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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337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14
    조회수 : 1266
    IP : 1.240.***.12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6/05 10:56:37
    http://todayhumor.com/?panic_88337 모바일
    [장편, 스압] 등대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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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http://todayhumor.com/?panic_88291

    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2

    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3

    3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8


    -------

     

    “어! 내려갈게!”

    “네!”

    두 명의 여자 목소리가 등대 안을 울렸다. 이런 모습을 보면 마치 일은 둘이 다 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빈손으로 계단을 내려가는 소녀를 뒤따라 2층에서 찾은 계산기와 지도를 가지고 내려갔다.

    잠시 후, 위에서 계단을 내려오는 신발 소리가 들렸다. 아까 얼핏 들었던 하이힐 소리가 나지는 않았다. 하이힐을 벗은 건가?

    어느새 위에서 내려온 남자가 내려왔다. 손에는 공구상자를 들고 있었고, 뒤를 따라온 여자의 손에는 007가방이 보였다. 남자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래층엔 뭐가 있었습니까?”

    “지도랑 펜, , 계산기 정도... 그쪽은 그 공구 상자랑 그 007가방인가요?”

    “거기에, 저 슬리퍼랑, 다이어리, 노트. 그리고... . 쪽지도 하나 있습니다.”

    남자가 주머니를 뒤지더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쪽지 모양으로 접혀있는 종이였다. MP3가 있는데 굳이 쪽지를 남긴 이유가 뭐지? MP3로도 충분히 전할 수 있었을 텐데.

    “안은 보셨나요?”

    “그냥 수식만 적혀져 있습니다. 아마 저 가방을 열 암호 같은데,..”

    남자는 뒤에 있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놀라서 물었다.

    “암호요? 가방이 잠겨져 있나요?”

    “예... .”

    남자는 내 눈을 피하며 말끝을 흐렸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여자도 아까 그렇게 까칠해 보이던 모습과는 달리 어색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일단 그것보단...

    “대충 해서 열 수는 없었나요?”

    “아뇨. 이런 상황이라...”

    남자가 여자에게 가방을 받아 들어 손잡이 부분을 내 쪽으로 들어 올리고는 말했다. 007가방의 전자 기판에 53:18가 보였고, 위엔 작게 wait라고 빛난다.

    “한 시간에 한 번 입력이 가능한 것 같더군요.”

    ... 미쳤군.”

    “그래서 포기했습니다.”

    저렇게 해버리면 모든 숫자를 입력하는 건 불가능하다. 정말로 암호를 알아내야 하는 건가? 시간은... 어차피 다음 번 암호를 입력하기까지는 50분 가량 남아있나.

    “일단 모두 모여서 같이 생각해보죠.”

    “그럴까요. 그럼 제가...”

    남자는 내 말에 수긍하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하늘이도 별 말이 없는 걸 보면 상관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때 한지혜가 남자의 말을 끊었다.

    “잠깐만요. 그 아저씨만 부르죠. 남자는 조금 꺼려져서...”

    “예. 그러죠. 어차피 그 남자는 아직 내버려두는 편이 나을 테니까요.”

    “그러면 그 남자는 두고 아저씨만 데려오겠습니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여자와 나 그리고 소녀는 아까 있었던 ‘1-1’에 들어왔다. 하긴 김재영을 부르는 건 조금 그렇다. 아직은 내버려두는 편이 근데..

    “남자와 무슨 일 있었습니까?”

    “아뇨. 그런 건 아닌데... 분위기랄까. 조금 무서워서요.”

    “하긴...”

    그런 일을 겪었는데, 멀쩡할 리가 없지.

    “응? 그 남자한테 무슨 일 있었나요? ‘하긴’이라니, 그 남자는 가만히 일도 안하고, 그쵸? 무슨 일이 있었군요?”

    여자가 다가와 고개를 들이밀며 나에게 물었다. 나는 그 모습에 부담스러움과 압박감을 느껴 그녀에게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그... 그 남자가 시체와 아는 사람인 듯 했습니다. 아마... 연인이었거나 가족이었을 텐데...”

    “흐응... 그런가요?”

