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윈스턴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1-06-04
    방문 : 1941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64107
    작성자 : 윈스턴
    추천 : 37
    조회수 : 5731
    IP : 121.131.***.63
    댓글 : 17개
    등록시간 : 2014/02/13 12:18:51
    http://todayhumor.com/?panic_64107 모바일
    망태 할아버지 (스압주의)
    <div>기본적으로 녹음실이라는 것은, 교통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장비와 시설까지 받쳐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붐비기 마련이다.</div> <div>녹음실을 항상 써야하는 가수들의 경우엔 소속사에서 아예 녹음실을 차려서 운영하고 그 장소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지만, 돈이 없는 소속사는 기존에 존재하는 녹음실을 대관해서 사용한다.</div> <div>현재 미정이 대관하고 있는 녹음실은 그래도 시설이 좋은 편이라 방음 시설도 완벽해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원천봉쇄 되었고, 밖의 소리를 들으려면 밖에 비치된 마이크를 통해 스피커로 듣는 수 밖에는 없었다. 한번 집중하면 끝을 보고야 마는 성격인 미정은 아예 회사에 부탁하여 하루 전체를 대관하기로 했고, 오늘 안에 녹음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div> <div> </div> <div></div> <div>"미영아, 무리하지 말고! 오늘 힘들면 다음에 또 대관하면 되니까, 조바심 내지 말고 하자!"</div> <div> </div> <div></div> <div>미영의 소속사 사장은 정말 멍청할 정도로 착해 빠졌다.</div> <div>사람이 영악할 줄 모르는 까닭에 여태까지 소속사 간판 가수가 미영 하나 뿐이었고, 간판 가수라는 미영조차 사실은 케이블 방송에 몇 번 출연해 본 것이 전부인 전혀 알려지지 않은 가수였다. 실은 실력있는 가수들을 못 배출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온 힘을 다해 유학까지 시켜가며 가수다운 가수로 만든 녀석들이 셋 있었는데, 모두 다른 소속사로 이적한 뒤 데뷔해 버렸다. 타소속사가 자회사의 인재를 가로채간 경우였지만, 그때마다 별 다른 항의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잊어버리기로 결심한 것이 전부였다.</div> <div>미영은 그런 의리없고 비겁한 것들이 소속사 선배들이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사장의 그 우유부단한 성격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div> <div></div> <div>다른 소속사들은 가수들에게 못 된 짓도 시키고 등처먹기도 한다는데 여긴 그런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div> <div>오히려 가수가 사장을 등처먹고 유유히 날라버리니 소속사가 운영되는 것은 순전히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술집이 잘 운영되기 때문일 것이다.</div> <div>소속사를 잡지 못해 안달난 가수 지망생 샛병아리들도 이 회사는 거들떠도 안본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현재 사장은 미영의 매니저나 다름 없었다. 본인도 미영이 뜨고 나면 소속사 사장이 아니라 미영의 매니저로 명함을 바꿀 거라고 진담 섞인 농담을 자주 건네곤 했다.</div> <div> </div> <div></div> <div>그런 미영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는데, 사장이 평소부터 알고 지내던 무명 영화감독 하나가 영화를 찍었는데 그게 투자금도 빵빵하고 촬영도 순조로워서 왠지 느낌이 좋단다. 그런데 그 영화의 엔딩곡을 미영에게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영화 전체의 음악은 투자자들과 배급사의 눈치 때문에 안되겠지만 엔딩곡 정도는 자리를 내어 줄 수 있다는 낭보를 들고 사장의 술집으로 찾아온 감독은 사장과 둘이서 의기투합해 다음날 아침까지 술을 들이키고 떡이 되어 뻗어 버렸었다.</div> <div>실은 그 감독도 착해빠진 사장의 인성이 좋았던 것임이 틀림없었다.</div> <div></div> <div>그러니 이런 중요한 녹음도 가수한테 조금 더 잘해보라는 말 대신 무리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div> <div></div> <div>녹음실 대관료도 실은 빠듯한 주제에 그런 말을 하는것이 영 미덥잖기도 하고, 미영은 이런 좋은 기회를 조금이라도 허술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미영은 물을 조금 마신 뒤, 다시 녹음을 시작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들의 추억들이</div> <div>나는 알지도 못하는</div> <div>단 한번도 본 적 없는</div> <div>어려운 이야기들</div> <div> </div> <div></div> <div>하지만 내 가슴에</div> <div>어느사이 들어와</div> <div>자기자릴 새기고</div> <div>멋대로 떠나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미영은 자신이 부르고 있는 이 노래가 별로 멋있는 음악이라고는 생각 안한다.</div> <div>감독이나 사장이나 팔십년대의 음악이나 좋아서 듣고 다니는 터라, 말이 명곡들이지 유행에는 뒤쳐진 지나간 노래들이 아닌가. 