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게시물ID : panic_88543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13
    조회수 : 832
    IP : 1.240.***.85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6/14 17:59:40
    http://todayhumor.com/?panic_88543 모바일
    [장편, 스압] 등대 16화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프롤로그. http://todayhumor.com/?panic_88291

    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2

    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3

    3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8

    8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54

    10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77

    1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82

    1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97

    13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3172

    14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3615

    15화. http://todayhumor.com/?panic_88539



    전태성

    -----

    나는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쓸어 넘기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반은 오기로 말했던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터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조마조마했다. 이 정도 정보로는 사실상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지만...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

    “후우.”

    온몸을 적셨던 식은땀이 마르면서 조급하고 불안했던 마음까지 싸늘하게 식어 내리며 냉정을 되찾았다.

    ‘위 좀 봐봐요.“

    귓속에 울리는 하늘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계에서 직접 흘러나온 목소리였다. 내가 하늘이의 목소리를 따라서 시선을 높이자, 2층의 난간에서 하늘이가 나에게 손을 살짝 들어 흔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안 보인다 싶었더니, 저기에 있었나. 뭐를 하고 있었던 거지. 그것보다 저 손짓은 나보고 올라오라는 것 같았다.

    어차피 나도 하늘이에게 할 말이 있었으니, 마침 잘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앞으로 걸음을 내딛으려는 순간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하늘이가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이 모든 게 하늘이의 의도이지 않을까? 하늘이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아니,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다. 위험해질 것이었다면 진작에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렸겠지. 하지만 하늘이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하늘이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으니, 하늘이에게 가야했지만, 소녀의 대한 반항심이 마음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하늘이에게 곧이곧대로 끌려 다니고 싶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끌려 다녔으니까.

    나는 계단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단순히 하늘이에 대한 반발심에 한 행동이었지만, 자신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을 때, 하늘이가 어떻게 행동할지 알고 싶었다.

    “어? ...?”

    ‘어? ...?’

    하늘이가 당황한 건지 육성과 기계음 두 가지 모두가 귀를 자극했다. 나는 하늘이가 어떤 표정인지 살짝 궁금하기도 했지만, 무시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거예요?‘

    내가 귓속에서 들리는 말을 계속 무시하자 하늘이는 당황한 듯, 뭐라고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그저. .’라는 목소리만 반복해서 낼 뿐이었다. 내가 이렇게 나올 줄은 전혀 몰랐던 모양이었다. 나는 밖으로 나가기 직전 문 앞에서 멈춰 섰다.

    이렇게 장난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내가 뭐하는 거지?

    나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도대체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사소한 반발심 때문에 이런 장난이나 치다니, 일의 경중도 파악하지 못하는 건가? 메세지의 진위여부를 확인해야한다. 이렇게 낭비할 시간은 없었다. 아연이에 대한 것을 알 수도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단순한 반발심에 이러고 있다니.

    뒤돌아선 그곳에는 하늘이가 어느새 말도 멈추고, 뾰루퉁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로 난간에 붙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자신이 삐졌다고 시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무언가 익숙한 광경에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여 2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나의 행동과 하늘이의 모습에 당황했다. 옛날의 어떤 상황과 지금 이 상황이 머릿속에서 오버랩되고 있었다.

    혼란스러웠다. 머리가 아파온다. 그냥 하늘이를 쏴버리고 자살해버린다면 이런 두통도 없이 모든 게, 여기에 있는 모두가 편하게 이 상황이 끝나버리겠지만, 자살이라면 몰라도 누군가를 죽이는 짓을 할 수 없었다. 이미 권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하늘이가 아연이에 대한 것을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죽일 수 없었다. 그것에 관해 들어야했다.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 계단을 전부 올라와 하늘이의 옆에 섰다. 하늘이는 나를 무시하듯이 내 쪽을 전혀 바라보지도 않고, 난간에 기댄 채로 그대로 있었다.

    “왜 부른 건데?”

    ...”

    하늘이가 내 말에는 미동도 없이 그 자세를 유지한다. 이 상태라면 뭘 물어본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삐졌어?”

    .......”

    내 말에 하늘이가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나는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으나, 내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하늘이의 뒤로 갔다. 하늘이는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으나, 불안함이 느껴졌는지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나는 몸을 살짝 숙였다. 하늘이가 다시 몸을 움찔한다. 나는 하늘이의 다리를 한손으로 받치고 그대로 안아 올렸다.

    “꺄악.”

    “쉿.”

