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아니고.</div> <div>어머니가 1980년 후반부터 십여년간 만화대여점을 하셨습니다.</div> <div>정확히는 대여점이 아니고 "대본소"죠.</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611" height="105" alt="1426755311CnD3Sb4xc8A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6769163ivyyUwYoPJQV6uI74B8bhAGx24Q4EetD.jpg"></div> <div> </div> <div>현재 베스트에 올라와있는 표를 인용해봤습니다.</div> <div>여기 서점 옆에 대본소가 보이죠? 이게 저희 집이 하던 업종입니다.</div> <div>대여점과 대본소의 차이라는 간단하게 말씀드려서 대여가 가능한가의 차이입니다.</div> <div> </div> <div>물론 대본소에서도 대여시스템을 갖추긴 했습니다만 그리 수요가 많지는 않았고..</div> <div>회계장부에 이름과 주소를 적고, 직접 집으로 전화를 걸어 대여인의 거주지가 맞는지 확인하고 며칠간 빌려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div> <div>대여점에서는 말 그대로 만화/잡지 외 비디오등을 "대여"하는 곳이기 때문에 대본소보다 상대적으로 전산화가 빠른 경향이 있었죠.</div> <div>여튼 대본소와 대여점의 차이는 이렇습니다<br></div> <div>"도서 대여점이 출판만화계를 망하게 했다는건 새빨간 거짓말 입니다"</div> <div></div> <div>라는 베스트 글 보고 이것저것 살을 덧대보기 위해 글을 썼는데</div> <div>첫번째로 <strong>2. 김대중 정부는 도서대여점을 장려한적 없습니다 </strong>라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 드릴까합니다</div> <div> </div> <div>일단 이 말은 사실입니다. 장려를 했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금전적 지원은 없었습니다.</div> <div>어머니께 여쭤보니 대본소 창업하는데 자본이 3천만원 들어갔다고 하시더군요. 정부지원은 물론 없었고</div> <div>그 후에 창업하는 사람들도 정부지원 받아서 했다는 이야기는 못들어봤다십니다.</div> <div> </div> <div>1980년대부터 대본소 체계는 이미 틀이 갖춰져있었고</div> <div>주 공급되는 만화들은 이른바 무협지/일간지/소설이 주류였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허영만이나 이현세작가님들 같은</div> <div>중견급 작가님들이 한국만화를 지배하고 있을때였죠.</div> <div> </div> <div> </div> <div><img width="740" height="559" alt="f90adebd0fc01240e7cdb3d995e66938.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677134153fFIWFUVoDPJqS5m1XwYKHTnJC.jpg"></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만화사업은 아이큐점프/챔프등 주간지들의 성장과 함께 같이 호황을 누리는데</div> <div>이때가 바로 전설의 만화 드래곤볼이 연재할 시기입니다.</div> <div>아이큐점프 부록으로 나오는 드래곤볼이 말로 표현할수 없을정도의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아이큐점프 판매율이 미칠듯이 치솟고</div> <div>후발 주간잡지들이 만화사업에 뛰어들게 되는 계기가 되죠</div> <div>아마 이때 아이큐점프 판매부수가 50만부를 돌파했던걸로 기억합니다.</div> <div> </div> <div>이렇게 만화대여점..정확히는 이 시기까지도 대본소라고 불러야될 시스템이었습니다만..여튼</div> <div>시장이 커지면서 판매부수가 더욱 늘어나고 만화사업에 황금기가 찾아온건 맞습니다.</div> <div>신인작가 발굴도 활발했고 아이큐점프나 소년챔프에서는 매주 실력있는 작가들을 모집하거나</div> <div>독자 우편등으로 일러스트를 받아 책에 실을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합니다.