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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l_611050
    작성자 : 발가락10개
    추천 : 27
    조회수 : 47151
    IP : 220.120.***.92
    댓글 : 40개
    등록시간 : 2015/05/17 18:35:55
    http://todayhumor.com/?lol_611050 모바일
    안녕하세요 ㅎㅎ롤고소후기입니다 (사이다글아니에요, 긴글주의!)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23살 여징어입니다.
    바로시작할게요 ㅋㅋ
     
    때는 4월 5일이었습니다(두둥!!)
    저녁밥먹고 열심히 랭겜을 하고 있었고 대망의 막판ㅋㅋ이었는데요
     
    픽창에서부터 어떤 애가 제 이름을 부르면서 욕을하는거에요
    (저는 닉네임이 제 실명입니다..그리고 여자지만 남자이름입니다 ㅜ)
     
    그래서 이유를 물어봤죠 ㅋㅋ너왜나한테욕하니? 라고하니까
    그냥 마음에 안든다 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무시하고 다른사람들과 픽을 어떻게 할지 정하던 그 순간
     
    그 수뤠기가 패드립을 시전하더군요 ㅋㅋ
    뭐 제 이름이 성진이라면 성진이애미*** 이런식으로요
     
    저는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좋아하는 마마걸이기 때문에 피꺼솟 상태가 되었고
    그만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를 시전했습니다
     
    절대 굴복하지 않더라구요 ㅋㅋ게임이 여차저차 시작되었고
    게임 하는 내내 그리고 게임이 다 끝난 후에도 욕을 하더라구요
     
    증거사진 12장 중에 귀찮으니 한장만 첨부합니다. 욕은 가리지 않았어요.
    untitled.png
     
    저게 사실 가장 약한 욕이었어요 ㅋㅋ 저뒤로 고소하겠다하니
    고소하라며 자기 집에 돈이 많으니까 합의금 원하는대로 주겠댑니다.
     
    그래서 부들부들하면서 다음날 12장의 캡쳐본을 컬러프린트로 예쁘게 뽑아서 경찰서로 달려갔습니다.
    고소장쓰고 담당형사님과 얘기를 하는데 저한테 고소하지말라 하더군요
    어차피 해봤자 처벌받지도 않고 아이들이 하는 장난인데 뭘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냐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시대의 똥고집이기에 고소장 안받아주면 안나간다고했어요.
     
    처벌받고 안받고를 떠나서 나는 얘가 나에게 사과하는걸 듣고싶다 라고 하니 그때서야 해주시더군요.
     
     
    그렇게 고소장이 받아들여지고 밖에 나와 엄마께 전화를 걸어 게임상에서 엄마욕을 한애를 고소했다 하니
    엄마가 뭐라고 욕했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제 이름이 성진이라면 (죄송합니다 성진님들)
    성진이애미애미 거리면서 욕했다고만 하니까 엄마가 성진이애미 맞는말인데 왜 고소하녜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ㅠㅠㅠ
     
    시간이지나 5월 14일이 됐습니다.
     
    형사님께 전화가왔어요. 가해자 부모님께서 저랑 통화를 하고 싶어한다구요.
    제번호를 알려드리라고했고 바로 전화가 왔지만 저는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고 싶어 문자로 대화하자고 했습니다.
     
    가해자 아버님께서 17살 먹은 아들이 게임상에서 욕을 했다고 들었다. 정말 죄송하다 하시며 합의를 부탁하셨습니다.
    저는 아버님의 사과가 아니라 가해자의 사과를 듣고싶고 반성문을 받고싶다고 했습니다.
     
    또 가해자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을 시에는 합의는 절대 하지않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아버님께서..문자로 그러시더라구요
     
    자기가 일용직 노동자라 새벽에 나와서 저녁에 들어간다고 그래서 애를 많이 못돌봐줘서 생긴일이라구요..
    다 자기 잘못이니 한번만 용서해달라고 ..아이가 집에 혼자있다보니 게임중독에 걸려서 안그래도 센터에 데려가려고 하셨대요
    그런데 이 일이 터져서 이번엔 정말 센터에 데려가시겠노라고..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도록 잘 교육시키시겠다며 장문의 카톡을 보내셨어요.
     
    여기서부터 마음이 좀 뒤숭숭했지만 그래도 쎄게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합의금은 50만원 생각하고 있고 아들분한테는 전화로 사과하고
    반성문을 달라고했습니다.
     
    반성문은 실명이 거론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20150514_225628.jpg
     
    전화로 왜 욕했냐 물어보니 그냥 했댑니다.
    나한테 욕한거 기억나냐 했더니 기억안난댑니다.
    애가 울고있었어요 저한테 미안한거보단 아버지께 많이 혼난 것 같았습니다.
    울면서 죄송합니다만 연발하더라구요.
     
    그래서 애한테 그랬어요. 나말고도 다른 사람이 너를 고소했을 수 있다. 앞으로도 그럴 수있다.
    너의 사과와 반성문은 받았지만 나는 이게 진심인지 모르겠기에 좀 더 고민을 해보겠고 나머지 일은 너희 아버지와 말을하겠다 했습니다.
     
    반성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자신의 불우한 환경??에 대해서 많이 써놨어요.
    꼭 예전의 저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라 마음이 상당히 안좋았어요.
     
    저도 학창시절 집안사정이 좋지않아 서든어택에 중독되어있었거든요..밤을새워고민하고
    다음날 일하는 학원으로 나가 가해자 학생과 동갑인 아이들에게 이 일에대해서 물어봤습니다.
     
    아이들 중 한명이 저에게 '선생님께서 나쁜 아이는 어른들이 기회를 안줘서 생기는 거라고 했잖아요'라고 예전에 제가했던말을
    해주더라구요.
     
    그리고 일이 끝난 뒤 엄마께 전화걸어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니
    저에게 아들이아니라 가해자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집안사정도 어렵고 사랑도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아이에게
    사회의 무서움까지 벌써부터 알게하려는 것이냐며 엄마는 오히려 저를 타박하셨어요.
    그리고 합의금도 받지말고 가해자 아버지께 전화를 걸어 합의금 많이 줬다고 가해자에게 거짓말을 해달라고
    그게 바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하셨습니다ㅋㅋㅋㅋㅋ..ㅠㅠ
     
    아이들 얘기와 엄마얘기를 들어보니 게임에서 욕하는 건 갱생의 여지가 있을거 같아 그냥 용서를..해주기로했습니다 ㅋㅋ
    가해자 아버지께 전화를 걸어 합의금을 받지않고 합의를 해드리겠다. 그리고 그 돈으로 아이를 센터에 데려가길 바란다.
    아이에겐 합의금을 줬다고 말해달라고 얘기를하니
    우셨습니다..ㅋㅋ합의금때문에 대출을 받으려고 이곳저곳 알아보고 계셨대요.
     
    하루벌어서 하루먹는 가정이라 모아둔 돈도 없고 빌릴 사람도 없어서 너무 막막했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감사하다며 내일 하루 번거라도 보내주신다며 저에게 계좌를 달라고했지만
    저는 그냥 안받겠다고했어요.
     
     
     
    내일 고소 취소장 쓰러갑니다. 사이다 글은아니지만 이상하게 기분은 답답하지 않네요. 오히려 합의금 받으려 했을때보다 좋아요.
    제 선택이 잘된 거고 가해자 학생도 이번일을 계기로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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