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 중에 편입생 오빠가 하나 있습니다.
편입생 치고도 나이가 좀 있었지만 워낙 성실하고 착해서 잘 알고 지냈거든요.
좀 됐는데 그 스위스식 직업교육 도입한다고 한참 보도나올때
그 오빠가 그거 잘 안될 거 같다고 어떤 교육을 받아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고졸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안좋다고
예전에 고졸로 일하는데 대학생이세요? 라는 말에 대답을 못해서 상처였다고
그렇게 페북에 글을 썼더라구요.
마음이 안 좋아져서 위로하려고 댓글을 쓰려고 했어요.
극복하고 다시 대학 진학하고 우리학교로 편입도 하고 대단하다고 쓰려고..
제가 말하긴 그렇지만 저희 대학 이름은 확실히 높거든요 (이름값을 하는지는 몰라도 ㅠㅠ)
근데 댓글을 보니까 이렇게 댓글이 하나 달려있더라구요.
"오빠 왜 그런걸로 상처를 받아. 오빠만 상처받지 않으면 아무도 오빠한테 상처를 주지 않아"
그 순간 가슴이 쎄하더군요.
상처받지 않으면 상처주지 않는다니.
잔인하지 않나요. 제가 과한가요?
그리고 그날 하루 종일 여기에 어떻게 댓글을 달아야할지 고민했어요.
어떻게 하면 저 사람에게 일침을 놓으면서 편입생오빠한테 상처가 되지 않을지.
댓글쓴 사람은 제가 모르는 사람이고
편입생오빠도 친한 사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강의들을 때 자리 맡아주는 정도?
그 수업 끝나면 알 거 없고 밥 한 번 안먹은 사이인데..
괜히 남의 글에 뭐라 쓰기가 뭐해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저녁때 다시 그 글을 찾아서 들어갔어요. 아무래도 맘에 걸려서.
글이 많이 밀려서 개인페이지로 들어갔는데
그 댓글 쓴 사람이 그 오빠 여자친구인거에요.
허허허허허허
그래서 이건 이보다 더한 개소리라도 두고 나오는게 낫겠다 싶어서 걍 뒀습니다 ㅋㅋㅋ
어쩌겠어요. :)
근데 담부터 그 오빠 볼때마다 안쓰럽더라구요. 멘탈이 강철인가 싶고. ㅎㅎ
가끔씩 여자친구가 아니었으면 내가 뭐라고 했을까 뭐라고 해줬어야 할까, 생각이 나더군요.
네.
저 상처받았어요.
그 여자분이 한 말에 생각치 못한 개구리가 맞은 거죠.
내가 상처받지 않으면 나한테 상처주는 사람이 없다니
.......내가 여태껏 다른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무엇이며
내가 다른 사람한테 상처주고 괴로워 했던 건 뭔지.
뭐.. 저도 예민한 거 압니다 ㅠㅠ
잊고 싶어서 고게에 넋두리 한번 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