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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38171
    작성자 : 과자는칸초
    추천 : 9
    조회수 : 625
    IP : 183.100.***.19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3/29 00:55:29
    http://todayhumor.com/?pony_38171 모바일
    [15금/팬픽] 타락(墮落)-Remake <6>


     



    ** 읽는 이의 주의를 요합니다. **











    6.



    늦은 시각이었지만 레인보우 대쉬 주니어의 연락을 받은 트와일라잇은 사건 현장에서 젤너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젤너... 가엽게도...”


    트와일라잇은 부릅뜬 젤너의 눈을 감겨주었다. 잠시 그의 죽음을 기린 트와일라잇은 뒤로 물러섰다. 로얄가드가 살해 당한 사건이다. 곧 캔틀롯에서 수사관이 파견 될 것이다. 그 때까지 이곳은 보존되어야 했다.

    트와일라잇의 뿔이 빛나며 뿔에서부터 생성된 빛이 주변을 덮었다.


    “이 곳은 정식수사관이 올 때까지 보존될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곳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서전트 대쉬.”

    “네. 공주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레인보우 대쉬 주니어는 트와일라잇의 부름에 앞으로 나섰다.


    “당신이 최초 발견자라고 했죠? 정황을 듣고 싶어요.”

    “제 친구 애플 볼스와 같이 스윗 애플 에이커스로 가던 도중 비명소리를 들었고, 이후는 공주님께 보고 드린 것이 전붑니다.”

    “범인은 보지 못했나요?”

    “네. 제가 왔을 땐 이미...”


    레인보우 대쉬 주니어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트와일라잇이 몸을 돌리자 한쪽에 모인 수많은 포니빌 주민들이 걱정스런 얼굴을 하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포니빌은 평화로운 곳이었다. 주민들 모두가 서로 알고 지냈고 큰 사건도 사고도 없는 이곳에 살해 사건은 그들로서는 처음 겪는 일일 것이다. 게다가 왕국의 최정예인 로얄가드의 죽음이다.


    “신민들은 모두 자기의 자리로 돌아가라. 나 트와일라잇 스파클 공주가 이 사건을 명백하게 밝혀낼 것이니...”


    트와일라잇이 선언하자 포니빌의 주민들은 공주에 대한 신뢰를 보내며 하나 둘 마을로 돌아갔다. 모든 주민들이 돌아가는 걸 지켜본 후, 트와일라잇은 다시 레인보우 대쉬를 불렀다.


    “서전트 대쉬. 그대를 책임자로 임명하겠어요. 수사관이 올 때까지 현장을 보존하는데 힘 써 주세요. 그리고 당분간 밤에 주민들이 다니지 않게 해야겠고, 지금 이곳에 로얄가드가 얼마나 있죠?”

    “열 둘이 왔으나 결원이 생겨 현재 열 하나가 있습니다.”

    “조를 편성해서 밤에 순찰을 해야겠어요. 도움을 받아도 좋습니다.”

    “Yes, My lord.”


    레인보우 대쉬 주니어는 트와일라잇을 향해 고개를 숙여보이고 현장에 있던 시청의 직원 몇을 차출했다. 그는 훌륭하게 제 일을 해낼 것이다. 라고 트와일라잇은 생각했다.


    그리고 이틀 후, 새로운 희생자가 생겼다.


    * * *


    현장은 처참했다. 레인보우 대쉬 주니어는 바닥에 채 마르지 않은 피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혼자 살며 꽃을 가꾸는 걸 좋아하던 데이지라는 포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잔인한게 살해당했다. 그것도 그녀의 집에서...

    그녀의 다리는 모두 뼈가 튀어나온 상태로 부러져 있었고, 길게 찢겨나간 가슴에서 쏟아진 내장은 방 이곳저곳에 흩뿌려져 있었다. 네 개의 벽 모두에 흩뿌려진 피가 묻어 있는 걸 보면 그 상태에서 범인은 데이지를 물고 휘두른 모양이다. 사자가 사냥감의 숨통을 끊기 위해 목을 물고 흔드는 것처럼...

    다행히도 – 주니어는 그렇게 생각했다 - 데이지는 순식간에 숨이 끊어진 것 같았다. 젤너와 마찮가지로 뜯겨져나간 목은 연수가 끊어지며 순식간에 사망했을 거라 추측하게 했다.


    “서전트 대쉬.”


    레인보우 대쉬 주니어가 현장을 보며 범인의 행동을 추측하고 있을 때,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공주님.”

    “어찌 이런 참혹한 일이 또...”


    트와일라잇 스파클 공주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곳은 공주님이 오시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신민이 잔인하게 살해당했어요. 내가 못 올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트와일라잇은 생전 데이지라 불렸던 포니의 시체에 다가갔다.


    “가엽게도...”


    잠시 고개 숙여 그녀의 죽음을 기린 트와일라잇은 주니어를 바라봤다.


    “뭔가 알아낸 것은?”

    “범인이 잔인하다는 것과 흔적을 남기지 않는 치밀함이 있다는 것. 피해자의 연관성은 없는 무차별적인 범행. 그리고 뭔가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목적?”

