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안녕하세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헌다28호 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어우, 이제야 감기가 좀 다 나아가는 느낌이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몸살감기라 그런가, 근육통 비슷한 건 아직까지 있는 듯-</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음, 이제 이 여행의 마지막을 써보려고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생각해보면 고작 1박 2일로 후지산 인근 호수를 돌고 온 것 뿐인데, 무언가 장황하게 쓰고 있는게 아닌가 걱정도 되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래도 자게 분들께서 재밌게 읽어주셔서 이렇게 이야기를 매듭지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개인적으로도 감사드립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자! 그럼, 마지막까지 같이 가시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후지산 5대 호수를 원래 다 돌 계획이었던 우리 형제는 여러 가지 문제로 결국 중심에서 서쪽으로 펼쳐진,</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가와구치코, 사이코, 쇼지코, 모토스코를 돌고서 국도 139번을 타고 호텔로 복귀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날 밤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과 라면, 맥주를 마시면서 4개의 호수에 대한 감흥,</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다음날에 마지막으로 가볼 마지막 호수, 야마나카코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야마나카코. 산 야마, 중 나카, 의 코, 호수라는 뜻의 이 호수는 후지산에서 거리가 가장 가깝기도 해서,</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경치가 참 좋다고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작년에 형이 혼자서 이 일대에 왔다가 태풍이 불어서 후지산 업힐에 실패하고 그 다음 날 새벽에 이 호수를 찾았었다고 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는 아마도 야마나카코다." 라고 말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리는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자기 전엔 맥주를 마시면서 TV로 코시엔을 봤던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고등학생들이 야구하는데, 정말로 엄청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진짜 청춘 만화 같은 느낌.</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참, 일본에선 고교시절 코시엔 출전 선수라고 하면 꽤나 좋게 보는 풍조가 있다고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심지어 영업직 같은 취업에도 약간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 선수가 프로가 되지 못하더라도, 고교야구로 코시엔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이익이 된다니.</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런 건 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일본에선 야구라는 게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몇 해 전 형이 말해주길, 보통 도쿄의 보통 30, 40대 남자가 즐기는 삶이,</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회사에서 퇴근한 후 맥주를 마시며 요미우리 자이언츠 경기를 보는 것,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게 일본 남자들의 소소한 일상 속 여유 정도로 인식된다고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무튼 신기한 나라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잠이 든 건 한 자정 무렵, 사실 어떻게 잤는지 기억도 안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하지만 알람은 언제나 3시 57분, 3시 59분. 4시 3분.</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3시 57분에 알람소리를 듣고 눈을 뜹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6280d0efe431afb415588d659c3c8247f5d__mn376584__w966__h1207__f140852__Ym201704.jpg" width="800" height="1000" alt="18.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40852"></div> <div><br></div> <div>라지에이터 옆의 자전거.</div> <div><br></div> <div>우리는 졸린 눈을 하고 씻지도 않고 바로 자전거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허벅지가 찌릿찌릿하더군요.</div> <div><br></div> <div>"오, 다리가 무겁다."</div> <div>"그러게. 무겁다."</div> <div><br></div> <div>조용히 객실문을 열고 나와 다른 손님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통해 로비로 내려갔습니다.</div> <div><br></div> <div>새벽 4시 무렵의 로비엔 아무도 없더군요.</div> <div><br></div> <div>데스크 위에 종이 하나 있어서, 슬쩍 흔드니 안쪽 나무문이 끽 열리며 어제 아침에 뵈었던 호텔 안내인 할아버지께서 졸린 눈으로 나오시더군요.</div> <div><br></div> <div>"아, 벌써 일어나셨습니까?"</div> <div><br></div> <div>"네, 이번에 야마나카코에 다녀오려고요. 실례지만 열쇠 좀 맡기겠습니다."</div> <div><br></div> <div>"네, 날씨가 쌀쌀합니다. 어두울텐데 아무쪼록 조심히."</div> <div><br></div> <div>"감사합니다."</div> <div><br></div> <div>우리는 호텔의 얇은 유리가 붙은 나무문을 밀고 밖으로 나왔어요.</div> <div><br></div> <div>그때, 우린 뒷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을 받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세상에.</div> <div><br></div> <div>길이 하나도 안보여요.</div> <div><br></div> <div><br></div> <div>하긴, 생각해보면 산 속에 새벽 4시 무렵. </div> <div><br></div> <div>그리고 이 호수 일대에는 가로등도 별로 없고 그마저 다 꺼져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건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div> <div><br></div> <div>정말 도로가 안보이더군요.