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0년차 주부이며 두 아이를 둔 워킹맘입니다.

(지금은 임파선종 치료 때문에 본업은 잠시 쉬고 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어요.)

누구보다도 제가 믿고 지지하는 이들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제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창 밖으로 보이는 세상이 너무나 조용하고 평온해서 마음이 아픕니다.

머리를 식힌 지금은 왜 투표에서 이기고 득표에서 졌는지 

조금씩 그 이유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프레임을 이쪽으로 끌어오지 못했고 정권 교체를 위해 

진심으로 가진 것을 스스로 버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겁니다.

(새누리당은 친이계를 과감히 쳐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했죠...)

정계, 언론, 법조계, 재계...모두 하나로 뭉쳐 자신들만 의 카르텔을 형성해버렸으니

그것을 단번에 깬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앞으로를 생각할 때입니다.

당장 내년 들어서면서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공공요금이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물가도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영유아 무상 보육이 중단되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아이들 어린이집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겁니다.

(현재 만 1세 어린이집 바우처 비용이 월 34만원 가량 됩니다. 거기에 특별경비는 별도로 현금 입금...)

거기에, MB 정권 초기처럼 고환율 정책을 시행한다면 내 월급 빼고 모든 게 다 오르는 현상이 재현되겠죠.

지금 엔저 때문에 수출에 지장이 있다는 경제 뉴스들이 간간히 나오는 상황이니

환율에 손 안 댄다는 보장이 없겠네요.

그리고 2013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교과서가 바뀌게 됩니다.

이것이 향후 학생들과 교육 현장(특히 입시)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지 알 수 없고요.

벌써부터 나꼼수 멤버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고 이상호 기자에 대한 해직 절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올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춥게 느껴질 것 같네요.

그렇다고 우리에게 미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해서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됩니다.

야당 스스로 자신들이 만든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시민 세력으로 변모해야 되고요.

그리고 주부님들...환경도 생각하고 생산자에게 이익이 가는 착한 소비를 하고 싶다면 생협에 가입하세요.

저는 생협 5년 째 이용하고 있는데 요즘은 가격 경쟁력도 생겨서 좋더라고요.

아이들 사교육에만 너무 의존하지 마시고 어릴 때부터 책 한 권이라고 읽어주세요.

그리고 엄마 아빠가 책을 읽으면 아이들도 부모를 따라한답니다.

공부의 힘은 독서에서 비롯되고 스스로 해답을 찾는 연습을 한 아이들은

커서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나갈 힘과 지혜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서...세상을 바꾸는 인재가 되는 것이죠.

저는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우리 스스로도 공부해요.

보수에 대해 알고 싶다면 김교수의 '보수를 팝니다'같은 책도 도움이 될 것이고

자신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그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후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현대사, 돈의 근본적인 성질, 킹 메이커 등등...

두 눈과 두 귀가 닫히지 않도록 늘 열어두고 있어야 됩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좌절하고 있을 때, 철벽같은 현실에 자조하고 있을 때

그저 주저앉아 울지만 말고 그들이 기댈 어깨를 빌려줍시다.

내 자신이 바뀌어 넘어진 이들을 일으켜 세우면 우리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저도 힘들 때 오유에서 기운을 얻었듯이

벽에 부딪쳐서 아파하고 넘을 수 없음에 좌절하고 있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