    “심장이 없습니다.”

    “심장이... 이유가 뭘까요?”

    “알 수 없습니다.”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흔들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저 휴가를 보내려고 왔을 뿐인데.


    “일단 밖으로 나가죠. 피 냄새 때문에 어지럽군요.”

    “예스, 마이 로드.”


    밖으로 나오자 수많은 포니빌의 주민들이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저들에게는 정말 커다란 일이겠군요.”

    “네. 캔틀롯과는 다르니까요. 이곳은...”

    “범인에 대해서는 알아낸 것이 없나요?”

    “아까 말씀드린 것이 전붑니다. 현장엔 피해자의 것 외에 다른 흔적은 찾지 못했습니다.”

    “수사관은 언제 도착한다고 하나요?”

    “가장 실력이 좋은 자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건을 수사중이라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하더군요.”

    “포니빌에 존재하는 누군가의 소행일까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곳은 에버프리 숲과 닿아있으니까요. 그곳에서 우리가 모르는 괴 생명체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둘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로얄가드들이 들락날락하는 데이지의 집을 바라보며 웅성거릴 때, 애플 볼스만은 주니어와 얘기하는 황혼의 공주를 주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하단 말야.”

    “뭐가? 볼스.”


    볼스는 자신의 혼잣말에 끼어든 존재에 화들짝 놀랐다.


    “놀랐잖아. 블루베리 파이.”

    “내 탓은 아닌 걸? 멍하니 있던 볼스 잘못이야.”


    다가온 건 블루베리 파이였다. 볼스의 말에 ‘에헷’ 하며 혀를 내민 그녀가 볼스가 보던 곳을 확인했다.


    “저긴...주니어와 공주님이네. 근데 뭐가 이상하단 거야? 볼스”

    “음...”


    말해도 될까? 볼스는 블루베리의 순진한 눈망울을 보며 생각했다.


    “내 생각엔 말야...”

    “응! 응.”

    “아무래도...”

    “아무래도?”

    “공주가 수상해.”

    “에엑!”


    놀라 크게 외친 블루베리의 목소리에 주위의 시선이 집중됐다. 시선이 집중되자 당황한 볼스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블루베리를 집어들고 – 말 그대로 집어들었다 -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떴다.


    “잠깐. 볼스. 이것 내려...우읍!”

    “이...일단 여길 피하고 보자고.”


    소리치려는 블루베리의 입까지 막으며 한참을 달린 애플 볼스가 걸음을 멈추고 블루베리를 내려놨다. 내려선 블루베리는 어지러운지 잠시 비틀거리다가 화난 표정으로 애플 볼스를 쏘아봤다.


    “너무해! 볼스. 숙녀를 이렇게 다루다니.”


    애플 볼스는 화를 내는 블루베리를 달래기 위해 앞발을 모으고 사과했다.


    “미안해. 블루베리. 내가 사죄의 뜻으로 저녁을 살께.”

    “저녁? 흐음... 저녁이라...좋아. 내가 큰 맘 먹고 사과를 받아주지. 하지만 숙녀의 분노는 무서운거야. 볼스.”


    화내며 볼스를 쏘아보던 블루베리는 저녁이라는 말에 태도가 변했다.


    “알았어. 숙녀의 분노를 달래려면 어지간한 것으로는 힘들지. 그래. 스테이크는 어때?”


    애플 볼스는 블루베리의 말에 어지간한 것으로는 그녀의 화를 풀기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작은 몸에 대한 콤플렉스로 아이처럼 다루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다.


    “스...스테이크?”

    “좀 비싸긴 하지만 네게 행한 무례에 대한 사과라면  홍소두류 스테이크가 제격이라고 생각하는데?”


    블루베리는 스테이크라는 말에 침을 꿀꺽 삼켰다. 곧 자신의 행동을 알아 차린 듯 고개를 홱 돌린 그녀가 새침하게 말했다.


    “흐...흥! 좀 부족한 것 같지만 네 성의를 봐서 그 정도로 용서해 주지.”

    “이거 참 황송하오이다.”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과장스럽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볼스를 향해 여전히 새침한 표정의 블루베리가 앞발을 내밀었다.


    “미천한 애플 볼스에게 본 블루베리 공주를 대접할 영광을 주겠노라.”

    “가문 대대로 영광으로 삼겠나이다. 공주마마.”


    한바탕 크게 웃은 둘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포니빌 외곽에 있는 레스토랑을 향했다. 약간의 술을 곁들인 식사는 훌륭했고 분위기는 근사했다. 기분이 급속도로 상승한 블루베리는 쉬지 않고 떠들었고, 그런 블루베리의 모습을 보는 애플 볼스도 즐거웠다.


    식사와 후식에 디저트까지 마친 그들은 가볍게 곁들인 와인으로 기분 좋은 취기를 느끼며 포니빌의 외곽을 걷고 있었다.

    최근의 흉흉한 사건으로 인한 불안감도 잊고, 애플 볼스는 자신의 옆을 걸어가는 블루베리를 봤다.

    술 기운으로 가볍게 홍조를 띈 붉은 뺨, 별을 담은 듯한 눈망울, 그리고 향기로운 체취.

