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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577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11
    조회수 : 995
    IP : 1.240.***.8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6/16 09:31:11
    http://todayhumor.com/?panic_88577 모바일
    [장편, 스압] 등대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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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http://todayhumor.com/?panic_88291

    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2

    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3

    3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8

    8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54

    10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77

    1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82

    1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397

    13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3172

    14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3615

    15화. http://todayhumor.com/?panic_88539

    16화. http://todayhumor.com/?panic_88543

    17화. http://todayhumor.com/?panic_88557

    18화. http://todayhumor.com/?panic_88563



    전태성 

    -----

     

    김주성마저 일단 씻고 온다며, 이호철을 따라 샤워실로 들어갔다. 한지혜도 어느새 토한 자국만 남겨놓은 채로 방안으로 사라졌다. 이제 이곳에 남은 것은 나와 몇 걸음 앞에 떨어진 김재영, 그리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하늘이가 있었다.

    김재영을 내려다보고 있는 하늘이의 표정은 내가 등대에 오고 나서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하늘이가 저런 표정을 짓는 것은 처음이었다. 분명히 웃고 있는 표정이었으나, 입가와 눈가가 일그러져 있는 모습이 억지로 웃음을 참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 생각이 틀렸음을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반대였다.

    억지로 웃음을 참는 것이 아닌,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사지가 떨어져 나간 김재영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곤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후회하고 있는 건가? 김재영을 죽인 것을? 하늘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하늘이가 내쉰 한숨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이제까지만 하더라도 하늘이가 이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으니까.

    .

    내가 생각하는 사이 하늘이가 옆에 있던 ‘1-3’ 방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재빨리 하늘이의 뒤를 쫓았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잘 알 수 없었다. 방안으로 들어가니, 하늘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나는 뒤의 문을 천천히 닫았다.

    .

    하늘이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고개를 살짝 들어 천장을 바라본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고, 무미건조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하아...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신가요?”

    “설마 김재영을 죽인 걸 후회하는...”

    “아뇨.”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려 했지만, 하늘이가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단칼에 잘라냈다. 하늘이는 나를 향해 몸을 돌리고는 해명을 하듯 말했다.

    “단지 그를 죽였는데도 성취감이 없어서 그럴 뿐이에요. 무언가 해냈다는 그런 게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그를 죽였는데도 남은 건 허무함 뿐이네요.”

    하늘이는 그렇게 말하며 실소를 내뱉었다.

    “성취감? 그게 무슨... 사람을 죽이고는 그런 말이 나와? 김재영을 죽이면서 도대체 뭘 바란 건데? 살인은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고!”

    “알고 있어요. 저도 살인은 죽음으로 밖에 속죄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나의 격정적인 반응에도 하늘이는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나는 하늘이의 대답에 어이없어 소리쳤다.

    “알고 있다고? 그걸 알면서 어떻게!.....”

    잠깐... 방금 하늘이의 말은 뭐지? 내 말과는 달랐다. 살인은 죽음으로밖에 속죄하지 못한다고? 내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가 한 말이 또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그리고 이어진 하늘이의 말에 내 생각이 맞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를 죽인 거예요. 살인자는 죽음으로 밖에 속죄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그를 죽인 거예요.”

    “그게 무슨...”

    나는 내 생각을 부정함과 동시에 하늘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듯, 알아듣지 못한 듯이.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하늘이는 내 말을 가차없이 잘라내며 말했다.

    “알아들었잖아요? 모르는 척 하지 마요.”

    “김재영이 살인자라는 거야?”

    그 말을 내뱉자, 가슴이 갑작스럽게 고동치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숨이 거칠어졌다. 하늘이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긍정과 다름이 없었다. 대답하지 않음으로써 더 명확해졌다.

    김재영이 살인자라고? 그가 누구를 죽였다는 거야?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무언가 잡힐 듯이 잡히지 않았다.

    그를 죽였는데도 성취감이 없다고? 그가, 김재영이 살인자라고? 김재영을 죽이는 것이 내가 했어야 할 일? 하늘이는 단순한 살인이 아닌 어떤 확실한 목적이 있었기에 이런 일을 벌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아연이와 관련이 있었다. 그 일기장의 주인은 분명 하늘이일 터였다. 그리고 일기장에서 언니라는 건 분명 아연이. 이게 전부 우연일리 없었다.

    아연이...... 1년전의 사고. 아연이의 죽음. 설마... 아니, 아니다. 내 상상일 뿐이다. 그러나 확인해야했다. 확인해야만 했다.

    “설마. 김재영이 아연이를...... 죽였다는 거야?”

    하늘이가 내 말에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하늘이의 두 눈은 크게 벌어져 있었다. 그렇게 크게 벌어진 두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하늘이는 마치 납득했다는 듯 눈빛을 감추며 입을 약간 벌려 탄성인지 탄식일지 모를 것을 내뱉었다.