    하늘이가 놀랐는지 짧은 비명을 뱉었다. 나는 당황하지 않고, 입으로 바람소리를 내며 하늘이를 조용히 시켰다. 무척이나 익숙한 몸짓으로.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하늘이가 아니었지만.

    “네가 내려온 게 아니라, 굳이 이렇게 위로 불러낸 건, 둘이서 말하려고 그런 거 아니었어? 그렇다면 조용히 해야지.”

    ......”

    그제서야 하늘이가 얌전해진다. 그래도 아직 불만이 남아있는 건지, 부끄러운 건지, 고개를 돌리고는 시선을 피하며 볼을 부풀렸다. 그 모습이 귀엽게 보일지도 몰랐지만, 한편으로는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의문도 들었다.

    어떻게 이런 애가 그런 끔찍한 일을 한 거지? 아니,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이렇게 보면 정말 평범한 여자애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나는 하늘이를 든 채 바로 뒤에 있던 방 ‘2-2’로 들어갔다.

    “아으.”

    하늘이가 살짝 신음성을 뱉었다. 그리고는 양팔을 교차시켜 자신의 상체를 가리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이거... 성추행이에요.”

    나는 하늘이의 말에 튀어나오려는 웃음을 참고 문을 닫으며 말했다.

    “적어도 극악무도한 살인범이 할 말은 아니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이건 이거라고 치더라도 여전히 할 말이 없는 건 너일텐데.”

    “왜요!”

    하늘이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따지고 들었다. 아까 일을 기억 못하는 건가?

    “아침때만 하더라도 날 침대에 눕히기까지 하면서 날 유혹했던 게 누구였지?”

    ...”

    이제서야 하늘이가 입을 다물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이를 보면서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대화했다는 사실에 내심 당황스러웠다. 아까 창고에 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대화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늘이가 범인인 걸 안 시점에서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장난치듯 대화를 나누다니, 게다가 묘하게 익숙한 분위기까지.

    지금 오히려 심각해져야 할텐데.

    나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는 하늘이에게 말을 걸었따.

    “그래서? 왜 부른 건데?”

    “몰라서 묻나요?”

    대충 짐작은 가지만... 아까 이호철과의 대화 때문이겠지.

    “글쎄.”

    “자기가 못하겠다고 남한테 떠넘기는 짓은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건 나 혼자서만 하는 게 아니잖아? 모두에게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는 권한이 있을 텐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면 안되는 건가?”

    “아뇨. 상관없어요. 하지만 제가 오빠에게만 이야기한 걸 가지고 남에게 떠들고 다니면 안 되죠.”

    “그래도 이게 터지지 않았으면 괜찮은 거 아냐?”

    내가 귀를 가리키며 변명하듯이 말해보지만, 하늘이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우. 그것도 제가 봐준 거예요. 그 이야기 할 때 제가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알아요?”

    “몰라.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왜 나한테 그런 걸 말해서 그래? 그냥 내가 죽도록 내버려뒀으면 되는 거 였잖아? 안 그래?”

    “그럴 수는 없었... 아니, 그게 이제 와서 할 소리에요?”

    방금... 뭐라고?

    “뭐... 라고?”

    “그게 이제 와서 할 소리냐고요.”

    하늘이가 불만스러운 듯 볼을 부풀린다.

    중요한 건 그 말이 아니었다. 그 전에 뭐라고 한 거지? ‘그럴 수는 없다고?’ 그 말이 왜 여기서 나오는... 그것도 하늘이에게서.

    아니. 아니. 아니. 그럴 리 없다. 그럴 리 없었다. 잘못들은 거겠지. 하지만 맞는다면? 왜 그런 말을 한 거지?

    “아니... 그 전에. 그 전에.... 그럴 수는 없다고 한 거 맞아?”

    ...... 아뇨.”

    하늘이가 그렇게 대답하며 살짝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보였다. 분명히 무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범인이라고 했지?”

    “그게 이제 와서 할 소리에요?”

    하늘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 그렇다면 메세지도 네가 보낸 거야?”

    “글쎄요? 무슨 메세지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요?”

    모르는 걸까? 아니, 모르는 척 하는 걸까. 메세지를 범인이 보냈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있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유일하게 남은 가능성이었으니까.

    “나한테 왔던 메세지... 아연이에 대한 메세지. 내가 그 섬으로 향하게 했던 메세지. 그 메세지. 네가 보낸 거야?”

    ...”

    하늘이가 아무런 대답도 안 한 채 시선을 피하고는 침묵을 지켰다.

    “글쎄요.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네요.”

    ... 하아.”