    애플 볼스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이다. 지금이야 말로 네 모든걸 걸 때야. 지금이 아니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오지 않을 수도 있어. 하자!


    “브...블루베리.”


    걸음을 멈춘 애플 볼스는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질 않길 기도하며 블루베리를 불렀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부르는 애플 볼스의 모습에 블루베리는 고개를 기울였다.


    “왜 그래? 볼스.”

    “그...그게.”


    웬지 안전부절하며 숨을 크게 들이쉬는 애플 볼스의 모습에 블루베리의 궁금증은 더 해 갔다.


    “후우... 블루베리!”

    “으...응.”


    아. 진지한 눈이다. 이런 눈을 할 때의 애플 볼스는 뭔가 큰 결심을 했을 때 뿐인데...생각하며 블루베리는 볼스의 말을 기다렸다.


    “조...”

    “조?”

    “조...조.”

    “...?”

    “좋아해!”

    “에......엑!”


    블루베리는 가슴이 크게 요동치는 걸 느꼈다. 고백이라니! 난데없이 고백이라니. 어...어떻게 하지?

    갑작스런 고백에 당황한 블루베리는 도망치고 싶었다. 실제로 그러려고 했다. 애플 볼스의 눈을 보기 전까진...

    그의 눈은 진지했다. 그리고 간절했다. 눈동자 속엔 거절에 대한 두려움도 섞여 있었다. 불안감과 함께. 수많은 감정이 그의 눈 안에 있었다.

    블루베리는 작게 웃었다. 아... 이런 거구나.


    “좋아...”


    애플 볼스는 뭔가에 두드려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되물었다.


    “다...다시 한번 말 해줄래?”

    “좋다구. 얼간이 볼스.”

    “어... 그. 그럼.”

    “내가 아~주 많이 손해 보는 것 같지만. 볼스의 특별한 포니가 되어줄께. 내가 아니면 누가 널 구해주겠어?”


    통 통 튀는 듯한 걸음을 걸으며 자신의 주위를 도는 블루베리를 바라보며, 애플 볼스는 자신의 심장이 터져나가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살아 생전 이렇게 세차게 뛰는 심장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는 부디 이것이 꿈이 아니길, 심장이 버텨주길 바랐다.


    블루 베리는 애플 볼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 점차 환하게 번져가는 웃음을 보며 그녀도 기분이 좋아짐을 느꼈다. 그래서 그를 안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에서 이제는 그녀의 특별한 포니가 되어버린 그에게, 그렇게 생각하며 애플 볼스에게 다가가던 블루베리는 그의 뒤쪽에서 솟아나는 그림자를 봤다.


    “볼스! 뒤!”

    “뭐? 엌!”


    애플 볼스는 다가오던 블루베리의 얼굴에 어리는 다급함에 서둘러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보려고 했다. 뒤돌아서기 전에 닥쳐온 충격에 애플 볼스는 땅에 쓰러졌다. 아니 쳐박혔다. 후려친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위에서 아래로 내려친 그 충격으로 꺽인 다리 하나가 그대로 부러져 버렸다.

    애플 볼스는 흘러내리는 피로 붉어진 시야에 검은 그림자가 블루베리를 덮치는 걸 봤다.


    “꺅! 이거 놔! 볼스!”


    그녀를 놔! 내 친구란 말이다. 나의 특별한 포니란 말이다. 당장 놓지 않으면 네 녀석이 무엇이든 간에 박살을 내 버리겠어!

    쓰러진 애플 볼스는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선 힘 빠진 숨소리만이 흘러나왔다.

    점점 흐려지는 의식속에 애플 볼스의 붉어진 눈에 흐릿하게 그림자에게 들려 발버둥치는 블루베리의 모습이 들려왔다. 잠시 후 뭔가 꺽이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지만 이명 가득한 그의 귀는 판단을 거부했다.

    발버둥이 멈추고 축 늘어지는 블루베리의 몸을 보며 애플볼스는 이상하단 생각을 했다. 블루베리는 한시도 움직이는 걸 멈춘 적이 없다. 잠들었을 때 조차...


    눈이라 짐작되는 부위만 번쩍이는 검은 그림자의 발이 블루베리의 몸에 다가갔고 둥그런 무언가를 뽑아냈다. 꺼낸 무언가를 관찰하던 그림자는 블루베리를 던져버리고 날개를 활짝 폈다. 곧 그림자는 하늘로 날아 올라 사라졌다.


    쏴아!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희미한 달빛 속에 블루베리의 몸에서 검은색의 무언가가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물이었다. 생명이었다. 몸 안에 간직되어야 할 그것이 무방비 상태로 블루베리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블...루...베리.”


    안돼. 블루베리. 그건 네 몸 안에 있어야 해. 그렇게 흘려보내면 안되는데.


    초점이 흐려진 블루베리의 눈을 멍하니 쳐다보던 애플 볼스의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는 의식을 잃었다.






    ** 홍소두류 스테이크는 콩과 버섯으로 만든 채식주의자용 스테이크입니다.

    과자는칸초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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