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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wedlock_1723
    작성자 : 밤에보는하늘
    추천 : 13
    조회수 : 2240
    IP : 110.70.***.90
    댓글 : 32개
    등록시간 : 2016/05/12 14:17:15
    http://todayhumor.com/?wedlock_1723 모바일
    프로포즈 받을 때 서운했던 이야기
    옵션
    • 창작글
    평소 댓글만 가끔 다는 여징어입니다ㅎ <div>신혼 2년차 + 임신 8개월차라 베오베와 육아게만 들락거리다가 <span style="font-size:9pt;">결혼게가 생겨서 너무 좋아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요새 결혼게에 프로포즈 관련글이 좀 올라오길래 제가 프로포즈 받았을 때가 생각나서 글 써 봅니다ㅎ</div> <div>프로포즈 준비하시는 예비신랑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꼭 참고하셨으면 해요.</div> <div>(쓰다보니 많이 길어졌네요. 모바일이라 오타 및 띄어쓰기 미리 양해 부탁드려요)</div> <div><br></div> <div>프로포즈 전에 저희 연애사를 잠깐 쓰자면</div> <div>저희 부부는 대학교 2학년때부터 같은 과 같은 학년 CC로 사귀기 시작해서</div> <div>장장 8년 9개월의 연애 끝에 결혼했어요. </div> <div>제가 재수로 들어가서 제가 21살, 신랑이 20살때였는데 신랑은 제가 첫 여자친구였구요.</div> <div>저는 첫 연애도 아니었고 신랑이 반년간 저를 쫓아다녀서(?) 사귀게 된지라 <span style="font-size:9pt;">크게 별 생각이 없었는데</span></div> <div>신랑이 연애초부터 틈만 나면 '우리는 너무 잘 어울리고 소울메이트고 꼭 나랑 결혼할거다'며 주입(?)을 하더군요ㅋㅋ</div> <div>원래 연애할 때는 다들 미래의 결혼생활을 상상해보거나 자녀계획 같은것도 세워보고 그러잖아요?</div> <div>그런데 이렇게 연애초부터 결혼얘기를 지속적으로 하는 남자친구는 처음이라 약간 당황했는데</div> <div>저는 아마 신랑이 여자친구를 처음 사귀는 거라서 그럴거라고 생각하며 적당히 받아주고 넘어가곤 했어요.</div> <div>그런데 이게 잠깐 그러다 마는 게 아니라 2년 3년 계속해서 듣다 보니 점점 세뇌가 되더라구요?</div> <div>2-3년 사귀었다고 해봐야 아직 둘 다 20대 초중반인데, 어느새 저도 '아 얘랑 결혼해야 하는가보다'하고 생각하게 되었네요ㅎㅎ</div> <div><br></div> <div>그렇게 8년을 만났죠..</div> <div>슬슬 20대 후반이 되니 자연스럽게 양가 어른들이 결혼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div> <div>저희도 뭐 당연히 예전부터 서로 결혼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잡혔구요. </div> <div>그 때 제 나이, 직장 사정과 신랑 군대 사정에 맞추다보니 (직업상 군대를 좀 늦게 갔거든요)</div> <div>결혼하기 몇년 전부터 양쪽에서 암묵적으로 '이때쯤 결혼하면 되겠네'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div> <div>직접적으로 '언제쯤 결혼하자' 하는 얘기를 둘이서 진지하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div> <div>그러다가 2014년 초 저희 아버지께서 결혼식 날짜를 잡아오셨고 식장잡고 자연스럽게 <span style="font-size:9pt;">상견례 하고</span></div> <div>그렇게 물흐르듯이 결혼준비를 하고 있더라구요.</div> <div>준비 과정에서 집안 사이에 크게 문제가 있지도 않았어요. 모든 게 너무너무 순조로웠어요.</div> <div><br></div> <div>단 한가지 문제는 신랑이었죠.</div> <div>신랑은 그 때 당시 우리 나이로 28살이었어요.