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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263615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10
    조회수 : 875
    IP : 1.240.***.123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6/10 08:29:21
    원글작성시간 : 2016/06/09 12:21:19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3615 모바일
    [장편, 스압] 등대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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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부펌금지

    프롤로그. http://todayhumor.com/?panic_88291

    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2

    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3

    3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8

    8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54

    10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77

    1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82

    1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97

    13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3172


     

    ----------

     

    “그 남자 말대로라면, 당신이 그 여자를 따라서 죽는 건 그 여자를 살인자로 만들겠다는 거군요.”

    !

    문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닫혀버린다.

    “제기랄...”

    나는 하늘이가 남긴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 뿐만 아니라, 하늘이가 나가버린 지금도 머릿속에 아무런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분명 가슴 속에서는 무언가 끓어올랐지만, 머릿속은 마치 백지장이 되어버린 듯 떠오르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몸의 움직임에 따라서 허리춤에 있던 권총을 꺼내 들었다. 손잡이를 거칠게 쥐고서는 권총의 슬라이더를 당겼다. 권총에서 금속의 마찰 소리가 울리며 장전되는 것이 느껴졌다.

    왜인지 지금이라면 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권총을 들어 올려 하늘이가 나간 문을 겨누었다. 권총의 가늠쇠 너머로 문이 흔들린다. 아니, 권총이, 권총을 들어 올린 손이 떨리고 있었다.

    분노로 인해 떨리는 것일까.

    아니다. 무력감이 나를, 자괴감이 나를, 죄책감이 나를 옮아 매고, 죽음이라는 중압감이 나를 짓누르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실들을 자각하니 손이 점점 더 떨려오고 기어코 손에서 권총을 놓쳐버렸다.

    권총이 바닥과 부딪치면서 창고 안에서 소리가 울렸다.

    “하아...”

    한숨만이 입에서 새어 나온다. 생각해보면 하늘이에게 화낼 이유는 없었다. 하늘이가 말한 것이 왜곡되거나 과장된 면이 있을지는 몰랐지만, 결국 잘못된 것은 나였기에, 진아연, 그녀를 따라서 죽으려는 내가 문제였기에 하늘이에게 화를 낼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가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고 말아버리는 내가 문제였다. 화를 낸다면 하늘이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내야 했다.

    허리를 숙여 권총을 다시 주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까처럼 허리 춤에 집어넣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나의 탓이라고는 하지만, 저런 말을 듣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하다못해 반박할 말조차 떠올리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무력하게 느껴졌다.아니, 나는 원래 한심한 놈이었지. 별다르게 생각할 것 없었다. 그녀가 없었을 때처럼 원래대로 돌아왔을 뿐이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죽음이 주는 고통이 얼마나 지독한 지 알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런데 이런 내가 이 모든 상황을 끝낼 수 있을까.

    그럴 리가 없었다. 포기할까.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면 조금 편할까.

    말도 되지 않는 생각을 떠올리며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발 한 발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쓰러질 것처럼 위태위태했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문 앞에 도착해서 문고리를 쥐어 잡고, 몸을 바로 세웠다. 남들 눈에는 멀쩡해 보일 필요가 있었다. 자세를 가다듬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괜시리 양쪽 볼까지 쳐보지만 여전히 무기력했다. 계속해서 한숨만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시간은 벌써 3시를 넘어 4시에 가까워졌다.

    이 상황을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하늘이를 설득한다? 그러나 나에겐 하늘이를 설득할 실마리조차도 없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하늘이를 죽이는 것. 하지만 이것 역시...... 나에게는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죽인다면... 그것이 내가 직접 죽이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하지만... 그 남자. 이호철이라면...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누구도 희생시키지 않겠다던 그 남자라면 무기력한, 무기력했던 나와 달리 하늘이가 범인인 것을 안다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 결과가 마지막엔 하늘이를 죽이는 것이 되더라도. 하지만 그라도...

    젠장. 마지막까지 남에게 의지하는 거냐. 모르겠다. 일단은 이 권총부터 숨기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길 것은 분명했다. 기본적으로 누군가의 의심을 사지 않을 만한 곳... ‘3-3’이라면... 괜찮을까.

