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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292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15
    조회수 : 1749
    IP : 1.240.***.12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6/03 12:25:13
    http://todayhumor.com/?panic_88292 모바일
    [장편, 스압] 등대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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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차.

    -----------------------------------------------------

     

    귓가에 갈매기 소리와 울리고, 눈을 뜨지도 않았는데 눈이 부시다. 파도 소리가 갈매기 소리와 어우러져 귀를 어지럽힌다. 나는 강렬한 햇빛을 손으로 가리며 눈을 떴다. 그러자 옆에서 목소리가, 언젠가 들었던 것 같은 그런 목소리가 들려 왔다.

    “일어났어요?”

    나는 명랑하게 느껴 지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궁금해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거기 모닥불 앞에 있는 소녀를 발견하고서는 나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아연이?”

    내 말을 들은 소녀는 잠시 멈칫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아연이……. 그게 누구죠?”

    “아니. 아무것도……. 그냥 내가 알던 사람이랑 착각해서…….”

    “음…….”

    소녀는 내 말을 듣더니 생각하는 듯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배배 꼰다.

    나는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아 앞에 있는 소녀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생머리에 그녀와 조금 닮은 것 같은 얼굴이기도 하지만 착각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나이도 열댓 살 정도로 보일 정도로 어려 보였다. 스물네 살로 나와 동갑이었던 그녀와 착각하다니……. 결정적으로 그녀는 더 이상 만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내가 왜 그런 착각을 했는지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는다.

    “저기요?”

    그렇게 생각하던 중, 나는 앞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반응했다.

    “어?”

    “저는 하늘이라고 해요. 오빠는요?”

    “아……. 나는 전태성.”

    “아. 이거 받아요. 잘 썼어요.”

    하늘이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라이터를 내밀었다. 아마 이 모닥불을 피우는 데 사용한 듯하다. 나는 하늘이에게 라이터를 받고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기에 그것에 대해 물었다.

    “여긴 대체 어디야? 무슨 일이…….”

    그러나 하늘이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 말을 채 가며 역으로 나에게 질문했다.

    “배가 침몰했던 거 기억 안 나세요?”

    “배?”

    “어제 배가 침몰해서 바다에 휩쓸려서 이쪽으로 떠밀려 왔는데……. 기억 안 나나요?”

    . 배가 침몰했었지……. 소녀의 말을 듣고야 대충 기억이 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살아 있다니…….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침몰 직전에 그냥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수면제까지 먹었었는데도  아 있다니 정말이지 운이 없다.

    “네?”

    “아니, 아무것도. 그래. 배가 침몰했었지.”

    “네. 근데 누구는 바다에 떠밀려 왔는데 일어나지도 않고, 다시 휩쓸려 갈까봐 여기까지 끌고 오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하늘이가 한 손으로 날 가리키며 질책하듯이 말하는 모습에 나는 일단 대충 사과하며 말했다.

    “아……. 미안. 근데 그럼 너도 배에 탔었어?”

    이 애가 나를 구한 건가? 그다지 내버려뒀어도 상관은 없었을 텐데…….

    내 말에 소녀가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말했다.

    “어? 못 보셨어요? 저는 몇 번이나 봤는데…….”

    배에서 있으면서 이 애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들으면서 모습이 익은 건가? 그래서 익숙하다고 생각한 걸 수도 있다. 그렇게 납득해도 이상하진 않겠지.

    나는 이 애를 배에서 본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렇게 대충 납득하고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 생각 하려했다. 그 때 소녀가 마치 내 생각을 들여다본 것처럼 말했다.

    “일단 저기로 갈까요?”

    소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 어깨 너머로 무언가 가리켰다. 나는 그에 따라 몸을 돌려 뒤를 바라봤다. 소녀가 가리킨 곳에는 언덕의 위해 흰색의 커다란 탑 같은 게 보였다. 나는 왜 그곳으로 가자는 건지 이해되지 않아 뒤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 ?”

    “등대에 가면 저기를 관리하는 사람이 있지 않겠어요?”

    등대인가?

    “그런가…….”

    내가 말끝을 흐리자 소녀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적어도 길 같은 거라도 찾을 수 있을 거 에요.”

