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내가 고등학생때 우리집은 아파트 맨 윗층에 살았었다. </p><p>보통 아파트는 엘레베이터 기준으로 좌우쪽으로 집이 있지만 </p><p>우리집은 옥상층이라 좌측엔 우리집 우측엔 옥상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었다.</p><p>그날도 저녁을 먹고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p><p>보통 우리집은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다가 자기 전에 </p><p>문단속을 하고 잤는데 그날따라 할머니가 기분이 이상하다며</p><p>저녁을 먹고 현관문을 잠가버리셨다. </p><p><br></p><p>한참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문 밖으로 인기척이 들렸다. </p><p>학원간 동생이 왔나보다 하고 있는데 문고리를 돌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p><p>"누구세요?" 라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문고리를 </p><p>돌리는 소리만 들렸다. 그래서 다시 "누구세요?" 라고 물으니 갑자기 밖이 조용해졌다.</p><p>그렇게 5초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쾅쾅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고리를 </p><p>잡아당기고 문을 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들썩들썩 거릴 정도로 거칠게 </p><p>문을 잡아당기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놀란 아버지와 나는 집에 있던 야구방망이를 </p><p>들고 문쪽으로 다가갔다. 문 밖은 다시 조용해 졌고 현관문 구멍으로 밖을 살펴본 후 </p><p>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p><p><br></p><p>현관엔 아무도 없고 옥상문이 열려져 있었다. 옥상으로 들어가자 내가 발견한건 </p><p>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슬리퍼와 그 위에 올라가 있는 안경이었다. 옥상 벽 밖으로</p><p>몸을 내밀어 밑을 바라보니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사람의 형체를 분명하게 </p><p>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시체였다. 차마 내려가서 확인하진 못하고</p><p> 바로 경찰서와 119에 신고를 했다. 조사를 하러 올라온 경찰의 말을 들었을 때</p><p> 우리 가족 모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죽은 사람은 환자복을 입고있었고 손에 칼을 든채 </p><p>죽어있었다는 것이었다. 정말 온몸의 털이 바짝 서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p><p><br></p><p>만약 우리가 평소처럼 현관문을 열어놓고 있었다면? 자살할 마음을 먹고 환자복에 칼을 들고 </p><p>있던 남자가 우리집에 왜 들어오려 했을까? 이런생각을 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p><p>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우리가족에게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p><p>사람의 '촉'이란게 정말로 존재한다고 믿게되었다. 10년이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p><p>아찔할 정도로 오싹한 경험이었다.</p><p><br></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