</div> <div>친구들 중에 아무도 결혼한 친구가 없었기도 하고,</div> <div>같은 과 졸업한 동기들이 재수,삼수,또는 그 이상인 사람이 많은데다(2/3정도) 심지어는 30대도 몇명 있었지만</div> <div>아무도! 정말 단 한 사람도 결혼한 사람이 없었어요.</div> <div>과 특성상 다른 곳보다 결혼을 더 늦게하는 편인 것도 있지만 저희 학년이 특히 더 심했죠.</div> <div>그런 상황에 과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같이 다니는 친구들 중에 제일 어린데도 처음으로 결혼한다는게</div> <div>뭔가 불안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랬나봐요.</div> <div>여기 결혼게에서도 그렇지만 유부남들이 결혼하면 개인생활이 없어지고 하는 말들을 종종 하잖아요.</div> <div>우스갯소리로 도망쳐!! 이런 말도 많이 하시구요.</div> <div>그 때 신랑이 몇 안되는 결혼한 남자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심지어 친한 선배도 아니었음) 그런 말을 듣고 온 거에요.</div> <div>28살밖에 안 됐는데 왜 벌써 결혼하냐, 남자는 최대한 늦게 결혼하는 게 좋다...뭐 이런 얘기들이요.</div> <div><br></div> <div>물론 그런 말들과는 상관없이 저랑 결혼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고 결혼을 늦추겠다는 것도 아니지만</div> <div>'뭔가 억울하다(?)' 는 생각은 좀 들었나봐요.</div> <div>원래 결혼하기 전에 남자들이 마음이 복잡하다는 말도 많이 들어서 이해는 갔지만...</div> <div>다행히 그런 생각이 오래 가진 않았고 서로 얘기해서 잘 풀어졌어요.</div> <div><br></div> <div>그러고는 다시 결혼준비를 계속 하는데... 뭔가 서운한거에요.</div> <div>윗글을 쭉 읽어보면서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연애 때부터 해서 쭉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div> <div>'저절로' '자연스럽게' '암묵적으로' '분위기상' 이루어져왔다는 거...</div> <div>확실하게 '우리 결혼하자' 하는 말을 단 한번도 해주지 않았던 거에요.</div> <div>자연스러워서 더 좋은 것도 있었지만 제 입장에서는 '이 남자가 정말 나랑 결혼하고 싶어서 하는건가, 분위기에 등떠밀려서 하는건가'</div> <div>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 와중에 신랑하고 저런 이야기까지 하고 나니까,</div> <div>나는 결혼하는 게 너무 좋은데, 이 남자는 안 그런가보다...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div> <div>평소같으면 대화로 잘 푸는 스타일인데 결혼 문제가 되니까 예민해지고 직접 물어보기에는 속상한 거에요. </div> <div>그래도 그 이후부터는 결혼준비에 적극적이고, 프로포즈도 준비하고 있다기에 기다렸죠.</div> <div>이벤트 같은 거 잘 못하는 성격이라 큰 기대는 안 했지만요.</div> <div><br></div> <div>어느 날에 평소 같이 놀러다니던 친구들이랑 1박2일로 놀다오자고 해서 준비해서 나갔는데</div> <div>친구들 밤에 보기로 했다고 우리끼리 저녁을 먹고 가자고 하더라고요.</div> <div>그러면서 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해놨대요. </div> <div>으잉??했지만 평소 저는 맛있는 거라면 환장하는데 신랑은 자린고비라 </div> <div>호텔 음식 먹을 일이 없었는데 이게 웬일이냐 하고 좋다꾸나 가서 맛있게 밥을 먹었죠ㅎㅎㅎ</div> <div>밥 먹으면서 애들 언제 보기로 했어? 이러니까 오늘 안본대요.</div> <div>오늘 이 호텔에서 자는 거래요. 알고보니 친구들과 여행이 떡밥이었고 프로포즈 이벤트였던 거에요. </div> <div>(그래요 저 원래 눈치 없어요;; 사귀기 전에 신랑이 저 반년간 쫓아다닌 것도 5개월쯤 지나서 알았어요ㅋㅋㅋ)</div> <div><br></div> <div>딱~ 1차 감동을 받고 호텔방 안으로 들어가는데...