    나는 소녀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보이는 건 저 등대를 제외하고는 모래사장, 나무, 바다뿐이니 저 등대로 가는 게 가장 옳을 것이다. 어차피 살아남은 목숨. 나를 살려 놓은 사람 앞에서 죽기도 그렇고, 어차피 알아볼 것도 있으니, 여기서 탈출하려면 저기로 가는 것이 좋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옷에 묻은 모래를 털어 내며 소녀에게 말했다.

    “그럼 가볼까?’

    “네.”

    소녀는 그렇게 대답하며 살며시 미소 지었다.

    “몇 살이야?”

    “열여섯이요.”

    소녀는 내 물음에 부담스럽게도 눈을 마주치며 대답했다. 나는 시선을 피해 정면을 바라보았지만, 소녀는 용케도 숲 속을 뒤로 걸어가며 대답했다.

    “그럼 중학생인가?”

    “네. 오빠는 몇 살이에요?”

    “스물넷.”

    소녀는 몸을 돌려 앞장 서 나가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럼 대학생인가요?”

    “뭐. 그렇지.”

    내 대답을 들은 소녀는 생각을 하는 듯 말을 멈춘 채 천천히 걸어간다. 나는 그에 맞춰 걸음을 조금 늦추었다.

    “그럼 어디 대학교인가요?”

    “그냥 x.”

    나는 무슨 질문이 나올지 대충 예상했고, 게다가 그렇게 좋은 대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 그것에 자부심도 없었기에 가볍게 대답했지만, 소녀는 내 예상과는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다.

    “진짜요?”

    “어……. 그런데?’

    “저희 언니도 그 대학 다녔거든요.”

    “그래?”

    다녔었다는 건 지금은 졸업을 한 걸까? 어차피 나랑은 관계없겠지. 한 학교에 있는 인원만 몇 천 명인데, 내가 아는 사람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도 그곳에서 관심이 있었던 건 그녀를 포함해 단 몇 명뿐이니까, 게다가 그녀에게 형제관계가 있다는 소리는 없었으니, 이 애가 말하는 사람은 그녀가 아닐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 알리도, 관심도 없다.

    내 무미건조한 반응이 맘에 안 드는 건지 소녀는 화제를 돌렸다.

    “오빠는 왜 그곳에 가려고 했나요?”

    “그 곳?”

    내가 갑작스럽게 나타난 애매한 표현에 의문을 표하자, 하늘이가 설명을 덧붙였다.

    “그 섬이요. 배의 목적지였던.”

    “…….”

    나는 그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소녀는 내가 간단한 대답조차도 하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생머리가 머리를 따라서 기울어진다. 나는 소녀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고는 대답하지 않으면 더 귀찮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대충이나마 대답했다.

    “뭣 좀 알아볼 게 있어서.”

    “뭐를요?”

    나는 소녀의 질문에 회피하고자 대답한 거였지만, 소녀는 집요하게 물어왔다. 나는 그것에 대해 더 말하고 싶지 않았기에 대답을 유보시켰다.

    “글쎄.”

    “흐음…….”

    소녀는 내 태도가 불만인 듯 미간을 살며시 찌푸렸지만, 더 이상 그것에 대해 묻지는 않았다.

    그렇게 별다른 대화 없이 등대를 향해 걸어가는데 하늘이가 별안간 등대 방향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기! 저 등대 쪽에 사람이에요!”

    사람?

    나는 하늘이의 말을 듣고는 살짝 내리깔았던 시선을 들어 등대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편한 복장에 카메라를 든 남자가 길을 따라 등대로 가는 것이 보였다.

     

    --------------------------------------

     

    잔잔한 파도소리와 새하얀 모래사장, 더없이 맑은 하늘위로 솜사탕 같은 구름들이 떠다니고, 따뜻한 햇살이 나를 감싼다. 어제의 그 먹구름과 폭풍우가 지나갔다고는 상상도 안 될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다. 사진이 취미인 나로서는 이런 경치를 본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겠지만, 나는 두 가지 사실로 인해 그다지 기분이 좋지 못했다.

    첫째는 일어나서 발견한 내 소중한 카메라가 고장나있다는 것과 둘째는…….

