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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557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11
    조회수 : 913
    IP : 1.240.***.8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6/15 09:13:03
    http://todayhumor.com/?panic_88557 모바일
    [장편, 스압] 등대 17화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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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부펌금지

    프롤로그. http://todayhumor.com/?panic_88291

    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2

    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3

    3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8

    8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54

    10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77

    1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82

    1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97

    13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3172

    14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3615

    15화. http://todayhumor.com/?panic_88539

    16화. http://todayhumor.com/?panic_88543


    이호철

    --------

     

    1-1’. 어느새 다들 이 방으로 들어와 있었다. 한지혜. 김주성. 김재영. 진하늘. 단 하나 전태성을 제외하고 말이다.

    아까 다른 방에 있었던 나와 한지혜가 저녁의 식량을 가지고 김주성과 김재영이 있는 이곳으로 왔으니, 넷이 모여있는 것은 당연했지만, 하늘이도 어느새 이곳으로 합류해 있었다. 그래서 전태성을 제외한 모두가 ‘1-1’에 있었다.

    하늘이에게 전태성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보았지만, 아마 위쪽에 있을 거라는 대답  뿐이다. 전태성의 몫을 넘겨줄까 했지만, 하늘이가 그냥 그만큼 남겨두면 될 것이라는 말에 자리에 앉았다.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려 하는 것이었는데, 괜히 찾아가겠다고 이야기했다간 내 속셈이 티가 날 것 같았기에 그저 빵이나 우물거렸다.

    어차피 그가 어디에 있던지 크게 상관은 없으니 계획에 문제 될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조금 더 확실하게 하고 싶었는데. 나는 괜히 한지혜의 눈치만 살폈다. 그러나 한지혜는 그런 내 시선에도 그냥 아무런 말없이 먹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까보다는 상태가 좋아진 것처럼 보였다. 여전히 무감각한 표정을 짓고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한지혜한테서 빌린 것이 효과가 있어야 할 텐데. 주머니 속에 넣어둔 것이 신경  쓰인다. 이 방법으로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범인이 어디선가 감시, 도청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밖에까지 나가 필담을 나눈 수고가 헛수고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니,  헛수고가 된다 하더라도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 제발 이 지옥같은 상황이 끝났으면.

    어느새 빵은 다 먹은 후였다. 나는 초조함에 손톱을 물어뜯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다 먹었나?”

    나한테 말을 건 것은 김주성이었다.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예.”

    “잠은 어떻게 할 텐가?”

    왜 꼬치꼬치 캐묻는 거지? 알아서 할 텐데. 자기도 우리에겐 말없이 돌아다닌 주제에 내가 어떻게 하든... 아니, 아니다. 이게 이렇게까지 짜증낼 일이었나? 아니다. 신경이 너무 날카로워진 것 같았다. 분명 한정된 공간에 갇혀서 그런 걸 거다.

    ......”

    “자네?”

    “아. .”

    “어떻게 할 텐가?”

    어떻게 한다라. 아마...

    “저는 따로 흩어지겠습니다. 어차피 모여 있을 필요도 없으니까요.”

    위에서 지켜보는 편이 좋겠지. 모두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내일 아침 모두가 어떻게 행동하는 지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준비할 것까지 생각하면 따로따로 흩어져있는 편이 좋았다.

    한지혜한테도 미리 이야기해 두었기 때문에 아까처럼 나를 따라 일어서거나 하지는 않았다. 건너편에서 하늘이가 나를 힐끔힐끔 바라 보는 것이 눈에 띄었지만, 별다른 말은 없었다.

    나는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일단은 전태성은 어디에 있지? 천천히 계단에 올랐다. 계단에 발을 디디며 곰곰이 생각을 떠올린다.

    전태성이 나에게 그럼 말을 한 의도는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은 그도 용의자다. 아니, 아직은 그 누구도 용의자 선에서 제외될 수 없었다. 한지혜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전태성이 범인은 단순히 흥미로 이런 짓을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범인은 확실히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런 짓을 한다는 거지만... 대체 그 의도는 뭐지? 범인은 왜 이런 짓을 한 거지?