    “아... . 알아챘나요?”

    오늘 아침 나를 깨웠다는 것은 내가 일기장을 보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늘이가 납득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

    내 말을 긍정하는 하늘이의 대답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사실 아연이의 죽음에는 의문이 많았다. 하지만 별다른 증거도 없었고, 그녀의 남자친구라는 제 3자의 입장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너무 제한적이었다. 그리고 그녀와 사귀면서도 그녀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너무 적었다.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잘 말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아무것도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그녀에 대해 파고들면 그 관계가 깨져버릴까 무서웠다.

    결국엔 아연이와의 관계는 사고사로 끝나버렸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 그녀에게 면허가 있는지도 몰랐다. 차량도 어디서 났는지 알 수 없는 중고차. 그녀가 죽기 전 거의 몇 달간 행방이 묘연했던 것도 이상했다. 사고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살이 아닐까는 고민했다. 그런데 살인인가?

    “김재영이 아연이를 죽였다고?”

    “네. 그 자식이 진아연. 제 언니를 죽였어요.”

    “왜지? 김재영이 왜... 아연이를.”

    “왜일 것 같아요? 짐작 가는 게 있을 텐데요?”

    짐작할 수 있는 건... 일기장.

    “빚인가?”

    “정답이에요.”

    “하지만... 겨우 빚같은 것 대문에 아연이가 죽었다고? 아니, 그 전에 무슨 빚이 있다는 거지? 아버지란 사람은 집을 나갔다고...”

    일기장에는 분명 그렇게 쓰여 있었다. 다만 거기까지 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왜 또 빚 이야기가 나오는 거지?

    “그 새끼는 집을 나갔지만, 그 자식이 남겨놓은 게 너무 많더군요. 그 놈 명의의 집이라던가, 물건들, 그리고 엄마와 갓 성인이 된 언니의 명의로까지 빚을 남겨 두었더군요. 엄마는 사채업자랑 조폭들에게 시달리다가 미안하다는 편지만 남겨놓고 자살.”

    “그래서?”

    “그리고 언니가 있는 곳으로 도망쳤죠. 집은 이미 경매에 넘어가버린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거기도 이미 사채업자들이 계속 찾아오는 곳이었고, 더이상 우리 자매가 도망칠 곳도 없었어요. 설상가상으로 빚쟁이들이 찾아오니 집주인은 방에서 나가라고 하고요.”

    ...”

    “그러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사채업자들이 오지 않더군요. 대신 문제는 언니가 자취방에 있는 시간이 없어졌죠. 그러기를 세달....... 언니가 죽었어요.”

    하늘이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이야기가 느닷없이 결론으로 들어간 탓이다. 중요한 부분이 없었다. 그 결과로 이르게 된 이유, 그리고 김재영이 아연이를 죽였다는 주장이 결여되어 있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하늘이를 재촉했다.

    “왜 죽은 거지? 아연이는 도대체 왜 죽었던 거야?”

    “알고 있잖아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로 인한 사고사.”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 그게 왜 김재영이 아연이을 죽였다는 게 되는 건데? 자살이야? 아연이가 견디지 못하고...”

    “아뇨. 자살은 아니에요. 사고사로 위장한 살인이니까요.”

    하늘이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언니가 죽고 난 뒤 정장 차림을 한 어느 남자가 집에 찾아오군요. 그리고, 보험금을 받았어요.”

    “보험금?”

    “네. 저희가 지고 있던 빚을 제외한 보험금... 언니가 몇 달 전 들어 놓은 생명보험이었죠. 너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것도 빚만큼 미리 공제시켜 버리고는? 이제 갚을 필요는 없다고 친절히 전화까지 오더군요.”

    ...”

    “사채업자랑 조폭, 그리고 그 전화를 했던 게 김재영이었어요.”

    하늘이는 말을 끝내고는 고개를 숙였다. 몸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분노일까? 이내 몸의 떨림이 잦아들고, 하늘이가 고개를 들었다. 웃고 있었다. 하늘이는 소름 끼칠 정도로 해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죽였어요. 하핫!”

    ...”

    “언니의 복수를 한 거라고요? 하하핫! 하하하하!”

    하늘이가 그렇게 말하며 기쁜 듯이 웃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가슴속에서 어떤 감정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무슨 감정을 떠올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살인자에 대한 경멸을 드러내야 하는 걸까? 하늘이처럼 복수에 대한 환희를 드러내야 할까? 아니면 아연이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드러내야 하는 걸까.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생각이 이리저리 뒤엉킨다. 하늘이의 웃음소리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하하... ... .......”