    내가 깨어난 곳이 어딘지 모르는 해안가이며 주변에 보이는 문명의 흔적이라고는 저 멀리 등대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몸도 조금 으슬으슬한 게 감기기운이 도는 것 같다. 밤에 돌아다니는 건 위험할 것 같기에 그냥 해변에 누워 잤던 탓인 듯하다.

    나는 어젯밤 벗어 던졌던 옷에 묻은 모래를 대충 털고서는 몸에 걸쳐 입었다. 햇빛 덕에 옷은 완전히 말라 있어 다행이다.

    나는 그나마 멀쩡한 시계와 고장 난 카메라를 손에 들고는 등대를 향해 걸어갔다.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나간다. 배고프다. 생각해보니 어제 점심 이후로 먹은 게 없다. 목이 마르다. 소금기가 섞인 바람이 나를 더 목마르게 한다. 20분 쯤 걸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등대 앞이다. 다행히 나의 생각대로 한쪽으로는 길이 나있고 등대의 주위엔 벽과 철문으로 둘러져 있다. 나는 일단 등대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문으로 다가갔다.

    나는 내 예상보다도 큰 등대의 크기에 압도되어 그 앞에 멈춰 섰다. 높이가 높기도 했지만 그 밖에 넓이 자체도 소형빌딩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대 주위로 둘러져 있는 꽤나 높은 담장과 철문은 나의 걸음을 멈추게 하기엔 충분했다.

    여기를 들어가도 되는 걸까?

    그러나 나는 어차피 잠시 쉬기 위해서라도 그곳에 들어가야 했기에 철문으로 다가가 그것을 밀었다.

    “저기요!”

    그 때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들은 나는 내딛던 걸음을 멈추고는 문을 잡은 채 뒤로 몸을 돌렸다.

    내가 몸을 돌려 바라본 곳엔 중학생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달려오고 있었다. 그 여자아이도 내가 뒤돈 것을 봤는지 머리위로 팔을 흔들며 다시 한 번 소리쳤다.

    “저기요!”

    나는 나를 부르는 건지 확인하기 위해 한 손으로 나를 가리켰고, 여자아이는 그에 긍정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소녀는 내 앞에 도착했고, 나는 달려온 그 소녀를 위해 떠오르는 궁금증들을 참으며 소녀가 호흡을 가다듬는 것을 기다렸다. 소녀는 자리에 멈춰 서고는 상체를 약간 숙인 채로 호흡을 고르더니 이내 상체를 꼿꼿하게 펴고는 크게 심호흡 하더니 말했다.

    “후읍……. 하아……. 안녕하세요?”

    “어. 그래. 안녕.”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아시나요?”

    나는 순간적으로 내가 할 질 문중 하나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을 느꼈다. 이 소녀가 나에게 길을 물었다는 건 나와 같은 처지라는 것이니까.

    “아니, 나도 잘 모르는데.”

    “그런가요…….”

    이 애도 나와 같은 배에 타고 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입을 열려는 찰나 소녀가 내 목에 걸려있는 카메라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어제 배에서 사진 찍으시던 분이군요?”

    나는 그에 당황하여 어물거리며 대답했다.

    “어……. 너도 배에 탔었나?”

    나는 말하려던 것을 빼앗긴 것에 당황하여 약간 이상하게 질문했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그러니까 알고 있지 않을까요?”

    소녀는 나의 질문에 답하고는 살며시 미소 지었다. 그 모습에 살짝 민망해진 나는 말을 돌리기 위해 질문했다.

    “아. 그렇지. 넌 이름이 뭐니?”

    “아. 아직 이름도 말 안했네요. 저는 진하늘이고 이쪽은……. ?”

    하늘이는 나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는 고개를 옆으로 자연스럽게 돌리다가 그대로 굳었다. 그리고는 당황한 듯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주위를 둘러보다가 뒤를 돌아보고서야 안심한 듯 말했다.

    “아. 저기 있네요. 저기 저 분은 전태성이라고해요.”

    내가 하늘이의 시선을 따라 뒤를 보자, 숨을 헐떡이며 천천히 걸어오는 남자 전태성이 보였다. 저 남자는 배에서 본 기억이 난다. 내가 사진을 찍을 때, 곧잘 난간으로 나와 밖을 보던 남자다.

    “둘은 원래 아는 사이야?”

    “아뇨?”

    하늘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하나 덧붙였다.