그런 이들이 손대고 만든 음악이 세련될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미영의 기교나 감정을 살리는 호흡 같은 것들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다. 지나간 노래들을 요즘 식대로 멋들어지게 편곡하여 뜨는 사람들이 한 둘이던가. 하물며 진짜 옛날노래도 아닌 것을 살려내지 못 할 리가 없다고 미영은 생각했다.</div> <div>웃기는 것은 이 노래가 삽입될 영화는 살인마가 나와 다 때려죽이는 스릴러 공포물이라고 한다.</div> <div>그런 영화의 엔딩곡치고 너무 운치가 넘치지 않는가?</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모두가 다 그렇지~ 그렇게 기억하고! 작은향기 남기며…!!!"</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한창 이마에 땀방울을 달고서 열창하는 미영의 눈에 낯선 사람이 들어왔다.</div> <div> </div> <div>사장의 뒤에서 뭔가를 중얼중얼거리는 노인.</div> <div></div> <div>사장은 녹음실 밖에 서서 흐뭇한 미소를 띈 채, 녹음실 방음 창문을 통해 미영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 뒤에 서 있는 노인은 연신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알 수 없는 입모양으로 끊임없이 입술을 달싹거렸다.</div> <div> </div> <div></div> <div>노래가 갑자기 흐트러지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div> <div>노인의 얼굴은 몹시 괴상했다.</div> <div>얼굴에 주름이 너무 많고 자글자글해 사람같지 않았다.</div> <div>마치 말미잘이나 물기 없이 조금 말라 비틀어진 애벌레 따위를 보는 것 같을 정도로 온 얼굴이 주름 투성이었다.</div> <div>눈은 흰자위가 샛노란것이 전혀 생기가 없어 보였고, 아무렇게나 흘러내리는 새치 투성이의 여기저기 구부러진 머리는 일년이고 이년이고 목욕하지 않는 노숙자 같았다.</div> <div> </div> <div>다 낡아빠지고 오물이 묻어 원래 색상이 어떤 것이었을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추례해진 공장의 작업복을 입었고, 뼈만 남은 것 같은 미이라같은 손을 목장갑으로 감추고 있었다.</div> <div></div> <div>그리고 등 뒤에는 새끼줄을 엃어 만든 굉장한 크기의 망태기를 메고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갑자기 목소리가 떨리고 이상한 방향을 쳐다보는 미영이 의아했는지, 사장이 마이크를 켜 상황을 물어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괜찮니 미영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그리고 그 이후 미영의 눈은 점차 위로 치켜떠지고 흰자위만 보이게 되었다.</div> <div>손이 바들바들 떨려왔고 마침내 뒤로 쓰러져 기절해버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미영아, 너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 것 같대. 의사선생님이. 그러게 무리하지 말라고 했잖아."</div> <div> </div> <div></div> <div>미영이 깨어난 것은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뒤였다.</div> <div>병원 입원실의 온통 하얀색인 천장과 하늘거리는 역시나 하얀 커튼, 그리고 하얀 시트와 파란 글씨로 줄지어 병원 이름이 적힌 하얀 환자복이 차례대로 눈에 들어왔다. 미영의 침상 옆 수납장에는 사장이 언제 가져다 놨는지 세면도구와 약간의 먹을것들, 여벌의 환의와 책 몇 권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아예 며칠 쉬게 할 작정인 것 같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요새 병원비도 비싼데 뭐하러 입원을 시켜…."</div> <div> </div> <div></div> <div>"모르는 소리 말어. 네가 어떤 몸인데 함부로 굴리게 내버려두냐. 네가 하루종일 녹음 한 것 중에, 가장 좋아보이는 것으로 이 감독한테 보내 놨으니까, 지가 맘에 들면 군소리 없이 쓰고 맘에 안들면 연락하겠지. 그러니까 마음 놓고 좀 쉬어, 너 못 일어나면 어쩌나 싶어서 걱정했다니까?"</div> <div> </div> <div></div> <div>"걱정도 정말 팔자인 것 같다. 팔자에 걱정이 덕지덕지 끼어있으니까 그런 안해도 될 걱정까지 다 하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여유롭게 사장과 이야기하던 도중 미영의 머릿속에 불현듯 스쳐 지나가는 전날의 몸서리쳐지는 기억.</div> <div>미영은 또 다시 불안에 떨기 시작했고, 그 떨리는 목소리로 사장에게 최대한 차분히 물었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어제, 나 기절하기 전에 들어온 사람 누구야?"</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사장의 눈썹이 팔자로 휜다.</div> <div>도저히 무슨말인지 모르겠다는 그의 의문스러운 표정이 미영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사장이나 미영이나 쉽사리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서로를 마주보며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려 애썼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저기, 너 헛것을 봤ㄱ…"</div> <div> </div> <div></div> <div>"어제 오빠가 마이크를 켜자마자 뒤에 서있던 사람이 하던 말이 들렸어."