리고 괴담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7145&s_no=87145&page=1

    [단편] 실수 전당포 : 실수를 삽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228369&s_no=1228369&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부당 거래 : 무슨 일 있어요?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227993&s_no=1227993&kind=humorbest_sort&page=1&o_table=panic

    [단편/데이터] 미싱도로시 <추천><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224567&s_no=1224567&kind=humorbest_sort&page=1&o_table=panic

    [단편] 당신의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6643&s_no=86643&page=1

    [단편] 그녀와 나... 그리고 Sex 스캔들 <추천><추천><베오베 대호평작>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32335&s_no=232335&kind=bestofbest_sort&page=1&o_table=panic

    [단편] '선의의 윤리학'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996&s_no=85996&page=1

    [단편]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 <추천> <추천> <추천><글쓴이 강력 추천착>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194152&s_no=1194152&kind=humorbest_sort&page=2&o_table=panic

    [단편] 우는 여자 : 어쩌면 당신도 봤을지 모를... <추천><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819&s_no=85819&page=2

    [단편] 무취(無臭)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추천> <추천>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790&s_no=85790&page=1

    [단편] 봉신당 : 인면목의 저주 1/4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667&s_no=85667&page=1

    [단편] 봉신당 : 인면목의 저주 2/4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683&s_no=85683&page=1

    [단편] 봉신당 : 인면목의 저주 3/4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707&s_no=85707&page=1

    [단편] 봉신당 : 인면목의 저주 4/4(완)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731&s_no=11595992&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단편] 봉신당 : 德은 德으로 業은 業으로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617&s_no=11561208&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단편] 봉신당 : 귀향(歸嚮)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586&s_no=11554122&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단편] One-way ticket(당신을 위한 시간여행 도우미)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463&s_no=1151398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단편] 모기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386&s_no=1149191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단편] 합법살인 : origin of doomsday <추천> <추천><추천><글쓴이 강력 추천작>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172907&s_no=1172907&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아빠 나 임신했어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5093&s_no=85093&page=1

    [단편] 우리는 형제다.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127220&s_no=1127220&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30분 43초의 가족 <추천> <추천><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118425&s_no=1118425&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샴 <추천> <추천> <미흡하지만 베오베 호평작>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37822&s_no=1037822&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웃는자들의 도시 <추천> <추천><추천><글쓴이 강력 추천작>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35318&s_no=1035318&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염병할 년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33866&s_no=1033866&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천국의 문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30057&s_no=1030057&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악행의 경제학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25443&s_no=1025443&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19금] CTRL_Z <추천><추천><추천><글쓴이 약간 추천작>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01297&s_no=1001297&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문자왔어요 <추천><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0959&s_no=990959&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19금] 죄와벌 <추천><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2478&s_no=992478&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19금] 재배소녀 <추천><추천><추천><웃긴대학 월간 베스트 대호평작>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rkgnl99&searchday=all&pg=4&number=70409

    [단편] 그게 나의 인생이었다 2
    - 1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41122&s_no=941122&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2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41138&s_no=941138&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40857&s_no=940857&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괴담과의 인터뷰 <추천>
    - 상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39242&s_no=939242&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하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39172&s_no=939172&kind=member&page=2&member_kind=humorbest&mn=61638

    [단편] 그게 나의 인생이었다 1 <추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33790&s_no=933790&kind=member&page=2&member_kind=humorbest&mn=61638


    ★죄송합니다. 장편소설 두편(창녀와 나, 진혼무)는 개인사정으로 잠시 글을 내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장편소설 두편(창녀와 나, 진혼무)는 개인사정으로 잠시 글을 내렸습니다.★

    [중편] 창녀와 나 <추천> <추천> <추천> <글쓴이 강력추천> <은근 호평작>
    - 1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6883&s_no=9540114&kind=member&page=2&member_kind=total&mn=61638
    - 2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6885&s_no=9540155&kind=member&page=2&member_kind=total&mn=61638
    - 3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6888&s_no=9540383&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 4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6941&s_no=954615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 5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6951&s_no=9546852&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 6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7041&s_no=9558038&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 7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7087&s_no=956389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 8편(완)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7340&s_no=9606040&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638

