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저는 사랑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는 남자입니다.</p><p><br></p><p>그나마 여자애를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면 유치원 시절이 다였던 그런 남자입니다.</p><p><br></p><p>사실 고등학교 올라와서도 누군가를 좋아한다, 라는 감정은 나한테 필요없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p><p><br></p><p>이성하고 같이 있으면 느끼는 두근거림도 '이건 정상이야, 남자의 본능 같은 거야' 하면서 필사적으로 절 다독여왔습니다.</p><p><br></p><p>헌테 작년 중순쯤부터인가, 그 때부터였을 겁니다. 자신도 모르게 눈으로 쫓고 있는 여자애가 있었습니다.</p><p><br></p><p>그 아이가 머리카락을 바꿨는데, 그게 얼마나 잘 어울리던지. 무심코 '잘 어울리네' 하고 칭찬해줬더니 그 아이가 일주일 내내 그 머리를 하고 왔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p><p><br></p><p>제가 왜 그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왜 그런 말을 꺼냈는지 모르겠습니다. 머리하고 몸이 따로 움직이는 감각이었습니다.</p><p>아니, 머리가 몸에 끌려가는 감각이었습니다.</p><p><br></p><p>근데 10월쯤인가, 제가 아는 친구가 저에게 연애 상담을 해왔습니다. 근데 그 대상이 제가 신경쓰던 그 여자아이였던 겁니다.</p><p><br></p><p>저는 여기서부터 감정을 완전히 죽이고 그 아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상담을 해줬습니다.</p><p><br></p><p>자신의 감정을 확실하게 사랑이라고 자각하는 놈과 사랑인지 아닌지도 애매한 놈.</p><p><br></p><p>어느 쪽을 더 우선시해야하는지는 명백했으니까요.</p><p><br></p><p>그렇게 3,4번의 연애상담을 걸쳐오더니, 얘가 이제는 슬슬 지쳐가기 시작하는 겁니다.</p><p><br></p><p>아무리 감정을 어필하고 좋아한다는 티를 내도 애가 못 알아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도 슬슬 지쳐간다고.</p><p><br></p><p>대신 자기 아는 후배중에서 끌리는 여자애가 있다고, 그 애하고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 라고 하더군요.</p><p><br></p><p>저는 또 제 나름대로 조언을 줬죠. 실제로 친해졌는지 어땠는진 모르지만.</p><p><br></p><p>근데 여기서 한달 후인가, 13년 1월달쯤이었을 거에요. 그 녀석한테 갑자기 카톡이 오는 거에요.</p><p><br></p><p>제가 신경쓰던 그 아이가 자기한테 고백을 해 왔다고.</p><p><br></p><p>그 때서야 저는 제 애매모호한 감정을 완전히 덮어버리고 그 녀석에게 충고를 해 줄 수 있었습니다.</p><p><br></p><p>그 녀석은 자기는 걔한테 완전히 감정이 식어버렸는데, 걔가 고백을 해 와서 난감하다는 것이었습니다.</p><p><br></p><p>저는 충고해줬습니다, 연애도 경험이다. 한 번 사귀어봐라고.</p><p><br></p><p>솔직히 좀 고통스럽긴 했었습니다만, 저는 그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p><p><br></p><p>사랑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미약하고 약한 불길이었기에, 아니야. 사랑 따위가 아닐 거야 하면서 그 위에 재를 뿌려 덮었습니다.</p><p><br></p><p>그리고 현재.</p><p><br></p><p>지금 그 아이는 제 친구와 헤어진 상태입니다.</p><p><br></p><p>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머릿속엔 그 여자아이의 생각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p><p><br></p><p>... 모르겠습니다.</p><p><br></p><p>.... 모르겠습니다.</p><p><br></p><p>저도 모르겠습니다. 제 감정을.</p><p><br></p><p>오늘은 졸업사진을 찍는 날이었는데, 그 아이의 포즈는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서 얼굴 옆에 두는 것이였더군요.</p><p><br></p><p>이상하게 나오지 않았냐고 하는 그 아이의 말에, 저는 '귀엽던데' 하고 말해주었습니다.</p><p><br></p><p>당황해하더군요. </p><p><br></p><p><br></p><p>.... 아</p><p>... 모르겠습니다. 진짜.</p><p><br></p><p><br></p><p>너무나도 약한 감정이라 접어뒀을 텐데.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감정이라 내버려뒀을텐데.</p><p><br></p><p>... 왜, 이제 와서 이러는 걸까요.</p><p><br></p><p>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저도 제 자신을.</p><p><br></p><p>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p><p><br></p><p><br></p><p><br></p><p><br></p><p><br></p><p><br></p><p>긴글 싫어하시는 분들 위해 요약</p><p><br></p><p>1.본인이 작년부터 신경쓰이는 애 있었음</p><p>2.친구놈이 내가 신경쓰이는 애 좋아한다고 상담해와서 일단 그 친구 상담 들어줌</p><p>3.친구놈이 짝사랑에 지쳐서 감정이 식어버렸을 때 그 신경쓰이는 애가 친구놈한테 고백함</p><p>4.본인한테 상담해오길래 연애도 경험이다 하고 사귀어보라고 함.</p><p>5.현재 그 둘 헤어짐</p><p>6.본인 혼란상태, 머릿속이 쉐이크되서 뭐가 뭔지 모름</p>
꼬마애다.
사랑을 이해하지도 못한 꼬마애다.
사랑을 논하기엔, 너무나 어린 꼬마애다.
... 나는, 어린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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