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라는 시간하고 3개월이라는 시간이 훨씬 더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근처를 지나거나, 뒤에서 누군가가 따라온다는 느낌이 들면
현기증이 들고 식은땀이 흐르고, 불안하고 초조해서 견디질 못합니다.
감옥에 가 있는 가해자가, 문득 출소라도 하게 되고
제가 살고 있는 주거지에 찾아와서 해코지를 하진 않을까 싶어서
집계약이 끝나면 먼곳으로 이사갈까 하려다가도
직장도 그렇고, 몇년간 터 닦아놓은 이곳을 어떻게 버릴수가 없어서
쉽게 움직이지도 못합니다.
문득 고민게시판을 눈팅하다보면, 성범죄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가해자의 해코지가 두려워서, 사회적으로 자신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그래서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보면 문득 내가 겪었던 그 상황이 기억나서
몸서리쳐지도록 몇일을 몸살아닌 몸살을 앓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스킨쉽도 그때의 그 악몽이 되살아 나는거 같아
스킨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직 손만 잡아 본게 그게 끝입니다.
이런 날 이해해 주고 또 도닥거려 주는 사람이라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성범죄 피해자로 살아가는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거나, 공개적으로 위로 받지 못합니다.
그렇게 당하게끔 흘리고 다녔겠지라면서
책임의 일부를 여자에게 떠넘기고, 결말은 꼭 공창제로 끝납니다.
성범죄와 공창제는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고,
되려 공창제를 시행하게 되는 곳에서는 여성에 대한 범죄가 더 많이 벌어진다는
논리적인 학술 자료나 기사로 반박을 해도
성범죄 피해자들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꼭 니가 그럴만한 여지를 줬겠지, 그러니까 공창제를 해야 한다.
라고 결말지으니
어디가서도 아파도 내가 아프다, 내가 슬프다, 이야기 못합니다.
본의 아니게 성범죄 피해자로 1년을 살아보니 결말은 이렇덥디다.
속마음을 털어 놓을수 있는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 못해요.
아직도 생각하건데 차라리 도둑이 들어 전재산이 다 털리기라도 했으면
친구들이 와서 니 집이 왜 이모양이야 묻기라도 했으면
허허, 도둑들어 우리집 다 털렷어, 그래서 이모양인거야 라고 웃어 넘길수 있다지만
이 문제는 어디에도 말못합니다.
다른 사람이 날 보는 시선 때문에라도 말입니다.
다른문제도 아니고 성범죄 같은걸로 관심을 끌 목적으로 조작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자를 까고 싶어 그런 글을 쓰는거라면 좀 다른 소재로 써주셧으면 합니다.
그런 게시글을 보면,
피해자라는 입장으로 대한민국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문득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기억나고,
왜 내가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왜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내가로 시작하는 질문을 수도 없이 내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끊임없이 본인 스스로를 망가트리겟지요
차라리 겉으로 표출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고, 격렬하게 화를 내기라도 하면 편할텐데
그렇게 못하니까 끝도 없는 자기혐오에 빠져 자신을 망가트리는거지요
잊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문득 여자 까고 싶어 안달난 여혐종자의 성폭행 자작글의 결론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고, 문득 그때기억이 또 기억나 괴롭기까지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