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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11697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44
    조회수 : 13677
    IP : 121.164.***.117
    댓글 : 1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1/19 22:49:03
    원글작성시간 : 2013/01/19 19:15:59
    http://todayhumor.com/?humorbest_611697 모바일
    [해군] 위수지역이 뭐예요?

    해군은 "위수지역"이란게 없음.

    따라서 상륙(외출, 외박, 휴가)증만 갖고 나오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음.

    증에도 위수지역 표시가 없음.

    만약 소속 함정이 정박한 곳이 아닌 곳에 있다가 전쟁이라도 나면

    가장 가까운 해군부대로 가면 아무 배나 태워 줌.

    여차저차 하다보면 결국 자기 소속 함정으로 돌아가게 돼 있음.


    1994년 영내하사 때 일임.

    외박을 받아서 동해에서 속초로 가는 길에 주문진 검문소에서 잡힘.

    위수지역 위반했다고 내리라 함.

    위수지역이 뭐냐고 물으니까 간부가 그런 것도 모르냐고 버스 안에서 개쪽을 줌.

    내렸음.

    초소 같은데로 데리고 가서 그 안에 있던 다른 헌병들한테 기가 차다는 듯이 고자질을 하고 웬 병장놈이랑 같이 계속 갈굼.


    "하~ 글쎄 이 하사님이 위수지역이 뭐냡니다. 하하하"

    "아니 간부가 돼 갖고 위수지역이 뭔지도 몰라요? 짬밥 어디로 드셨어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해군들은 다 이렇습니까?"


    나는 원래 기품 있는 집안에서 예의 바르게 자란 사람이고 해군은 국제신사니까

    여기서 날 놀리고 있는 싸가지 밥 말아 쳐먹은 헌병새끼들이 일병이랑 병장 나부랭이라도 존댓말을 써줬음.

    하지만 열받아서 막 나가기로 함.

    남자답게 반말을 했음.

    니네랑 얘기하기 싫으니까 간부 데려오라고 함.

    간부 불렀으니 좀 기다리라고 함.

    그러면서 뭘 써야 하니까 소속을 알려 달라고 함.

    까짓거 소속까지만 얘기해주고 이제 너희 헌병 나부랭이들이랑은 절대 한마디도 하지 않을거야라고 생각만 하면서

    친절히 소속을 얘기해 줌.


    "대한민국해군 제x함대"

    "네?"

    "제x함대"

    "그게 부대 이름입니까?
    "어"

    "알겠습니다"

    "제x전단"

    "네?"

    "제x전단"

    "그것도 부대 이름입니까?
    "어. 제x함대 제x전단"

    "아~~ 알겠습니다."

    "제xx전투전대"

    "네? 또 있습니까?"

    "어"

    "다시 한 번만 말씀해 주십시오"

    "제xx전투전대에~~!!!"

    "이제 끝입니까?"

    "xx함"

    "네?"
    "xx하암~~~!!! 너 청각장애 있니? 잘 안들려?"

    "그게 아니고 이런 소속은 처음 들어봐서 말입니다"

    "그러게 해군 편제도 제대로 모르는 놈들이 뭘 안다고 위수지역 어쩌고 하면서 날 잡냐고오~~!!!"

    "일단 저희는 규정대로 하는 거니까 이해해 주십시오."

    "규정? 육군 규정이겠지. 해군엔 위수지역이란 게 없다고오!!! 됐고... 간부나 빨리 불러와"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불렀다던 간부는 코빼기도 안 보임.

    슬슬 인내심에 한계가 오기 시작함.

    그래서 나의 분노를 더 확실하게 어필하고자 진짜 해서는 안 될 막말을 하리라 다짐하고 용기내어 소리침.


    "야!!! 간부 안 오냐?"

    "아 그게... 아까 불렀는데 어딜 가셨는지 아직 안 오셨습니다."

    "그럼 어떡할까? 그냥 무작정 여기서 기다릴까?"


    내가 "야"라고 무시무시한 막말을 하자 헌병놈이 무척 당황한 것 같음.


    "아... 그게... 죄송합니다만 소속부대 전화번호를 알려 주시겠습니까?"

    "전화번호는 뭐 할라고?"

    "저희가 전화를 걸어서 확인 후에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 그냥 내가 직접 전화해서 바꿔줄게"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결국 우리배 당직사관한테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함.

    당직사관도 위수지역이란 말을 처음 들어보는지라 꽤 황당해 함.

    헌병놈이 당직사관이랑 통화하더니 얼굴이 벌개져서는 미안하다고 함.

    그리고 나를 잡았던 일병놈이랑 둘이서 속초행 시외버스를  잡아 줌.

    하지만 이대로 순순이 버스에 올라타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음.

    버스 출입문이 열리고 일병놈이 검문을 마친 후에 병장의 안내에 따라 버스에 탔음.

    그리고 올라 타타 말고 졸라 큰 소리로 외쳤음.


    "사람을 잡으려면 뭘 좀 똑바로 알고 잡으란 말이야!!! 자네들 때문에 이게 뭔가?"


    이렇게 나는 수많은 승객들에게 그 헌병들이 나한테 뭔가 큰 실수를 했다는 암시를 줬고

    동시에 국제신사인 해군 하사로서 나의 품위를 높이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정신승리를 하며 집으로 향했음.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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