    그렇게 3층을 지날 때콰직’하며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옆에는 ‘3-3’... 다른 모두는 아래에 있었으니, 아마도 전태성이 이 안쪽에 있을 것이다. 뭘 하길래 그런 소리가 난 거지? 문을 살짝 열어보았으나, 안쪽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3-4’에 있나?

    안까지 들어갈까? 아니, 아니다.

    나는 왠지 꺼려지는 마음에 문을 닫고는 계단을 올라갔다.

    전태성도 3층에 있다. 그럼 4층에서라면 모두를 지켜보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4층에 올라와 난간을 짚고 섰다. 살짝 아찔한 높이이기도 했으나,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이기도 했다. 시간은 대략 20분 남짓. 행동은 조금 더 있다가 5~10분 전 쯤이 적절하겠지. 조금 촉박하지만 그 대신에 다른 이들이 대응할 시간도 없을 것이다.

    나는 ‘4-1’로 들어가 침대에 걸터앉았다.

    전태성의 말은 그렇다 치고, 김재영은 왜 그런 말을 한 거지? 이 섬으로 온 이유? 전태성은 메세지라고 했었다.

    . 설마. 그건가? 메일?

    나에게 메일을 보냈던 사람이 있었다. 내가 올린 사진들을 봤다면서, 이번에 기차표가 남게 되는데 이 섬에 가보지 않겠냐고 물어본 그런 메일이 있었다. 그렇다면 그 메일을 보낸 것이 범인인 건가? 나를 끌어들인 건가? 이곳으로? ? 도대체 왜! 나를 이런 곳에 끌어들인 거지? 범인은 도대체 뭘 원하는 거지?

    자칫하면 오늘 죽게 되는 것은 내가 아닐까? 내가 죽는 건 아닐까?

    초조함에 방밖으로 다시 나왔다. 처형대는 다행히 비어있었다. 내가 의도했던 대로......

    아니, 다행히는 무슨 다행히냐. 처형대가 비었다는 것은 내가 죽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나라고 죽고 싶을 리가 없다.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하지? 내가 죽으면 다 소용없는 짓이다. 나는 주머니 위에 손을 얹었다. 얇은 천 위로 무언가 만져진다. 내가 죽어버리면 이걸 계획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없는 짓이 되어버릴 텐데.......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죽을 수는.......

    손목의 시계가 보인다.

    7 53.

    ....... 젠장. 어쩌지? 아니, 일단 해야 된다. 나는 주머니에서 그것을 꺼내 들었다. 비록 내가 죽는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짓이 되겠지만, 살아남을 수도 있으니, 하자. 하고보자. 나는 계단을 빠르게 뛰어내려갔다.

    ...

    .......

    ...... 후우.”

    7 58. 아니 59.

    준비는 다 됐다. 누가 내 행동을 본 것도 없었고, CCTV같은 것도 없었으니 누군가에게 들켰을 리는 없었다. 제발 오늘 죽는 것이 내가 아니기를. 나는 그렇게 바라며 침대에 누웠다. 아마 곧 수면 가스가 뿜어져 나오겠지. 어제처럼 말이다.

    눈을 감았다. 하는 기계음 소리가 들린다. 아마 수면 가스가 나오고 있겠지. 숨을 참을까 하다가 포기했다. 젠장.

     

     

    4일차.

    타닥!

    “윽!”

    귓속에서 느껴진 스파크 소리와 함께 오른쪽 귀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귀를 쥐고는 몸을 구부렸다. 그것도 잠시 나는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깨닫고는 한 손으로는 귀를 잡은 채 다른 손으로는 땅을 짚고, 일어섰다.

    여전히 등대의 안이었다. 꿈이었으면 좋으련만. 지금 몇 시지? 조금 어두운 것 같은데...