</div> <div><br></div> <div>우리는 도쿄에서 전조등을 가져오지 않은 게 여기서 큰 패널티로 다가오더군요.</div> <div><br></div> <div>"일단은 출발하자. 작년에 하코네 갈때도 좀 달리다보니 해가 뜨긴 떴잖아."</div> <div>"그래. 가봅시다."</div> <div><br></div> <div>물론 가보자고는 했지만, 슬쩍 날씨 어플로 확인해본 일출 시간은 5시 30분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날씨 어플이 틀리길 바랄 수 밖에.</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호텔의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가와구치코 호수 주변을 도는 도로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어요.</div> <div><br></div> <div>그래도 이 시간에 이따금씩 차들이 지나가주었기 때문에,</div> <div><br></div> <div>차들의 불빛이나 신호등, 미약한 자판기 불빛 등을 쫒아 방향을 확인했죠.</div> <div><br></div> <div>하지만 우리는 미로처럼 얽혀있는 작은 도심지 속에서 완벽하게 길을 잃었습니다.</div> <div><br></div> <div>자전거 내비게이션 방향도 이상했고, 우선 길이 잘 보이지 않으니 꽤나 해맸던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멘탈이 붕괴되기 시작한 건 형입니다.</div> <div><br></div> <div>그는 빙글빙글 돌고 있는 내비게이션의 표적에 혼란스러워했죠.</div> <div><br></div> <div>잠도 덜 깬데다가 길이 안보이니까 뭔가 일이 제대로 안 풀린다는 느낌을 받았나봅니다.</div> <div><br></div> <div>우리는 이상한 내리막과 오르막, 지하 차도 등을 타다가, 나중에는 철길이 나오고 작은 밭과 주택지 사이의 좁은 골목길도 지나갔어요.</div> <div><br></div> <div>여기서 20분 정도를 날려먹은 것 같네요.</div> <div><br></div> <div>그러다가 형이, </div> <div><br></div> <div>"저기 도로 표지판 좀 보자."고 하며, </div> <div><br></div> <div>아무도 없는 4차선 도로에서 거의 머리 위에 있던 커다란 도로 표지판을 보기위해 고개를 치켜들었다가 그만 균형을 잃고 낙차를 합니다.</div> <div><br></div> <div>뒤에서 지켜보던 저는 나무토막 쓰러지듯 쓰러지는 형을 보며 '저 양반이 뭐하는 거지?' 란 생각이 떠오르더군요.</div> <div><br></div> <div>다행히 거의 멈추기 직전에 넘어졌기 때문에 큰 부상은 없었지만,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하더군요.</div> <div><br></div> <div>"와, 클빠링. 진짜 3년 만에 클빠링을 하다니!"</div> <div><br></div> <div>형은 새우처럼 옆으로 쓰러진 채 낄낄거리며 웃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도 같이 따라서 낄낄거렸지만, 속으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br></div> <div>'저 양반 오늘 상태 안 좋은 것 같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일어서서 자전거에 오른 후, 표지판을 따라 도로를 달렸습니다.</div> <div><br></div> <div>넘어져서 당황스러운지, 아니면 텐션이 업되었는지, 갑자기 이 어둠 속 도로를 무조건 달리기 시작하더군요.</div> <div><br></div> <div>아무리 도로라고 해도,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거의 불이 켜 있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정말로, 정말로 어두웠어요.</div> <div><br></div> <div>뒤에 오는 차들, 앞에서 오는 차들의 불빛에 의지해야만 겨우 보일 정도로.</div> <div><br></div> <div>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가 후미등은 있었다는 거죠.</div> <div><br></div> <div>후미등을 켜놓고 있으니 차들도 알아서 천천히 비켜가거나 하더군요.</div> <div><br></div> <div>그리고 정신없는 이 와중에,</div> <div><br></div> <div>얕은 업힐이 시작됩니다.</div> <div><br></div> <div>와, 길더군요.</div> <div><br></div> <div>그냥 계속 얕은 오르막길.</div> <div><br></div> <div>하긴, 야마나카코까지 가는 게 업힐길이라고는 알고 있었습니다만, 불도 없고 정신없는 와중에 업힐이라니.</div> <div><br></div> <div>그 즈음 제가 앞으로 나서서 먼저 오르기 시작합니다.</div> <div><br></div> <div>이땐 주변에 볼 게 하나도 없었어요.</div> <div><br></div> <div>안보이니까.</div> <div><br></div> <div>시간은 이제 거의 다섯시 가량. </div> <div><br></div> <div>저는 형을 진정시키기 위해 앞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유도했습니다.</div><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853943bb6ef2bd8470db7d5c8995d14619e__mn376584__w966__h725__f79197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9.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79197"></div><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시간은 5시 3분, 후지요시다시 가미요시다 라는 지역인 모양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정신없다. 일단 따뜻한 커피나 한 잔 하고, 우리 스트레칭도 안했으니까 좀 쉬었다가 가자."</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알겠다. 내가 사올게. 그 전에 화장실 좀."</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저는 밖에서 기다리고 형은 안에 커피를 사러 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작년 하코네 글에도 말씀드렸듯, 일본에는 편의점 내에 화장실이 있고, 제가 알기론 무료이며 오픈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래서 급할 땐 편의점 화장실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잠시 후 커피를 사오며 형이 그러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와, 진짜 멘붕이었다. 딱 나왔는데 이렇게 어두울 줄이야. 게다가 길도 잃어버리고, 배도 아파오기 시작하고, 그러다 클빠링까지."