</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착 가라앉은 미영의 목소리는 얼버무리는 사장의 목소리보다 명확했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그 사람이… 배가 고프다고… 내가……."</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바르르 떨리는 입술이 달싹댈 때 마다 나오는 떨리는 목소리.</div> <div>사시나무가 겨울바람에 흔들리듯 떨어대는 미영의 두 손.</div> <div>촛점이 점점 흐려지며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두 눈.</div> <div>사장은 불안해졌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내가… 맛있겠대……."</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고, 이 원인모를 상황이 사장은 무서워졌다.</div> <div>문제는 본인보다도 미영이 더 공포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div> <div>녹음실 안에는 미영밖에 없었고, 그 외부에는 사장 본인 하나밖에 없었다.</div> <div>그 건물을 통 틀어 내부에 있던 사람은 미영과 사장 두 사람 뿐이었다.</div> <div>그런데 누군가를 보았다고 이야기 하는 미영은 대체 무얼 본 것일까. 미영을 들쳐 업고 나와 응급차에 실을 때 까지 건물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미영아… 네가 헛것을 보는거 같아… 좀 쉬어야겠어. 진짜로…!!"</div> <div> </div> <div></div> <div>"아냐!! 진짜로 있었어!!! 징그럽게 생긴 할아버지가 있었다고! 오빠 옆에!!!"</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미영이 히스테릭하게 소리를 빽 지르고 두 사람 다 입을 다물었다.</div> <div>입은 다물었지만 서로간의 눈빛에서 대화는 계속되고 있었다.</div> <div>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워 하는 눈빛의 사장과 그런 눈빛을 보며 왜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지 야속하다는 듯 바라보는 미영.</div> <div>그리고 큰 소리에 놀란 간호사 둘이 병실로 들어왔다.</div> <div> </div> <div> </div> <div>"무슨 일이시죠?"</div> <div> </div> <div> </div> <div>간호사들은 상황을 급히 살피며, 유사시엔 미영을 묶어버릴 것 같은 기세였다. 마치 영화에서처럼 미영이 더 흥분해버리면 진정제라도 놓을 것인가. 사장은 곧바로 간호사들을 제지한 뒤 내보냈다. 의외로 간호사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사장의 말을 순순히 믿고는 개인 병실이라도 다른 병실 환자들을 배려해 달라는 말만 남긴 채 나갔다.</div> <div>두 사람은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무언의 대화를 이어갔다.</div> <div>간간히 들리는 사장의 침음만이 병실의 유일한 소음이었고 너무나 조용해진 병실은 그 무게를 더해만 갔다.</div> <div>이런 상황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미영은 다시 대화를 이어갔다.</div> <div> </div> <div> </div> <div>"계속 오빠 뒤에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는데, 오빠가 나한테 괜찮냐고 물어보려고 마이크를 켠 순간. 오빠 목소리하고 같이 들려왔다고, 그 노인네 목소리가."</div> <div> </div> <div>"그 건물에는 우리 두 사람 뿐이었어, 녹음실은 아예 잠궈놔서 아무도 못들어오고 나도 널 업고 나갈때까지 아무도 못봤다고."</div> <div> </div> <div>"그럼 있는데 오빠가 그냥 못 본거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코끼리나 토끼 따위가 아기자기하게 그려져있는 병원의 하얀 벽에 기대어 담뱃갑을 꺼내다, 주변을 살피고 다시 안주머니에 꽂아넣는 사장은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찼다.</div> <div>사장의 이름은 철현이었다.</div> <div>글도 잘 모르던 그의 부모님이 밝고 착하게 살라고 가장 좋아보이는 한자를 고르고 골라 지어준 이름이었다. 이웃집 아이들은 만수나 두년, 억만이나 갑분 따위로 불리던 그런 시절이라 그는 어렸을 적 부터 그 이름을 퍽 좋아했다. 이름대로 살고 싶어서 참기도 많이 참아가며 살아왔고, 베풀기도 셀 수 없이 베풀며 살아왔지만 보상을 받아 본 적은 없었다.</div> <div>하지만 유일하게 자신의 호의에 보답해주고 순수하게 믿고 따라준것이 미영이었다.</div> <div>얼굴도 반반하고 몸매도 나올 곳 나오고 들어갈 곳 잘 들어가 어디 내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미인이 노래까지 잘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한 것이 모난 점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 귀한 아이가 가수 하겠다고 능력도 없는 자기 옆에 붙어서 끝까지 자신을 믿어주니 철현은 고마워 죽을 것 같은 것이 그의 심정이었다. 그런 탓에 항상 뭔가 해주고 싶었고, 애지중지 하면서도 더 귀한 대접을 해 주고 싶은 것이었다.</div> <div>그런 미영이 이상증세를 보이며 불안감을 호소했다.</div> <div>철현은 미영을 위해 무언가 반드시 해야했다. 