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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0745
    작성자 : 윤인석
    추천 : 2
    조회수 : 314
    IP : 112.171.***.13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12/28 23:13:11
    http://todayhumor.com/?readers_30745 모바일
    단편3) 마지막 소원을 들어줘
    옵션
    • 창작글

    소향이는 자꾸만 올라가려는 시선을 내리려 애썼다.


    '집중. 집중해야 해.'


    학원을 안 다니는 소향이는 수업 시간을 알차게 쓰는 편이다. 그리고 3년 교과 과정을 2년 만에 해치우는 고등학교 수업은 한번 수업을 빼먹으면 타격이 크다. 교과서 한두 단원쯤은 홱홱 지나가 버린다. 결정적으로 곧 기말고사다. 집중해야 했다.


    "에휴."


    소향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민석이 때문에 도통 집중이 되지 않았다.


    불과 3일 전에 소향의 소꿉친구인 민석이 가족 합동 장례식이 있었다. 덤프트럭이 덮쳐서 승합차에 탄 일가족이 몰살한 참혹한 사고였다.


    "세상에 차가 아주 납작해졌다지 뭐예요."


    "고통을 느낄 새도 없었을 거라네요. 그나마 다행이죠."


    먼 친척분이 상주를 맡은 장례식은 사람들이 숙덕거리는 가운데 조용하고 소박하게 치러졌다. 소꿉친구라도 친척들 얼굴까지 볼 기회는 없어서 모르는 얼굴들뿐이었다. 소향은 교복을 입고 찾아가 짓궂게 웃고 있는 민석이의 영정 사진 앞에 국화꽃을 올려놓고, 어색하게 장례식장을 맴돌다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옆 책상에도 직접 사 온 국화꽃을 놓았다.


    소향이는 옆자리에 놓인 국화꽃을 흘낏 돌아보았다.


    '얘는 어쩜 죽어서도 속을 썩이니?'


    국화꽃을 보던 눈을 돌려 다시 수업 중인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반투명한 민석이가 선생님 머리에 걸터앉은 듯한 자세로 둥둥 떠 있다 보니 도통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민석이가 소향이 시선이 다시 돌아오자 해맑게 웃으며 두 팔을 번쩍 들고 마구 흔들었다. 그리고 시선을 피하자 칠판 위에 대자로 누워 시선을 가렸다. 선생님이 민석이 배에 손을 쑥 집어넣고서 칠판에 필기했다.


    소향은 괜히 간지럽다는 시늉을 하며 깔깔대는 민석이를 보며 어젯밤을 떠올렸다.


    "꺅! 민석아! 뭐야 너? 너? 어떻게?"


    <어? 그러게? 하하. 신기하네. 와. 나 떠다닌다. 멋진데!>


    민석이는 소향이 방 벽을 통과해 불쑥 나타났었다. 본인도 어찌 된 일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반가웠던 것도 잠시, 민석이 왜 원수였는지 떠올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룻밤 잠잠하더니 아침부터 대뜸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면서 지금까지 계속 귀찮게 달라붙고 있었다.


    <야. 나 무시하지 말라고. 죽은 사람 소원은 들어준다잖아? 응? 눈 딱 감고 한 번만!>


    “넌 귀신이 낮밤도 없냐? 인간적으로(?) 수업은 방해하지 맙시다! 어서 저리 가!”


    머릿속에 묘하게 울리는 민석의 목소리에 소향이 신경질적으로 작게 소리쳤다. 앞뒤 아이들에게도 안 들릴 작은 소리! 입술도 거의 안 움직이는 게 복화술에 근접한 솜씨였다. 원래 소향의 짝꿍이었던 민석이가 수업시간에 귀찮게 할 때가 많아서 단련된 솜씨였다.


    <그러니까 내 소원 하나만 들어준다면 바로 사라져 준다니까! 양소향! 너 친구끼리 그거 하나도 못 들어 주냐?>


    “어. 못 들어 줘. 꺼져.”


    살아생전에 소향이에게 들러붙어 항상 못살게 굴더니 죽어서까지 이 모양이었다. 심지어 자기 죽음을 슬퍼하는 것까지 방해하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죽어서까지 나타나서 하는 부탁이라는 게....


    소향이 필기하는 손과 입술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죽지만 않았으면 죽여 버리는 건데!!!


