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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148
    작성자 : 나를믿지마요
    추천 : 42
    조회수 : 3405
    IP : 218.150.***.202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7/11 15:48:41
    http://todayhumor.com/?panic_89148 모바일
    앞집 여고생과 우리집 귀신 3부
    옵션
    • 창작글

    3부

    알바생도 트리 불빛중 하나에 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나보다 빠른 걸음으로 골목 안으로 사라졌다. 산을 오르는 비탈길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미끄러지지말라고 빨래판처럼 홈을 파놓은 시멘트 길에 몸이 좌우로 흔들렸다.  술에 취한 몸에 차오르는 숨은 금방이라도 토할 것처럼 버겁기만 했다. 편의점에서 마실거라도 하나 사가지고 올걸 하고 후회했다. 반도 올라가지 못하고 골목 계단에 앉아 마른입술을 깨물다 주머니 속 구겨져 있는 담배를 꺼냈다.


    "저기요!"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고 있었다.


    "저기요. 아저씨~"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는데 나인것 같았다. 뒤를 돌아보니 교복을 입고 있는 그녀가 나의 옆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


    "저기 해룸빌라 살죠?"


    "네.. 어.. 어떻게.."


    "저 앞집인데요."


    생각이 났다. 그녀가 답을 던져주고 나서야 부동산 사자머리 아주머니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처럼 이쁜 얼굴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저기 죄송한데.. 집에 같이 가면 안될까요?"


    "네? 괜찮기는 한데.. 왜..."


    "그냥 같이가요~ 아저씨~"


    "나 아저씨 아닌데.. 나 아직..."


    "처음보는데 오빠라고 부르기는 그렇잖아요..."


    "알았어요~근데 담배 한대만 피고 가도 되요?"


    "나도 줄래요?"


    "담배요??? "


    "네~"


    "학생이잖아요??"


    "에이~ 아저씨네~"


    그렇게 처음 대화해보는 여고생과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피는 동안 그녀와 나 사이에 대화는 없었다. 담배를 다 피우고 천천히 그녀와 계단을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왜 그녀가 함께 가자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집으로 가기전에 잠시 쉬어가는 평지 골목길 안쪽에는 술에 취한 아저씨가 앉아서 중얼 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아저씨의 반대편에 위치하게 해서  좁은 골목길을 지났다.  많이 취해 있던것 같던 아저씨는 내가 지나가자 쓰윽 나를 올려다 보았다. 아저씨의 눈빛은 술기운 하나 없는 눈빛이였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팔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골목의 끝을 향해 걸었다. 숨이 차올라서 잠시 쉬고 싶었지만,  그 아저씨가 따라와 해코지라도 할까봐 무서웠다. 좁은 골목을 지나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 끝 밝은 가로등에 도착을 해서야 마음이 놓였다.


    "감사합니다~"


    "와… 무서웠어요 그 아저씨.."


    "그쵸? 그래서 위에 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왔어요."


    "나한테 같이 가달라고 한거 잘했어요!"


    "헤헤~ 고마워요~오빠~"


    "오빠.."


    "어떻게 보면 생명의 은인이니 이제 오빠라고 불러줄께요~"


    "아~~ㅎㅎㅎ"


    "엄청 좋은가 보네요~"


    "오빠소리 안좋아 하는 남자가 어디있어요~"


    함께 집에 온것 만으로 그녀는 나를 오빠라고 불렀다. 문앞에서 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니 긴장이 풀리며, 취기와 졸음이 동시에 밀려왔다.  물로 흘린땀을 대충 씻어내고  침대에 누웠다. 커튼을 달지못한 창밖으로 부터 가로등 불빛이 들어와 은은한 조명이 되어주었다. 내일 뭐할지를 생각해보려 했으나 잠시의 여유도 없이 잠에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몸이 가위에 눌렸다. 움직이지 않는 몸을 움직여 보려고  한참을 노력했지만 좀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때 덮고 있던 이불의 끝에서 누군가 팔을 벌리고 이불위로 상체를 엎드리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리 없었다.  침대의 끝에는 냉장고가 빈틈없이 붙어 있었으니까. 다시 몸을 움직여 보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이불 끝에 엎드려 있던 것은 좌우 팔을 교대로 조금씩 움직여 내 머리 쪽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술에 취한척했던 아저씨의 눈빛을 보는 것보다 더 무서웠다.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 사이 그것의 차가운 손가락은 내 턱 밑까지 올라와 얼굴에 닿았다.


    "차다.."


    여름의 끝자락에 겨울처럼 차디찬 냉기가 얼굴을 타고 올라온다. 그리고 그것이 소름끼치는 붉은 빛으로 내 얼굴위에 올라왔을때, 나는 겨우 소리를 지를 수 있었다. 단발의 비명, 기억은 그게 끝이였다. 잠에서 깨었을때 온몸은 식은 땀으로 젖어 있었고 창으로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오고 있다.



    출처 내 구글문서(자동 저장 넘나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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