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필자는 아주 어릴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습니다 중학교때까지</div> <div>과자를 사려면 차로 십오분정도 휴게소에서 .</div> <div>하루에 버스가 새벽부터 저녁까지 다섯번 다니는 그런 시골이요</div> <div> </div> <div>제가 살았던 마을이 사람들 다 합쳐봐야 서른몇명 정도였어요</div> <div>제가 제일 어렸고 그 다음으로 젊었던 어르신이 예순 몇 이셨으니까</div> <div>대부분 과일이나 쌀 농사를 지었었구</div> <div>할아버지 보다 할머니들이 더 많으셨어요</div> <div>저 어릴때 할머니들 부를때 장성댁, 사림댁, 새댁 막 이렇게 불렀던게 기억이 나네요ㅋㅋㅋ</div> <div> </div> <div>마을회관에서 십여분정도 걸으면 작은 고개 하나를 넘어서</div> <div>작은 골목이 두개있고 길 앞에 집이 세개있고</div> <div>두개의 골목에는 세집씩 있었어요</div> <div>마지막 골목 끝집이 저희집이었구요 뒤에는 뒤에는 과수원으로 이어지는 밭이있고</div> <div>새벽되면 할머니와 같이 일어나서 물을 떠놓고 같이 기도드렸어요 </div> <div>그 다음 솥에 물을 데웠구요 그걸 다라이에 할머니가 부어주면 화장실에 가서 찬물과 섞어서 씼었구요</div> <div>제가 초등학교 저학년때 처음으로 온수기를 달았었죠ㅋㅋ</div> <div>보일러는 있었는데 옛날에는 그냥 바닥만 덮힐수 있었어요</div> <div>그리고 일곱시쯤 되면 할머니가 밥을 해주시고 TV유치원 하나둘셋 보면서 유치원차나 학교 버스 기다리고 그랬어요</div> <div>(갑자기 추억팔이ㅋㅋㅋ)</div> <div>여튼 시간이 지나가면서 저희 옆 골목에 살던 할머니들께서 다들 돌아가시고</div> <div>저희 골목에도 저희집밖에 안남게 되었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이모할머니는 우리 마을에 사는 유일한 무당이셨어요</div> <div>할머니의 언니는 아니고 가까운 친척인걸로 기억해요 </div> <div>나이가 있으셔서 그만두고 그냥 사셨었는데 </div> <div>사족이 길었지만 오늘은 그분에 대한 썰을 좀 풀고싶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이모할머니 집에 놀러가면 항상 진한 향 냄새가 나고</div> <div>작은 상위에 쌀들이 있었어요</div> <div>어릴때는 그게 뭔지 무당이 뭔지는 잘 몰랐어요</div> <div>그냥 이질적인 느낌은 강했는데 워낙 잘해주셨어서 제가 참 좋아했거든요</div> <div> </div> <div>제가 감기에 걸리거나 아프면 항상 찾아오셔서</div> <div>칼로 제 어깨와 머리를 찍어 누르는 그런 행위를 하시고 할머니가 끓여주는 약? 같은거 먹고 다음날 일어나면</div> <div>말끔히 낫기도 했었어요</div> <div> </div> <div>과수원 나무에다가 얇은 천같은걸 다시기도 하셨고</div> <div>마을에 큰 잔치가 있으면 이모할머니께서 막 꽹가리 치시면서 노래도 하시고</div> <div>그럼 마을 어른분들 다 신나셔서 장구 북 징같은거 다 챙기셔서 마을 한바퀴 돌면서 사물놀이하구</div> <div>그럴때의 화려한 옷들이 눈에 아른거리네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던날.</div> <div>새벽 여섯시쯤 할머니가 저를 막 흔들어 깨우시더라구요 우시면서</div> <div>할아버지 돌아가셨다고</div> <div> </div> <div>일어나서 옆을 바라봤는데 할아버지께서 한쪽 손을 올린채로 그대로 굳어서 계신거에요</div> <div>일단 할머니가 하라는대로 굳어버린 다리를 주물렀어요</div> <div>팔다리를 주무르면서 할머니는 바늘을 가져와서 손을 따고</div> <div>저는 정신없는 할머니를 두고 일단 다른사람을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으로</div> <div>골목길을 나와서 바로 앞집인 새댁할머니를 부르려고 하던때였어요</div> <div> </div> <div>그때 그 고개를 넘어서 어떤 한분이 걸어오시는데</div> <div>이모할머니가 걸어서</div> <div>전화도 안드렸는데</div> <div>이모할머니한테 뛰어가니까 다른말 없으시고 장성댁 할머니한테 가있으라고 하셔서</div> <div>알았다고 하고 가는데 저희집 골목길로 들어가는 이모할머니의 뒷모습이 굉장히 이질적이어서 기억에 남아요</div> <div> </div> <div>무당이라서 그런 느낌이 있었던걸까요?</div> <div>저와 할머니 둘중 연락드린게 아닌데 다 안다는 표정으로 저를 보내고</div> <div>저희 집에가서 할머니를 진정시키고 간단한 식을 하고 그러셨대요</div> <div> </div> <div>장례식이 한창일때</div> <div>제가 어린마음에 힘든 할머니한테 여쭈어봤죠</div> <div>이모할머니는 어떻게 알고 오셨냐고 전화했었냐고</div> <div>하면서 그러니까</div> <div>저희 할머니가 이모할머니는 원래 다 안다고 하셨었어요</div> <div> </div> <div> </div> <div>아 그리고</div> <div>할아버지 돌아가시는날 할아버지의 행동이 좀 수상했었어요</div> <div>중요한날 아니면 안시켜주시는 통닭을 낮에 시켜주시고</div> <div>대문을 활짝 열어놓고</div> <div>흰 색 새옷을 갈아입으시고 안티푸라민으로 손 발 바른다음에 주무셨었거든요</div> <div>그리고 좀 더 커서 알게된 건</div> <div>돌아가시기 전날에 자신 통장이랑 번호같은거나 있는 땅이라던가 이런거 적어두시고</div> <div>고모들한테 한번씩 전화 다 하시고</div> <div>할아버지도 뭔가를 아셨겠죠?</div> <div> </div> <div>아직도 추운 겨울날이면</div> <div>굳은살 배긴 손으로 내 손을 잡고 농약 냄새 나는 호주머니에 넣고는</div> <div>학교에서 오늘 뭐했냐고 물어봐주시던 할아버지의 온기와 냄새가 가끔 기억이 납니다</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