    <어.... 음.... 네.... 수업 방해하면 안 되지 하하하. 이따 보자.>


    예전에도 소향이의 심기는 귀신처럼(?) 알아채고 맞기 전에 도망 다니던 민석이었다. 민석이가 슬금슬금 소향과 멀어지더니 벽을 뚫고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하아.”


    소향이 한숨을 쉬고 힐끔 대각선 자리에 앉은 미애를 훔쳐봤다. 민석이가 원수 같은 소꿉친구라면 미애는 천사 같은 단짝이다.


    외 쌍까풀에 약간 날카로운 인상이지만 웃으면 눈 끝에 애교가 묻는다. 고양이상의 예쁜 얼굴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매! 미애의 몸매는 여자애들까지도 한 번씩 돌아보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랬다. 소향은 중학생 때 민석이 컴퓨터에서 야동 폴더를 찾아낸 이후 민석의 취향을 지나치게! 자세히! 내밀하게! 알게 되었다.


    미애 같은 애가 딱 민석이의 이상형이다. 그때부터 변태인 건 알고 있었지만! 아니 아무리 그래도 죽었다가 다시 나타나서 한다는 부탁이 미애와 뽀뽀 한번 해달라는 것이라니!!!


    소향은 이 변태 귀신을 어떻게 퇴치하는 게 좋은지 궁리하다 결국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하교를 하게 됐다. 모범생인 소향으로서는 이것만으로도 속 쓰린 일이었다.


    <쏘양아. 양쏘양아. 생각 한번 해봤어? 내가 한이 남아서 저승엘 못 가겠다니까!>


    “이름 제대로 발음 못 해!! 절대 안 돼! 그게 말이나 되는 거야?”


    그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석은 집에까지 따라와서 졸라댔다. 허공에 거꾸로 매달려 말하는 게 여간 정신 사나운 게 아니었다.


    <흐흐. 그럼 나도 생각이 있지!>


    민석이 소향이 몸으로 쑥 들어왔다. 순간 소향이 몸의 통제권을 상실하고 머릿속 한구석으로 밀려났다.


    <야! 이게 무슨 짓이야! 이 변태 대마왕! 무슨 짓을 하려고?>


    “흐흐흐. 랄라라. 와. 이거 참 신기한 기분이야.”


    <꺄악! 내 입으로 그렇게 변태같이 웃지 마!>


    소향이 머릿속에서 비명을 지르거나 말거나 민석은 소향의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며 거실에서 가볍게 춤까지 춰 댔다.


    <뭐야? 날 부끄럽게 해서 뽀뽀시키겠다는 거야?>


    “흐흐 그럴 리가. 기대하시라!”


    민석이 경쾌한 발걸음으로 냉장고로 향했다. 그리고 통 아이스크림과 수저를 꺼냈다.


    <야! 그건 하루 두 숟가락 이상 먹음 안 돼! 그 부피만큼 살찐다고!>


    “예전부터 어떻게 아이스크림을 뜯고 남길 수가 있는 건지, 믿기지 않았어. 아이스크림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민석은 아이스크림 뜯고 컴퓨터 앞에 가서 웹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냠냠거리며 퍼먹는 게 정말 한 통을 다 먹을 기세다.


    <으앙. 진짜 살찐다고. 내일 아침에 얼굴이 달덩이가 될 거야.>


    “괜찮아. 예뻐. 예뻐. 그럼 내 소원 들어줄래? 한마디만 하면 숟가락 딱 놓는다.”


    <......으. 이 정도 협박에 굴할 수 없지.>


    “흐흐. 이거 웃긴다. 다음 화 못 보는 줄 알았지 뭐야.”


    <......맛있긴 하네......>


    “흐흐. 그렇지?”


    소향은 끝내 불의에 굴하지 않고 아이스크림 한통을 맛있게 먹어버리는 비극을 감수했다.


    하지만 민석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업 방해나 폭식 등의 소소한 공격에 소향이 굴하지 않으니 점차 강도가 강해졌다.


    “선생님!”


    “뭔가?”


    나이 지긋한 물리 선생님이 수업하다 말고 돌아보았다.


    “지금! 몹시! 똥이! 마렵습니다!”


    <까아아아아!!! 이이이이이 미이이이이인 서어어어어어억!!!!!!!>


    “....어서 가봐.”


    23년 경력에 빛나는 관록의 물리 선생님은 동요하지 않고 말했다.


