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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4073
    작성자 : 윈스턴
    추천 : 16
    조회수 : 2883
    IP : 211.36.***.148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4/02/12 18:38:02
    http://todayhumor.com/?panic_64073 모바일
    잃어버린 인류의 노래
    B-29 행성의 카이아스는 에너지 유구체에 갖힌 채, 한 버려진 행성으로 이동중이었다.
    그곳은 너무나 좁고 불안정한, 문명이라는 것이 전혀 없는 불모지였다.
    어떠한 기체로 가득 들어차있는 그 행성은 독성을 지녀 원래대로라면 아무도 들어설 수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의회에서 결의 된 자국 행성 이외의 약소국 행성을 침범하여 개발하고 자원을 채취해 내자는 가혹한 선택에 대하여 반대 의견을 강력히 주장한 것은 양심적일지는 몰라도 정치의 희생양이 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네, 지금 쓰레기 행성에 도착했습니다, 쓰레기 여러분."
     
    거무튀튀하고 번드르르한 작은 몸체에 가시가 돋힌 다리 여섯개를 가지고 있는 이종족 인간은 카이아스처럼 에너지 유구체에 갖혀있는 모든 이들을 조롱했다.
     
     
     
    유구체에서 촉수같이 유연하고 긴 무언가가 생성되어 그 안에 갖혀있는 사람들의 뇌를 사정없이 찌르기 시작했다.
     
    쓰레기 행성은 전 우주에서 범죄자나 불온사상자를 잡아 가두는 감옥이었고, 현재 갖혀있는 이들은 죄수들이었다.
     
     
     
     
     
     
     
    유구체는 쓰레기 행성으로 강제이주 되는 모든 생명체의 지적 능력을 빼앗았다.
    뭔가 기억하는것은 고사하고 배우거나 발전할 수도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인체의 유전자를 개조해 그 행성의 독성을 지닌 기체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만들었다.
    만에하나 지적 능력을 되찾아도 행성에서 탈출할 수 없다.
     
    그렇게 전 우주에서 모인 여러 종족의 인류들은 그들이 짜 놓은 생존에 필요한 커리큘럼만을 기억한 채 기계처럼 살아갔다.
     
    더욱 잔인한 것은 서로를 잡아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행성은 불모지였다.
     
     
     
    그들이 짜 놓은 커리큘럼에 의해 서로를 잡아먹는 것이 당연스레 느껴지고, 신체의 능력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정해지는 지옥같은 세상이었다.
    지금까지 행해왔던 관념들을 모두 잃고 서로를 잡아먹는 것에 혈안이 되고 같은 종족의 이성이라도 만났다 치면 무조건 섹스를 하고 싶어지게 만들어졌다. 후세까지도 이런 지옥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괴로운 현실조차 모르고 식욕과 성욕만을 채우며 평생을 산다.
    기억을 차츰 잃어가며 카이아스는 눈물을 흘렸다.
     
     
     
     
     
     
     
     
     
     
     
     
     
     
     
     
     
     
     
     
     
     
    현재 우주에는 노래라는 것이 유행하고 있었다.
    진동이 청각을 자극시키는 것을 이용하여 일정한 패턴을 만들어 그 느낌을 조절하는 노래라 칭해지는 문화는 청각이 없는 이종족도 인지능력만 있다면 뇌를 통해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게끔 인위적인 감각을 생성해내어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잔잔하고 느린 진동은 편안함을 주었고, 거칠고 자극적인 진동은 왠지 모르게 스릴을 느끼게 해 주었다.
     
    어느날, 전 우주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였던 야카이부가 한 노래를 발표한 뒤 죽어버렸다.
    돌연사 해버린 야카이부의 마지막 노래는 금새 전 인류가 열광하며 그의 죽음을 기리고 마지막 유작을 기대하게 하였다.
     
    어느 행성에서도 다른 행성보다 뒤쳐져서 노래를 발표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전 우주는 그 노래를 동시에 듣게 되었다.
     
     
     
     
     
     
     
     
     
     
     
     
     
    야카이부의 유작은 그들이 사용하는 초 고농축 에너지원인 자이의 패턴에 손을 대었다.
    그 격한 진동은 노래 따위가 아니었다, 전 인류는 속았다.
    몇 천년을 사용해도 에너지가 줄지 않는 막대한 에너지가 특유의 패턴을 잃어 균열이 일어나며 생성되는 폭발은 전 우주의 행성들을 강타했다.
    그 노래를 한 사람이라도 듣지 않은 행성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허무하게 인류의 문명은 끝이 나 버렸다.
     
     
     
     
     
     
    야카이부는 살아있었다.
    그는 유일하게 에너지원 자이가 없던 쓰레기 행성으로 몸을 옮겼다.
    그를 제외한 지적 생명체는 이제 이 우주에 없을지도 모른다.
     
    야카이부는 수 많은 죄수 인류들을 하나하나 붙들어 지적 능력 상실에 대한 속박을 풀어내 주었다.
    다른 이들이 그들에게 가한 강제적 커리큘럼이 그들을 옳아매었고, 그 이전까지의 문명에 대한 기억을 모조리 상실 하였기에 그들이 과연 다시한번 발전을 거듭할 수 있을까는 미지수였다.
    그들의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다른 이종족을 잡아먹는데에 혈안이 되고, 그것을 당연시 여겼으며 나이가 조금 더 차면 아무 암컷이나 붙들고 섹스를 하는 보기에도 끔찍한 삶을 살았다.
     
    야카이부는 그가 가지고 있던 암석들로 둘러싸여진 거대한 구 형태의 우주선을 쓰레기 행성의 궤도에 띄워놓고 행성을 내려다보며 여생을 보내기로 했다.
     
     
     
     
     
     
     
     
     
     
     
     
     
     
     
     
     
     
     
     
     
     
    수 많은 종족들이 인지능력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지남에도 그 차도는 미비했다.
     
    단지 한 종족만이 발전을 조금씩 차근차근 해 나아가며 문명을 되찾기 시작했는데, 시작은 털이 북슬북슬 난 키 작은 이족 보행의 종족이었지만 점차 이 쓰레기 행성의 생태에 맞게 몸을 변화시켜나가 지금은 키가 크고 털이 거의 없는 종족으로 변했다.
    앞으로 더 모습이 바뀔지도 모른다.
     
    그들은 지배계층이 유전자에 강제로 주입한 커리큘럼을 떨치지 못하고 서로간의 대규모 전투를 벌여 학살을 자행하고, 다른 종족들을 그들의 문명으로 억압해 잔인한 고기 사육장을 만들어 내었으며 쓰레기 행성을 인체에 해로운 물질들로 채워갔다.
     
     
     
    야카이부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보아왔던 우주의 잔인한 인류들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해서 슬픔을 느꼈다.
    하지만 그 중에는 행성의 환경을 생각하고 서로를 돕고 행복하게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는 듯 해서 호기심과 행복감을 고취시켰다.
     
     
     
     
     
     
     
     
     
     
     
     
     
     
     
     
     
     
     
     
     
     
     
     
     
     
     
     
     
     
     
    모두가 눈치 채었을 테지만, 문명을 되찾아가고 있는 인류는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이다.
     
    그리고 야카이부는 아직도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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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무척 짧네요.
     
    ㅎㅎ 짧네요 ㅠㅠ
     
    그저 재미가 있으시다면 좋겠어요!
     
    읽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하고, 좋은하루 되시길 바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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