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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8557
    작성자 : 달고냥
    추천 : 4
    조회수 : 436
    IP : 117.123.***.237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2/10/24 23:59:50
    http://todayhumor.com/?pony_8557 모바일
    (자작 팬픽) 집시 바드 -1-

     라이라 하트스트링즈는 포니빌 모퉁이에 위치한 황무지에 낮선 마차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정거하는 것을 보았다. 우락부락한 어스포니들이 목에서 고삐를 풀어내고 마차의 뒤꽁무니의 짐들을 빼냈다.
     망아지 라이라는 그 포니들이 형형색의 줄무늬 옷을 입고 자리를 깔고 식사를 준비하는 걸 옆에 바짝 붙어서 보고 있었다. 그 포니들은 라이라에게 눈길 한 번 주고는 상관 없다는 듯 한 마디도 안 하고 냄비를 저었다.
     라이라는 그저 돗자리에 앉아 그들을 유심히 보고 있을 뿐이었다.

     언젠가 어머니가 라이라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마차를 끌며 세상의 시작부터 끝까지 달려나가는 포니들이 있다고.

     

    - - - - - - - - - - - - - - -

     

     거처를 찾는 마차를 끄는 포니들은 포니빌까지 가서 시장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겨우 포니빌 구석의 낡은 집을 구할 수 있었다. 라이라는 살금살금 그들의 뒤를 쫒았다.
     라이라는 결국 한 포니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응? 넌 이 마을에 사니?"
     "네. 아저씨."
     "우린 바빠. 짐을 풀어야 되고 따로 신경써야 하는게 많다고."
     "아저씨는 세상의 시작에서 왔어요?"
     "..."
     "네?"

     모든 방랑자 포니들은 라이라의 대답을 무시하고 기껏해야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방랑자들의 모습은 어린 그녀에게 설렘과 호기심으로 다가왔지만 기대에 부합하지 않자 라이라는 물어보는 걸 포기했다.

     다음 날, 라이라는 집에서 뛰쳐나가 바로 포니빌 모퉁이로 갔다. 역시 마차들이 줄지어 있었고 마차의 주인들은 문도 없는 집에서 옷이나 모자를 만들거나 늦잠을 자고 있었다.
     라이라는 자기 또래의 방랑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과연 그들은 라이라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활짝 웃어주기 까지 했다. 라이라는 세상의 시작에 대해 물었지만 어린 망아지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곧이어 그 망아지들의 부모들이 나타나 라이라를 억지로 떼어냈다.

     

    - - - - - - - - - - - - - -

     

     라이라는 낮 동안, 방랑자들이 자리잡은 땅을 배회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들이 만지는 수정구슬과 이상하게 생긴 여러 기구, 묘한 음색이 나는 악기들을 구경했다. 아무도 라이라를 쫓아내거나 하려하진 않았다. 거리에서 모르는 사람 만난 것 처럼 취급했다.

     열 채 정도 되는 낡은 집 중에서 제일 어두운 집에서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났다. 누군가 아픈게 틀림 없어. 라이라는 뚫린 문 너머를 고개를 뻗어 확인했다. 햇빛이 들지 않는 한 구석에 누군가가 누워서 앓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라이라가 먼저 그 쪽에 물었다.

     "어디 아프세요?"
     "누구야? 락 하운드?"
     "아..아니요. 저는 라이라라고 해요."
     그 순간 무언가가 라이라 쪽으로 날아왔지만 라이라의 발굽 밑에 떨어졌다. 가죽으로 만든 공이었다.
     공을 던진 자 쪽에선 땅으로 풀썩 쓰러지는 소리와 함께 괴로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라이라는 어두운 그 쪽으로 뛰어 들어가 그 자를 부축하려고 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그 자는 어른 포니보다 몸집이 더 큰것 같았고 등과 가슴은 넓고 평평했으며 팔과 다리가 가늘었다.

     "잠깐! 만지지마... 으으...윽..."
     "괜찮으세요?"