    6? 어떻게 지금 일어난 거지? 아니, 범인은 왜 우리를 지금 깨운 거지? 분명 그 스파크는 범인의 짓...

    타닥!

    “악!”

    귓속에서 다시 한 번 스파크 소리가 울리며 느껴지는 통증에 귀를 쥐고는 주저앉았다. 제기랄. 이럴 때가 아닌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고리를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열려는 순간 귓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행동을 멈췄다.

    [. . 들리나?]

    이 기계음 섞인 목소리는...... 그 놈이었다.

    [일어났다면 방밖으로 나와 보는 게 어때? 소소한 이벤트를 마련했으니까 말야.]

    이벤트? 무슨 생각이지? 시간도 그렇고 미심쩍은 부분이 한 둘이 아니었다. 원래 밖으로 나갈 생각이었지만, 저 목소리를 들으니 오히려 나가기가 꺼려졌다. 하지만 나가지 않을 수도 없었기에 나는 문고리를 돌려 열었다.

    나는 어제 높은 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해 ‘4-2’ 방을 썼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사람들이 이미 다 나와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3-3’에 있던 전태성과 그와 같이 있는 진하늘, ‘2-1’에 있었던 한지혜, 그리고 ‘1-1’에 있던 김주성...... 김재영은? 어딨지? 설마......

    나는 시선을 애써 피하고 있던 처형대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 분명 누군가 죽어 있으리라는 생각에 시선을 피했지만, 마냥 그 사실을 회피할 수는 없었다. 직시해야만 했다.

    김재영은 처형대에 있었다. 정확히는 처형대에 팔다리가 구속된 채로 입까지 테이프로 막혀있었다. 그는 이제야 깨어나 상황파악 했는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려 애쓰며 소리지르려 하는 듯 보였지만, 입이 막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신음같은 소리만이 새어 나왔다.

    나는 분명 처형대에 누군가가 죽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가 살아있는 의외의 사실에 당황했다. 그리고 그런 나의 귓가에 그 목소리가 속삭였다.

    [그럼. . .]

    그 목소리가 끝남과 동시에 소름끼치는 금속의 마찰성이 내 귀를 괴롭혔다. 금속의 마찰성은 처형대의 팔다리 부분의 길이를 조금씩 늘렸다. 처형대가 조금씩 길어지며 그 끝에 달려있는 구속구가 김재영의 팔다리를 잡아당긴다. 나는 그제서야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깨닫고, 나선형의 계단을 미친 듯이 뛰어 내려갔다.

    젠장. 젠장 젠장!

    오로지 막아야한다는 생각만을 하면서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멍하니 서있는 전태성을 밀치고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김재영은 팔다리의 관절이 탈골 되었는지 방금 전까지 발버둥치던 팔다리가 축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김재영은 팔다리를 잡아당기는 고통에 몸을 계속해서 비틀었다. 한지혜가 미친 듯이 달려오는 나를 보고는 벽에 붙어 비켜섰다. 나는 순식간에 2층을 지나쳐, 1층으로 가는 계단에 발을 뻗었다.

    발을 잘못 디뎌 계단에서 넘어져 그대로 굴러버린다. 계단을 그렇게 굴러가면서 1층 벽에 들이박아 버렸다. 왼팔과 오른손에서 마치 신경이 불타오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한지혜가 넋이 나간 듯 김재영을 바라보다가, 내가 넘어진 소리에 놀라 내 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녀를 무시하며 고통을 무릅쓰고 땅을 짚고선 일어섰다. 오른손에서 격통이 느껴진다.

    나는 그 고통을 무시한 채, 한지혜를 밀치고 김재영에게로 달려갔다. 이미 반대편에서 김주성이 구속구에 달라붙어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김재영은 어느새 떨어진 테이프 밖으로 끔찍한 비명소리를 내지르며 몸을 흔들어보지만, 그 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속구는 그저 천천히 김재영의 팔과 다리를 잡아당길 뿐이다.

