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살다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 처음이네요<br /><br />집에 초대를 받았어요<br /><br />아주 친하지는 않고 안면만 튼 분인데 직장에서 제 선배인지라 동료들과 갔습니다<br /><br />지하실 딸린 이층 정원주택이었는데 아늑하니 좋더라구요<br /><br />어느덧 시간이 흘러 초저녁즈음이 되었고<br />저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만 남은채 모두 집으로 돌아갔을 때였습니다<br /><br />그 집 이층에 발코니가 있었는데 제 후배녀석이 같이 밖에서 이야기 나누자고 나가자네요<br /><br />눈이 서글서글한 여자사람이었는데 그날은 하늘거리는 흰 원피스에 발목이 보이는 굽높은 신발을 신었더군요<br /><br />아직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4인용 탁자에 앉아 노닥거리며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말을 해요<br /><br />"우리 결혼하면 우리도 이런 집 사자"<br /><br />순간 저는 "뭐??" 하고 당황했습니다<br /><br />친하게 지내는 녀석이긴 한데 뜬금없이 결혼이라니요?<br /><br />우리가 애인사이도 아닌데 얘가 미쳤나 싶더라구요<br /><br />술도 못해서 취했을리도 없었는데...<br /><br />제가 너무 황당해서 웃으며 장난치지 말라니까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는 거에요<br /><br />그때 생각했습니다<br /><br />'아, 우리가 좀 친구/동료사이보다 좀 가깝게 지내긴 했었지<br />녀석 우리 애인사이라고 생각했던 거였나?'<br /><br />사실 저도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사랑이라고 해야하나? <br />좋은 감정이 있던 친구였습니다<br /><br />힐끔 본 그 친구...<br />막 지는 노을에 비친 그 녀석 너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br /><br />'이런 여자가 가까이 있었는데 난 지금껏 뭘 하고 있었던건가... 정말 다행이다' 싶더라구요<br /><br />결혼이야기 안했으면 놓칠뻔한 사람<br />너무 가까이 있어서 사랑하는 감정도 모르고 그렇게 잊혀졌을 사람...<br /><br />전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br /><br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살며시 다가가서 볼에 손등을 댔는데 어라? 얼굴에 두드러기가 생기는 거에요<br /><br />제가 "어? 너 얼굴 왜그래?" 하니까<br /><br />그 분첩(?)인가 여자들 가지고 다니며 화장 고치는거 있잖아요 그 거울 달린거...<br />그걸로 얼굴을 보더니<br /><br />"어머 나 오늘 이상한거 먹었나봐<br />알레르기 있는데" 하는 겁니다<br /><br />급한 마음에 허벌레 아래층으로 달려갔습니다<br /><br />초대해준 선배에게 인사하는둥 마는둥 밖으로 나갔어요<br /><br />차고 앞에 은회색 SUB가 세워져 있었는데 제가 사고 싶어서 카탈로그도 찾아서 보곤했던 차더라구요<br /><br />그런데 그 알레르기반응이 일어난 친구가 저에게 그 SUB가 제 차라는거에요<br /><br />"앵??"<br /><br />잘 생각해보니까 제 차 맞았어요<br /><br />결혼이라는 말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제 차가 있었는지도 잊어버렸던 것이었습니다<br />크.. 나란 남자란...<br /><br />그래도 이런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 할 나는 참 행복한 사나이다 하며 얼른 차에 탔습니다<br /><br />그리고 시동을 걸려고 열쇄를 꽂았는데.....<br /><br />꽂았는데......<br /><br />...<br />...<br />...<br /><br />깼어요<br />
이게 말로만 듣던 ㅅㅂ꿈인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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