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mbed width="422" height="180" src="http://player.bgmstore.net/VyJFM"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br><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VyJFM"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VyJFM</a></div> <div> </div> <div> </div> <div>누구의 노래인지도 모른다.</div> <div> </div> <div>언제적 노래인지도 모른다.</div> <div> </div> <div>다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몇년전인지 헤아릴수도 없을 정도로 어린시절 어머니께서는 한달에 한번 내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가셨다는 것이다.</div> <div> </div> <div>얼굴이 붉은 서점아저씨는 서점앞에서 붕어빵장사를 하신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허허 웃으시면서 붕어빵을 하나 주셨다.</div> <div> </div> <div>키가 훤칠하신 시계집 아저씨는 가게 앞에 의자를 가져다놓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셨다.</div> <div> </div> <div>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면 웃는 얼굴로 마주 손을 흔들어주셨다.</div> <div> </div> <div>시계집 옆 건강원의 아저씨는 손님이 없을때는 시계집 아저씨와 수다를 떠는게 일상이셨다. </div> <div> </div> <div>과일가게 아저씨는 정육점을 함께 하신다. 짧게 자른 머리와 붉은기가 남아있는 흉터, 넓은 어깨가 어린 나에게는 위협적으로 보였다.</div> <div> </div> <div>하지만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성격좋은 분이셨다. 과일을 사러가면 덤으로 사과나 귤을 하나씩 더 쥐어주시곤 했다.</div> <div> </div> <div>건강원 옆 떡집 아저씨는 항상 바쁘게 일하고 계셨고, 나는 어머니께 인절미를 사달라고 조르곤 했다.</div> <div> </div> <div>그 앞 분식점에서는 떡복이의 매콤달콤한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인사를 하면 주인아주머니께서 이쑤시게에 떡과 오뎅을 찍어서 건네주셨다.</div> <div> </div> <div>어머니는 불량식품이라고 군것질거리를 잘 사주시지 않던지라 나에게는 별미였다.</div> <div> </div> <div>대로변에는 약국이 있었다. 잠자리 안경을 쓴 머리가 살짝 벗겨진 약사아저씨가 계셨다.</div> <div> </div> <div>어머니는 약국에서 영양제나 비타민제를 종종사곤 하셨다. </div> <div> </div> <div>새콤달콤한 맛에 사탕처럼 영양제를 덥썩덥썩 집어먹는 나를 보며 약사아저씨는 쑥쑥 자라겠네요! 하면서 사람좋게 웃으셨다.</div> <div> </div> <div>약국 옆에는 은행이 있다. 은행에서는 특유의 영수증의 잉크냄새와 소독약냄새가 났다.</div> <div> </div> <div>나는 그 냄새를 좋아했다. 라는 것을 어머니께 말하면 뱃속에 해충이 있는 것이라며 내 배를 꼬집으셨다.</div> <div> </div> <div>ATM기기 3개만 있는 작은은행에서 어머니는 통장정리를 한참동안 하셨다.</div> <div> </div> <div>그때의 어린 나는 어머니의 한숨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세상물정이 밝지 않았다.</div> <div> </div> <div>단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쓰레기통에서 영수증을 주워다가 파쇄기에 넣는 놀이를 했던 것 같다.</div> <div> </div> <div>그때 나오던 노래가 Love is blue였다.</div> <div> </div> <div>어린 내가 그 노래의 제목을 알리가 없었지만 잔잔하면서도 경쾌한 멜로디는 뇌리에 깊숙히 남아있다.</div> <div> </div> <div>어머니가 통장을 갈무리한 핸드백을 잠구는 소리가 나면 용무가 끝나셨다는 것이다.</div> <div> </div> <div>다음 수순은 정해져있었다.</div> <div> </div> <div>은행 건너편에는 빵집이 있었다.</div> <div> </div> <div>고소한 빵냄새를 풍기던 초록간판의 작은 빵집은 문을 열면 딸랑, 하고 풍경소리가 울렸다.</div> <div> </div> <div>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빵이 있던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어린 나는 세상 모든 빵이 모여있다고 생각했다.</div> <div> </div> <div>가게 한가운데에 진열되어있는 롤리팝캔디는 이가 썩는다고 200원짜리 작은 막대사탕 하나 못먹던 나에게는 꿈의 동경이었다.</div> <div> </div> <div>내 머리만한 사탕을 핥으면 어떤 느낌일까. 이빨이 모두 녹아버리는건 아닐까?</div> <div> </div> <div>혹시라도 어머니께서 사주시지 않을까 기대해봤지만 어머니는 항상 그 옆의 바게트를 사셨다.</div> <div> </div> <div>바게트, 마늘빵, 생크림, 공갈빵.</div> <div> </div> <div>공갈빵은 딱딱하고 얇은 표면을 부수면 속에 얇은 꿀이 발려있던 빵이었다.</div> <div> </div> <div>그것은 계산을 끝나자마자 바로 먹어도 되는 빵이었다.</div> <div> </div> <div>혓바닥에서 사르륵 녹는 달짝지근한 빵조각은 아직도 그 맛을 기억하고 있다.</div> <div> </div> <div>집으로 돌아오면 그날 점심은 크림을 찍은 바게트와 마늘빵이었다.</div> <div> </div> <div>바게트는 내가 먹기에는 너무나 딱딱했다. 어머니께서는 바게트를 작게 찢어 생크림을 듬뿍 찍어 내 입에 넣어주시곤 했다.</div> <div> </div> <div> <div>우유를 싫어하던 나였지만 생크림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생크림을 숟가락으로 퍼먹으려다가 어머니께 꾸중을 들었다.</div></div> <div> </div> <div>마늘빵은 매운맛이 날 것 같았지만 짭잘하고 달콤한 맛이 났다. 길다란 마늘빵 한조각을 잡고 아삭아삭 갉아먹었던 기억이 난다.</div> <div> </div> <div>입에 묻은 생크림까지 다 먹어치우면 그대로 낮잠을 잤다. 다음 나들이를 기대하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언제부터인가 은행을 가도 그 노래는 들리지 않았었고, 저절로 기억에서 잊혀졌다.</div> <div> </div> <div>은행에서 나오던 노래의 제목이 love is blue라는 것은 최근에 아주 우연히 알게 됐다. </div> <div> </div> <div>그로부터 몇년이 지났을까, 어머니와 함께 걸었던 나들이 풍경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div> <div> </div> <div>모두 다른 가게로 바뀌었거나, 같은 가게라도 주인이 달랐다.</div> <div> </div> <div>대형 체인점으로 바뀐 빵집에는 내 기억속의 공갈빵이 없다.</div> <div> </div> <div>생크림은 내 기억만큼 달지 않고 느끼했다.</div> <div> </div> <div>하지만 멜로디는 여전이 잔잔하고 경쾌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끝.</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