    소향은 민석이가 몸을 돌려주자마자 복도로 뛰어나갔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자지러지는 소리가 복도에까지 들렸다. 이걸로 교내 공식 똥녀다! 연애는 다 했다! 시집은 다 갔다!


    <어... 음... 이제 항복하지그래?>


    “이 변태 귀신이!!!!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일 거야!!!!”


    <으악! 이... 이따가 보자.>


    민석은 사고를 치고 도망갔다가. 다음 시간에 곧 돌아와 이런저런 사고를 쳤다. 소향을 속속들이 아는지라 어쩌면 소향이 싫어하는 짓을 그렇게 잘 아는지. 이런 방면은 소향 본인보다 민석이 소향을 잘 알았다.


    처음엔 웃던 반 아이들도 불쌍하게도 소꿉친구를 잃고 애가 정신을 놨다고 수군거렸다. 아무렴 제정신으로 민석이 자리에 놓인 국화꽃잎을 뜯어 먹으며 수업을 듣진 않겠지.


    몇몇이 힘내라고 말하며 지나쳤다.


    "소향아. 내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어.... 나도 미애야."


    미애는 말없이 안아주기까지 했다.


    소향은 정말 울고 싶었다.




    인생 최악의 학교생활을 마치고 소향은 민석과 단둘이 마주 섰다.


    “야! 이민석. 솔직히 이런 건 남자애한테 부탁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나한테 그래?”


    <말이 되냐!! 남자라니!! 범죄야 범죄!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그 꼴을 못 봐!>


    예상외로 격한 반항에 소향이 움찔했다.


    “아.... 그건 그런가. 아니지. 여자도 함부로 하는 건 마찬가지로 범죄지. 미애에게 뽀뽀하라니! 미애가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 날 완전 매장해 버리려고 작정한 거지? 나랑 살아생전에 무슨 원한이 있다고 그래?”


    <하하. 원한은 무슨. 깊은 애정과 관심이 있는 거지. 이게 죽고 나서 보니까 아무한테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 너처럼 파장이 잘 맞거나 아니면 잠자는 사람처럼 의식이 없는 사람한테나 들어갈 수 있더라고.>


    “너랑 나랑 파장이 맞아?”


    <흐흐. 붙어 다닌 세월이 얼마인데. 야. 많이도 안 바라. 그냥 살짝 뽀뽀만 하게 해주라. 일단 미애를 너희 집에 불러서 놀다가 같이 자는 거야. 그리고 자는 사이에 살짝 쪽! 그럼 미애도 모를 거야. 그리고 난 한을 풀고 승천하는 거지.>


    “이제 곧 기말고사인데 놀긴 뭘 놀아! 이 변태 대마왕아! 안 돼!”


    <아! 맞다 기말고사!>


    민석이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손뼉을 쳤다. 소향은 즐거워하는 민석의 표정을 보고 불길함을 느꼈다.


    <으흐흐. 기말고사가 있었구나. 이거 이거. OMR카드 제출 직전에 실수로 1번에 쭉!!! 줄을 그어버린다든가 하는 실수가 발생하면 누군가는 참 슬프겠구나. 그렇지이이?>


    “야!!!!! 무슨 소리야!! 나 대학 가야지!! 이 악령! 변태! 시방새야!”


    <엑. 그런 욕은 어디서 배웠어?>


    “당연히 너지! 이 시방새. 말미잘! 색마! 너 좋자고 친구 내신을 박살내 버리냐!”


    <흐흐. 넌 워낙 공부 잘해서 한 번쯤 망해도 괜찮아. 야! 이러다 나 원귀 되겠다. 한 풀고 저승에 좀 가보자.>


    “으....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닌데. 아. 이거 예전처럼 팰 수도 없고....”


    <흐흐흐. 너도 알지? 내가 진짜 할 수 있을 것 같아? 못할 것 같아?>


    “으으으. 미애야. 미안.”


    소향은 결국 항복했다. 소꿉친구가 된 이래로 몇 번 없는 민석의 승리였지만 마지막에 대승을 거둔 것이다.


    소향이 약속한 이후로 민석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가끔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하면서 얌전히 곁을 떠다녔다.




    "미애야.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


    "그래. 간만에 맛난 거 사놓고 수다나 잔뜩 떨까?"