    “정확히는 이야기를 해보지 못해서 모르겠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건가? 남자는 왜 그걸 설명하지 않았지. 잠깐 그러면 이 여자는 왜 그 남자를 피하는 거지? 이 여자는 그가 난리 치는 모습도 보지 못했었을 텐데, 단순히 분위기 때문인 걸까.

    달칵.

    “어. 그래. 뭣 좀 알아냈나?”

    중년인이 먼저 문을 열고는 들어오며 말했다. 그의 말에 여자가 007가방을 흔들어 보이며 대답했다.

    “아뇨. 대신 이것저것 찾았어요.”

    “그럼 한 번 살펴보지.”

    중년인은 들어와 탁자 앞에 앉았다. 나는 탁자에 놓여진 가방과 쪽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나마 쓸모 있어 보이는 건 쪽지와 가방인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어서...”

    “이것 말하는 건가? . 이 수식의 답이 어떻게 되나?”

    중년인은 내 말에 쪽지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쪽지에는 ‘(4X12+18X8X20+4X13X12) + (4X14X12+3X12)’라고 적혀있었다. 소녀가 중년인이 들어 올린 쪽지를 보고는 계산기로 두드리더니 계산기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여기. 4260이에요.”

    “마침 4자리 수군. 여기 입력했던 게 이건가?”

    하지만... 가방이 열리지 않은 것을 생각한다면 저 숫자는 답이 아닐 것이다.

    “아뇨. 아직 그건 안 해봤어요. 타이머가 있어서 해보질 못 했거든요.”

    “그럼 그 전엔 뭘 입력했습니까?”

    왜 저걸 입력 안 한 거지? 다른 게 있었나?“

    ... 제 생일0321이요.”

    ......”

    차라리 0000을 입력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왠지 아까 처음 만났을 때에도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더니, 그래서였나보다. 그러나 여자는 뻔뻔한 얼굴로 말했다.

    “왜요? 불만 있어요?”

    “아뇨. ...”

     

    -----

     

    “자자. 진정하고. 이 책과 공책, 다이어리는 어떤가?”

    “책은 알파벳들이 이해할 수 없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공책은 애들이 쓰던 단어장 같던데요? 애 이름도 써져 있고 말입니다.”

    노트는 기초적인 영단어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겉표지의 구석엔 진아연이라는 이름과 3-4라고 적혀있었다. 책은 고급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내용을 알 수 없었다.

    “그 공구상자엔 뭐가 들어있나?”

    “아직 안 열어봤습니다. 제가 한 번 봐보죠.”

    나는 전태성이 들고 있는 책에서 시선을 떼고는, 옆에 내려놓았던 공구상자를 탁자 위에 올렸다. 의외로 가벼웠지만, 살짝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공구상자를 아주 조금 열었다.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 걸까. 공구상자의 안에는 피칠갑이 되어있는 실톱과 칼 같은 것들이 들어 있었고, 피에 절어있는 걸레가 같이 들어있었다.

    !

    나는 재빠르게 공구상자를 덮었다. 공구상자가 닫히며, 큰 소리가 났다. 거의 안을 확인하자마자 닫았지만, 그새 안으로부터 새어 나온 피냄새가 코를 찔렀다.

    “어제의 살인도구입니다. 딱히 뭐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크흠. 그렇구만.”

    나는 공구상자를 다시 바닥에 내려놓았다. 다시 돌아와 쪽지를 살폈다. 수식이라... 이걸 풀면 4260인데 그렇게 간단한 것이 답일까? 간단한 산수로 끝나는 게 답이라니. 아까 MP3의 음성에서 머리를 쓰라는 말을 떠올려보면 모순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안에 들어있는 것이 별 거 아닌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 별 거 아닌 것에 이런 비밀번호를 해놓을 이유가 있을까.

    “그. 그게 그렇게 간단한 암호일 것 같지는 않은데... .”

    전태성이 뒤에서 자신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나도 그의 생각엔 동의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 때 하늘이가 뒤에서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오. 그러면요?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나요?”

    “그건... 아니지만.”

    “자자. 어차피 밤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차분  차분 해보죠.”