    역시 순순히 대답하지는 않는 건가. 하지만 하늘이가 모른다고 둘러 댔어도 그것이 진짜가 아님은 분명했다. 등대 안에 있었던 그 노트도 그렇고, 하늘이는 아연이를 알고 있었다. 메세지를 보낸 것도 분명 하늘이일 테지. 그렇다면 하늘이는 날 왜 여기로 부른 거지? 이곳으로. ? 그리고 아연이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잠깐.

    “그럼 다른 걸 물어볼게. 이것까지만 대답해.”

    “네.”

    나는 하늘이가 대답을 꺼려하는 것 같아. 마지막 질문임을 못을 박자. 하늘이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네 성이 뭐야?”

    “제 성이요? 제가 말 안했던가요?”

    “그래.”

    기억을 되짚어보아도 하늘이가 나에게 성을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굳이 숨긴 이유가 있을까. 처음에도 그냥 하늘이라고 했었다. 그 이후로도 성을 이야기 한 적은 없었다. 그것엔 무슨 관계가 있지?

    “진이요. 진하늘.”

    ......”

    ......? !

    “설마....... 다시 한 번 물어볼게. 진아연이랑 무슨 관계야.

    “글쎄요. 모른다니까요?”

    끝까지 시치미인가. 정말 아무것도 모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아연이와 성도 같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아니, 넌 알고 있어. 분명히 알고 있지. 네 목적은 도대체 뭐야? 뭘 원하는 건데? 우리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 거야? 도대체! ! 이러는 건데!”

    “좀 전에 질문은 이것까지만 이라고 했죠?”

    “젠장.”

    “오히려 제가 더 이해가 안 되는데요? 왜 그렇게 집요한 건지 모르겠어요. 어차피 죽으려던 것 아니었나요? 그러면 죽으면 되잖아요? 아니면 갑자기 살고 싶기라도 한가요? 그렇다면 저를 죽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제가 아까 오빠한테 드린 권총으로 말이에요. 왜 그렇게 집착하는 거죠?”

    “내가 죽으려고 했던 이유의 원인을 알게 될지도 모르는데, 내가 집착 안 하게 생겼어?”

    “아. . 그래요? 그래서요? 제가 이유를 말한다고 하면 뭐가 달라지죠? 그렇게 집착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뭐가 달라지나요?”

    ......”

    내가 아연이의 죽음이 어떻게 된 건지 알게 되면...... 지금과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그녀가 어떻게 죽은 건지 그 내막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어떻게 하기 위해 그것을 알아내려는 거지?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나는?

    내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자. 하늘이가 나를 보던 시선을 살짝 내리깔았다. 마치 내가 한심하다는 듯이. 하늘이는 내가 무슨 대답을 해주길 바란 걸까.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하늘이는 이내 몸을 돌려 방밖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나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나는......”

    하늘이가 잠깐 멈춰선 듯한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떠오르는 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랬기에 문 밖으로 나가는 하늘이를 나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방밖으로 나가 하늘이를 붙잡았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나는 하늘이를 붙잡았다. 하늘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걸음을 멈춰 섰다. 하지만 고개는 그대로 앞을 향한 채로 말했다.

    ...... 무슨 할 말이라도 있나요?”

    ......”

    막상 하늘이의 손을 붙잡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머릿속에 무언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냥 잡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으니까. 잡은 것뿐이다. 하늘이는 내게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자신의 손을 당기며 말했다.

    “할 말 없으면 이거 놔요.”

    “너는 왜 이런 짓을 한 건데?”

    “짓이라뇨?”

    여전히 시치미 떼는 듯한 말투. 하지만 진짜로 모를 리는 없었다. 모른 척 할 뿐이다. 나는 그런 소녀에게 파고 들듯이 물었다.

    “여기서 벌어진 모든 짓. 그리고 앞으로 네가 할 짓.”

    “제가 왜 말해야 되죠?”

    .......”

    “언젠가 알게 될지도 모르죠. 제가 왜 그랬는지.”

    하늘이가 몸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지만요.”

    ....... 언젠간? 언젠간 알게 될지도 모른다고? 무슨......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하늘이가 아래로 내려간 후였다. 내가 생각하며 주춤거리던 사이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발소리는 이미 계단을 지나 1층에서 울리고 있다. 결국 하늘이를 붙잡지 못했다. 아연이의 죽음에 대한 것을 알 수도 있었는데...결국 실패했다.

    하늘이는 뭘 알고있지? 아연이와는 무슨 관계? 하늘이는 왜. 무엇을 위해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단순한 살인? 아니, 그렇다기엔 당장 어젯밤 모두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버렸다. 분명 하늘이에게는 무언가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하늘이는 지금 자신을 잡을 기회를 주고 있었다. 그것도 보란 듯이. 언제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르는데, 당장 자신이 죽더라도 상관이 없는 걸까?

