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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147
    작성자 : 나를믿지마요
    추천 : 38
    조회수 : 3475
    IP : 218.150.***.20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7/11 15:45:45
    http://todayhumor.com/?panic_89147 모바일
    앞집 여고생과 우리집 귀신 2부
    옵션
    • 창작글

    2부

    그렇게 부동산에 가서 계약서를 쓰고 며칠뒤 나는 그 원룸에 입주를 했다. 아버지의 트럭 뒤에 싱글침대와 책상과 냉장고, 옷가지 몇개를 챙겨 올라오는 길은 선생님이 된다는 설래임으로 가득했다. 몇개 없는 짐은 금방 정리되었고, 함께 올라왔던 부모님은 두둑한 봉투 하나를 침대 베개밑에 숨겨두고 내려가셨다. 방안에 앉아 보았다. 원래 내 방이였던 것처럼 익숙하다.

    언제나 그렇듯 항상 다 챙겼다고 생각해도 없는 것들은 꼭 나오게 마련이다. 부모님이 내려 가시기전에 적어주신 살것들 목록을 들고 수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네~"


    수퍼 주인에게 짧은 인사를 건내고 주섬주섬 필요한 것들을 챙기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안부를 묻는다.


    "이사왔나봐요~처음 보는 얼굴이네~"


    " 네~ 요 옆에 원룸에요~"


    "요 요 옆이면 해룸빌라??"


    "네~ 해룸이요~"


    "그렇구나~ 우리슈퍼 많이 이용해줘요~"


    "네~ 자주올께요~"


    인사를 하고 슈퍼를 나오는 나를 보는 주인 아주머니의 눈빛이  조금 찡그려졌다. 사온 물건을 정리하고 컴퓨터를 설치하고  나니 시간은 이미 저녁이였다. 선배가 이사를 했으니 집에서 자장면을 시켜먹자고 했지만, 지친 하루를 자장면으로 마무리 하기는 뭔가 아까웠다. 지난번 올라왔을때 보았던 고기집을 가자고 했고 선배는 태우러 오겠다고 했다. 잠시뒤 선배는 차에 이젤, 석고상, 종이, 연필과 깍지, 지우개까지 데생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챙겨 왔다.


    "와~ 꼼꼼히도 챙겨오셨네요~"


    "며칠 연습좀하고~ 애들보다 못 그리면 그렇잖아~ ㅎㅎㅎ"


    "저 아직 실력 안죽었어요~"


    "알았다~ 그래도 연습은 좀하고 와~"



    입시를 끝내고 1년정도 손을 놓았던 것이 선배는 맘에 걸린것 같았다. 선배가 좁은 집안을 구경하고 있는 동안 집에서 가장 높은 냉장고 위에 석고상을 올려두고 그 옆에 이젤을 두었다. 뭔가 미대생 방다운 방이 된것 같았다. 입시때 학원 홍보용으로  그렸던 손때 묻은 투우사 데생을 꺼내 냉장고 옆에 붙혀 두었다.


    "니가 그린거냐?"


    "고3때 학원 홍보용으로 그린건데,  입시끝나고 챙겨 왔어요.  이 이상은 잘 안나오더라구요"


    "잘 그렸네~ 이정도만 그려주라~"


    "네~ 걱정마세요~"


    "벌써 7시다 얼른 가자~"


    "네~"


    선배가 가지고온 종이와 연필을 대충 침대 위에 던져두고 고기집으로 향했다. 요즘은 보기 힘든 연탄구이 집이였다. 밖에서 봤을때 보다 실내가 더 컸다. 창가자리가 남아 있기에 그곳에 않아 선배와 어떤 고기를 먹을까 고민하는데 내 또래의 긴 생머리 여자 알바생이 옆에 와서 섰다. 며칠전까지 PC방 알바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주문하시겠어요?"


    "네~ "


    "민준이 이사했는데 비싼거 먹어야지~"


    선배는 제일 비싼 고기 3인분과 소주와 사이다를 시켰다. 주문을 받고 돌아가는 알바생이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였다. 알바생을 힐끗힐끗보고 있는 나를 보고 선배가 말했다.


    "이쁘네~"


    "네?"


    "저 알바생 보는거 아냐?"

    "아~ 어디서 본것 같아서요."


    "그래? 이뻐서 보는거는 아니고?"


    "아닙니다~ 고기나 드세요~"


    "그나저나 너 고기 잘 굽는다.. 술이 그냥~"


    "오늘은 1차만 하고 끝내죠~"


    "알았다~"


    말만 1차로 끝이였다. 여기저기 안 옮기고 한집에서 먹을 뿐 이미 마신 술의 양은 3~4차까지 마신 술의 양과 다를바 없었다. 융털이 경련을 일으킬것 같았다.


    "민준아~"


    "네~!"


    "아무튼 와줘서 고맙다.."


    "월급이나 제때 주세요.."


    "걱정마라~ 우리학원 잘된다~"


    그렇게 선배와 주거니 받거니한 술병의 숫자가 2자리가 되고 불판위의 고기가 너무 익어 숯이 되어 갈때쯤 알바생이 옆으로 다가왔다.


    "손님~"


    "네~"


    "저희 영업종료 시간이 11시라서요."


    시계를 보니 10시30분 이였다. 짧은 시간에 많이도 마셨다. 이럴거면 차라리 2차, 3차를 가서 이동하는 시간동안 술이라도 깼으면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알겠습니다~ 금방먹고 갈께요~"


    "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한 알바생은 물수건으로 옆테이블을 닦고 있었다. 어디서 봤는지 궁금했지만, 술에 취한 머리로는 진중히

    생각하기가 힘들었다.


    "야~봐~ 민즌아~ 따르바라~ 잔빗다~"


    술이 가득찬 잔을 흔들거리며 선배가 말을 했다. 조금더 마시면 술집에서 양말벗고 잘것 같았다. 그랬던 적이 있었기에 선배를 이르켰다.


    "선배~ 여기 이제 문닫을 시간이래요 가요~"


    "야~ 봐~ 민즌아~ 2차 가야지~ 2차~"


    "네~네~ 가야죠~"


    선배를 끌고 편의점에 들려 숙취해소 음료를 사서  마신후, 2차 가자는 선배를 "이게 2차니 집에 가세요"라는 말로  설득해 겨우 택시에 태워 집으로 보냈다. 선배가 탄 택시가 사라지는 반대편,  싸구려 트리처럼 힘없이 반짝이는 산이 보였다. " 맨위에 아래집" 오늘부터 내가 살게 된 집은 참 찾기도 쉬웠다. 산으로 통하는 골목 입구앞 횡단 보도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횡단보도 신호음에 고개를 돌리니 그 고기집 알바생이 내 옆에서 있었다.  술에 취해 있었지만 분명히 알바생이였다.  그런데 옷이 교복이다.



    출처 내 구글문서(자동 저장 넘나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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