</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어, 정신 없는 것 같아서 커피나 먹고 일단 좀 쉬자고 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4983a2702cce6ec47e3bb97f3dba85cfda5__mn376584__w1280__h960__f217829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217829"></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엇! 아쉽게도 이 편의점에선 코너 속의 코너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야한 잡지가 어디 있는지, 뒷 표지도 안보이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렇게 잠시 쉬었다가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여전히 컴컴한 밤이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제가 선두에 서서 앞에 장애물 같은 게 있으면 뒤에 말해주면서 천천히 올라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확실히 날씨가 겨울 날씨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둘 다 윈드브레이커를 입고 와서 좀 견딜만은 했던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렇게 올라다가, 저 앞에 뭔가 좀 기묘한 형태의 장애물이 어렴풋이 보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보였다기 보단, 뭔가 그런 느낌? 이 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래서 저는 바로 뒤에 따라오던 형에게 말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앞에 뭐가 있는데, 크게 빠졌다가 가자."</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 옆을 지나갈 때도 뭔지 안보였습니다만, 느낌이 오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로드킬일지도 모르겠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리는 1차선 도로 중간까지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는 계속 올라갔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만약 진짜 로드킬이었으면 뭐, 어떻게 해야 하나,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이제 도심지가 끝나고 숲 같은 곳이 나오더군요.</div> <div><br></div> <div>우리는 숲 속 도로를 계속 타고 올라갑니다.</div> <div><br></div> <div>아마 산을 통과하는 중이겠죠.</div> <div><br></div> <div>그러다보니, 눈 앞 멀리 보이던 밤하늘이 차츰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878548390c12632496eb78a5c52048a7e63__mn376584__w1280__h960__f102903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25.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02903"></div> <div><br></div> <div>저 멀리 동쪽하늘 어딘가에서 밝아지기 시작했네요.</div> <div><br></div> <div>"오! 해뜬다!"</div> <div>"이제 살았다."</div> <div><br></div> <div>아침 숲의 차가운 공기,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우리는 힘차게 달렸습니다.</div> <div><br></div> <div>이제 슬슬 경사가 완만해지는게 느껴지더군요.</div> <div><br></div> <div>"이제 내리막 나오겠다. 거기만 내려가면 야마나카코다."</div> <div><br></div> <div>"오케-"</div> <div><br></div> <div>그리고 곧 내리막이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너무나도 반가워서 신나게 내려갔죠.</div> <div><br></div> <div>내리막을 내려오니 이제는 평지가 보이고, 저기 멀리에 후지산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평온한 호수가 하나 커다랗게 보이더군요.</div> <div><br></div> <div>야마나카코. 도착했습니다.</div> <div><br></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4964e7bbb058e0b427d95df2592ad263bcf__mn376584__w1280__h960__f286400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286400"></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표지판 헌터 답게, 표지판으로 가장 먼저 쪼로록 달려가서 사진을 찍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499dcd55f4858614e4caaf8ead8da4c0703__mn376584__w1280__h960__f137357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3.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37357"></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야마나카코의 조용한 풍경.</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어둠을 뚫고서 왔기 때문에,</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제는 무사히 살아왔다며 환희의 댄스를 췄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렇게 한참 기뻐하고 있는데, 뒤를 돌아보니 바로 앞에 주차되어 있던 트럭에 한 어부께서 '뭐하는 놈들이지?'란 표정으로 보고 있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80327bf2617302a54f8283b48fb1cbc7afd4__mn376584__w966__h725__f88153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7.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88153"></div> <div><br></div> <div>클빠링은 했지만 근엄한 표정으로 야마나카코를 보고 있는 형의 모습.</div> <div><br></div> <div>그렇게 호수를 구경했습니다.</div> <div><br></div> <div>호수 동남쪽으로 후지산이 있었는데요.</div> <div><br></div> <div>인근의 상가나 주택 때문에 잘 보이지 않더군요.</div> <div><br></div> <div>이 호수엔 아마도 본격적인 어업의 느낌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바다처럼 커다란 고깃배는 아니지만, 작은 보트가 여러 대 있었거든요.</div> <div><br></div> <div>그리고 새벽에 고기를 잡으러 트럭을 타고 나온 어부들도 여럿 보였고.</div> <div><br></div> <div>그렇게 호수를 구경하다가, </div> <div><br></div> <div>"이제 포토포인트로 이동한다!" 라고 하며 자전거에 올라타더군요.</div> <div><br></div> <div>그래서 따라나섰습니다.