    나한테 준 권총도 그렇다. 웃으며 죽어 주겠다니, ? 왜 나한테만? 내가 못할 것 같아서일까? 아니, 그건 모르는 일이다. 하늘이가 나에게 권총을 준 이유는 정말로 자신이 죽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 왜 나한테 하늘이는 권총을 주었나. 왜 하필 나한테? 하늘이와 나 사이의 연결고리는 하나.

    진아연.

    하늘이도 분명 아연이에 대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노트의 이름부터 하늘이의 반응까지 생각해보면 거의 확실하겠지. 하지만 거기서 왜 그랬는지를 생각하기엔 조금 모잘랐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

    나는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하늘이가 내려간 반대 방향의 반대인 올라가는 방향으로, 어제 우리들은 자기 전에 공구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것들을 전부 ‘3-4’에 가져다 놓았다. 그것들이 무언가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특히 다이어리. 자물쇠로 잠겨있던 그 안을 아직 보지 않았었다. 실마리를 풀어냈다는 사실에 그것을 잊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비밀스러운 것인데도 말이다.

    달칵.

    나는 ‘3-3’ 안으로 들어가 권총부터 챙겼다. 그리고 더 깊은 방 ‘3-4’ 안으로 들어가 탁자에 널부러져 있는 물건들 중에서 다이어리를 집어 들었다.

    다이어리는 스프링노트에 a5 정도의 크기였다. 자물쇠로 잠겨있긴 하지만, 다이어리에 달린 자물쇠는 장난감 같은 것이었다. 이런 것 쯤은...

    콰직.

    권총을 꺼내 들어 손잡이 부분으로 자물쇠를 내리찍었다. 자물쇠가 부서지지는 않았지만, 자물쇠를 거는 부분이 박살 나 떨어졌다.

    여기에 있던 모든 물품들은 전부 범인, 그러니까 하늘이가 비치해 둔 것이었다. 이런 소품 하나하나가 전부 하늘이가 의도적으로 가져다 놓은 것이라면, 이 안에도 있을 것이다. 하늘이가 우리한테 말하고 싶었던 무언가가. 헛된 수고를 했을 리가 없었다.

    다이어리를 넘겼다.

    당연스럽게도 일기가 보인다. 적혀있는 날짜들을 보면 일기는 꽤나 꾸준히 쓴 것 같았다. 비록 년도는 써져 있지 않았지만... 주에 한두 번 간격으로 쓴 모양이었다. 내용 자체는 사춘기 소녀의 별 일없는 일상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일기를 몇 장 넘기다 보니...... 날짜의 간격이 점점 좁아졌다.

    부부싸움이었다. 아버지가 노름으로 빚을 졌고 그것으로 인한 부부싸움. 비록 애한테까지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대신 그 부부싸움을 계기로 아버지가 집을 나가게 되었고, 집에 남은 것은 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일기를 쓴 자신까지 셋.

    하지만 이어진 내용으로 보면 오히려 셋이 된 이후로 더 화목해 진 듯 했다. 일기의 간격도 원래대로 돌아갔고, 돈으로는 조금 부족한 듯 했지만, 일기의 내용은 문제없어 보였다. 언니도 장학금때문에 대학을 조금 낮추긴 했지만, 무사히 입학했고, 비록 거리 때문에 자취를 하게 되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라고 일기는 끝을 맺었다.

    .......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아니, 남들이 보기에는 별다른 내용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

    벌써 8시인가...... 젠장.

     

    -------- 


    ------- 



    추천과 댓글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오타 지적이나 피드백도 환영!