철현은 미영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굳세고 흔들리지 않는 성격을 가진 미영이 허튼소리를 할 리가 없다. 그렇게 믿음을 다시 한번 가지자, 철현은 미영의 말을 믿고 그녀의 생각대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다시 병실에 들어서서 미영을 내려다보는 철현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div> <div>미영은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었고, 그 모습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 이십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마흔줄에 들어선 철현을 오빠라고 부르는 맹랑한 구석이 있는 여자애 치고는 자고있는 모습이 어찌나 곱고 순수해 보이는지.</div> <div>철현은 미영의 살짝 흘러내린 이불을 다시 잘 덮어주기 위해 이불을 끌어올렸다.</div> <div> </div> <div>스륵</div> <div> </div> <div>이불이 잘 올라오질 않아서, 다시 한번 힘을 써 보는데 행여나 미영이 잠에서 깰까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div> <div>그래도 이불이 잘 올라오질 않는다.</div> <div>의아함에 뭔가가 이불에 걸렸는지를 살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침대 밑에서 올라온 목장갑을 낀 거무튀튀한 손이 미영의 손목을 억세게 잡고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으아아아아악!!! 뭐, 뭐야!!!!!"</div> <div> </div> <div> </div> <div>철현은 급히 그 손을 쳐내어 떨쳐내고는 미영을 끌어안아 침대 위에서 내려오게 했다.</div> <div>미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깨어나 자신을 안아 들고 있는 철현을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봤다.</div> <div>그러다 그녀를 자신의 뒤에 내려놓고 침대 아래를 살피는 철현의 모습에 미영은 자신이 잠들어있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유추해 낼 수 있었다. 소름끼치고 혐오스러운 기분에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div> <div>철현은 분명히 침대 아래에 존재했던 무언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 믿기지 않는 듯, 끊임없이 병실 곳곳을 뒤져댔다.</div> <div>그의 행동은 얼마 뒤, 정신을 차린 미영의 제지를 받고서야 가까스로 중단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철현이 살면서 이렇게 놀라 본 일이 있을까.</div> <div>맛있게 먹던 짬뽕의 홍합 껍데기 사이에서 집게벌레가 나온 이후로 처음인 듯 하다. 아니, 그때의 놀람은 지금에 비하면 그냥 웃기지도 않는 싸구려 공포영화 가볍게 본 정도밖에 안된다. 철현은 바로 미영의 퇴원수속을 밟은 뒤, 절을 몇 군데 찾아갔다. 꽤 유명하다는 곳들을 찾아갔고, 고명한 스님들이 계시다는 절만 골라서 찾아갔다. 분명 그들이 본 것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았기에, 종교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도출해 낸 것은 그리 이상한 생각도 아니었다. 성당도 찾아갈 까 싶었지만 아무래도 엑소시스트 같은 영화에 나오는 신부님은 적어도 대한민국에는 없을 것 같아 그만두었고, 우선 불교라는 것에 주력하기로 결정한 것이다.</div> <div>하지만 가는 곳 마다 스님들은 철현과 미영의 말을 믿어주기 보다는 알듯말듯한 말만 하고 도움을 거절했다.</div> <div>뭔가 불교적으로는 심오한 뜻이 담긴 말 들 같았지만, 현실에는 하등 쓸모가 없는 말 그대로 어렵기만 한 이야기들이었다. 오히려 마음의 병이니 닫힌 눈이니 하며 미영 본인의 탓으로 돌리기도 일쑤여서 기분까지 나빠지기도 했다. 정말 없는 시간 공 들여서 절 들을 돌아다녔는데, 도와주기는 커녕 제대로 믿어주는 사람조차 하나도 없었다.</div> <div> </div> <div>돌아다니는 곳이 많아질수록 미영은 점점 지쳐갔고, 눈에 띄게 힘들어했다.</div> <div>심신이 허약해진 미영을 데리고 많은 곳을 이동할 수도 없었고, 이대로 미영을 놓아두기엔 상황이 위험해 보였다.</div> <div> </div> <div>그래서 철현은 영 능력자라는 사람을 찾아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선 TV에 자주 나오는 퇴마사 라는 사람을 찾아갔는데, 그 사람은 이야기를 들어보더니 자기가 힘을 쓸 수 없는 일이라고 단 칼에 거절했다. TV에 나올 적에는 모든 삼라만상을 꿰뚫어보고 영적 존재와 자유로이 대화까지 나눌 것 같은 모습이더니 결국 '부적 정도는 적어줄 수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라는 무책임한 말만 내어놓고는 돌아가려고 했다.</div> <div>이대로는 갈 수 없다고 붙들고 안놓아줬더니 그 퇴마사는 자기가 잘 아는 사람이라고 전화번호 하나를 넘겨주었다.</div> <div> </div> <div>꼬깃꼬깃 접혀지고 찢어진 종이 가운데에 휘갈기듯 적혀진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자, 한 남자가 만날 장소를 알려주었다.</div> <div> </div> <div>인천의 공업단지에 위치한 폐공장이라고 했다.</div> <div>이유가 무엇인지 알 시간도 없었고, 알 필요도 없었다. 철현은 가야만했고, 야속한 시간은 사정없이 흘러 벌써 날이 저물고 있었다.</div> <div>철현의 차가 공업단지에 도착한 것은 날이 저물고 한참이 지난 후였다.