</div> <div><br></div> <div>표지판이 있던 곳에서 서쪽 방면으로 한 1킬로미터 좀 안되게 달렸나?</div> <div><br></div> <div>호수로 내려가는 비포장 도로가 있었고, 거기에 보트 한 척이 있더군요.</div> <div><br></div> <div>오, 보트?</div> <div><br></div> <div>작년에 형이 이곳에 왔다가 찍었던 사진이 떠올랐어요.</div> <div><br></div> <div>보트와 백조, 호수와 자전거, 그리고 후지산.</div> <div><br></div> <div>"아, 여기가 거기가?"</div> <div><br></div> <div>"어. 여기다."</div> <div><br></div> <div>도착했을 땐 하늘이 이렇게 화창하게, 아침이 되었더군요.</div> <div><br></div> <div>시간은 한 6시 정도였던 걸로 기억됩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야마나카코 너머로 보이는 후지산의 모습, 그리고 여유로운 백조 무리들, </div> <div><br></div> <div>게다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 한 네 분 정도가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커다란 대포를 들고서.</div> <div><br></div> <div>우리는 마침 쉬고 있던 보트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었습니다.</div> <div><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5028734f847658c4315a378266fbb2f0778__mn376584__w966__h725__f66300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5.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66300"></div> <div><br></div> <div>야마나카코에 비친 후지산의 모습은 정말 근사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저 위를 유유히 흘러가듯 흐르는 백조들.</div> <div><br></div> <div>그런데 전 이 풍경을 보면서, 어째서인지 '파라마운틴'을 계속 떠올렸네요.</div> <div><br></div> <div>저런 이미지가 있었던가...</div> <div><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5604b4e07dcd0074c07bdab83a465aa6c97__mn376584__w966__h725__f92898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4.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92898"></div> <div><br></div> <div>호수 위의 달과 후지산, 그리고 자전거.</div> <div><br></div> <div>정말 숨이 탁 트이는 것 같은 풍경이었어요.</div> <div><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8067d2a2319f8ecb4b6ca8a2ee9b161baa35__mn376584__w966__h725__f120299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6.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20299"></div> <div><br></div> <div>후지산에게 개미햝기의 '적을 위협하는 포즈'를 취하는 저, 입니다.</div> <div><br></div> <div>저렇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트럭 한 대가 내려오더니,</div> <div><br></div> <div>제 뒤에 가만히 서 있더군요.</div> <div><br></div> <div>뭔가 싶어 보니까, 이 배의 주인이신 어부님.</div> <div><br></div> <div>그는 눈빛으로 비켜달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우린 죄송다하다고 하고 황급히 자전거를 끌고 호수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앉아서, 사진 찍는 사람들과 백조, 호수, 후지산을 구경했어요.</div> <div><br></div> <div>"어때? 만족스럽나?"</div> <div>"어. 흠, 사실 어제까지 후지산이 좀 지겨웠거든. 내가 그랬잖아. 무슨 동네 뒷산 같다고. 그런데, 또 이렇게 보니까, 되게 영험해보이네."</div> <div>"뭔가, 임팩트있다."</div> <div>"지금까지 내가 본 산의 풍경 중에 제일 멋진 것 같다. 보통 우리나라 산들은 산맥으로 이어져있으니까, 탁 트인 느낌을 받긴 힘든데."</div> <div>"후지산은 고원 위에 더 높이 올라와있으니까. 주변이 평지처럼 보이지."</div> <div>"멋지다. 만족한다."</div> <div>"그래. 멋지네."</div> <div><br></div> <div>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몸이 식어서인지 점점 추워지더군요.</div> <div><br></div> <div>저날 어플상 날씨가 영하 2도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div></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5050424daf604064124905b1fb94709de7f__mn376584__w966__h725__f139205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6.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39205"></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제 야마나카코와 후지산에 작별인사를 할 차례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침밥을 예약해두었기 때문에 먹으려면 슬슬 돌아가야했거든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봐도봐도 좋았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5453e9f8ccfb59b4a9cad2562554b5ab6e9__mn376584__w966__h725__f70615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3.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70615"></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리는 이런 길을 달려 아까 표지판이 있던 주차장으로 가서,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까 반가웠던 내리막을 이제는 또 급하게 올라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거리가 길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이어지는 1시간 동안의 내리막.