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는 오늘자 스포츠서울입니다.
검색해보니 없어서 올립니다.
영구아트 심형래 사장은 영화 '용가리'로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봤다. 칸 영화제에서 270만달러의 선 수출계약에 성공하고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등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해외의 성과와는 반대로 국내 비평가·관객들은 '기대 이하'라며 냉담했고, 설상가상으로 해외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뒀음에도 해외배급 에이전트가 불공정 계약을 맺어 정작 회사는 별 이익도 못얻었다. 그런 그가 다시 일어서고 있다. 2000년 초부터 제작에 들어가 올 연말 선보일 예정인 SF대작 '디 워(D-War)'가 미국 록우드사로부터 1500만달러(약 180억원)를 투자받았고, 데모영상을 본 해외 각국에서 벌써부터 수출계약을 요청해오고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SF영상을 준비하며 오뚝이처럼 재도전하고 있는 심형래 사장을 강서구 오곡동 영구아트에서 만났다.
"용가리가 1메가라면 '디 워'는 200메가"
Q : '디 워'는 어떤 영화…?
A : 우리나라의 전통의 이무기 전설을 SF와 접목시켰습니다. 이무기들은 1000년에 한번씩 용이 돼 승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데, 용이 되려면 반드시 여의주가 있어야 됩니다. 한데 인간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하늘의 순리를 거부하고 '다크'라는 이무기가 힘으로 여의주의 쟁탈을 시도하지요. '다크'는 조선시대에 여의주를 갖고 태어난 여자아이를 찾기 위해 추종세력을 이끌고 시간을 거슬러 조선을 습격합니다. 이에 조선인들은 이무기에게 여자아이란 여자아이는 모두 제물로 바치기에 이르지요…. 전반부는 조선시대, 후반부는 현대의 미국 LA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Q : '용가리'에 비해 기술적 진보는?
A : '용가리'가 1메가짜리였다면 '디 워'는 200메가짜리랄까요. '용가리'는 컴퓨터 그래픽(CG)의 한계를 가리기 위해 주로 밤에만 출현했어요. 이는 미국영화 '고질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심사장은 '디 워'의 데모 영상과 예고편을 '몬스터 주식회사' '스타워즈 에피소드2'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화면과 함께 틀어놓고 비교해가며 설명했다) '디 워'는 거의 모든 신들이 환한 대낮에 펼쳐집니다. 또한 괴물의 피부, 털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도 완벽한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 있어요. 일본 디즈니사나 미국 록우드사에서 이 영상을 봤을 때 그들은 "CG 영상의 개가"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유럽에서만 7개국서 구매계약 요청"
Q : '용가리'는 심사장에게 어떤 의미…?
A : '용가리'가 있었기에 '디 워'도 있습니다. 기술적 진보라는 것은 일정한 단계를 거치면서 이루어집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별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용가리'를 통해 세계 영화계는 SF라는 영역에서 '미국'이라는 단 하나의 이름 밑에 '한국'이라는 아직은 작은 이름 하나를 더 올려놓게 됐습니다. 혹 일본에서 만들어진 '고질라' 영화를 보신 적이 있는지요. 아직도 괴물 속에 사람이 들어가서 연기하는 수준입니다. '용가리'는 절반의 성취와 절반의 좌절을 줬지만, 그로 인해 한계를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영화입니다.
Q : '디 워'의 해외수출 전망은?
A : 이미 유럽에서만 7개국에서 구매계약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프랑스 400만달러, 영국 400만달러, 독일 600만달러, 이탈리아 300만달러, 네덜란드 150만달러, 스칸디나비아 200만달러, 스페인 250만달러로 유럽만 총 2300만달러에 이릅니다. 이는 데모영상과 제작과정만을 보고 진행되고 있는 계약건으로, 우리쪽보다 오히려 저들이 더욱 적극적인 양상입니다. 미국은 애초에 우리의 주타깃이니 말할 것도 없고, 일본에서도 여러곳에서 계약을 원하고 있습니다. (심사장은 이 부분에서 두툼한 팩스와 서류들을 일일이 보여주며 열띤 설명을 이어나갔다)
"몇곱절 업그레이드, 지켜봐주길"
Q : 한국영화의 나아갈 길은?
A : 요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고들 합니다. 참으로 기쁘고 좋은 일이지요. 그러나 우리끼리의 잔치로만 끝나선 안됩니다. 거대한 자본과 기술을 앞세운 할리우드의 침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SF라는 영역에서 할리우드와 정면승부해 그들을 따라잡겠다는 나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전세계 영화시장을 싹쓸이하며 미국이 벌어들인 돈의 80%는 SF영화에 의한 것입니다. '용가리'가 해외에서 할리우드 SF의 아성에 자그마한 손톱자국을 남겼다면, 올 연말 '디 워'를 통해 여러분은 그 아성을 잠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시리라 믿습니다. 한국영화의 경쟁상대가 한국영화가 돼서는 안됩니다.
Q : 끝으로 영화팬들에게 한마디….
A : 변함없이 저를 응원해주시는 영화팬, 네티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너무도 힘들고 괴로워 이제 그만 접을까 했던 적도 많지만, 그때마다 힘을 주신 건 바로 여러분이었습니다. '디 워'는 '용가리'에서 미진했던 시나리오나 그래픽, 배우들의 연기 등 모든 면에서 몇곱절 업그레이드했고, 아울러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기본목표 하에 이번에는 국내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우렸습니다. 지켜봐주시고,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예고) TV스포츠서울(tv.sportsseoul.com) 영상취재팀은 올 연말 선보일 예정인 영구아트의 SF대작 '디 워'의 생생한 제작과정과 제작진 인터뷰, 그리고 영화의 하이라이트 영상인 티저무비 예고편을 담은 영상뉴스를 5월 10일(월) 정오판에 게재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스포츠서울닷컴│최대환기자 cdh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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