    어차피 아직 3시다. 답을 입력할 기회는 충분하겠지. 수식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자, 왜 굳이 4X12같은 걸로 굳이 나누어 놓은 거지? 어차피 계산기가 있다. 수식으로 남긴 이유는 아마도 수식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일 거다.

    “그럼 그 노트 좀 봐봐요.”

    한지혜가 전태성의 손에 있던 노트를 뺏듯이 가져가며 휘리릭 넘긴다. 정말 막무가내다. 나는 다시 쪽지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거긴 뭐가 좀 있어 보이나요?”

    “음... 딱히 눈에 띄는 건 없는데요? 그냥 애들이 쓴 단어장 느낌인데...”

    한지혜가 말끝을 흐리며 책임을 전가하 듯 나에게 노트를 넘긴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그것을 받아 들었다. 아까도 보긴 했었지만, 다시 한 번 본다고 딱히 뭐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안을 훑자, 문득 체크 표시된 단어들이 보였다. box, chair, note, room, door, key, wolf, map, table, bed, woman, secret, corpse, password, book...

    체크 되어있는 단어들의 대부분이 이곳에 있는 것이었다. 굳이 없는 걸 따져보면... key, secret 같은 것들, 아마 가방 안쪽에 있는 건 열쇠일까.

    “뭔가 알겠어요?”

    “여기 체크 표시 된 단어가 여기 있는 물품들을 나타낸 것 같아요. 아마 가방 안에 있는 건, 열쇠인 것 같네요.”

    “그런가요?”

    “그럼 옥상으로 가는 열쇠입니까?”

    “글쎄요. 그것까지는...”

    옥상도 잠겨있긴 했지만, 열쇠가 있다면, 옥상으로 가는 열쇠일까. 그런데... 옥상에 뭐가 있는 거지? 아니, 열쇠가 들어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괜히 헛물켤 필요는 없다. 일단은 좀 더 알아보는 편이 좋겠지.

    “근데 아까 그 남자는 뭐하고 있나요?”

    “불이 대충 사그라 들어서 수습하고 있는 중이네. 아까보단 조금 나아진 것 같기는 한데, 아직 멀쩡하다고 말하기엔 어폐가 있을 것 같군.”

    아까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보았을 때는 아까와 별다른 것을 못 느꼈는데, 그래도 조금이나마 괜찮아진 건가. ... 생각할 것이 너무 많다. 피곤해진다. 나는 머리에 손을 짚으며 고개를 숙였다.

    “일단 제한시간까지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흩어져서 찾아보거나, 쉬던가 하죠. 모여 있어 봐야, 더 뭐가 나올 것 같지는 않군요.”

    “네? 그대로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하려고요?”

    한지혜가 내 말에 두 눈을 크게 뜨며 언성을 높였다.

    어차피 등대 밖으로 나가지만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텐데, 저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모여 있어봐야 답이 나올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있는 것이 불안해서 그러는 걸까.

    “이렇게 모여 있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그리고 지금은 좀 쉬고 싶네요.”

    “그러시죠.”

    “그럼 전 조금 쉬고 오겠습니다.”

    나는 말을 마치고는, 아무것도 없는‘1-3’ 방으로 들어가 거칠게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면서 쿵소리가 울렸다. 나는 천천히 침대로 걸어가 신발도 벗지 앉은 채 침대에 걸터 누웠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피곤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건 오랜만이다.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이쪽으로 오는 것 같았다. 그 발소리의 주인은 슬리퍼를 끌며 일부러 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마 상당히 기분이 나쁜 걸 표출하는 듯 했다.

    발소리가 점점 다가오고, 문이 활짝 열리며 한지혜가 들어왔다.

    “저기요! 그렇게 멋대로 정하면 어쩌자는 거예요?”

    . 뭐라고 말하면 그냥 조용히 나갈까. 머릿속에서 한지혜의 목소리가 계속 울리는 것 같다. 머리가 아프다.

    “듣고는 있는 거예요?”

    . 그냥 무시하고 자고 싶은데, 머리를 울리는 여자의 목소리 때문에 무시할 수가 없었다. 나는 결국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이호철씨!”

    “네. . 듣고 있어요.”

    “왜 대답을 안 하는 거예요?”

    “피곤해서요.”