     그 자는 일어서려고 하다가 바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것 때문에 그의 머리는 햇빛이 비치는 쪽을 향했고 라이라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살 색 얼굴은 동그랗고 작은 눈과 코, 입이 정면에 박혀있고 긴 갈기 같은 것이 맨 윗 부분에만 달려 있었다.

     "으으... 눈 부셔..."

     라이라가 놀라서 뒤로 자빠질 때 그녀의 뒤 쪽에선 한 암말이 헉헉 거리며 다가와 괴상하게 생긴 포니를 부축해 자리에 눕히고 등불을 밝혔다.

     암말이 그 포니의 넓찍한 허리에 묶여있던 붕대를 풀고 다시 연고를 발라 줄 동안 라이라는 그의 원숭이 같은 외모를 자세히 보았다.
     저 동물은 뭐라고 하지? 포니처럼 말을 하는데? 저런건 처음 보는 건데...
     암말은 앞발을 라이라 쪽으로 휘휘 저으며 꺼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괴상한 포니가 앞발을 내밀며 암말을 말렸다.
     "잠깐 기다려. 락 하운드..."
     그의 앞발엔 원숭이가 가지고 있는 기다란 막대기가 달려있었다.

     

    - - - - - - - - - - - - - - - -

     

     그는 눈을 감고 앞발을 능숙하게 사용해 나이프로 빵을 쪼개 라이라에게 주었다. 포니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난 나를 인간이라고 부르지." 조금 어설픈 발음의 이퀘스트리아어였다.
     "너희가 너희를 포니라고 하는 것 처럼."
     라이라는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몰랐다. 그냥 인간이라는 말하는 동물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아, 먼저 사과를 해야 되지. 아무거나 집어던져서 미안해. 깜짝 놀라 손에 집히는 대로 그런 거야."
     "네에..."
     "이 곳 포니들이 귀찮게 안굴었으면 해."

     라이라는 눈을 감고 있는 인간을 보았다.
     "이름이 라이라라고 했나?"
     "네."
     "내가 눈이 않 좋아서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쁠 것 같구나."
     "헤. 감사합니다."
     "나에 대해선 아무 말 안하기다."
     인간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 눈을 떴다. 작은 눈의 눈동자는 흰자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새하얬다.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이다 인간이 장님이란 걸 알고 바로 대답했다.
     "네."

    - - - - - - - - - - - - - - - -

     라이라는 인간이 낮설고 조금은 무서웠지만 그가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준다는 걸 안 다음부터 자주 들렀다. 물론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방랑자들이 이상한 동물을 데리고 다닌다는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다.
     라이라가 방랑자들의 거처를 자주 드나들었지만 방랑자 포니들은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인간은 음악을 좋아했다. 편자처럼 휘어진 악기에 붙은 실을 눈 감고도 다뤘고 다른 줄 달린 악기도 마찬가지 였다. 라이라는 인간이 연주할 때 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발굽을 부딫쳐 박수 소리를 냈다.

     

     당신의 삶이 비탄에 빠졌다면 거기엔 간단한 답이 있다네.

     

     당신은 장인이 만든 수정 구슬에 갇힌 장난감일 뿐이라네.

     

     그가 이리저리 흔들던 우리는 버텨내야 한다네.

     

     우리는 바보 같은 노래를 부르지. 그가 우리의 영혼을 부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인간이 악기를 내려놓았을 때 라이라가 갑자기 물었다.
     "이 노래 아저씨가 지은 거에요?"

     인간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우리 인간들이 널리 부르던 노래야."

     "그래요? 인간들은 세상의 시작에 있어요?"

     인간의 표정이 잠깐 굳어지더니 곧 억지로 웃음을 지어냈다.

     "시작이라... 너랑 나한테 그런 얘기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 아저씨랑 아저씨 친구들은 세상의 시작에서 끝으로 달려간다고요."

     

    달고냥의 꼬릿말입니다
    진지하게 써본다고 한게 이따구가 됐습니다. 집시 바드를 하루 종일 듣고 있으니까 이런 것도 써지고...
    새삼스레 말하지만 포니는 정말 신기합니다.
    이제 어떻게 끝내야 할지 고민 할 시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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