    [장편] 진혼무 <추천> <미흡하지만 은근 호평받은 초기작>
    - 1~5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0321&s_no=990321&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6~10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0296&s_no=990296&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11~15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0506&s_no=990506&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16~18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0356&s_no=990356&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19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0989&s_no=990989&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20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2563&s_no=992563&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21~22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6138&s_no=996138&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 23편(완):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95644&s_no=995644&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1638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04/08 14:33:49  211.201.***.85  글라라J  704744
    [2] 2016/04/08 14:54:42  211.36.***.155  nangbi  238168
    [3] 2016/04/08 15:40:15  202.136.***.56  꿔뉴  166636
    [4] 2016/04/08 17:34:58  112.162.***.244  파파판다네코  203631
    [5] 2016/04/08 18:30:22  122.38.***.186  화이트린넨  591671
    [6] 2016/04/08 19:28:14  218.153.***.221  공상과망상  562616
    [7] 2016/04/09 00:02:50  211.117.***.244  오억냥  236016
    [8] 2016/04/09 07:33:02  116.124.***.85  내방구향기로와  520331
    [9] 2016/04/09 11:37:28  125.180.***.66  솔이맘  707737
    [10] 2016/04/09 12:18:22  59.16.***.207  ccho  70347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58916
    오늘은 [20] 센치한하하. 24/04/20 11:38 394 18
    1758915
    3년은 너무 길다? 웃기시네ㅋㅋ [6] 학이다 24/04/20 10:37 1027 27
    1758914
    카카오에서 만든 번역기 [7] 마데온 24/04/20 10:23 3044 23
    1758913
    추미애 "당 구심점은 대권 주자여야… 이재명 연임 필요" [5] jon 24/04/20 10:23 1060 23
    1758912
    돈쭐났던 피자집 사장님 근황 [5] 해피쏭77 24/04/20 10:08 1790 34
    1758911
    저희 남편 좀 살려주세요.jpg [5] 펌글 우가가 24/04/20 09:11 2732 28
    1758910
    이시각 김건희 근황 ~ [13] 아유사태 24/04/20 09:07 1352 33
    1758909
    19, ㅇㅎ 야스자세주의) 과학적으로 증명된 3분만에 여자 오르가즘느끼게하는 방법 [13] 펌글 우가가 24/04/20 08:58 3954 31
    1758908
    앞머리 혼자 자르기 [7] 변비엔당근 24/04/20 08:49 2111 24
    1758907
    자신의 알러지를 이용하는 사람.jpg [8] 펌글 우가가 24/04/20 08:48 2299 22
    1758906
    깨는 맞춤법 어떤거 있어요? [35] 변비엔당근 24/04/20 08:38 1456 17
    1758905
    ㅇㅎ) 도를아십니까 와 결혼한 친구 [14] 펌글 우가가 24/04/20 08:28 3624 24
    1758904
    IQ 84 관심병사가 에이스 취급받으면서 전역한 썰 [4] 펌글 우가가 24/04/20 08:14 2271 28
    1758903
    초스압) 엉덩국 명작선 '냉장고에서 온 사람' [8] 펌글 우가가 24/04/20 08:13 2488 26
    1758902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진심이 담긴연기 [2] 펌글 감동브레이커 24/04/20 07:32 2462 24
    1758901
    옛날에는 이런걸로 베오베갔는데.. 에힝 [20] 창작글 괜찮아*-* 24/04/20 06:53 762 30
    1758900
    이종섭 ‘수사자료 회수, 내 지시 아니다' [8] 콰이어 24/04/20 05:21 1722 26
    1758899
    2찍들 종특 [9] cvi 24/04/20 05:20 1241 31
    1758898
    제자를 무고혐의로 고소한 미대교수 [7] 펌글 우가가 24/04/20 03:58 4382 37
    1758897
    그때 그때 달라요 똥아일보 [8] 쌍파리 24/04/20 03:55 2036 27
    1758896
    다시 나오기 시작했네요... [9] 치치와보리 24/04/20 02:20 1523 35
    1758895
    결혼반지가 외로운 이유 [8] 변비엔당근 24/04/20 01:40 3504 25
    1758894
    혐 주의) 윽 헥 악! [28] 크라카타우 24/04/20 00:09 2783 24
    1758893
    무협소설 댓글 읽다가 빡친 아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펌글 우가가 24/04/20 00:02 3304 24
    1758892
    대출 원하는 여성을 술집으로 부른 은행 지점장 [7] 펌글 우가가 24/04/19 23:54 3981 33
    1758891
    근묵자흑이라는 말이 맞는거같다는 루리인 [4] 펌글 우가가 24/04/19 23:52 3265 27
    1758890
    제가 조카를 대신 키워주고 있는데요 [38] 고라니삼촌 24/04/19 23:19 3399 58
    1758889
    법사위… 지극히 당연한 것을 … [5] gesto 24/04/19 23:17 2034 31
    1758888
    남편 무조껀 등짝 맞아야 되는 상황 [14] 펌글 할배궁디Lv4 24/04/19 23:16 4239 26
    1758887
    몸 85% 마비된 여성이 그린 그림 [12] 피카소여물 24/04/19 23:14 4153 27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