    “지금이 그럴 때예요?”

    “그럼 지금 뭘 할 수 있죠? 차라리 조금 쉬다가 생각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하. 고민을 해야지 뭐가 나오지 그렇게 자버리면 뭐가 나오나요?”

    고민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저걸 가지고 떠오르는 게 없는데, 비단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한지혜. 저 여자는 무슨 생각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 그런 여자였으면 패스워드에 자기 생일을 입력하는 짓따윈 하지 않았을 거다. 시간 제한이 있는 건 몰랐었겠지만... 그래도 말이다.

    “호철 씨! 대답 좀 해봐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도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지금 잠이 와요?”

    “지금 이런 상황이라 더 피곤하군요.”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잠에 들었다.

     

    ------

     

    “그럼 전 조금 쉬고 오겠습니다.”

    이호철이 터벅터벅 걸어서 방 밖으로 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나까지 피곤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도 그의 뒤를 씩씩거리며 따라 나갔다. 나는 쪽지를 도로 내려놓고, 이마를 짚었다. 그때 옆에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어? ?”

    “네. 오빠는 어떻게 할 거에요?”

    “으음... 어떻게 하실 겁니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던 나는 소녀의 물음을 회피하며 중년인에게 물었다.

    “난 밖에 재영이에게 가보겠네. 일단은 알 건 알아야지 않겠나.”

    “예. 그럼 그러시죠.”

    중년인은 말을 마치고는 밖으로 나갔다. 중년인이 나가고, 고개를 돌리자, 소녀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

    “어떻게 하실 거냐니까요?”

    . 아직 대답을 안 했나. 뭐라고 하지. 나도 그 남자처럼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조금 피곤했다. 하지만 암호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조금만 자고 일어난다면 괜찮지 않을까... 아니, 고민할 필요따위는 없었다. 수면제가 없는 지금 어차피 잘 수도 없었다. 암호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 나았다.

    “암호를 생각해봐야지.”

    “흐음... 그래요?”

    ... ?”

    “아뇨! 아무것도요.”

    소녀가 그렇게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나는 소녀의 미소를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레 피했다. 시선을 피하자, 방문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 중년인이 나가면서 덜 닫혔었는지, 바람에 방문이 천천히 다시 열렸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전자기판으로 되어있는 방번호 ‘1-1’이었다.

    1-1’ 그러고 보니 이런 형식은 학교에서나 쓸 법한 방식이었다. 그러고 보니 노트에도 이런 게 있었다. 이름과 학년 반이 적혀있었지. 이름은 진아연... 그녀의 이름과 같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나는 시선을 조금 내렸다. 3-4... 저 방 번호랑 연관을 지어본다면, 3층의 네 번째 방인가? 3층에 있는 방은 3개였다. 네 번째 방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면 그것은 넘겨버리고 다른 것, 수식. 수식의 답은? 4260 4자리 수의 답. 수식에 관해 생각했을 때 그것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할까.

    고개를 살며시 들어보니 소녀가 침대에 걸터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무언가 알고 있을까? 나는 소녀가 무언가 알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소녀에게 물었다.

    “너는 이것 좀 알겠어?”

    “음... 글쎄요?”

    소녀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이 웃을 때는 아닌데... 하아... 생각하자. 다른 사람의 도움에 기대지 말고, 혼자서 해결하자.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의지할 만큼 의지했다. 이제는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의지할 사람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가방의 시간은 거의 다 되어갔다. 어차피 이번엔 4260을 입력하고, 그것이 올바른 답이라면, 대충 해결되겠지만, 아니어도 생각할 시간은 한 시간이 더 있었다.

    시간은 넉넉하니, 수식은 나중에 생각하고, 가방 안에는 뭐가 있을까. 열쇠가 있는 게 맞을까. 아까 그 남자가 추리한 게 맞다면 열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옥상이 잠겨있고...

    잠깐. 옥상은 열쇠가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가방처럼 전자 잠금장치가 달려있다. 열쇠로 열릴 리가 없었다. 그러면, 열쇠가 있다면 도대체 어디에 쓰는 거지?

