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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298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19
    조회수 : 1188
    IP : 1.240.***.12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6/06/03 17:03:20
    http://todayhumor.com/?panic_88298 모바일
    [장편, 스압] 등대 3화.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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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http://todayhumor.com/?panic_88291

    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2

    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3

    ---------

     

    웃고 있다고? 그게 무슨... 

    나는 그의 말에 아까의 기억을 떠올려보았지만 잘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흔들었다. 분명히 그 안을 제대로 봤던 것 같지만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가장 가까이에서 본 그 남자도 보지 못한 것 같고 전태성의 말이 사실일까?

    아니, 아니. 확인해보면 알 수 있겠지. 확인하면 된다. 굳이 그걸 하기 싫다고 회피하려고 하다니, 애도 아니고.

    “제가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문으로 다가갔다. 땀으로 가득 찬 손을 문손잡이에 얹고서는 심호흡을 한 후, 숨을 멈추고는 잡아당겼다.

    그 남자 때문인지 사체더미가 파헤쳐져 있고, 떨어져 있는 머리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피눈물을 흘리는 두 눈과 내 눈이 마주친다.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며, 그 얼굴을 마주 봤다.

    전태성의 말을 듣고 나서 그런지 정말로 그녀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는 시체로 천천히 다가갔다. 몇 걸음 되지도 않는 거리지만 그 몇 걸음이 너무나도 멀어 보인다.

    제기랄. 내가 오는 게 아니었는데… 뒤늦게 후회가 사무친다. 피비린내와 시체 특유의 악취 때문에 숨쉬기마저 힘들어진다.

    결국 수십 걸음 같았던 몇 걸음 만에 그 시체 더미 앞에 도착했다. 나는 그녀의 얼굴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그 머리를 살짝 당겨 얼굴을 살폈다. 전태성의 말대로… 하얀색의 MP3가 그녀의 입속에 물려져 있다. 나는 조심스럽게 시체의 턱과 이마를 살짝 눌러 입을 벌리고는 MP3를 집어 들었다. 유난히 깨끗한, 시체 더미와 함께 있었다고 하기엔 유난히 깨끗한 모습의 하얀색 MP3를 집어 들고는 나는 재빨리 밖으로 뛰쳐나와 문을 닫았다. 안에서 내가 뛰쳐나오는 걸 봤는지 중년인이 내 쪽으로 다가와 물었다.

    “안에는 왜 들어간 건가?”

    나는 그의 말에 MP3를 들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 여자의 입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아마도 MP3같은데 무언가 메시지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흠…….”

    MP3의 전원버튼을 누르자 액정에 불이 들어온다. 대충 전태성과 다른 이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자, 짧은 부팅이 끝나고 화면이 들어온다. 내용물은 파일 하나.

    1일차….”

    나는 그 파일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재생시켰다. 그러자 지직거리는 노이즈가 잠시 동안 들리더니, 중저음의 조잡한 기계음으로 된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 . 들리나?]

     

    ------

     

    [좋아. 된 것 같군. . 등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런 미쳐버릴 듯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그 말투에 어이가 없어진 나는 그저 헛웃음을 뱉었다.

    “하하…….”

    “이게 무슨…….”

    [이 메시지를 듣고 있다면 대충 상황 파악이 됐을 텐데, 맞나?]

    비록 기계음으로 억양의 고저를 없앴으나 장난스런 말투가 여기까지 느껴졌다. 그런 부조화가 내 머릿속에 혼란을 가속시킨다. 그런데 파악은 무슨…….

    그나마 내가 알 수 있는 건 단 두 가지 사실 뿐이었다. 첫째는 여기 모두가 배에 탔었다는 것. 둘째는 그 중 여자 한 명이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무척이나 참혹한 모습으로…….

    이런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MP3에서는 음성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혹시나 파악을 못한 사람을 위해 알려줄게. 나는 친절하니까 말야.]

    친절은 무슨 사람을 죽인 걸로도 모자라 그런 꼴로 만든 주제에 이제 와서 신사 행세를 하는 건가?

    [매일 밤. 한명이 죽을 거야. 모두가 죽기 전에 나를 찾아죽이면 너희의 승리. 찾지 못한다면 당연하겠지만 너희의 패배. , 죽음이지. 음…. 간단하지?]

    나는 그 음성 파일에서 너무나도 가볍게 튀어나온 죽음이라는 단어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죽음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아는 나로서는 죽음을 그렇게 간단하게 거론하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성 파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나는 분노를 억지로 찍어 누르며 나머지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 머리를 쓰면 살 수 있을지도?]

    “시발.”

    나는 순간적으로 입으로 욕지거리를 뱉었다.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mp3로 손을 뻗어 그걸 던져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화풀이 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가까스로 참아냈지만…….

