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몇년간 여러 스포츠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온,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입니다.
그 중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종목중 하나가 리듬체조인데요.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었으나 손연재 선수의 등장 후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죠.
하지만 여러분, 대다수의 국내 리듬체조 팬들이 손연재 선수에게 그다지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거 아시나요?
이런 얘기를 하면 대게 '예쁘고 cf도 찍고 잘나가니 질투한다' 라는 반응이 돌아오곤 하는데요.
이런 말들은 사실 리듬체조 팬들이 가장 납득할 수 없어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저는 런던올림픽때까지만 하더라도 손연재 선수를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손선수가 뭘하든 예쁘게만 보였고, 출연하는 토크쇼 및 예능들 모두 다 챙겨봤었죠.
런던올림픽 이후로 오버스코어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그저 고생하는 선수가 안쓰럽고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이랬던 제가 손연재 선수에게 등을 돌리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코리아컵' 사건 때문입니다.
코리아컵 대회는 대한체조협회에서 주관하는 기계체조 대회였는데요.
올해부터 리듬체조 부문이 추가되어 진행되었습니다.
코리아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목록이 올라오자 마자
'엔트리가 잘못된거 아니냐' 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작년에 은퇴한 '알리나 막시멘코' 선수가 출전 목록에 떡하니 올라와있었기 때문입니다.
알리나 막시멘코 선수는 은퇴 후 현재 천송이 선수의 코치를 역임하고 있는데 말이죠.
한국 - 김윤희, 김한솔, 이수린, 손연재, 천송이
벨라루스 - 멜리티나 스타니우타
일본 - 미나가와 카호, 하야카와 사쿠라
우크라이나 - 알리나 막시멘코 (은퇴), 안나 리자트디노바
그리스 - 바바라 필리우
이상한건 엔트리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보통의 국제 리듬체조 대회들과는 달리 개인종합 결선을 치르지않고
종목별 결선만 치르는 것도 이상한데, 제일 문제가 되는건
손연재 선수를 제외한 한국 선수들은 두종목만 출전하게 했다는거죠.
리듬체조는 모두 볼, 후프, 리본, 곤봉 총 네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누어 경기를 치뤄야하는데,
한국선수들에게만 네개중 두개를 택하여 출전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모든 선수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한것도 아니고,
한국 선수들한테만, 그것도 손연재 선수는 제외하고 그랬다는 말이죠.
이런식으로 차별을 주는 대회는 또 처음봤네요.
김윤희 선수의 인스타그램입니다.
출전하는 선수중 외국 선수들과 손연재 선수만을 제외하고,
한국 선수들에겐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두종목씩만 출전하라고 한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선수조차 궁금해하는데, 납득갈만한 이유가 있긴 할까요.
손연재 선수는 곤봉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1위를 하며 3관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특히 볼종목에서는 18.200이라는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아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는데요.
여기서 문제가 되는게 바로 이겁니다.
코리아컵 대회는 국제 체조 연맹에서 주최한 대회가 아닙니다.
공인 점수로 인정받을수 있는 대회는 오직 월드컵대회, 올림픽, 세계선수권 대회밖에는 없습니다.
대한체조협회에서 주최한, 경기 방식조차 이상한
이 비공인대회에서 받은 점수가 공인 점수로 인정이 된다니요.
저는 이 내용을 읽고 크게 한번 논란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지만,
아무런 논란없이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불이익을 당한 사실조차 묻혀버렸죠.
김윤희 선수는 볼종목에서 5위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일어났던 세월호 참사를 위해 자신이 받을 상금을 기부하겠다 말했었는데요.
코리아컵이 끝나고 4달이 지난 후,
김윤희 선수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과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4달이나 지났는데도 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도 그렇지만,
왜 상금을 협회가 아닌 ib 스포츠에서 받으라고 하는걸까요?
ib 스포츠는 손연재 선수의 소속사입니다.
윤희 선수의 이 글은 얼마 후에 삭제되었습니다.
비단 코리아컵 사건 뿐만이 아니라,
한국 선수들이 비슷한 패턴으로 피해를 보는 일은 꾸준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제가 별거아닌 일로 유난을 떠는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손연재 선수는 분명 받아서는 안되는 혜택을 받았고,
다른 한국 선수들은 반대로 피해를 봤죠.
불이익을 당했는데도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지나가버렸습니다.
벌써 다섯달이 지났는데도 이 사건은 리듬체조 팬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고있더라구요.
제가 손연재선수를 응원했던 이유는,
리체 약체국인 한국에서 월드클래스로 성장해
한국 리듬체조를 이끌어주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돼요.
이게 왜 문제냐고, 왜 손연재 선수의 잘못이냐고 하시는 분들은
그냥 계속 그렇게 생각하세요.
손연재 선수의 그늘 밑에서,
불이익을 당해도 그저 숨죽이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있다는것만 알아줘도 감사할것같네요.
저는 정말 리듬체조를 사랑합니다.
리듬체조만큼 아름다운 종목이 또 있을까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웃으며 열심히 하는 선수들 역시 사랑합니다.
하지만 손연재 선수만은 온전히 응원해 줄 수가 없네요.
저는 손연재 선수에게 정말 '열폭'을 하고 있는걸까요?
여러 사진들의 출처는 김윤희 선수의 인스타그램, 구글, 네이버, 손연재 갤러리.
※출처 : 쭉빵카페 작성자 - Alina Maksymenko /// 페이스북 페이지로의 무단스크랩을 금지합니다
상금은 아직도 못받았다네요.."IB"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