    ... 떠오르는 것이 없다. 다른 것. 아까. 3-4 이것부터 확인해보자. 아까 남자와 여자가 3층을 살폈지. 남자는 쉬고 있을 테고, 여자한테 한 번 물어 봐볼까.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다가갔다.

    “어디가요?”

    “옆방에. 알아볼게 생겼어.”

    소녀가 나를 뒤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따라올 심산인 듯 했다. 뭐 여지껏 따라 다녔으니 따라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어색할 것 같았다. 나는 방문을 열고 나갔다. 마침 여자가 옆방에서 걸어 나온다. 화가 난 듯 씩씩거리는 모습이었다.

    “저기.”

    “왜요?”

    여자가 나의 말에 날카로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마 그 남자 때문이겠지. 화를 내건 말건 상관없는데 왜 하필 그걸 나한테... 하아.

    “아까 3층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어서요.”

    “아. 근데 왜요?”

    “그러니까... . 아무것도 없었나요? 3층에?”

    “다. 똑같이 깨끗했는데...”

    여자가 말 꼬리를 흐린다. 반응이 3층을 대충 보기만 하고 제대로 확인을 안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방이 깨끗한 게 아니었다.

    “구석구석 다 살펴보신 건가요?”

    “왜 자꾸 그러는 거예요? . 알아낸 거라도 있어요? 꼬치꼬치 캐묻기나 하고, 그냥 다시 한 번 가보면 되잖아요. 이미 거기 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그게... 그 노트의 숫자랑 반 번호가 신경 쓰여서요.”

    “그 노트에 ‘3-4‘ 말하는 건가요? 3층에 방은 세 개밖에 없는데 무슨 소리에요?”

    “그러니까... ‘3-4‘라는 방이 하나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좀 이상한가... 억지스러운 것 같기도 했지만, 어차피... 별 다를 것이 떠오르지도 않으니...

    “흐응... 알았어요. 같이 가봐요.”

    여자가 망설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앞장서서 3층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3층으로 가면 무언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알 수 없더라도 시간은 많으니까. . 벌써 가방의 시간이 다 되었다.

    나는 3층에 도착하고는 가방을 내려놓으면 말했다.

    “이것부터 해보죠.”

    4. 2. 6. 0. 천천히 하나 씩 입력한 후 . 버튼을 눌렀다.

    -.

    “아니네요.”

    “하긴... 역시 이렇게 쉬울 리가 없겠죠.”

    나는 가방을 다시 들어 올리며, ‘3-1’의 방문을 열고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모습 외에는 딱히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별다른 점을 찾지 못한 나는 탁자를 옮겨보기도 하고 침대를 하나 씩 옆으로 밀어냈다. 그 모습을 본 여자가 나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괜히 힘만 빼는 거 아니에요?”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죠. 그 수식은 감도 안 잡히니까요.”

    나는 ‘3-1’에 아무것도 없는 걸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왔다. 다음은3-2 인가. 아니다. 방 밖으로 나오니 3층의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방의 위치과 크기, 3층의 구조를 생각해보면, ‘3-3’의 옆에 있을 거다.

    “‘3-3’으로 먼저 가보죠.”

    “왜요?”

    “방의 구조가... 다른 방이 있다면, ‘3-3’의 옆에 있을 것 같아서요.”

    “음. 그러던가요.”

    여자는 시큰둥한 말투로 대답했다. 나는 그런 여자와 ‘3-2’를 지나쳐‘3-3’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똑같이 깨끗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3-2’의 반대편 쪽에 있는 침대를 당겨서 옮겼다.

    “찾았다.”

    침대 뒤편의 있던 가슴 높이의 문이 드러났다.

    “대단한데요?”

    여자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놀란 듯이 말했다. 나는 여자의 말을 대충 흘려들으며 문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문고리가 잠겨있는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철컥거리는 소리만을 냈다. 가방 안에 열쇠가 있다면 이곳을 열 수 있는 열쇠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 찾긴 했는데, 잠겨있네요.”

    “그러면 의미 없잖아요?”

    “가방 안에 열쇠가 있다면, 아마 여기 열쇠 아닐까요? ... 문제는 수식이겠네요.”

    수식. 결국엔 암호를 알아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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