    자꾸만 이 목소리의 주인을 죽이고 싶다는 살인 충동이 들었기에 스스로가 당황스러웠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모든 걸 잃은 내가 살인 충동을 느낀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나 스스로를 당황시키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당황스러움이 내 화를 가라앉히지는 않았다.

     

    -------

     

    [. 머리를 쓰면 살 수 있을지도?]

    “시발.”

    나는 전태성이 욕하는 것에 고개를 들었지만, 이내 다시 mp3에 집중했다.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 이 상황에서 욕을 안 나오는 게 더 이상하겠지. 그것보단 머리를 쓰면 살 수 있다는 건….

    게임이라도 하자는 걸까?

    나는 방금 전 그 말이 머리를 써서 자신을 빨리 찾으라는 건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살 방도가 있다는 말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어 뒤이어 나올 말에 집중했다. 그러나 뒤의 내용은 이미 다른 화제로 넘어간 뒤였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 거지만 섣불리 등대 밖으로 나갈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어차피 나가봤자 섬 안이고, 두 시이후로 풀려날 맹수들을 맨손으로 때려잡을게 아니라면 그 담장 안에 틀어박혀 있는 걸 추천할게.]

    밖에 있는 철창은 그래서 있는 거였나.

    지금 시간은 12시…. MP3의 말이 사실이라면 두 시간 후 등대에서 빠져나가는 건 자살행위다. 그 말을 거짓말로 치부하고 싶지만, 등대 안의 참상이 자꾸만 떠오른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탈출을 일단 배제하고 지금 상황을 정리했다. 등대 밖엔 맹수들이 있고, 안쪽에는 살인마가 있을 수도 있다.

    살인마는 시체와 메시지를 남기며 자신을 찾아서 죽이라고 했다. 우리가 등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데 범인을 찾으라는 건 이 등대 안에 범인이 있다는 거겠지. 그리고 그 다음에 머리를 쓰면 살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은 지나가듯이 한 말이었지만, 굳이 따로 이렇게 말한 건 두 가지가 별개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머리를 쓰면 살 수 있다.

    [...... 설마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밖으로 나가진 않겠지? 아무튼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

    마지막으로 MP3의 장난스러운 말투와 함께 지직  거리는 노이즈가 여운을 남기 듯 울리더니 파일의 재생이 끝났다. 그 파일이 끝나자마자, 내 앞의 전태성이 고개를 숙이고는 머리를 두 손으로 쥔 채 중얼거렸다.

    “미친...”

    평소라면 저딴 말은 무시했겠지만, 등대 안의 참혹한 광경을 보고 난 지금은 함부로 그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일단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밖에 맹수가 있는지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MP3의 음성을 무시해서 좋을 것은 없겠지.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는 고개를 들어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전태성은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두 손으로 붙잡고 있었고, 김주성은 수심에 빠진 표정이었다.

    다른 둘은 어디에 있는 거지?

    고개를 돌리자 김재영은 아까 그 자리에 실신해있었고, 그 옆을 하늘이가 지키고 있었다. 차라리 저 모습이 더 나아 보였다. 방금 그 음성을 같이 들었다면, 무슨 난리를 피울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중년인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 질문에 중년인은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뜸을 들이더니 생각이 정리된 듯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하아. 일단은 믿을 수밖에 없겠지.”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나는 말끝을 흐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한 가지가 떠올라 중년인에게 물었다.

    “저기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그러고 보니 통성명도 못했군. 나는 김주성이고, 저기 저 친구는 김재영일세. 아침에 이쪽으로 오다가 만났지.”

    “저는 이호철. 이 남자는 전태성이고. 여자애는 아마 하늘이라고 했었죠. 저희 셋은 여기서 만났고, 셋 모두 배에 탔었습니다.”

    나는 간단하게 이름들만 이야기하며 각자의 소개를 마쳤다. 그리고는 김주성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나 말고 자네의 생각은?”

    “등대 안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 시체의 처리는... 어떻게 할 텐가?”

    김주성이 생각을 하는 듯 머리를 짚으며, 뜸을 들이며 말했다.

    “등대 안에 있으려면 어찌 되었건 치워야겠죠.”

    “흐음.”

    “뭐. 결정은 결국 저 남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만.”

    나는 김재영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고, 김주성도 그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결정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책임을 보류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 대한 책임 자체가 우리에겐 없었다. 괜히 나섰다간 그거야말로 해서는 안 될 주제 넘는 짓일 뿐이었다.

    김주성은 내 말을 듣고는 실신해있는 김재영에게 다가가 그를 깨웠다.

    “일어나게. 자네. 일어나보게나.”

    “누구야!”

    김재영은 일어나자마자 김주성의 손을 뿌리치며 소리쳤다. 김주성은 그 행동에 살짝 뒤로 물러나며 그를 진정시켰다.

    “진정해. 나야. . 김주성. 기억나지?”

    “아…. 죄송합니다.”