    오늘 저녁 연재분!입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06/14 19:01:20  211.201.***.85  글라라J  704744
    [2] 2016/06/14 19:48:21  218.209.***.104  느리게  377583
    [3] 2016/06/14 20:10:40  211.36.***.197  철푸  607724
    [4] 2016/06/14 21:36:57  114.4.***.45  마카시  320063
    [5] 2016/06/15 00:40:26  49.169.***.98  애프을  287551
    [6] 2016/06/15 07:56:47  123.254.***.182  복날은간다  185680
    [7] 2016/06/15 11:58:21  211.199.***.71  투엔티스  387977
    [8] 2016/06/15 14:48:09  218.153.***.221  공상과망상  562616
    [9] 2016/06/15 15:59:15  39.115.***.127  백세당국세주  177855
    [10] 2016/06/16 00:55:06  223.62.***.25  H4  52302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3340
    [살인자 이야기] 재벌 3세의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창작글 Mysterious 24/04/22 20:37 348 1
    103339
    [살인자 이야기] 의붓아버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사진 창작글 Mysterious 24/04/20 17:21 650 1
    103338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걸린 범인 창작글 Mysterious 24/04/15 17:02 1012 3
    103337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다고? 창작글 Mysterious 24/04/11 19:01 1035 1
    103336
    [살인자 이야기] 공소시효만료 11개월을 앞두고 체포된 범인 창작글 Mysterious 24/04/09 19:01 1105 2
    103335
    [살인자 이야기] 범인으로 지목받자 딸에게 누명을 씌우려다가 딱걸린 엄마 창작글 Mysterious 24/04/08 20:27 1208 1
    103334
    [창작소설] 아버지는 사이비 교주 (12화) 창작글베스트금지베오베금지외부펌금지 최평화 24/04/08 00:16 1126 0
    103333
    [살인자 이야기] 국민MC의 죽음. 경찰은 아내를 의심하는데... 창작글 Mysterious 24/04/04 19:01 1391 2
    103332
    [살인자 이야기] 전 아내에게 집착한 전남편. 창작글 Mysterious 24/04/02 19:01 1425 0
    103331
    [살인자 이야기] 3,096일 동안 나는 그의 XXX였다. 8년만에 탈출 창작글 Mysterious 24/04/02 18:50 1417 1
    103330
    [살인자 이야기] 사라진 남성이 이미 카레로 만들어졌다고?? 창작글 Mysterious 24/04/01 19:26 1497 3
    103329
    [살인자 이야기] 1년마다 1명씩 잠을 자다 사망한 가족. 홀로 남은 남 창작글 Mysterious 24/03/28 18:35 1753 2
    103328
    해외 기차 여행 시 주의 사항 [2] 홍시맛 24/03/28 10:29 2509 4
    103327
    [살인자 이야기] "괴물을 쓰러뜨렸다." 창작글 Mysterious 24/03/27 19:21 1692 3
    103326
    [살인자 이야기] 아무도 듣지 못한 죽음의 비명이 들린 357호실 창작글 Mysterious 24/03/24 18:59 1921 3
    103325
    [창작소설] 아버지는 사이비 교주 (11) 창작글베스트금지베오베금지외부펌금지 최평화 24/03/24 10:16 1799 3
    103324
    [살인자 이야기] 20년만에 해결된 미제사건 [1] 창작글 Mysterious 24/03/19 18:50 2354 4
    103322
    [창작소설] 아버지는 사이비 교주 (10) 창작글베스트금지베오베금지외부펌금지 최평화 24/03/18 07:06 2001 1
    103321
    [미스테리] 고립된 남극 기지에서 사망한 남성. 근데 무언가 좀 이상하다 창작글 Mysterious 24/03/17 22:11 2920 6
    103319
    [살인자 이야기] 문자를 차단했다고 살인까지? 창작글 Mysterious 24/03/15 21:57 2201 2
    103316
    [창작소설] 아버지는 사이비 교주 (9) 창작글베스트금지베오베금지외부펌금지 최평화 24/03/13 21:36 2057 0
    103313
    [살인자 이야기] 재혼한 남편이 7년 전 살인을 고백한다면? [1] 창작글 Mysterious 24/03/12 18:56 2365 3
    103309
    [살인자 이야기] 헤어진 여자친구가 결혼하자 그의 분노가 향한 곳은... 창작글 Mysterious 24/03/09 19:47 2584 2
    103308
    [살인자 이야기] 여자친구가 살해되자 경찰은 남자친구를 의심하는데... 창작글 Mysterious 24/03/07 18:47 2614 1
    103305
    유트브에서 가장 유명한 실종자 라스 미탱크 실종사건. [2] 창작글 Mysterious 24/03/05 11:56 3287 5
    103303
    [살인자 이야기] 무죄를 선고받고 나서야 그는 살인을 인정했다 창작글 Mysterious 24/03/03 12:36 2903 1
    103300
    [살인자 이야기] 잠수함을 타고 둘이 나갔는데 올 땐 혼자였다?? 창작글 Mysterious 24/02/29 20:19 2932 2
    103299
    그 무엇보다 공포 햄야채볶음 24/02/29 18:34 3120 5
    103296
    [살인자 이야기] 나탈리 살인사건의 전말. 창작글 Mysterious 24/02/26 09:24 3238 2
    103294
    [살인자 이야기]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 홀리 보보 살인사건 창작글 Mysterious 24/02/22 19:50 3283 3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