</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주 편하게 오는 건 편하게 오는 거지만, 사실 오를 때보다 더 많이 쉬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손발이 시려워서 죽을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방한장갑에, 슈커버까지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저는 발가락이 날라갈 것처럼 얼얼했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은 손이 시려워서 견딜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양지에 서서 손발을 녹이면서 가고 그랬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렇게 도로를 타고 쭉 내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건너편에서 오던 차가 우리 차선의 절반까지 넘어왔다가 지나가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보니까, 아까 호수로 갈 때 로드킬이 아닐까, 했던 그 곳이었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까마귀 한 마리가 죽은 고양이 곁에 맴돌다가 차에 놀라서 도망을 가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까 내가 밖으로 빠졌다가 오자고 한 데가 저기였나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속으로 죽은 고양이의 명복을 빌어주며 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확실히 갈땐 어두워서 아무 것도 안보였기 때문에, 올땐 아, 이런 걸 지나쳤었나? 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렇게 어느 정도 가와구치코 인근에 다다르게 되었는데,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 주변의 도시가 되게 심플하고, 다 비슷비슷해서 방향감각이 좀 없어지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제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여기서 저쪽으로 꺾어서 가면 다 왔다, 싶었던 길이 있었는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달리다보니 한적한 주택가. 부지도 넓게 쓰고, 큼직큼직한 소도시의 주택가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계속 달리는데, 뭔가 좀 낯설어서 보니까,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의 저 멀리 지평선에 후지산이 뙇!</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가만이자. 후지산이 눈 앞에 있으면 안되는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후지산이 왜 있지? 우리 호텔은 후지산 등지고 가야하지 않나?"</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 길이 아닌가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닌가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ㅋㅋㅋㅋㅋ반대쪽이네. 우리 왜 이쪽으로 왔지?"</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둘 다 멍, 하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후지산이 있는 남쪽이 아니라, 가와구치코가 있던 북쪽으로 갔어야 하는데, 진짜 아무 생각없이 꽤나 멀리 갔다왔었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5119f722bdc0aa64e15a4c1a220bb55f281__mn376584__w966__h725__f140709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9.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40709"></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호텔에 도착하니 아침 7시 15분.</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로비는 텅 비어있었고, 아무리 벨을 흔들어보아도 사람이 나타나지도 않았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방 열쇠를 받아야 빨리 들어가서 씻을텐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렇게 로비에 어슬렁거리고 있으니, 이 호텔 손님들도 아침 산책을 가는지 나가시고 그러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5137895bb0ef07d4e0199306ea690ff5b16__mn376584__w966__h725__f152402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0.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52402"></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마, 이 호텔이 생길 당시, 1953년도? 그 즈음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아닐까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이 호텔이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전망대가 있을 만 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경치 좋았겠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9657a74357049554388b1983a3535e25fdf__mn376584__w966__h725__f129311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2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29311"></div> <div><br></div> <div>로비의 모습.</div> <div><br></div> <div>스토브와 햇살이 참 아름다웠습니다.</div> <div><br></div> <div>이 낡은 호텔은 조용했고, </div> <div><br></div> <div>...제발, 할아버지... 빨리 좀 오시지, 온천에 들어가고 싶구만...</div> <div><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967a52bab3758cc465eb70452540f04d1bb__mn376584__w966__h725__f93955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2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93955"></div> <div><br></div> <div>형이 이런 사진을 찍어놨네요.</div> <div><br></div> <div>난방이 안되는지, 여기저기 스토브가...</div> <div><br></div> <div>그래도 기분 좋은 사진이네요.</div> <div><br></div> <div>그렇게 한 10분 정도 기다리니, 아침을 준비중이던 안내인께서 오셔서 열쇠를 내어주셨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분은 또 뉴페이스이자 또 다른 할아버지였어요.</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분도 형을 기억하더군요.</div> <div><br></div> <div>아무튼 우리는 자전거를 들쳐업고 올라가서 후딱 옷을 갈아입고 온천으로 가 몸을 지졌습니다.