    나는 구속구에 힘을 줘서 어떻게든 하려했지만, 오른손에서 고통만이 느껴지고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고통보다도 짜증이 치밀어 오른손을 들어 바라보았다.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가 기형적으로 꺾여 있었다.

    부러진 건가?

    나는 그에 아랑곳 하지않고, 남은 세 손가락과 왼손으로 구속구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쇠로 된 구속구는 나의 노력을 가볍게 무시하는 듯 그저 천천히 움직일 뿐이었다.

    살이 찢어져 나가는 끔찍한 소리와 김재영의 비명소리가 내 귀를 범한다. 내 시야에는 김재영의 팔이 뜯어져 나가는 것이 보인다. 피가 튄다.

    나는 살짝 뒤로 물러나 발로 있는 힘껏 구속구를 발로 차봤지만, 구속구는 김재영의 사지를 잡아당길 뿐이다. 그렇게 김재영의 사지가 부욱 찢어져 완전히 떨어져 나간다.

    피가 사방으로 확 튀며, 시야를 붉게 물들였다. 김재영은 고통에 정신을 잃은 건지, 아니면 죽어버린 건지, 움찔거리기만 할 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팔과 다리가 떨어져나간 곳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울컥울컥 뿜어져 나온다.

    김재영은 이미 죽어버려서 아무 말도 못할 텐데도 불구하고 아까 그가 외치던 비명소리가 아직도 귓속을 맴도는 것 같았다. 떨어져 나간 팔다리는 아직 살아있기라도 한 마냥 꿈틀꿈틀 움찔움찔거린다.

    그리고 덜컥이는 소리와 함께 내 노력을 비웃듯이 구속구가 가볍게 풀려버렸다. 김재영이 팔과 다리에 얼마나 힘을 줬던 건지, 구속되었던 곳의 살갗이 다 벗겨져 피범벅이 되어있었다. 팔과 다리는 구속구가 풀리고도 계속 꿈틀거리더니 기어코 오른팔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바로 내 눈앞에서 오른팔이 조금씩 꿈틀거린다. 그 팔의 손가락이 움찔거리며, 마치 지옥에 끌려가기 싫은 듯이 바닥을 긁어댄다. 주저앉은 내 머리위로 피가 쏟아져 내린다. 내 머리카락이 피에 젖어버리고, 그 피가 머리카락과 내 얼굴을 타고 흘러 바닥에 떨어진다.

    무력하다.

    바로 앞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때처럼 막을 수 없었다. 누군가 죽을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내가 죽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죽을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속으로는 부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설령 죽더라도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제기랄. 왜 김재영을 보자마자 바로 내려오지 않았지? 그가 묶여있는 것을 보자마자 내려왔으면, 넘어지지 않았으면, 넘어지지 않아서 손이 멀쩡했다면, 그 목소리에 망설이지 않았다면... 그 전에 왜 4층에 방을 잡았지? 남들을 감시하는 게 굳이 4층이었어야 했나? 오히려 있었다면 처형대가 가까운 곳에....

    타닥!

    -----.

    귀를 찢을 듯한 싸이렌 소리가 울린다. 나는 그 소리에 정신이 들어 땅을 짚고는 몸을 일으켰다.

    “아윽!”

    온몸이 아프다. 특히 오른손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장난 아니었다. 눈을 떠보려 했지만 눈에 무언가 엉겨 붙어서 눈이 떠지지 않았다. 손에도 무언가 묻은 듯 끈적이며 거치적거린다. 멀쩡한 것 같은 왼손을 쥐었다 펴본다. 쩍쩍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비린내가......

    이건 피비린내.

    제기랄.