    하늘이의 웃음소리가 떨림이 섞이며 잦아들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하늘이의 몸이 떨리는 것이 한 눈에 들어왔다. 웃고 있던 입가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부들거리며 떨고 있었다. 그리고 투명한 물방울이 그렇게 떨고 있는 하늘이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늘이도 그것을 느낀 듯 손을 들어 눈가를 훔쳤다. 하지만 닦아낸 보람도 없이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흐느끼는 소리가 이제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웃음소리를 대신했다. 내가 그 모습에 당황하는 사이 하늘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흐흑... 근데... 왜죠? . 도대체 왜... . 분명 그를 죽였으니까.... ... 언니의 복수를 한 거니까..... . 기뻐야 할 텐데.... 되갚아 줬다는.. . 그런 성취감이!.... . 분명 있어야 할 텐데! 후련해야 할 텐데!”

    하늘이가 그렇게 소리치며 내게 다가와 나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엉망이 되어버린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며, 간절하게, 애절하게 말했다.

    “어째서 이렇게 허무한 거죠? ... 대체 왜! 이렇게 슬픈 거냐고요! . 흐흑.....”

    “그건...”

    나는 뭐라고 대답을 주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해주지 못했다.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하늘이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듯 나와 눈을 마주치며 기다렸다. 그러나 내 말이 이어지지 않자자, 손에서 힘을 빼고는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나에게 몸을 기대왔다.

    “하아...”

    하늘이가 내 가슴에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영겁과 같은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하늘이가 말했다.

    “아니, 아니에요. 이제 전부 끝이니까요. 끝낼 때가 됐어요. 이제 다 끝내 버리죠.”

    하늘이가 손을 놓고는 두어 걸음 물러났다. 무표정한 얼굴이 보였다. 어느새 눈물은 말라 있었다. 하늘이의 얼굴에서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 얼굴을 보며 의문을 뱉었다.

    “뭘?”

    “여기서 벌어진 모든 일이요. 원래라면 더 해볼까 했지만... 그만두죠. 다 귀찮아졌어요. 더 이상 해봐야 의미도 없을 것 같고요....... 다 허무하네요.”

    전부 다 끝낸다고?

    “어쩌려는 거야?”

    ... 제가 드렸던 권총. 다시 돌려 줄래요?”

    하늘이가 정중하게 나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태도 변화가 너무 빨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권총은 또 어디에 쓰려고... 누군가를 또 죽일 셈인가? 지금 이렇게 말해놓고? 그런 거라면 절대 줄 수 없었다.

    “걱정 말아요. 그걸로 다른 사람을 죽일 일은 없을 테니까. 단지 이 섬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필요할 뿐이에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자, 하늘이가 마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차분하게 말했다. 나는 하늘이의 말에 권총을 다시 넘겨주어도 되나,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어차피 나에게는 쓸모가 없는 물건이었다.

    문제는 지금의 하늘이를 믿어도 되는가였다. 하늘이가 권총으로 무엇을 하려는 거지? 누군가를 죽이려고 하는 건가? 아니, 그렇다면 사람들의 귓속에 박혀있는 그것을 쓸 것이다. 그것이 빠르고 확실하니까.

    그 전에, 하늘이가 나에게 거짓을 말한 적이 있었나? 아니, 말하지 않은 것은 있었지만, 거짓말을 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권총은 정말 탈출하기 위한 수단인가? 다른 사람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믿어볼까.

    ... 잠시만 기다려. 가져올 테니까.”

    “네.”

    나는 긴가민가하면서도 방을 나왔다.

    “아. 마침 찾고 있었네.”

    방을 나오자마자 김주성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의 두 팔이 피로 얼룩져 있었다. 김재영의 시신이 한쪽으로 옮겨져 옷으로 덮여 있는 걸로 봐서는 그가 직접 그것을 정리한 듯 했다. 나는 그의 팔에 묻은 피게 꺼려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도망칠 수도 없었기에 멈춰 서며 대답했다.

    “예?”

    “그. 하늘이는 어디에 있나?”

    ... 여기 이 방에 있는데....... 왜 그러십니까?”

    “아. 아무것도 아닐세. 자네는 어딜 가나?”

    3층에 두고 온 게 있어서...”

    “그런가? 알겠네.”

    “예...”

    김주성은 살짝 의문을 내비치면서도 더 묻지 않고, 다시 처형대로 돌아갔다. 왜 물어본 거지? 일단 권총부터 챙겨야 될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3-4’로 걸음을 옮겼다.

    서두른 탓일까. 순식간에 ‘3-4’로 들어왔다. 아니면 여러 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한 탓일까. 그리고 침대 뒤편에 있던 권총도 어느새 내 손에 잡혀있었다.

    이것을 하늘이에게 주어도 괜찮을까. 사실 나로서는 이 상황만 끝낼 수 있다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간 뒤엔? 이 등대로부터, 이 상황으로부터 탈출한다면? 그 때에는 어떻게 해야 되지? 나는 어떻게 하려 한 거지? 그 메일의 말대로 아연이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하려고 했었지? 왜 그걸 알아내려고 했지? 알게 되면 어떻게 하려고?

    ...... 왜 알고 싶었던 거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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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슬... 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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