    기말고사를 무사히 끝내고 토요일에 소향이는 미애를 집으로 초대했다. 원래 친했던 터라 가끔 있던 일이고 소향의 상태를 염려하던 미애는 두말없이 승낙했다. 같이 수다를 떨며 노는 내내 과자며 음료수를 다정하게 챙겨주려는 미애를 보며 소향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미애야. 미안. 내가 저 자식 보내고 정말 잘해줄게.’


    한참 시간이 흐르고 잠 잘 시간이 되었다. 미애와 소향이 한 침대에 누운 지도 30분 정도 시간이 흘렀다.


    <쏘양아. 됐다. 미애 잔다.>


    “그런 건 어떻게 아는 거야? 정말 자?”


    소향이 투덜대며 일어났다.


    <잠든 사람에게 들어갈 수 있다고 했잖아. 들어갈 수 있겠다 감이 딱 오면 잠든 거지 뭐.>


    “너 정말 딱 뽀뽀만 해야 해.”


    <그래. 그래. 사나이 이민석. 약속은 지킨다!>


    “그런데 이거 끝나면 정말 가는 거야? 어디로 가게 되는 거야?”


    <글쎄. 나도 몰라. 어떻게 나타났는지도 모르는데... 가봐야 알겠지. 그냥 이 미련이 닻 같은 거라서 이거 올리면 바람 타고 어디론가 가게 된다는 감이 와. 아마 저승이겠지. 내가 미애에게 들어갈 수 있겠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왜인지 몰라도 알게 되는 그런 거야. 너도 죽어보면 알 거야. 하하.>


    “그래.. 잘 가라. 이민석. 마지막 한이 이런 거란 것만 빼면 넌 괜찮은 놈이었어. 아마 지옥은 아닐 거야.”


    <흐흐. 이 몸이 지옥이라니. 어림없지.>


    민석이 웃었다. 소향이 준비됐다는 듯 팔을 벌려 보였다. 아쉽지만 이별해야 할 때였다. 이 바보 같은 친구는 끝내 이렇게 바보 같은 일만 하다 가는 것이다. 바보. 똥개. 변태. 잘 가라.


    민석이 소향이의 몸으로 들어갔다. 민석이 소향이의 몸으로 조심스레 미애에게 다가갔다. 누워있는 미애 코앞까지 몸을 기울인 민석은 머뭇거리며 움직이지를 못했다.


    <흥! 막상 하려니 떨리나 보지?>


    “아.... 아닌데 전혀 안 떨리는데.”


    소향은 자기 목소리가 떨리면 이런 목소리가 나는구나. 하고 잠시 생각했다. 민석은 그러고도 한참을 주춤댔다.


    <너 같은 악동도 누군가를 좋아해 보긴 하고 가는구나. 잠자는 데 몰래 뽀뽀는 역시 변태지만.>


    보다 못해 소향이 말했다. 민석이와 미애의 뽀뽀를 직접 체험하려고 하니 어색해 죽을 것만 같았다. 할 거면 어서 해버리라고!


    “아닌데! 자는데 몰래 할 생각 없다고!”


    순간 소향은 민석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미애가 눈을 떴다. 워낙 가까운 상태라 움찔할 새도 없이 미애가 뻗은 손에 얼굴이 감싸여졌다.


    "너... 뭐하는 거야?"


    "소원 푸는 중이야."


    민석이 미애의 목소리로 말했다.


    누워있던 미애의 손이 천천히 소향이의 얼굴을 당겼다.


    입술이 포개지고 소향이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첫 입맞춤이었다.


    낯설고 달뜬 시간이 지나갔다. 민석이 조심스레 입술을 뗐다가 아쉽다는 듯 다시 입을 맞춰왔다. 평소답지 않은 조심스럽고 달콤한 몸짓이었다.


    “네가 해도 된다고 한 거다.”


    “민석아...”


    민석이 소향이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소향이 멍한 얼굴로 미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옛날부터 많이 좋아했어. 울지 말고 잘 지내.”


    민석이 미애의 얼굴로 웃어 보였다. 그리고 미애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미... 민석아?"


    소향이 미애를 흔들어 보았다. 미애는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소향이 주위를 둘러봤지만 민석은 간 곳 없었다.


    “으.. 으...”


    한참 멍해 있던 소향이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나도! 이 바보야! 으아아아앙.”


    놀라서 깬 미애가 영문도 모르고 소향이를 달래며 안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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