</div> <div><br></div> <div>발이 시려워서 죽을뻔.</div> <div><br></div> <div>온전을 나와서 8시 30분에 예약되어 있던 아침식사를 8시로 앞당겨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사진을 못구했네요.</div> <div><br></div> <div>일본 음식은 맛있는 건 맛있고, 입에 안맞는 건 안맞는 정도니까요.</div> <div><br></div> <div>밥이랑, 소시지+반숙, 미소된장+굵은면국수. 연어구이. 그 다음엔 기억이 안나네요.</div><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515c53450c526ed41ffaee86ec4fc4cfb56__mn376584__w966__h725__f128919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28919"></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식당에서 본 가와구치코의 풍경.</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식당엔 사람들이 꽤나 많았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리만 있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좀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식당이 그리 크다곤 할 수 없는데, 테이블이 거의 다 찼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무튼 밥을 다 먹어치웠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깨끗하게 비웠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배가 고팠으니까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침 식사를 하고난 후에, 호텔 주변을 좀 걸었습니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어제 신었던 게다를 신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9시 즈음까지 산책을 하다가, 10시에 체크아웃이니까 이제 짐을 싸러 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이 알아보니, 호텔에서 가와구치코 역까지 차를 태워준다고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래서 올라가자마자 자전거를 분해해 캐링백에 넣어버렸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옷은 다시 사이클 복장으로 갈아입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도쿄에서 내려서 형의 집까지 또 자전거 타러 가야하니까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방을 정리하고 나오니 9시 반, 체크아웃을 하니까 호텔의 할아버지께서 봉고차에 자전거를 실어주시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호텔에서 역까지는 차로 한 10분 정도 걸리는 짧은 거리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역에서 내려 봉고차를 보내고 난 후,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가와구치역에 도착해서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 이제 이 여행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994078bf993ec8f4c73b02abb195421eaf1__mn376584__w966__h725__f147733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5.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47733"></div> <div><br></div> <div>요런 게 있었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튼, 우리가 도쿄로 가는 버스를 예약해놓은 시간은 11시 30분.</div> <div><br></div> <div>지금 시간은 근 10시. </div> <div><br></div> <div>1시간 40분이나 남았기 때문에, 형이 혹시 그 전에 버스가 없는 지 물어봤지만,</div> <div><br></div> <div>그 전의 버스는 있기는 하나 JR에서 운영하는거라 자전거를 실을 수 없으니 패스.</div> <div><br></div> <div>그냥 앉아서 1시간 반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가와구치코 역 안에 기념품 판매장이랑 식당 같은 곳이 있었는데, 그 구석에 캐링백을 담처럼 쌓아두고서 앉아서 차를 기다렸습니다.</div> <div><br></div><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575166a7b144104c74e45ac87777f198300f5__mn376584__w966__h725__f137415__Ym201704.jpg" width="800" height="600" alt="1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37415"></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요런 걸 보면서 말이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1466674378ee321d3fa4ba8b396046ecf9c789d__mn376584__w960__h1280__f163278__Ym201704.jpg" width="800" height="1067" alt="20.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63278"></div><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찍등 당시엔 후지산을 캐릭터화 한 게 귀엽다고 해서 찍었던 것 같은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사진을 보니 아닌 것 같기도 하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렇게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제 옆에 중년의 일본인 부부가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런데, 여성분의 말투가 뭔가, 애교가 있다고 해야하나, 약간 뭔가...</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뭐라고 설명해야 하나...</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야기를 하는데, 꼭, 음. 이렇게 설명해보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제가 부산태생이거든요. 그런데 서울분들의 말투를 들으면 보통 좀 나긋나긋하고 그런 느낌이 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약간, 그런 느낌이었거든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래서 그냥 그 말투가 참, 음, 좋구나- 하고 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게 듣다보니까, 그 부인분께서 남편을 엄청나게 쏘아붙이고 있는거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식겁함...