    김재영은 김주성을 알아보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사과했다. 그러자 김주성은 그에게 상황을 자초지종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듣는 김재영은 아까의 그것이 떠올랐는지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어떻게 하겠나?”

    “…….”

    김재영은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김주성은 그런 그를 보며 달래듯 말을 이었다.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 하지 않겠나.”

    “하아…. 시발.”

    그는 김주성의 말이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았는지 두 손을 모아 얼굴에 대고는 싶은 한숨과 함께 욕을 뱉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동정심을 느끼며 동시에 지금 내가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으나, 어쩔 수 없다고 자위하며 그 감정들을 억눌렀다.

    “끄읍. 큽…. 하아. 하…….”

    그는 마치 흐느끼듯이 떨리는 음성으로 심호흡했다. 나에겐 그런 그의 모습이 등대 안의 그녀의 죽음을 부정하고 싶은 것처럼 느껴졌다. 조금은 길게 느껴졌던 그의 흐느낌 같았던 호흡이 끝나고, 멈춰버린 듯한 그의 모습에 김주성이 재차 말을 걸려고 했지만, 김재영이 두 손을 얼굴에서 떼어내며, 대답했다.

    “예. 그렇겠죠….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감정이 다시 격해지는 듯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소리와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결국 말을 끝 맺지 못하고 고개를 도로 숙였다.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남아있는 시간과 현재 상황이라는 압박감에 그런 감정들을 전부 억누른 채 무뚝뚝한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

    “안에 있는 시체의 처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당탕!

    내 말이 끝나자마자 김재영이 나에게 달려들어 내 멱살을 쥐어 올렸고, 울분을 토하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

    “재영이! 진정해.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지 않은가!”

    김주성이 다가와 김재영을 말렸지만, 중년인인 그로서는 다부진 체격의 김재영을 말릴 재간이 없었다. 그리고 그는 그저 침묵을 지키며 붉어진 눈시울로 나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 상황 속에서 분노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동정심과 미안함 만을 느꼈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냉정하게 그에게 말했다.

    “어차피 정해야 합니다. 저렇게 계속 내버려 둘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큭!”

    그렇게 나의 멱살을 쥐고 나를 노려보던 김재영은 내 말을 듣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보던 눈빛이 흔들리더니, 이내 씁쓸한 빛이 눈 안에 감돌고, 내 멱살을 쥐었던 손을 놓았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 . 태웁시다.”

    “예?”

    “화장 시키는 게 그나마 낫겠군.”

    김재영은 씹어내듯이 말했다.

    태워버린다. 그러는 게 제일 나으려나. 묻는 방법도 있긴 하겠지만. 묻는 것 자체도 이래저래 문제가 있겠지.

     

    잠시 후, 김재영, 김주성을 포함해 나까지 셋은 전태성과 하늘이를 잠시 다른 곳으로 보내고, 남아있는 셋이서 등대의 시체 처리를 시작했다. 땅을 살짝 파내어 구덩이를 만들고 그곳에 장작을 쌓아 불을 놓고, 그 구덩이 안으로 시체 조각을 쏟아 붓는 방식이었다. 아무도 시신을 화장하는 법을 알고 있지는 않았기에 일단은 그런 방식으로 하게 되었다.

    나는 입고 있던 남방을 버리는 셈 치기로 하고, 안에 입은 흰색 반팔 티만 입은 채, 남방에 시체 조각들을 두 손으로 옮겨 담은 뒤, 남방으로 그것들을 대충 싸서 집어 들었다.

    미처 제대로 굳지 못한 피가 남방으로 스며들어 핏방울들이 땅바닥으로 툭툭 떨어져 내렸고, 시체조각들이 서로 부딪치며 철벅이는 끈적한 소리가 귓가를 울렸고, 남방 안쪽에서 피 냄새와 시체 썩은 내가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심지어 시체조각 사이로 나를 찔러대는 뼛조각까지.

    나는 몇 번이고, 토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으나, 그것을 억누른 채 밖으로 나갔다. 김주성이 대충 피워 놓은 불 앞에 다가가 시체 조각들을 불 속으로 쏟아 부었다. 시체 조각들이 서로 부딪치며 철벅이는 소리와 함께 불 속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치직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흰색 연기와 메케한 냄새가 올라온다. 냄새 때문에 고개를 돌리자, 김재영이 그런 불꽃 너머를 초점을 잃은 공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옆에서 저런 식으로 죽어나간다면 나도 저렇게 될까.

    아니, 그런 걸 고민할 때가 아니다 당장 오늘밤에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판이다. 최대한 빨리 범인 녀석을 찾아내야한다.

    나는 김재영을 내버려두고 다시 등대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 대충 안쪽에 피를 닦아냈지만, 아직 피 냄새와 시체의 냄새가 안에서 진동했다. 이곳에 일분 일초라도 더 있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곳에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나는 안쪽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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