</div> <div> </div> <div>한국만화시장의 황금기는 드래곤볼과 함께 시작해서 드래곤볼과 같이 끝난다고 보시면 됩니다.</div> <div> </div> <div><font size="5"><strong>그렇다면 대본소는 왜 망했나?</strong></font></div> <div> </div> <div> </div> <div>네. 복잡한 문제입니다.</div> <div>어느것 하나 꼭 찝어서 이야기할수 없는 문제에요.</div> <div>일단 제일 먼저 생각나는건..</div> <div>대본소가 증가하고, 현재 시스템을 갖춘 전문 대여점까지 등장하자 고정적으로 팔리는 책의 양이 많아진 부작용이라고 할수있습니다.</div> <div> </div> <div>대표적으로 일간지/무협지등의 질적하락입니다.</div> <div> </div> <div>일간지라고 해도 매일매일 책이 나오는게 아니라 3일~4일에 한번 신간이 나오는데</div> <div>어느순간을 기점으로 신간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나오기 시작합니다.</div> <div>진짜로요.</div> <div>특히 무협지/일간지들은 장기연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권이 빠지면 내용을 이어갈수 없기 때문에 완결날때까지 책 전부를 사야합니다.</div> <div>그런데 이 책들이 갈수록 질이 하락되고, 부수만 많아지게 돼요.</div> <div>무협지 가격이 아무리 낮다고해도 한권에 2천원에 육박하는데 이게 나중에가면 감당할수 없을정도가 됩니다</div> <div> </div> <div>주간지에 연재하는 작가들의 경우에는 퀄리티가 보장이 되긴 하지만 연재속도가 느리고 단행본이 나오는 텀이 길어서</div> <div>실질적으로 일간지로 벌어들이는 만큼의 매출은 안나오고요.</div> <div>대본소체계를 갖춘 영업장의 경우 주 고객이 일간지를 구독하는 중년층이었고</div> <div>일본수입만화를 적극적으로 배치한 대여점의 경우에는 청소년이 많았습니다만</div> <div> </div> <div>여튼 결정타가 나오고 나서도 한동안 호흡기를 달다가, 한꺼번에 망해버리게 되죠.</div> <div>그 한방이 바로</div> <div> </div> <div><font size="6"><strong>pc방의 등장입니다</strong></font></div> <div> </div> <div>98년 스타크래프트</div> <div>2000년 디아블로2</div> <div>그리고 급속도로 보급된 pc게임과 인터넷 스캔본.</div> <div>네. 이게 다입니다.</div> <div> </div> <div>일본만화호황기,PC방의 등장 사이에서 대여점과 pc방 수가 같이 증가하는 가운데</div> <div>이 전쟁에서 결국 pc방이 승리하게 되면서 대여점은 순식간에 몰락하게됩니다</div> <div> </div> <div>중장년층 일간지 위주의 단골손님을 갖춘 저희 대본소는 어느정도 매출을 유지했습니다만</div> <div>주위 대여점들은 생겨났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더군요 1~2년사이에 대여섯군대가 개업했다 망하는걸 봤습니다</div> <div> </div> <div>좋든 싫든 대여점/대본소와의 관계를 구축하면서 판매를해왔던 주간지/일간지업계는 대처할틈도 없이 싸그리 망해버리고.</div> <div>일본만화를 수입해서 출판했던 대형출판사만이 살아남아 호흡기만 달고 현재상황까지 오게되죠.</div> <div> </div> <div>제일 첫번째 표를 보시면 이해하기가 쉬우실겁니다.</div> <div>2000년도 pc방의 압도적인 상승추세와 대여점의 압도적인 몰락을요.</div> <div> </div> <div>상대적으로 대본소하락추세가 적은데, 저희집만을 대상으로 통계를 낼수는 없겠습니다만</div> <div>pc방의 여파에서 고객층을 뺏긴 대여점보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보았다고 보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div> <div>물론 저 시기에 매출이 잘되서 남아있는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상태에서</div> <div>동앗줄 잡고 버틴것에 불과합니다만..</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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