</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부부싸움하는데 상대가 존댓말을 하면서 쏘아붙이는 느낌이랄까...</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러다 아이들이 와서-그래도 금슬은 좋으셨던지 자제분들이 3남매시더라구요.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이스크림 사달라고 하면, 부부가 동시에 그래~ 하면서 돈을 주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또 가고나면 여성분은 쏘아붙이고, 남성분은 변명을 하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예전에 우리 부모님들도 여행지에 오면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한 번은 싸우시더니만.</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일본도 똑같구나... 뭐 그런 생각을...</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무튼 옆에서 못알아듣는 척하면서 앉아있다가, 버스 시간이 되어서 줄을 서고, 버스에 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도쿄로 다시 돌아왔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오면서도 후지산을 바라보면서, 새벽에 도착해 느낀 그 감흥을 떠올리며 끝나가는 여행을 아쉬워했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도쿄에 와서는 또, 뭐, 도쿄역 앞에서 자전거를 착착 조립해가지고, 인파들 틈을 뚫고서 집으로 도착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사람은 정말로 엄청 많더라구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역시 라이더들에겐 이른 아침이 더 편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음, 이렇게 후지산 5대 호수를 자전거로 돌던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기대하신 만큼 결과가 따라주었으면 좋겠지만. 으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때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최대한 많이 전달해드렸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도 좀 남긴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떡밥이 다 회수가 안된 느낌도 들기도 합니다만,</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래도 이번 여행기는 여기까지겠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음, 조만간 외전 격으로 일본에서 자전거 액션캠으로 찍은 영상을 올려볼까 하는 생각도 있거든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혼자서 열심히 편집을 배우고(...)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럼 또 조만간에 글로 찾아뵐게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음, 아마 올 여름 쯤에 또 자전거 들고 일본을 갈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는 중이지만,</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때 만약 가게 된다면,</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지금 글보다는 좀 더 재미있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기대해주시길ㅎㅎ</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함께 긴 글 읽어주시며, 같이 여행해주신 분들 고생하셨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감사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되세요 :-)</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2017 후지산 5대 호수 자전거 유람기 프롤로그, 도쿄 2개의 탑 편 <span style="font-size:9pt;"><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icycle2_47048" style="background-color:transparent;color:#0000ff;">http://todayhumor.com/?bicycle2_47048</a></span></div> <div>2017 후지산 5대 호수 자전거 유람기 1편, 출발, 가와구치코!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icycle2_47100" style="background-color:transparent;color:#0000ff;">http://todayhumor.com/?bicycle2_47100</a></div> <div>2017 후지산 5대 호수 자전거 유람기 2편, 형제가 간다!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icycle2_47135" style="background-color:transparent;color:#0000FF;">http://todayhumor.com/?bicycle2_47135</a></div> <div>2017 후지산 5대 호수 자전거 유람기 3편, 가와구치코 호텔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icycle2_47166">http://todayhumor.com/?bicycle2_47166</a></div> <div><br></div> <div>2016 도쿄-하코네 후기 1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icycle2_44009" style="background-color:transparent;color:#0000ff;">http://todayhumor.com/?bicycle2_44009</a></div> <div>2016 도쿄-하코네 후기 2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icycle2_44045" style="background-color:transparent;color:#0000ff;">http://todayhumor.com/?bicycle2_44045</a></div> <div>2016 도쿄-하코네 후기 마지막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icycle2_44049" style="background-color:transparent;color:#0000ff;">http://todayhumor.com/?bicycle2_44049</a></div> <div>2016 도쿄 야간 라이딩 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icycle2_44217" style="background-color:transparent;color:#0000ff;">http://todayhumor.com/?bicycle2_44217</a></div> <div><br></div></div></div></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