    3-3’에 권총을 숨긴 후, 나는 그곳에 계속해서 아무런 소득 없이 앉아 생각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도 아마 거의 5시가 다 되었을 것이다. 생각을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할 수 있었지만... 해결된 것은 없었다. 다른 이들은...

    나는 천천히 ‘1-1’로 걸어갔다.

    “저는...”

    내가 방으로 들어가자, 김재영이 말하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나에게 물었다.

    “그래. 어떻게 됐냐?”

    ...?”

    나는 갑작스러운 김재영의 질문에 당황하여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의 질문이 무슨 의도인지 전혀 짐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재영이 나를 보며 다시 한 번 말했다.

    “너한테 이호철이 가지 않았나? 다른 이들은 희생시킬 수 없다느니 하면서 말이야.”

    “예...”

    “그래서 어떻게 됐냐는 거다.”

    김재영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 그가 모두를 설득할 것이라고 했으니 알고 있는 것이 당연할까. 그러나 왜 둘밖에 여기에 없는 거지? 하늘이와 다른 두 명은 어디에...

    “어이?”

    “예?”

    “그래서. 어떻게 됐냐니까. 결국 그냥 아무나 죽기로 하게 된 거냐?”

    “예.”

    김재영의 말투가 바뀌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너무 괴리감이 커서 당황스러울 정도다. 아침의 그 사람과 같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는 나에게 물었다.

    “네가 죽겠다며? 그건?”

    저 남자는 원래 저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걸까.

    “사정이 생겨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하? 사정은 무슨 사정? 여기서...”

    “그만두게. 자네도 일단 앉지.”

    ...... .”

    나는 그에게 뭐라고 따지고 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중년인이 김재영의 말을 끊어버린 탓에 나마저 별 말하지 못하고, 자리에 앉았다.

    “뭔 일 있었나? 표정이 영 좋지 못한데.”

    “그냥 상황이 안 좋아서 그런 겁니다. 딱히 별 일 없었습니다.”

    지금 표정이 안 좋은 이유는 김재영 저 인간 때문이겠지.

    “그건 그렇고 상당히 괜찮아 보이시는 군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나는 김재영과 시선을 마주하면서 도발하 듯 말을 건네었다. 아까였다면 이런 시비는 피했겠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이 남자는 있어봤자 방해만 될 것 같았다.

    “아. 그냥 아침부터 미X놈이 둘이나 찾아와서 나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여서 말이지... 나라도 멀쩡해야지 않겠나?”

    하나는 나고, 나머지 하나는 이호철인가.

    “그만하게나.”

    중년인은 왜 저런 사람이랑 같이 있는 거지? 그의 행동도 이해 가지 않았다. 범인도 아니고, 김재영과 같이 다닌다고 해서 무언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김재영의 돌발행동을 막으려는 것일까. 그렇다고 하기에도 지금 행동을 보면 약간 어폐가 있지 않을까. 적극적으로 말리는 것도 아니었고, 그는 무엇을 하려는 걸까. 김재영도 그랬지만 그의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

    “괜찮습니다.”

    나는 중년인에게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김재영이 저렇게 도발 식으로 말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고, 어차피 이곳에서 곧 나갈 거니 상관없었다. 나는 중년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호철이 뭐라고 했습니까?”

    “왜 그 섬으로 가려고 했냐고 묻더군.”

    ......”

    나는 중년인의 대답에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당황했다. 아까 이호철에게 대답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당황하지 않았었는데. 아니, 그건 아까는 그것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네?”

    “아. .”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중년인이 재차 물었다.

    “무슨 일 있나?”

    “아니, 아닙니다.”

    나는 중년인의 질문에 말을 더듬으면서도 속내를 감추기 위해 노력했다. 괜히 허튼 소리를 했다간 오히려 위험해질지도 몰랐다. 신중하게 행동해야 했다. 하늘이에게 항상 감청당하고 있을 테니까. 조심해야만 했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할 거네.”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당장에 누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게 무슨... 자신이 죽는다면 어떻게 할 작정인 거지?

