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color:#141414;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font-size:17px;line-height:25.5px;">지난달 16일 인천광역시장기 태권도대회 고등부 경기가 열린 인천 선학체육관. 파란색 호구 를 한 A군(16)의 발이 B군(17)이 머리에 쓴 빨간색 호구를 때렸다. 이어 A군은 뒤돌려차기로 연속 공격에 성공했다. 이때까지 A군과 B군이 얻은 점수는 각각 14점과 7점. 관중은 A군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span> <div><span style="color:#141414;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font-size:17px;line-height:25.5px;"><br></span></div> <div><div style="margin:0px 0px 1em;padding:0px;color:#141414;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font-size:17px;line-height:25.5px;">이때 반전이 일어났다. 경기를 지켜보던 코치가 심판과 눈을 마주치더니 흰 수건을 매트에 내려놓았다. 태권도 경기에선 코치가 경기장 안으로 흰 수건을 던지거나 내려놓으면 기권패로 간주된다. 승리할 가망이 없어 포기하거나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div> <p style="margin:0px 0px 1em;padding:0px;color:#141414;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font-size:17px;line-height:25.5px;">관중은 B군의 기권패를 예상했지만 심판은 B군의 승리를 선언했다. 수건을 내려놓은 이는 다름 아닌 A선수의 코치였다. 선수도, 관중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p> <p style="margin:0px 0px 1em;padding:0px;color:#141414;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font-size:17px;line-height:25.5px;">뒤늦게 경기장에 도착한 A군의 아버지에게 두 선수의 코치들이 찾아왔다. 코치들은 아버지에게 “상대 선수(B군)의 집안 형편이 어려워 장학금이 필요한 상황이라 (A군이) 양보하게 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p> <p style="margin:0px 0px 1em;padding:0px;color:#141414;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font-size:17px;line-height:25.5px;">A군의 아버지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알고 보니 말로만 듣던 ‘밀어주기’를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밀어주기는 특정 선수가 승리하도록 승부를 조작하는 행위를 뜻하는 스포츠계의 은어다. A군에게 밀려 탈락할 뻔했던 B군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A군 아버지는 “그 시합을 이겼으면 우리 아들이 우승할 수도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p> <p style="margin:0px 0px 1em;padding:0px;color:#141414;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sans-serif;font-size:17px;line-height:25.5px;">A군의 코치 C씨는 경기 후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C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상대편 선수의 코치가 ‘우리 학생이 형편이 어려우니 양보해 달라’고 부탁해 들어줬다. 잘못된 행동으로 학생의 미래를 망쳐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p></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