</div> <div> </div> <div> </div> <div>주택이 없는 공업단지인데다 폐공장들이 많아, 가로등을 제외한 다른 불빛은 전혀 보이질 않았고 그 가로등조차 너무 듬성듬성 서있어서 어두컴컴한 곳 투성이였다. 다 허물어져가는 낡은 굴다리나 삭을대로 삭아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창고 건물 따위는 을씨년스럽기 그지없고 오로지 가로등 불 빛이 비추는 콘크리트 인도만이 보이는 것의 전부였다. 가끔 주변이 멀리서 보이는 불 빛 같은것도 하나 없이 시꺼멓게 변할 때에는 잘 보면 거대한 몸집의 폐건물 따위가 주변 지역의 불 빛들을 온통 가려놓아서 만들어 낸 어둠인 경우도 종종 있었다. 가로등 불 빛은 말 그대로 길을 비추기에도 그 밝기가 많이 벅찼다.</div> <div>가끔 멀리서 고양이 우는 소리나 폐 자재가 뭔가에 부딪쳐 공허한 소리를 낼 때면, 여실없이 몸이 움츠러들고 위축되었다. 바람소리도 여느 때의 바람소리와 달라 보이는 것 처럼 이상하게 들리고, 멀리 가로등 아래에 온통 그림자를 만들어 놓는 잡초 더미도 아른거리는 것이 이상하게 보인다. 운 나쁘게 지직거리며 제 기능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가로등이라도 있을라치면 그 주변은 온통 어둠 뿐이라, 핸드폰의 플래시를 켜가며 이동해야만 했다. 자동차로 마저 이동한다면 굉장히 편했겠지만 사람이 들어서지 못하게 펜스를 쳐 놓은 터라 차를 끌고 들어갈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차를 주차시키고 펜스를 넘어 들어왔기에 이 음산하기 짝이없는 길을 두 사람이서 걸어가야만 했다.</div> <div>주변에 온통 깔린 어둠이 무엇이든 집어 삼킬듯이 아른아른 거린다.</div> <div>어떻게든 약속한 장소를 빨리 찾는다면 좋겠지만 주변이 잘 보이지도 않는 이런 난생 처음보는 장소에서 그런 일은 기적과도 같을 것이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아는사람 좀 불러서 같이 올 걸 그랬나…?"</div> <div> </div> <div>"그러다 이상한 소문 나면 어쩌려고. 그냥 가 오빠."</div> <div> </div> <div> </div> <div>서로 해야 할 말이 뒤바뀐 듯한 두 사람은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다. 미영은 자신을 위해 이렇게 애써주는 철현이 퍽 고마웠다. 남들에게 이런 일은 이야기조차 할 수 없다. 아마 부모님께 이야기 해도 뜨악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끝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철현은 정말 믿어주고 옆에 있어주는 보람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이유로 미영이 그와 함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갑자기 길 바로 옆에 난 폐건물 안에서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와 온통 귓 속을 헤집어 놓았다.</div> <div>좁은 구멍을 통해 동굴 속의 공기가 내벽을 긁으며 빠져나오는 듯 한 기묘한 소리가 끝 없이 멤돌아 들려왔다.</div> <div>철현은 굳어버린 미영의 손목을 부여잡고 사정없이 뛰기 시작했다. 미영이 몇 걸음 걷지 못하고 쓰러지자, 냉큼 들쳐 안고는 정신없이 달음박질쳤다. 괴이하고 혐오스러운 그 무언가의 숨 소리는 정신없이 움직이는 철현의 다리보다도 빨리 다가오고 있었다.</div> <div> </div> <div>철현은 앞만 바라보고 내달리느라 몰랐지만, 안겨서 뒤를 돌아보는 미영은 뭐가 따라오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고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마치 썩어가는 시체마냥 거무튀튀하고 메마른 몸에 징그러울 정도로 주름이 득실득실한 얼굴의 노인이 자기 키만한 망태기를 짊어지고 달려오고 있었다. 신체가 굉장히 날래고 가벼운 것이 무슨 표범따위의 짐승이 달려오는 것 같아 더욱 소름끼친다.</div> <div> </div> <div>그리고 더 끔찍한 것은 쩌억 벌어진 아가리였는데, 듬성듬성 부스러져가는 노란 치아들의 가운데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는 수 많은 손아귀들이 그녀를 덮치기 위해 뻗어져오고 있다는 것이다.</div> <div> </div> <div>입 안에서 수 많은 손아귀들이 뻗어져나와 사방에 팔을 휘두르며 미영을 잡으려고 허우적대고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미영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철현의 억센 팔만 꼬옥 붙들고 벌벌 떨기만 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미, 미영아… 뒤에… 따라오고… 있는… 게… 뭐니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철현은 울먹이며 더듬더듬 미영에게 참고 참았던 질문을 힘겹게 꺼내어 건넸다.</div> <div>알 것 같았지만 물어보기가 겁이 났고, 미영이 그로써 더 두려워 할 것이 걱정되었다.</div> <div>하지만 바로 뒷통수에까지 전해지는 알 수 없는 움직임은 철현에게 머지않아 무엇인지 모를 것에게 붙들릴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게 해 주었다.</div> <div> </div> <div>미영은 보았다.</div> <div> </div> <div>눈에는 공포에 젖어 흘러나오는 눈물이 맺혀 그렁그렁 했지만, 애써 웃는 철현.</div> <div>그의 머리 뒤에서 양 옆으로 수 많은 손 들이 뻗어져 나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콰악!!!