    나는 속눈썹에 엉겨붙은 것들을 거침없이 떼어내고 눈을 떴다.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아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없었지만, 얼핏 느껴지는 것에도 검붉은 참상이 보인다. 참혹한 광경이 눈에 다시 한 번 천천히 각인된다. 나의 몸도 온통 피로 물들어 범벅이 되어있었다.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는 기괴한 형태로 꺾여 있어 움직일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진다. 나는 두 손가락을 건드려 보다가 느껴지는 고통에 손대기를 포기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맞은편의 김주성도 일어나고 있었다. 그도 심각한 얼굴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팔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그 팔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표정에서 회한이 절로 묻어나올 것만 같았다.

    나는 그나마 멀쩡한 왼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왼팔도 곳곳이 피멍이 들어있었고, 땅을 짚을 때 고통이 느껴지는 것이 왼팔에도 이상이 있는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지혜가 보였는데, 한지혜는 이 광경에 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난간을 짚은 채 토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그 때의 참상을 보지 못했으니, 이번이 처음인가. 아니, 이런 광경은 여러 번 본다고 익숙해질 리 없었다. 나도 지금 속으로는 구역질이 튀어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는 중이었으니까. 웃기게도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그쪽에 신경이 덜 쓰였다.

    나는 시선을 원래대로 돌려 내 앞에 떨어져있는 김재영의 팔을 보았다. 내가 일어나면서 건드린 모양인지, 손바닥이 위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그 손을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멍청히 있을 때가 아니었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게 있었다.

    “잠깐만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주성을 향해 말했다. 그리고는 처형대를 돌아 김주성에게로 다가갔다. 김주성은 내 말에 가만히 서있었다. 아니 내 말을 들은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으니까. 나는 그런 그에게 다가가 멀쩡한 왼손을 그의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잠시 손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김주성이 이제야 정신이 든 듯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김주성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나마 왼손으로 그의 손을 하나씩 잡으며 유심히 살폈다. 그의 두 손 모두 피로 점칠 되어 있었지만, 나는 그의 오른손에서 김재영의 손에서 본 것과 똑같은걸 발견해버렸다.

    “뭔가 있나?”

    “아뇨. 아닙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당황했지만 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러나 당황한 기색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하고 한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머릿속에 계속해서 의문이 맴돌았다. 어제 김주성이 그 이후로 방밖에 나온 적이 있었나? 분명 없었을 텐데... 아니, 아직 확신하기에는 일렀다.

    나는 몸을 돌려 다른 사람에게 가려고 했으나, 그 때 김주성이 내 오른팔을 잡아챘다.

    “악!”

    나는 몸이 갑자기 흔들린 충격으로 부러진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김주성은 내 비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손가락이 왜 이런가?”

    “그냥 아까 넘어졌을 때... 괜찮습니다.”

    나는 그에게 대충 둘러대며 손을 뿌리치려 했다. 그러나 김주성은 고집스럽게 내 손을 잡아당겼다. 내가 손을 뿌리치려 해봤지만, 그의 힘이 장난 아니어서 오히려 끌려가고 말았다.

    “괜찮다니? 바로 맞춰줄 테니 조금만 참게.”

    이럴 시간이 없는데! 한시라도 빨리 그걸 확인해야...

    “잠깐만요. 급한 일이. 아악!”

    “잠깐이면 되니까!”

    “악!”

    김주성이 그렇게 말하며 내 손가락뼈를 맞추는 데 고통이 온 몸에 사무쳤다.

    우드득!

    오히려 뼈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손가락이 다시 한 번 부서진 듯한 느낌이었다. 시야가 까마득해졌다가 돌아온다. 그렇게 찰나가 지나가고, 김주성이 손에 힘을 뺐다. 나는 그의 손을 빠르게 뿌리치며 말했다.

    “크흑. 이럴 때가 아니란 말입니다.”

    “뭐라도 대놓으면 좋겠지만... 적당한 게 없으니 조심하게. 움직이지 말고.”

    나는 김주성에게서 몸을 돌리며,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찾았다. 어느새 전태성이 1층까지 내려와 눈앞에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잠시 손 좀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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