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스물 셋. 예술을 하고 싶다고 학교도 때려치고 일 하면서 학원 다니는 일상.</div> <div>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흘러 이제 스물 여덟.</div> <div> </div> <div>이룬것도 없고, 그렇다고 열심히 했기에 후회도 없다며 깨끗하게 정리할 만한 노력도 해보지 못한 채,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div> <div>매일매일 드는 생각은,</div> <div>'나는 과연 재능이 있나?'</div> <div>'내가 진짜 할 수 없는 것일까?'</div> <div> </div> <div>열심히 해보겠노라며 대출까지 받아 봤지만, 결국 내 욕심으로 인해 공부에 쓴 돈은 적고 사치에 투자한 결과.</div> <div>매달 받는 월급에서 이것저것, 학원비까지 포함해서 내고 나면 한달에 생활할 돈은 40만원 가량.</div> <div> </div> <div>사치부리는 일상에 익숙해져 있던 탓인지, 한달 40만원으로 생활을 꾸리기 쉽지 않은데,</div> <div>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인지.</div> <div>그 와중에 지인에게서 들어온 달콤한 유혹. 아는 기업에 꽂아주겠다는, 급여도 많다는.</div> <div> </div> <div>제일 힘들었던건, 지금의 생활이 꽤나 팍팍하다는 것 보다, 넉넉하게 살 수 있다는 그 유혹에 잠시나마 흔들린 내 자신의 속마음이 너무 수치스러웠다.</div> <div> </div> <div>항상 내게 하는 물음이 있다.</div> <div>'나는 바뀔 수 있는가'</div> <div> </div> <div>노력도 하지 않는 나에게, 그저 하루하루 어떻게든 쉴 궁리만 하는 나에게, 이런저런 핑계로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연습해야지 라고 자위하는 나에게,</div> <div>스스로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있는 것일까.</div> <div> </div> <div>지금 포기하기에는, 나는 열심히 하지 않았기에 분명 후회할 것이다.</div> <div>정말 미쳐서, 이젠 정말 더 노력할 힘도 없을 정도로 파묻혀서 연습한 적이 없기에 분명 후회할 것이 뻔하다.</div> <div> </div> <div>이젠, 이런 고민을 하고 이런 일상에 고통받는것이 진절머리난다.</div> <div>하루하루 힘들어도 되돌아보면 참 보람찼다는 만족감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div> <div> </div> <div>그렇게 하루하루 노력하며 내 실력이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div> <div>그리하여, 부모님의 걱정스런 시선과 타박 앞에 당당히 말하고 싶다.</div> <div>'나는 한발짝 더 나아가고 있으니 꼭 성공할 것' 이라고.</div> <div> </div> <div>제일 내 마음을 무겁게 하는건,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내 자신도 아니고, 내가 이렇게 멈춰있는 동안 직장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div> <div>내 자신도 아니고, 사치에 찌들어 스스로 생활을 쪼들리게 만든 내 자신도 아니다.</div> <div> </div> <div>그건, 바로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당장의 걱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거짓말 하는 내 모습'이다.</div> <div>당당한척, 열심히 하고 있고 나아지고 있다고 말 하고 난 뒤에 돌아오는 죄책감이다.</div> <div>언젠가는 성공할 거니 걱정말고 지켜봐 달라고 말한 뒤 밀려오는 자괴감이다.</div> <div> </div> <div>누군가 그러더라. 노력하는것도 재능이라고.</div> <div>나에겐 그 재능이 있는것일까. 라고 내 자신에게 묻는다면...</div> <div>대답은 '그렇다' 이다.</div> <div> </div> <div>평범한 집안에 태어나 학원 하나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로 그 어렵다던 인서울 4년제의 문턱을 넘은 나다.</div> <div>사물놀이에 빠져 있던 중학교 시절, 국립국악원에서 나온 선생님으로부터 '현재 나이또래부터 2,30대 까지 너를 넘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div> <div>는 과찬을 받은 나다.</div> <div> </div> <div>나는 그렇게 노력하면 될 수 있는 사람이다.</div> <div>다른 재능은 없지만, 미친듯이 빠져 노력조차도 '이건 노력하는게 아니라 그냥 즐기는거야'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div> <div> </div> <div>이제, 다시 노력해야겠다. 노오력 말고 노력.</div> <div> </div> <div>중학교 시절 은사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이 떠오른다.</div> <div>인간에게 필요한 세 가지 마음이 있다. 첫째는 초심이요, 둘째는 열심이요, 셋째는 뒷심이다.</div> <div>어떠한 일을 하기 위해 처음 마음을 가지는것이 첫째요, 그 마음을 더 키워 발전시키는것이 둘째요, 그리고 앞서 말한 두 가지 마음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div> <div>셋째, 뒷심이다.</div> <div> </div> <div>그동안 항상 초심만 앞세웠다.</div> <div>마음을 다잡자. 다잡자. 하지만 그 뒤에는...?</div> <div>열심히 하지도 않았으니, 뒷심을 발휘할 겨를도 없었다.</div> <div> </div> <div>이젠 정말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련다.</div> <div>주변에 나를 유혹하는 것들이 널려있을 것이다.</div> <div>달콤한 휴식, 맛있는 사치스런 음식들, 비싼 옷과 사치품들, 그리고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주변의 꼬드김들.</div> <div> </div> <div>눈 딱 감고, 길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지나쳐 갈 것이다.</div> <div>...</div> <div> </div> <div>결국 나는, 성공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 것이다. 나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니까.</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