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나도 신체 건강한 젊은 녀성이기에</div> <div>가끔 예고없이 성욕이란 아이가 내 안을 파고들때가 있다.</div> <div>그럴때면 나는 살며시 문을 걸어잠그고</div> <div>'오늘 밤 내 상상속에서 너를 패대기쳐주가써!!'라고 야성넘치게 외치고는</div> <div>티비에 나오는 동공이 오염된 남자연예인을 보며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div> <div> </div> <div>하지만 상상만으로는 쾌락을 만끽할 수 없어</div> <div>어쩔 수 없이 휴대폰 소액결제를 누르고 으흥으흥한 영화를 다운받곤 한다.</div> <div>이런날엔 적나라한 야동보다는</div> <div>우심방 언저리가 간질간질해지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가 제격이다.</div> <div> </div> <div> </div> <div>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간단하다.</div> <div>파일다운로드 사이트에 접속한 뒤, 멜로 장르를 선택하고</div> <div>앞에 19가 붙은 영화를 클릭, 스샷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동공을 살피는 것.</div> <div>이때 남자 주인공의 동공이 지나치게 초롱초롱하거나, 또렷하면 으흥으흥한 기분을 느낄 수 없다.</div> <div>맑은 영혼을 가진 타인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되도록 게슴츠레한 눈을 소유하면서도, 동공이 탁한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고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렇게 엄선한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div> <div>어느새 나의 눈동자도 점점 두드려맞은 동태처럼 변해가고</div> <div>머릿속은 검은 연기로 가득차, 그것들은 마침내 침으로 흘러내려 턱주가리를 흥건히 적신다.</div> <div> </div> <div> </div> <div>으흥으흥한 영화를 보기 시작한지 반나절즈음 지났을까.</div> <div>성욕이란 아이는 슬슬 영화가 지겨워지는지,</div> <div>내 방 문을 벌컥 열어제끼고 작별인사도 하지 않은 채 쏜살같이 어디론가 떠나버린다.</div> <div> </div> <div>조금 서운한 마음은 들지만 이미 하얗게 불태웠기에</div> <div>성욕이가 가고 난 후에 나는 망설임없이 잠을 청한다.</div> <div>그리고 어느새 꿈도꾸지 않고 단잠에 빠져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다음날 아침.</div> <div>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에 반쯤감긴 눈으로 방 문을 열면</div> <div>성욕이란 아이가 어제 인사도 없이 그냥 가서 미안하다며 석고대죄를 한 뒤,</div> <div>전날 다운 받았던 19금 영화를 다시 재생하곤 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렇게 나는 성욕이와 베프가 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블로그에 게시한 오래 전 글을 긁어왔다.</div> <div>글은 오래됐지만 상황은 그때와 다르지 않다.</div> <div>성욕에게 뒷북이란 없다. </div> <div> </div> <div>사실 난 야동을 끊은지 오래다.</div> <div>야동을 보고나면 정신이 피폐해지는 기분이기 때문이기는 개뿔 더이상 재미있는 스토리가 없다.</div> <div>요즘 애들은 창의력이 부족해서 탈이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