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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도병나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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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780011
    작성자 : 낮에도병나발
    추천 : 15
    조회수 : 796
    IP : 116.123.***.225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11/06 07:23:55
    http://todayhumor.com/?sisa_780011 모바일
    오늘 나는, 기억속에 묻혀져 가던 민주주의의 부활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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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얼마전 까지만 해도 평화시위는 한계가 있다는 자괴감에 빠져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저들은 오히려 그걸 원할거라고. 저렇게 촛불 들고 외치다 하나 둘, 생업의 터전으로 돌아갈거라는 확신으로 가득차 있을거라고.</div> <div>결국 아침은 다시 밝고,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삶을 짊어지고 살아갈거라고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 학업에 매진할것이며,</div> <div>주부들은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챙길 것이며,</div> <div>직장인은 일터로 돌아가 주어진 업무에 파묻혀 살아갈 것이며,</div> <div>노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빨갱이'니 '좌빨'이니 하며 닳고 닳아진 입술에 다시금 혈기를 띄울것이며,</div> <div> </div> <div>그러는 동안, 저 위의 높으신 분들은 지금껏 하던대로 국민의 고혈을 빨아 자신의 탐욕을 채울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한층 풀린 날씨였지만 그래도 겨울 문턱을 느낄 수 있었던 오늘, 우연히 일이 있어 나간 광화문에서 발길이 멈추어 버렸습니다.</div> <div>지금껏 어느 한 구석이 꽉 막혀서 답답했던 내 마음도 서늘한 느낌이 들 정도로 뚫려버렸습니다.</div> <div> </div> <div>교복을 갈아입지도 못한 채 거리에 나와있는 소년, 소녀들.</div> <div>과잠바를 맞춰입고 모여든 대학생들.</div> <div>아직 조여맨 넥타이 조차 풀어버리지 못한 직장인들.</div> <div>가족들의 저녁준비가 한창이어야 할, 습진으로 손이 부르터버린 주부들.</div> <div>휠체어를 끌고, 지팡이를 집고서 굽어진 허리를 한껏 세우고 서있는 어르신들.</div> <div>어느 지방에서 차를 끌고 급하게 올라왔다던 사람들.</div> <div>그리고 엄마, 아빠의 손을 꼭 잡고 나선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아이들 까지.</div> <div> </div> <div>그들이 모두 모여 한 목소리를 외치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촛불을 들고 있는 모습에, 주책맞지만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div> <div> </div> <div>민주주의는 이제 역사의 산물이라며 마음속에 묻고 오늘을 바라보며 내일을 걱정하고 살던 제게,</div> <div>그 광경은 차마 내 두눈에, 내 마음속에 모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벅찬 물결로 밀려왔습니다.</div> <div> </div> <div>반성하게 했습니다.</div> <div>참회하게 했습니다.</div> <div> </div> <div>이 나라가 민주주의라는 것을,</div> <div>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는 것을</div> <div>제 마음속에 다시금 심어주었습니다.</div> <div> </div> <div>"정치는 저 높으신 윗분들의 일이라, 나에게서 저들이 필요로 하는건 내 표 하나와 매번 내는 세금일 뿐,</div> <div>저들과 나는 커다란 괴리에 놓여있다." 라고 생각했던 저를 가장 포근하지만 아픈 매로 다스려 주었습니다.</div> <div> </div> <div>하나 둘씩 단상에 올라가 자신의 생각을 외칠 때마다 환호하던 그 함성,</div> <div>어린 친구의 목소리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목소리까지.</div> <div>그 소리들은, 지금껏 들었던 어느 소리보다도 힘차고, 아름답고, 숭고한, 그러나 한편으로는 눈물나도록 처절한 외침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 외침들로부터 </div> <div>그 어떤 충격에도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진실을 감추던 철옹성에 금이 가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div> <div> </div> <div>그들의 눈빛을 기억합니다.</div> <div>커다란 분노에 가득차 있지만, 그럼에도 감출 수 없는 맑은 눈동자를 기억합니다.</div> <div>그들의 소리를 기억합니다.</div> <div>울분과 억압에 몰리고 몰리다 절규처럼 내뱉은 그 처절함 뒤에 가장 깨끗한 음성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div> <div>그들의 표정을 기억합니다.</div> <div>같이 울고 포효하다가도, 같이 한 얼굴로 웃음기를 머금던 그 아름다운 얼굴을 기억합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div> <div>이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생각들이 모여, 결국 정의를 이룰 것을 확신합니다.</div> <div> </div> <div>오늘 보았던 어린 아이들은, 미래의 민주주의를 이끌어갈 작은 새싹일 것입니다.</div> <div>오늘 보았던 앳된 청소년들은, 머지않은 날에 이 나라를 이끌어갈 주인일 것입니다.</div> <div>오늘 보았던 청년들은, 이 나라가 기울어지지 않게 지탱해줄 든든한 버팀목일 것입니다.</div> <div>오늘 보았던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은, 희미해져가던 민주주의의 불씨를 다시 일으켜 새운 횃불일 것입니다.</div> <div>오늘 보았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자신들이 이루어왔던 민주화의 역사를 온전히 후세에 전달해줄 메신저일 것입니다.</div> <div> </div> <div>하룻 밤 자고 일어나도 어제와 같던 대한민국의 매일에, 하루하루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신선한 바람이 불고있음을 확신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오늘, 기억속에 묻혀져 가던 민주주의의 부활을 보았습니다.</div> <div> </div> <div>2016년 11월 12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그렇게 또 눈부신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갈 것입니다.</div> <div>이제, 그 가슴 벅차오르는 역사의 현장에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div> <div>여러분도 같이 써내려 가지 않으시겠습니까?</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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