</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여덟개는 아홉개는 될 법한 많은 팔들이 철현의 머리통을 붙들고 뒤로 잡아당겼다.</div> <div> </div> <div>철현은 뒤에서 따라오는 괴물의 손에 붙잡히던 마지막 순간에 미영을 앞으로 내던졌고, 미영은 앞으로 달리던 반동까지 받아 사정없이 앞으로 굴렀다. 미영은 아픈줄도 모르고 일어서 철현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div> <div>괴물의 아가리는 더욱 벌어져 철현의 머리통부터 가슴께까지 집어 삼키고 있었고, 그 아가리 안에서 튀어나온 팔들은 철현의 사지를 붙들고 아가리 안쪽으로 밀어넣고 있었다.</div> <div>미영은 비명도 나오지 않아 바들바들 떨며 간신히 서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끄억 끄억 끄억 꺼으억 끄어억</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게걸스럽게 철현을 집어 삼킨다.</div> <div>그 더러운 공장 작업복을 입은 괴물의 눈깔은 사정없이 내리깔아보며 삼켜지고 있는 철현을 응시하였다. 노랗고 생기없는 흰자위에는 핏줄이 두둑두둑 돋아나는 꼴이 토가 나올 지경이다. 다리는 양 옆으로 쩌억 벌려 무릎을 구부린것이 마치 거미나 게 따위 같았고, 어느새 팔은 길어져서 기괴하게 꺾인 꼴이 사마귀의 앞 발 같았다.</div> <div> </div> <div>철현은 사지를 미약하게나마 뒤틀며 저항인지 고통의 몸부림인지 모를 움직임을 보였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때, 누군가 미영을 뒤에서 잡아 끌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소스라치게 놀라는 미영이 돌아본 것은 처음보는 사내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어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펼치고 있는 모양이었다.</div> <div>그는 미영을 데리고 정체모를 물을 바닥에 뿌려대며 조금씩 뒤로 이동했다.</div> <div>노인의 형상을 한 그 괴물은 번드르르한 안광을 눈알을 데룩데룩 굴려가며 미영을 향해 보였다.</div> <div>미영을 더이상 따라오지는 않았지만, 미영이 사라져가는 순간까지 미영에게 시선을 꽂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div> <div> </div> <div>흐느끼며 도망치는 미영의 뒤에서 모골이 송연해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너무 늦게 안오니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나와봤더니, 역시나 였군요."</div> <div> </div> <div>"대체 그거 뭐예요! 뭐냐구요 그거!! 우리 사장님 어떻게 해요… 으흑……."</div> <div> </div> <div> </div> <div>미영은 무속인에게 흐느끼며 이야기했다.</div> <div>늦게 나온 무속인이 야속하기도 했고, 그렇게 자신을 아껴주던 사장을 두고왔다는 죄책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이 전신을 사로잡았다.</div> <div>하지만 아직도 전신이 달달 떨려오는 것은 한 때 신체를 장악했던 극도의 공포가 아직 다 빠져나가지 않았음을 의미했다.</div> <div>무속인은 미영을 주변의 한 폐 공장의 건물 내부로 데려갔다.</div> <div>낡을대로 낡아 기름 때의 퀴퀴한 냄새를 넘어 곰팡내가 특유의 비리고 탁한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더러운 곳이었다.</div> <div>대충 물건을 정리하고 무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청소를 한 것 같았지만, 대충 한 청소가지고는 이 더러운 곳이 깨끗해 질 리 없었다.</div> <div>창문은 온통 깨져서 바람이 숭숭 들어와섯고 육중한 철문이 입구를 틀어막는데, 녹이 슬어 삐걱거리는 문짝은 영 미덥지 못했다. 어떻게 폐 건물에 전기를 끌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백열 전구 몇 개가 은은하게 빛을 발 하고 있었고, 바닥에는 의미 모를 그림들과 한문이 가득 적혀있었다.</div> <div> </div> <div>무속인은 한숨을 푹 쉰 뒤, 미영을 의자에 앉히며 말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사람은 목적이나 조건만 주어지면 뭐든 될 수 있어요. 그렇게만 알고 계세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의자는 무속인이 바닥에 가득 그린 그림들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었고, 무속인은 의자에 앉은 미영을 바라본 채 바로 앞에 서서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느리고 안정된 비트의 경(經)이었다. </div> <div>무속인은 경을 외우는 도중 나지막히 미영에게 경고했다.</div> <div> </div> <div> </div> <div>"절대 의자에서 일어나지 말아요."</div> <div> </div> <div> </div> <div>유리가 전부 깨져 단지 구멍으로써만 존재할 뿐인 창문으로 바람이 거세게 들어와 묘한 소리를 낸다. 상당히 노후되고 낡은 구식의 기계들이, 공장이 버려진 지 꽤 오래 되었음을 반증해 주었고 한쪽 벽에 뿌리를 박고 뭉글뭉글 자라나는 이끼더미가 건물이 삭아가고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왜 하필 이런 보기만해도 겁나는 장소를 골라서 만나자고 했을지 정말 원망스러웠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철현까지 휘말린것을 보면 더 이상 피해자를 내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div> <div> </div> <div>경은 한동안 계속 되었다.