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때 걔가 증말로 맘에 들었기 때문에 그날 걔한테 우리 사귈까 그럴까^.^ 물어볼라고 미니스커트에 오피스룩에 난생처음 킬힐신고 나감.(내가 키가 많이 작아서..ㅜㅜ)
서면으로 나오라길래 가는데 킬힐 생각보다 나한테 데미지가 너무 컸음...
절뚝절뚝거리다가 걔 보이길래 아킬레스건에 힘 빡주고 걸음. 캣워킹함. 걘 근데 신경도 안썼음...임마 내 키가 다른때보다 13센티가 더 컸잖니...나좀봐...
암튼 밥먹고 차마시러 가는 도중에 영화보러갈래? 물었는데 걔가 정색을 하면서 싫다 그럼. 뭘 정색까지야 싶었지만 그래 걍 담에보러가자 했음. 차마시러 감.
마시는데..어휴
걔가 갑자기 내 외모칭찬을 하는거임. 첫만남때도 안하던 애가-_- 이쁘다는데 싫진 않아서 걍 으흐흥 고마엉했음.
반응이 별로 예상보다 안좋았는지 애가 좀 우물쭈물함. 그러다가 갑자기 내 장래희망이 확실해서 맘에 든다는거임. 그러면서 막 내 전공(애니메이션)얘기를 함. 그리고 내 장래희망을 제대로 이루려면 뭐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을까 뭐 이런말을 함. 지 전공도 아닌데 얘기 지어내느라 힘들어보여서 걍 다른얘기 할라고 말돌릴라는데
애가 눈빛이 갑자기 이상해짐
진짜 좀 희번덕해짐.
그러더니 "누나, 내가 누나 진짜 맘에 들어서 그런데...(이때까진 기분 좋았음 시발) 누나한테 진짜로 소개시켜주고 싶은게 있는데 들어볼래?" 이지랄 함.
해보라 그랬음. 여기서 눈치챈 읽는이도 있을것임
"누나 혹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알아?"
"누나 혹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알아?"
"누나 혹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알아?"
"누나 혹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알아?"
첨엔 뭔 개솔인가 했음... 그러다가 머릿속을 빡치고 뭔가가 지나갔음.
"혹시..내가 생각하는 그거니?"
애가 희번득한 눈으로 웃으며 끄덕임
"응 맞아, 다단계야^^"
아....어쩔.....
그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남. "그, 그래. 아아아앞으로 연락 안...해도 된다." 말까지 더듬음. 근데 애가 내 손목을 살포시 잡음. 난 뭐에 홀린듯 자리에 앉음ㅜㅜㅜ 멍청한년
걔가 내 손목 잡은채로 뭐 진짜 누나가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본 거는 옛날 다단계라느니 지금은 전혀 시스템이 다르다느니 뭘 술술 말해댐. 난 한귀로 흘리고 출구만 봤음.
그러다가 걔가 "누나, 정말 설명 한번만 들어보고 진짜 아닌거 같으면 나좀 끌어내줘." 이럼.
이건 또 뭔 개소리야 하고 들어 보니까 가족한테도 말을 못했대느니 거기 아는 형이 있어서 나올수가 없다느니 뭐 이소리를 함. 난...나한테 모성본능이나 뭐 정의감같은건 쥐똥만큼도 없는줄 알았는데 뭔 용기가 생겼는지 손목잡은거에 홀렸는지 "그래 가자!! 한번만 들어보고 진짜 아니다 싶으면 바로 일어나서 나가버릴거야, 다른소리 하지 마."
못박음. 걔도 고개 열심히 끄덕거리면서 꼭 그러라고 함.
따라가면서 속으로 아 이건 아닌데 아 주옥된거같은데 계속 생각남.
걔는 회사에 막 전화하고 문자보내고 있음. 아 시발 레파토리에 걸렸구나 싶음.
그리고 회사에 도착함...다른말 안하고 그냥 인터넷에서 본거랑 똑같음.
넓고 넓은 방안에 테이블이 빼곡히 차 있고 거기에 흐리멍텅한 애들 하나둘씩 앉아있고 이쁜이 깜찍이 하나씩 붙어서 막 노트북이랑 파일 넘겨주면서 다다다설명해주고 있음.
구석자리에 앉음.
길쭉하게 생긴놈이 와서 빛의속도로 앉더니 지가 이 회사의 아웃사이더(랩퍼-_-)라느니 하면서 갱장히 빠른속도로 설명을 해줄테니 긴장하고 들으라고 함. 첫마디부터 더듬거리길래 속으로 걍 비웃었음. 설명을 해주는데 정말 인터넷에서 본거랑 토씨 하나도 안틀리고 똑같이 설명함..
뭐 미국의 암웨이가 대표적인 예라면서 정부인증을 받은 법인회사고 어쩌고...같은내용만 계속 반복하면서 법인인증서인지 뭔지 복사본을 계속 팔랑팔랑 보여줌.
그러면서 나중에 돈벌면 한달에 얼마 벌고 싶냐고 물어봄. 솔직하게 2억벌고싶다고 했음. (그때 내 머릿속엔 빌게이츠가 있었음...)
갑자기 빛의 속도로 일어나서 나가버림. 또다른놈이 빛의속도로 들어와 앉음.똑같은 내용 줄줄 읊다가 드디어 골드 실버 다이아가 나옴ㅜㅜㅜㅜ
첫 세달동안 100만원어치를 걔네회사 물건을 사면 다음단계로 넘어가고, 그다음엔 200만원치를 사고, 그럼 넘어가고, 세달동안 100만원 못채우면 마지막달에 쓴 돈이 뒤에 두달이랑 합쳐져서 세달치를 하고 어쩌고...
뭔 개도미솔이야
내가 장사할것도 아니고 100만원치 물건 사서 어따쓸건지 얘네들이 진심으로 이런 말 하는건지 좀 혼란스러웠음. 거기다 다음 단계는 200만원을 써야 넘어갈 수 있다고 함.
마지막 다이아인가 그거는 기억이 안나는데 써야되는 돈이 뭐 몇천만원인가 그랬음. 걔네들은 밑에 새끼를 쳐서 새끼들이 물건을 사면 고만큼 나한테 몇퍼센트가 온다고 하는데 내가 다단계하자고 하면 "모두 함께 하자!!" 이러면서 같이 할 영혼의 친구가 한 300명은 되보이나보지? 게다가 회원단계 유지비도 있음. 어쩐지 회사 간부들은 그랜져를 일시불로 사느니 뭐라느니 지껄여대더라...
이와중에 소개팅남 그놈은 뿌듯한 얼굴로 끄덕끄덕거리고 있음...미친넘..
그리고 아웃사이더가 다시 와서 앉음. 다이아까지 단기간에 올라간 노래방주인에 대해 막 설명해주다가 의문점이 있으면 물어보라길래 위에있는 내용 Ctrl C V 해서 물어봄.
"그건 그쪽이 아직 마케팅을 잘 몰라서 하는 얘기예요^.^"
빡이 침.
아웃사이더가 잠깐 물마시고 온다며 일어났음. 나도 일어나면서 지친목소리로 소개팅남한테 "이만 가봐야겠다... 벌써 9시다." 그러는데 개놈이 택시잡아줄테니 한시간만 더 듣고가라고 함. 됐다고 간다고 하는데 어디가 맘에 안들어서 그러냐길래 다시 컨트롤 씨븨 해줌. 그놈도 개솔함. "그건 누나가 아직 마케팅을 잘 몰라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