    “왜...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겁니까?”

    “섣불리 움직이는 것이 더 위험하지. 범인이 누군지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더더욱. 그리고 혼란스럽고 다급할 수록 여유를 가져야 오히려 길이 보이는 법이라네.”

    ...”

    섣부른 행동은 혼란을 초래한다는 건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면 더 이상 내가 할 말은 없었다. 이호철은 도대체 어떻게 행동하려는 것이지? 그는 무엇을 알고 있길래 나에게 그 질문을 했던 걸까. 그는 무엇이라도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런데 그가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면, 그는 왜 무작위로 죽자고 이야기했던 거지? 알 수가 없었다. 이호철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것을 알아내야 한다. 김주성과 김재영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믿을 만한 것은 이호철 뿐인가.

    “알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에 있어봤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정확 하겠지.

    “그러면 가보겠습니다.”

    “어디 가나?”

    “이호철에게 가보려고 합니다.”

    “어이.”

    김재영의 부름에 고개를 돌리자 김재영이 뒤이어 말했다.

    “널 따라다니던 여자애는 어디 있냐?”

    “저도 잘 모릅니다.”

    “싸웠냐?”

    한심하다. 대답할 가치마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밖으로 나가며 그에게 대답했다.

    “일 없습니다. 관심 끄시죠.”

    1-1’의 문을 닫아버리고는 ‘1-2’로 걸어왔다. 아까 이호철과 그 여자가 이곳으로 들어갔었으니...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나는‘1-2’의 문을 당겼다.

    “실례하겠습니다.”

    “네-.”

    나는 여자의 대답 소리를 듣고선, 문을 밀고 방안에 들어섰다. 방 한쪽 침대에는 여자가 누워있었지만, 이호철은 보이지 않았다. 이쪽도 서로 떨어진 것일까. 이호철과 계속 붙어 다닐 것만 같았지만, 그것도 아니었나.

    “이호철은 어디 있습니까?”

    “아마 옆 방에요. 그나저나 하늘이는요?”

    “뭐... 이러저런 일이 있어서요. 그럼.”

    나는 여자에게서 눈길을 떼고는 그대로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돌아섰으나 순간 다른 생각이 들어 움직임을 멈췄다. 이 여자도 무언가 알고 있지 않을까. 이호철과 계속 붙어 다녔으니, 이 여자도 무언가 알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호철과 이 여자가 따로 행동하게 된다면 그 둘의 행동도 달라질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차마 직접적으로 묻지는 못하고 돌려 말했다.

    “지혜 씨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뭘요?”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지... 뭔가 좋은 생각 있으신가요?”

    “그러면 제가 이렇게 가만히 있겠어요? 몰라요.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고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어떻게든 여기서 빠져나가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요.”

    이 여자도 크게 무언가 하려는 생각은 없는 것일까. 아니, 할 수만 있다면, 이곳에서 탈출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지. 탈출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뭐든지 하려할 것 같은 간절함이 그녀의 말에서 느껴졌다. 그렇다면... 이 여자는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진다면, 이 여자가 나 대신에 하늘이를 죽일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만약에 이 모든 걸...”

    아니다.

    “네?”

    “아. 아닙니다.”

    굳이 이상한 말을 해서 이 여자가 이상한 행동이라도 했다간 곤란했다. 중년인의 말처럼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 나을 것이다. 변수는 최대한 제거해야만 한다.

    “뭔데요?”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전 이호철한테 가보겠습니다.”

    나는 여자가 뒤에서 뭐라고 투덜거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며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1-3’으로 와서 문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한지혜라는 여자가 뭘 할 지보단, 이호철이 어떻게 할지가 더 중요하고 그것이 더 궁금했다. 나라면 불가능한 것을 그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와 달리 그는 적어도 신념이라는 것이 있었으니까.