</div> <div>힘에 부치기 시작한 모양인지 상의의 등판은 땀에 젖기 시작해 등에 딱 달라붙었고, 얼굴은 다소 상기되어 역시나 땀을 뻘뻘 흘려대고 있었다.</div> <div>그러다 어느 한 순간, 무속인은 잠시 멈칫 했다가 경에 더욱 박차를 가해 더 크고 빠르게 외우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미영은 무엇인가 들이닥쳤나 싶어 문을 바라보았지만, 철제의 두터운 문은 가끔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작게 흔들릴 뿐 건재했다. 그 모습에 다시 의아함을 가지고 무속인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얼굴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div> <div> </div> <div>아차 싶어서 위를 올려다 보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작업시 나오는 탁한 공기를 배출시키는 높은 곳 지붕에 달린 창문을 통해 무엇인가 들어와 내려오고 있었다. 마치 나무를 기어오르는 도마뱀붙이마냥 공장의 낡은 벽에 붙어 기어 내려오는 것은 망태기를 짊어 진 괴물이었다. 거꾸로 벽을 기어 내려오고 있는 노인의 눈은 시뻘겋게 변해 있었고, 누렇게 변색되고 낡아 바스러지는 긴 손톱으로 벽을 갉작갉작 긁어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게게게게게게게게게게게게게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순식간에 괴물은 바닥에 내려 앉았고, 달팽이가 촉수로 더듬거리며 전진하는 것 처럼 주변을 이리저리 짚어가며 기어다니기 시작했다.</div> <div>어떤 이유에선지 몰라도 괴물은 미영이나 무속인을 보질 못하는 것 같았다. 미영은 그대로 숨을 죽인 채, 괴물을 계속 응시했다.</div> <div> </div> <div>마치 팔의 가죽 속에 뱀장어 따위라도 들어있는 듯, 무엇인가 꿈틀거리며 구부러지고 휘어진다.</div> <div>마른 고목나무라도 되는 양 피부가 말라 비틀어지고 거무스름했다.</div> <div>눈은 좌우가 따로 움직이며 마치 그것만 따로 살아있는 듯, 데굴데굴 제 멋대로 움직이는데 그러다 우연히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미영 자신이 괴물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름이 툭툭 돋아났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괴물이 바닥을 기어다니며 천천히 가운데로 기어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미영은 이 두렵고 끔찍한 상황에 의자에서 일어서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div> <div>괴물은 조금씩 미영에게로 기어 다가왔다.</div> <div>시체가 푹 썩어가는 악취가 물씬 풍겨와 미영의 코를 괴롭혔다.</div> <div>징그러운 노인 형상의 얼굴을 하고선 목소리는 녹슨 쇠를 긁어대는 듯한 쇳소리 섞인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div> <div> </div> <div>점차 미영에게로 괴물이 다가올수록 얼굴이 창백해지고 온 몸이 와들와들 떨려왔다.</div> <div>얼마 있지 않아서, 괴물이 미영의 발 아래까지 기어왔을 때.</div> <div> </div> <div>괴물은 있는대로 찢어져 구강 내 전체가 보일 정도로 쩌억 벌어진 아가리를 움직이며 소름끼치는 웃음을 지어보였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미영은 망태기의 안을 보고 말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그와 동시에 괴물은 거짓말같이 사라져버렸다.</div> <div>무속인의 이야기를 듣자면, 그 괴물과 미영 사이에 존재하던 연을 아예 끊어버린 의식이었다고 한다.</div> <div>연이라는 것이 운명의 끈 같은 것이 아니라, 쉽게 설명 하자면 괴물이 기억하는 미영의 냄새를 지우고 잊게 한 것이라고.</div> <div>괴물은 없애지 못하지만 미영을 찾아 낼 수단을 잊어버리게는 할 수 있었던 것이다.</div> <div>그 의식이 진행되기 전에 미영이 괴물에게 잡혔다면 아마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었다.</div> <div> </div> <div>철현은 행방불명 처리 되었고, 미영은 유명하진 않아도 간간히 일이 들어와 먹고 살 수 있을 정도까지는 성장하였다.</div> <div> </div> <div>미영의 인생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나아가고 있었고, 유달리 운이 나쁘다던가 결과가 좋지 못했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다.</div> <div>사고 직후 겪은 불면증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고, 음악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으며 다른 소속사에서 러브콜이 들어와 좋은 조건의 계약도 맺었다.</div> <div>단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div> <div> </div> <div> </div> <div>채식주의자가 되었다는 점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네, 제목과는 달리 망태 할아버지라고 칭하는 대목은 전혀 없지요 ㅠㅠ</div> <div> </div> <div>그래도 열심히 썼으니까 뭐 ㅠㅠ 저는 만족합니다.</div> <div> </div> <div>오늘 하루도 내일도 또 내일도 우리 모두 행복해 보아요 ㅠㅠㅠ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저는 항상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당 ㅠ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윈스턴의 꼬릿말입니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830540
