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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38944
    작성자 : 야매인생
    추천 : 13
    조회수 : 955
    IP : 175.195.***.172
    댓글 : 36개
    등록시간 : 2014/02/24 00:21:25
    http://todayhumor.com/?military_38944 모바일
    군복무에 대한 어느 초딩의 악마같은 질문
    좀 옛날의 일인데, 야구월드컵이 열렸을 때 
    그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을 주느냐 마느냐 하는 일이
    세상의 화제가 되었던 때에, 모 포털사이트에 글 올리던
    어떤 초딩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기학교 선생님에게
    해보고 그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한적이 있었다.


    "제가 어른들에게 엄청나게 많이 듣기로,
     군대는 자랑스러운 국토방위 임무라고 했어요.
     그리고 병역은 시민의 특권이며 영광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그 좋은 혜택인 병역을
     왜 국위선양한 사람들에게는 박탈하는 건가요?
     병역이 그렇게 영광스러운 혜택이라면,
     국위선양하여 좋은일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긴 병역기간을 주어서
     혜택과 영광을 많이 주어야 하는것 아닌가요?"


    게시판의 사람들은 어처구니 없어하면서도 매우 흥미가 간다며
    결과가 궁금하다는 댓글을 달았고, 초딩도 활발히 답을 했다.
    아마 이 초딩은, 어른들이 자신에게 해왔던 주장의 허구성 및
    비논리성, 그리고 비현실성을 이미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뻔히 다
    알고 있었으면서...... 어른들의 이러한 논리가 입에 발린 소리이며
    엉터리 속임수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논리를 선생님에게 물어봄으로서, 
    선생님으로 하여금 그 논리의 모순 앞에 세워보고 어떻게 나오나 보자고
    하는 것이 그 초딩의 속셈이 아니었을까. 
    초딩은 나름 준비를 했다. 선생님이 대충 질문을 피해갈 것에 대비해서
    다른 친구들이 여러명이 손들어서 비슷한 질문을 하거나 응답을
    요구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 때가 한참 전이니까 그 초딩은
    어쩌면 지금쯤 대학생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초딩은 하루쯤 지나, 선생님께 물어본 그 결과를 게시판에 올렸다.
    선생님은 굉장히 당황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주절거리다가 
    결국 나중에는 아이들에게 무척 화를 냈다고 한다.


    예전의 게시물이라서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선생님은 이랬다고 한다.
    군대는 고생스러운 거니까 국위선양한 사람은 면제해주는게 낫다고 했다가, 
    "그렇게 고생스러운걸 왜 일반인들에겐 혜택이라고 주장하나요?" 라는 
    애들의 질문 앞에서는 
    "군대가 주는 특권을 너희들이 아직 몰라서 그런거"라고 했다가, 
    그런식으로 모순된 말을 몇마디 하더니
    말 밑천이 떨어지자 동문서답을 계속 하고, 흥미를 느낀 아이들이 
    계속해서 분명한 응답을 요구하자 크게 화를 내면서 애들을 제압하여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해가 가는 일이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그 초딩 질문의 논리에 대해 
    긍정을 해도 말이 안 서게 되어있고, 부정을 해도 말에 모순이 생기게
    되어있었다. 어느쪽의 대답을 하더라도 선생님은 난처해질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은 결국 애들보는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입장에
    끼게 되었고, 그때문에 열받았던 것이다. 그걸 보면 그 초딩은 조금 
    짖궂은것 같기도 했다.


    사실 어른들의 자업자득이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부과되는 병역을 
    혜택이자 자랑거리라고 주장하는게 솔직히 말이 되는가. 처음부터 잘못된 내용을 
    얄팍한 말장난으로 속이려 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진짜 진실대로 대답해야 할 질문" 앞에서는 
    긍정적인 얘기를 해도 말이 안되고, 부정적인 얘기를 해도 말이 꼬여서
    이도저도 못하는 입장에 끼이게 된 것이다.


    군대가 힘들고 괴로운,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매우 부당한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군대가 일반인에게 주는 부담을
    최대한 줄일 생각을 먼저 하지 않으면, 어떠한 기발한 궤변을 만들어내더라도
    결국엔 비웃음만 사게 된다.


    군대에 대해 솔직한 설명을 못하는 사람이 (진실을 알면서도 솔직한 말은 
    공개적으로 못하는 사람이) 어디 그 초딩선생 한명뿐이었겠는가. 앞으로도 
    상당기간동안 우리는 그 초딩의 선생들과 같은 신세로 지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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