    그래. 이호철이. 나와는 다르게 신념을 가지고 있는 이호철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와 달리 뭘 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이미 하늘이에게 한 발 접근한 상태였다. 그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는 손잡이를 돌렸다. 그러나 손잡이는 어느 정도 돌아가나 싶더니, 돌아가지 않았다. 안에서 잠겨있었다.

    “누굽니까?”

    이호철의 목소리였다. 안에서 문을 잠근 채 뭘 하는 거지?

    “전태성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안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이내 문이 열렸다.

    “예. 들어오십시오. 안 그래도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이호철이 문을 열고선 침대로 가서 앉는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의 맞은편으로 가 앉아 말을 꺼냈다.

    “뭐하고 계셨습니까?”

    “그냥 혼자 생각을 좀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시길래 문까지 잠그고...”

    그냥 단순히 조용한 것을 원해서 문을 잠근 건가? 아니면 누군가 들어오는 게 싫어서? 내가 문을 열 때 누구냐고 물어본 것을 생각한다면 후자일까.

    “범인을 잡으려는 생각이죠. .”

    “범인이라...”

    문을 잠근 이유는 나중으로 밀어 두자. 지금 일단 내가 여기에, 이호철에게 찾아온 이유는 물을 것이 있어서였다. 나는 아까 떠올렸다가 지워버렸던 의문을 꺼내 들었다. 그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범인을. 하늘이를 죽일 수 있을까.

    “당신은... 죽일 수 있습니까?”

    “예? 갑자기 무슨... 제가 누굴 죽입니까?”

    나는 내가 앞뒤를 다 잘라 먹고 말했다는 것을 스스로도 깨달으면서도 왠지 모를 답답함에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그에게 물었다.

    “범인 말입니다. 만약에 당신이 범인을 찾아냈을 때, 당신은 그 범인을... 죽일 수 있습니까?”

    “꼭 죽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그의 말도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설득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아까 내가 날려 먹었다. 또 다른 기회가 있을까.

    MP3의 음성. 기억 안 나십니까? 범인은 자신을 찾아서 죽이라고 했죠. 죽이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호철이 나의 말에 고개를 숙이며, 말끝을 흐렸다. 내가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도 어불성설이긴 했지만, 아무도 희생 시킬 수 없다던 그 역시, 범인을 찾아내더라도 그가 누군가를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나의 생각을 부정하 듯 나지막하게 다음 말을 내뱉었다.

    “죽여야겠지요.”

    “만약에 범인이 한지혜 같은 여자여도 죽일 수 있겠습니까?”

    나는 그의 대답에도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물었다. 하지만 이호철은 나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역으로 따지듯이 되물었다.

    “왜 굳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겁니까?”

    “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범인을 찾더라도... 제 손으로 범인을 죽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신이라면... 가능할지. 저랑은 다른 당신이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물은 겁니다.”

    나는 할 수 없었기에, 그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기에, 나와는 다르게 신념을 가지고 있는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도 희생 시킬 수 없다던 그가 범인을 죽일 수 있을까.

    ... 당신은. 당신이라면 범인을 죽일 수 있겠습니까?”

    “만약에 그런 상황이 온다면. 범인을 죽이지 않고는 이 상황을 끝낼 수 없다면...... 그 땐 제 손으로 죽일 겁니다. 무의미한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호철의 저 말을 믿어도 될까. 그의 망설임과 목소리의 떨림이 나한테까지 전염되는 느낌이었다. 그는 죽인다고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가 진짜로 하늘이를 죽일 수 있을까. 그가 지금 나에게 보이는 모습은 내가 그를 도저히 믿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 아직 하늘이가 범인인 것도 그는 모른다. 나는 그가 그것을 알아내게나 할 수 있을까.

    “그러면 저도 몇 가지만 묻겠습니다.”

    “예? . ...”

    갑자기 뭐지?

    “아까 희생할 생각은 없다고 했죠?”

    “예...”

    “생각이 바뀐 이유가 뭡니까?”

    이호철이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나는 당황하면서도 침착하기 위해 노력했다. 잘못 대답했다간 어떻게 될지 몰랐다.

    “사정이 생겼습니다.”

    “사정이라면 희생을 할 수 없다는 겁니까? 하기 싫다는 겁니까?”