</div> <div>바닥에 꽃가루가 깔려있고 복도에 촛불이 늘어서 있고..</div> <div>매우 상투적이지만 그 성격에 애써서 준비했을 생각을 하니 2차 감동을 받고</div> <div>방 안에 우리 결혼반지가 딱! (같이 가서 고른 반지긴 하지만 찾아왔단 말 안 했으니 어쨌든 서프라이즈로 치고)</div> <div>반지를 보고 3차 감동을 받아 막 눈물이 나오려는 찰나...!!</div> <div>신랑이 자기가 더 신나서 들떠가지고는..</div> <div>'나 잘했지? 감동받았지?? 놀랬지???' 이러면서 방방 뛰는 겁니다...</div> <div>그리고 그걸로 끝이었습니다...</div> <div>서비스로 받은 와인 따서 나눠먹고 자기가 이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div> <div>(몇달 전부터 예약을 하고 방을 바꾸고 프로포즈할거니까 신경써달라고 부탁을 하고 어쩌고)에 대해 얘기하다가 씻고 잤어요..</div> <div>뭐 사랑이 담긴 편지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지만</div> <div>최소한 마무리는 반지 끼워주면서 사랑한다 우리 결혼하자. 이렇게 돼야 되는 거 아닌가요??</div> <div><br></div> <div>제가 받고 싶었던건 비싼 밥 비싼 호텔 꽃 촛불이 아니라</div> <div>'우리 결혼하자' 는 말 한마디였는데...우씨 아직도 생각하면 서운하네요.</div> <div>돈도 많이 들었고 알고보니 제가 불안해하고 서운해하기도 훨씬 전부터 준비했던 건 맞는데..</div> <div>프로포즈 받았단 느낌이 안들었어요. </div> <div><br></div> <div>제가 나중에는 결국 너무 서운해서 얘기했거든요. 결혼하자는 말을 왜 안해주냐고..나랑 결혼하고 싶냐고.</div> <div>말하다보니 서러워져서 막 울면서 야기했는데 <span style="font-size:9pt;">그러니까 본인이 오히려 당황하더라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프로포즈도 했잖아? 하는데, 아니 프로포즈 할 때도 결혼하자고 안 했잖아 하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건 너무 당연한 거라서 얘기할 필요도 없는 거 아니냐면서요.</span></div> <div>내가 처음 사귈 때부터 결혼하자고 했잖아. 그건 너무 당연한거지 이러면서요.</div> <div>그러니까 신랑한테는 그게 너무 당연해서 따로 얘기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던 거에요.</div> <div>참..ㅋㅋㅋ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원래 그런 데 둔감한 남자라서...</div> <div>여튼 그동안 내맘은 이랬다 저랬다 대화하고 이해시키고 잘 풀었는데요ㅎㅎㅎ</div> <div>지금도 그 프로포즈 생각하면 화가 나네요ㅋㅋㅋㅋㅋ</div> <div>애쓴 게 기특하긴 한데...ㅎㅎ</div> <div><br></div> <div>요즘은 옛날처럼 진짜 나랑 결혼해달라고 허락을 구하는 프로포즈가 아니라</div> <div>이미 상견례 식장 다 잡고 결혼준비 하면서 따로 프로포즈를 이벤트로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div> <div>그런데 그런 형식적인(?) 프로포즈를 왜 받고 싶은건지 알겠더라구요</div> <div>'나랑 결혼하자' 이 한마디가 듣고 싶은 거에요. 확신이 필요한 거라구요 엉엉엉ㅠㅠ</div> <div>저처럼 8년을 세뇌당해서 결혼한 케이스도 그래요.</div> <div>남자분들, 프로포즈가 의미없는 이벤트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div> <div>거창한 이벤트를 원하는 게 아니라 예비신랑의 진심과 확신을 얻고 싶은 거에요..!</div> <div>어떤 이벤트를 했던지간에 마지막에 꼭 '사랑한다 우리 결혼하자' 는 말 까먹지 마세요ㅎㅎㅎ</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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