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margin:0px 0px 10px;color:#333333;font-family:sans-serif;line-height:19.2px;">당신을 식도락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br>스시효, 벽제갈비 이딴 데 절대 갈 필요 없습니다. 매뉴얼만 숙지하시면 됩니다.<br><br></p> <p style="margin:0px 0px 10px;color:#333333;font-family:sans-serif;line-height:19.2px;">일단 식도락 전문가가 되려면 좋아해야 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br>라멘을 이야기할 때 하카다분코나 우마이도를 꼽아선 안됩니다. <br>그런 곳들을 꼽는 것은 다른 식도락 전문가들에게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br>제일 무난한 메뉴얼은 나고미 정도입니다. 나고미 라멘이 어디 있는지 몰라도 괜찮습니다.<br>그저 일본 라멘 대회에서 3관왕했다는 사실 정도면 기억하면 됩니다.<br>하카다분코는 줄 서기 싫어서 안 간다고만 말하십시요.<br><br></p> <p style="margin:0px 0px 10px;color:#333333;font-family:sans-serif;line-height:19.2px;">중국집에서는 야래향보다는 향미, 동천홍보다는 산동교자가 좋다고 해야 합니다.<br>이도 저도 싫으면 팔선 정도 추천드립니다.<br>서울 시내 중국집 중에서는 명화원을 타겟으로 잡고 위생 문제를 까대며 목란을 좋아하십시오.<br>눈물을 글썽거리며 장강만월의 리즈 시절이나 명화원 할아버지가 웍 잡던 시절이 그립다고 얘기하면 당신은 이미 전문가!<br>그리고 목란이 기복이 심해도 그럭저럭 먹을만 하기는 하지... 정도의 멘트만 날리세요. <br>대가방이나 주와 비교하여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br>지방에서는 그저 '원향재 간짜장 맛이 ㅎㄷㄷ 했더랬지'하면서 입맛을 한 번 다셔 주십시오.<br></p> <p style="margin:0px 0px 10px;color:#333333;font-family:sans-serif;line-height:19.2px;">냉면 이야기 할 때, 절대 함흥냉면의 함자도 꺼내시면 안 됩니다. <br>냉면은 무조건 평양냉면입니다. <br>이 때도 평양면옥, 우래옥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 서북면옥, 남포면옥 정도 가능합니다.<br>냉면 먹을 때 가위로 자른다고 하지 말고, 이로 끊어 먹는다고 하십시오. <br>그리고 입으로 툭툭 소리 좀 내 주시면 됩니다. <br>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옥류관에서 냉면 한 그릇 먹는 게 소원이라고 하시면 냉면 경력 20년 정도는 먹고 들어 갑니다.<br></p> <p style="margin:0px 0px 10px;color:#333333;font-family:sans-serif;line-height:19.2px;">이태리언 중에선.. 프리모 바치오바치 절대 안 됩니다. 몰토 정도가 괜찮겠네요.<br>몰토에서 유정란을 쓰는지, 옥과산 한우를 쓰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br>그저 오너쉐프라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고 슬쩍 웃으며 얘기하면 됩니다.<br>스테이크는 당연히 미디움 레어.<br>참고로 프렌치는 간단합니다. 걍 댓글마다 '피에르 가니에르 ㅠㅠ' 하시면 됩니다.<br><br>지금까지 먹어 본 음식 중 뭐가 제일 맛있었냐는 질문에,<br>토속촌의 삼계탕, 명동교자의 칼국수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br>'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하다'고 시크하게 말해 주세요. <br></p> <p style="margin:0px 0px 10px;color:#333333;font-family:sans-serif;line-height:19.2px;">대충 이 정도입니다.<br>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맛대맛 보면서 식도락에 취미를 갖게 되었다고 절대 고백하지 마십시오.<br>캐무시 당합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