    “그럼 어떻게 같이 온 건데?”

    “아. 어젯밤에 만났다고 해야 될까요? 저랑 같이 휩쓸려 왔었거든요. 그래서 쓰러져 있길래 구했었거든요.”

    나는 소녀의 말에 왠지 역할이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헐떡이며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을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그래?”

    “네?”

    “아니, 아무것도 나는 이호철이라고 하는데, 아까 날 부른 건 왜 부른 거야?”

    “그러니까……. 어…….”

    하늘이는 내 말에 무언가를 떠올리려는 건지 생각하는 건지 당황한 듯한 몸짓을 보이며 횡설수설 말하기 시작했다.

    “등대로 들어가려고 하시길래 등대에 사시는, 아니 관리하시는 분인 줄 알고 길을 물을까 해서요. 등대에 사실 리가 없죠. 하하.”

    “음. 근데 나도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 입장이라서. 등대는 안에 뭔가 있을까 해서 들어가려던 거였는데.”

    “그런가요……?”


    ---------------------------------------

     

    소녀가 갑자기 뛰어가는 바람에 나도 소녀를 따라서 엉겁결에 뛰었지만, 나는 얼마 쫓지 못하고 숨을 헐떡이며 걸었다. 하지만 소녀는 지치지도 않는지, 그대로 달려가서는 그다지 힘든 기색도 없이 남자와 대화를 나눈다.

    나는 그쪽 상황에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았기에 천천히 걸어서 그쪽으로 다가갔다. 다만 하늘이의 표정으로 추측되기로는 일이 잘 풀린 것 같지는 않았다.

    “……. 등대는 안에 뭔가 있을까 해서 들어가려던 거였는데.”

    “그런가요……?”

    무슨 이야기지?

    이야기를 중간부터 듣게 된 나는 둘의 대화를 듣고서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물어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심호흡을 하고서 말했다.

    “안에 뭔가 있습니까?”

    “아뇨. 아직 들어가 보질 않아서요.”

    “아. 여기 이 분은 이호철이라고 하고, 저희랑 같은 배에 탔었다는 데……. 기억나요?”

    나는 그제야 그 남자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검은색 바지에 체크무늬 남방, 운동화. 그다지 기억에 남는 게 없는데……. 배에 탔을 때부터 남들에게 관심이 없었으니 기억하는 게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를 보다가 나는 그의 손에 들려져 있는 카메라를 보고는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카메라?”

    “오빠도 기억나요?”

    소녀는 그를 기억하는 듯 나에게 물었다. 나는 그 카메라 덕에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장면을 떠올리며 말했다.

    “배에서 떨어질 뻔 했던…….”

    “아하하……. 그런 일도 있었죠? 일단 그건 넘어가고,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호철은 민망한 듯 재빨리 내 말을 끊고선 말을 돌렸다. 하늘이는 그 모습에 숨죽여 웃는다.

    “길을 찾으려고 이쪽으로 왔는데……. 길을 딱히 보이지 않네요.”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이호철에게 대답했다. 아닌 게 아니라 주위에 보이는 건 등대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던 길도 우리가 들어온 숲길 뿐. 바다로 이어진 그 길 이외에는 여기에 있는 저 등대 뿐이다. 이호철은 내 말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대답했다.

    “그럼 저와 같이 등대로 가보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말을 듣고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묘한 거부감을 느꼈으나 거절할 이유가 마땅히 없었기에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예……. 뭐…….”

    “그럼 가죠.”

    그는 간단히 말하고는 몸을 돌려 등대로 앞장서 걸어갔다. 나는 거리낌 없이 등대로 걸어가는 그를 특이하게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유 없이 그에게, 아니 이 등대에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는 그의 뒤를 쫓았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등대로 가는 게 당연하려나. 여기서 아무것도 못 찾는다 하더라고 손해랄 건 없으며 오히려 사람의 흔적이라도 찾는다면 길을 찾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등대의 앞에 도착하고야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알아차렸다. 코끝을 찌르는 묘한 악취가 등대의 문 앞에 도착하자 명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 잠깐…….”

    나는 문손잡이를 잡아당기는 그를 보고는 말리려 했지만, 문 틈 사이로 보인 광경에 뒷말을 잇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죽음의 공포가 나를 휘감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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