    ... 하려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지금은 제가 그럴 상황이 아니게 되어버려서요.”

    지금 내가 죽더라도 전이랑 큰 차이는 없겠지만... 내가 살아서 이 상황을 끝낸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아니, 내가 끝내는 것이 아니어도 하늘이가 범인인 것만 알려도 이야기는 달라지겠지.

    “무슨 상황인지요?”

    “말 못할 사정이라서요.”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나도 말하고 싶긴 했지만, 그랬다간 귓속의 그것이 터져버리겠지.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그리고 하늘이에게도 알아볼 것이 있었다. 그 메세지. 그것은 범인인 하늘이가 나에게 보낸 것이 맞을까. 맞다면 하늘이는 그녀에 대해서 뭘 알고 있는 거지?

    “그러면... 아까 그 메세지. 메세지라고 말한 건 무슨 이야기죠? 방금 그 상황이라는 것과 관련된 겁니까?”

    ... 그것도 넘어가죠.”

    “무슨 내용의 메세지였습니까? 왜 이 섬으로...”

    “그만두죠.”

    이쪽의 이야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단서가 될지도 몰랐지만...... 일단 이건 하늘이와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다. 남들에게 함부로 남발하고 다닐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

    “범인은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아직...”

    “그러면 오늘 밤엔 한 명이 죽겠군요.”

    “그러는 당신은 범인이 누군지 아는 겁니까?”

    .......”

    알지. 알고 있었다. 너무 명확하게 알고 있었기에 문제였다. 하지만 여기서 그걸 말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하늘이와 먼저 해야 할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범인에 대한 단서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 이상은 안되겠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호철에게 말했다.

    “범인이 왜 이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

    내가 범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귀에서 나를 경고하 듯 기계음이 규칙적으로 울렸다. 내가 말을 끝내자마자 멈추는 것을 보니 분명 이것은 하늘이가 나에게 경고하는 것이겠지. 하늘이가 지금 내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이호철에게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듯 보였다. 그저 내 질문에 답할 뿐이었다.

    ... 모르겠습니다.”

    “범인은.”

    -----.

    제기랄. 어디 한 번 해보자.

    “단순삐----.로 삐-----.을 벌삐----- ---니다.”

    ‘단순한 흥미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닙니다.’

    -----------

    내가 말하기 시작한 부분부터 기계음이 내 목소리를 덮어버릴 정도로 심해지더니 길게 늘어지기까지 하며 곧장 터져버릴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계음은 내 말이 멈추고도 멈추지 않고 계속 울렸기에 나는 불안감 속에서 간신히 말을 마치고는 밖으로 걸어 나왔다.

    방밖으로 걸어 나와 간신히 문을 닫고서야, 기계음이 멈췄다.

    “후...”

    식은땀이 나의 턱을 흘러 떨어졌다.

    나는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쓸어 넘기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반은 오기로 말했던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터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조마조마했다. 이 정도 정보로는 사실상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지만... 없는 것 보다야 낫겠지.

    “후우.”

    온몸을 적셨던 식은땀이 마르면서 조급하고 불안했던 마음까지 싸늘하게 식어 내리며 냉정을 되찾았다.

    ‘위 좀 봐봐요.“

    귓속에 울리는 하늘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계에서 직접 흘러나온 목소리였다. 내가 하늘이의 목소리를 따라서 시선을 높이자, 2층의 난간에서 하늘이가 나에게 손을 살짝 들어 흔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안 보인다 싶었더니, 저기에 있었나. 뭐를 하고 있었던 거지. 그것보다 저 손짓은 나보고 올라오라는 것 같았다.

    어차피 나도 하늘이에게 할 말이 있었으니, 마침 잘 되었을지도 모른다.

     

    -------


    ------- 



    추천과 댓글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오타 지적이나 피드백도 환영!


    등대를 재밌게 봐주시는 여러분 모두 감사드려요.







    근데... 문제가 살짝 있는데... 아마 다음화, 15화는 14일부터 연재 가능할 것 같아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ㅠ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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