    http://todayhumor.com/?humorbest_833228
    http://todayhumor.com/?humorbest_832965
    http://todayhumor.com/?humorbest_833273
    http://todayhumor.com/?humorbest_835448
    http://todayhumor.com/?humorbest_836645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2/13 12:39:58  61.35.***.155  jae2k  279959
    [2] 2014/02/13 12:56:28  203.226.***.82  닉넴이음슴  470160
    [3] 2014/02/13 12:57:26  59.21.***.107  낚시노노짱남  437899
    [4] 2014/02/13 13:06:50  168.131.***.23  키네틱플로우  314370
    [5] 2014/02/13 13:24:32  59.20.***.65  Lyang7  38966
    [6] 2014/02/13 14:03:05  222.117.***.170  김파이  219643
    [7] 2014/02/13 14:32:39  210.95.***.173  북극곰좌리  186468
    [8] 2014/02/13 14:56:17  210.217.***.195  임사슴  420471
    [9] 2014/02/13 15:10:28  175.223.***.176  고구마엔변비  487105
    [10] 2014/02/13 15:16:30  211.36.***.44  뭐닭  48512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
    븅신사바 상품 인증! 야설제왕 뿅뿅! [3] 윈스턴 14/12/17 22:32 143 18
    63
    ★ 보이스 오브 사이퍼즈 - 2 - ★ 는 왠 오징어가 나옵니다. [26] 윈스턴 14/12/06 00:23 138 30
    62
    ★ 보이스 오브 사이퍼즈 - 1 - ★ [6] 윈스턴 14/12/02 15:36 108 10
    61
    [븅신사바] 공포소설 - 사설곡(蛇舌谷) [3] 윈스턴 14/11/14 18:08 73 74
    60
    보이스오브사이퍼즈 2차 올라갔네요 ㄷㄷ [11] 윈스턴 14/11/10 14:01 163 36
    59
    큐라레] 혹시 정예 같이잡으실 분 안계시나요?ㅠㅜ [2] 윈스턴 14/11/07 19:29 20 0
    58
    일베벌레 하나를 바르기 위한 장군님의 작전보고서 [3] 윈스턴 14/07/30 15:51 139 22
    57
    서버 역시 뻥뻥 터지네요, 사퍼는 뭐만 하면 서버부터 문제터짐 [2] 윈스턴 14/07/10 17:59 63 0
    56
    짐짝던지기 2500, 초스트 건물 한방잼, 어퍼한방에 극방브루스 빈사잼. [5] 윈스턴 14/07/09 23:29 91 0
    55
    와 레알 요새 왜이러나요??????? [3] 윈스턴 14/07/05 13:24 90 2
    54
    웃대에서 지금 오유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데 [2] 윈스턴 14/07/03 19:53 52 4
    53
    아까 오전에 집 마당에서 아기참새 주은 사람이예용 [8] 윈스턴 14/06/23 21:13 42 7
    52
    참새 줍했는데 어쩌져??? [7] 윈스턴 14/06/23 11:46 103 4
    51
    사이퍼즈 웨슬리로 파괴누적랭킹 1위먹고 그린 만화 [4] 윈스턴 14/06/06 14:34 137 9
    50
    심심이와 KT, 그리고 제작자. 윈스턴 14/05/20 11:04 70 4
    49
    5.18 되자마자 이러고 놀고있네요 벌레들이. 깽판깽판. [10] 윈스턴 14/05/18 00:22 122 10
    48
    사퍼하다가 별 인간같지도 않은 세월호 드립에 화가났죠. [3] 윈스턴 14/05/02 17:50 127 7
    47
    발암 발암 발암의 나라 [2] 윈스턴 14/04/25 19:06 105 1
    46
    웨슬리가 왜 미움받는가 [5] 윈스턴 14/04/16 18:20 116 0
    45
    요새 거리에서 나오는건데 나 나나나나 나나나 [1] 윈스턴 14/04/08 15:46 21 0
    44
    오히려 우리나라 빙신연맹이나 스포츠계는 [1] 윈스턴 14/02/21 04:17 61 1
    43
    산의 주인은 보이지 않는다 (스압주의) 윈스턴 14/02/15 10:02 133 2
    망태 할아버지 (스압주의) [1] 윈스턴 14/02/13 12:18 251 4
    41
    잃어버린 인류의 노래 윈스턴 14/02/12 18:38 86 0
    40
    Alive (3) [1] 윈스턴 14/02/12 11:10 123 23
    39
    Alive (2) [2] 윈스턴 14/02/11 15:31 42 2
    38
    Alive (1) 윈스턴 14/02/11 15:27 96 2
    37
    흡혈귀의 저택 (스압주의) [1] 윈스턴 14/02/10 15:05 205 19
    36
    망시천 낚시터 (스압주의) [4] 윈스턴 14/02/07 05:17 304 35
    35
    또 하나의 약속 보고 왔습니다. [1] 윈스턴 14/02/06 14:39 55 1
    [1] [2] [3] [4] [5] [6]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