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 /></div> <div>잠깐 제 얘기를 해도 괜찮을까요.</div> <div><br /></div> <div>일베 관련 글들을 보고 있자니 요새 갑자기 옛날 일이 생각나네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제가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쯤이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 때쯤엔 오유가 아닌 다른 커뮤니티 글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죠.</div> <div><br /></div> <div>다른 게시판은 몰라도, 유머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은 꼭꼭 챙겨보곤 했었습니다. 그게 하루의 낙이기도 했고요.</div> <div><br /></div> <div>그렇게 유머게시판을 돌아다니던 도중, 제가 접하게 된 장르가..</div> <div><br /></div> <div>소위 말하는 합필갤(합성필수요소) 자료들이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 때는 아직 일베라는 개념도 없었고, DC(디시인사이드)에 존재하는 한 갤러리에서 파생되는 자료들이었으니까요.</div> <div><br /></div> <div>딱히 고인모독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하던 때도 아니었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지금은 고인이 되신 대통령 분들은 물론이고, </span></div> <div><br /></div> <div>그 때까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소위 각종 '필수요소'들을 재료삼아 다양한 약(?)을 생성해내던 곳이었습니다.</div> <div><br /></div> <div>고자라니, 개소리 좀 안나게 해라, 박대기 기자님, 비둘기야 먹자, 11M 모형탑 등....</div> <div><br /></div> <div>내용은 둘째 치더라도, 합성물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개그 코드가 저랑 잘 맞았거든요.</div> <div><br /></div> <div>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동안 그렇게 계속해서 약(?)을 접하면서 놀았죠.</div> <div><br /></div> <div>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무현 대통령 님의 고인능욕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있었죠...</div> <div><br /></div> <div>그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합필갤 언어들이 입에 붙기 시작했고,</div> <div><br /></div> <div>나랑께 라던가 운지(불쾌하실 분들 죄송합니다..)라던가, 나는 자연인이다(죄송합니다;;;;) 라던가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div> <div><br /></div> <div>일상생활 속에서 뜬금없이 사용하는 레벨까지 갔었습니다.</div> <div><br /></div> <div>친구들과 함께 다니면서 서로 자연인 거리면서 킬킬거리고, 운지 거리면서 웃고 다니고...</div> <div><br /></div> <div>나랑께나 전땅크라던가 피아제 시계 등등 되는대로 떠벌리고 다녔습니다.</div> <div><br /></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토나오는 일입니다.</div> <div><br /></div> <div>아무런 의미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막 썼습니다. 재밌었으니까요. 재미만 있으면 뭔 상관이냐는 듯이 계속해서 사용해왔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그렇게 슬슬 합필갤 언어가 일상생활에 녹아들었을즈음, 어떤 한 게시물을 통해서 오유를 접하게 되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 게시물은 이호성이라는 범죄자에 대해서 낱낱이 설명해놓은 것이었는데요.</div> <div><br /></div> <div>이호성이라는 사람을 막연하게 범죄자로만 알고 있었던 저는 그 게시물을 보고 충격에 빠졌습니다.</div> <div><br /></div> <div>자신이 평소에 웃으면서 입에 달고 다니던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되자, 관련 드립을 차마 입에 담을수도 없더군요.</div> <div><br /></div> <div>나랑께 라는 한마디를 할려고 해도, 그 게시물이 떠올라서 제대로 할수도 없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리고 그 게시물이 계기가 되어 점점 오유에 자주 드나들게 되었고, 오유의 수많은 게시물을 보고 다니면서 겨우 깨달았습니다.</div> <div><br /></div> <div>수많은 사람들이 고인능욕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div> <div><br /></div> <div>운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div> <div><br /></div> <div>노무현 대통령님으로 약장사를 한다는 게 어떤 일인지....</div> <div><br /></div> <div>'아, 운지는 안 좋은 말이구나. 고인능욕이 정말 안 좋은 거였구나...</div> <div><br /></div> <div> 지금까지 내가 보던 건 전부 다 음식물 쓰레기 같은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그 이후로부터는 제 스스로가 그런 말들을 안 쓰려고 노력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런 게시물을 안 보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사실 일베가 뉴스에 나올즈음엔 아예 그런 자료도 안보이더군요).</div> <div><br /></div> <div>물론 처음에는 잘 안됐습니다, 무의식중에 입에서 '운지' 라는 단어가 새어나오기도 하고...</div> <div><br /></div> <div>노무현 대통령님 합성짤을 보고 자연스럽게 웃어버리기도 하고...</div> <div><br /></div> <div>그럴 때마다 제 자신한테 회의감이 들더군요. '아, 잘 안 고쳐지는구나...' 하고.</div> <div><br /></div> <div>그래도 마음 속으로 그런 것들에게 혐오감을 느끼고 있으려니... 자연스럽게 제 일상생활에서 떨어져나가더군요.</div> <div><br /></div> <div>지금은 한 명의 훌륭한 오유인으로서, 안생기는(?) 인생을 충분히 만끽하며 살고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만약 그 때 제가 접한 사이트가 오유가 아니라 일베였었다면,</div> <div><br /></div> <div>저는 그 벌레소굴에 들어가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됐었을지도 모릅니다.</div> <div><br /></div> <div>잘못된 가치관, 잘못된 역사관이 머리에 심어진 채,</div> <div><br /></div> <div>자기만 진실을 알고 있다는 듯, 쓸데없는 우월감에 가득찬 채,</div> <div><br /></div> <div>사람 같지도 않은 주제로, 자정능력이란 단어는 생각하지도 않은 채,</div> <div><br /></div> <div>인간 같지도 않은 말을 입에 담으면서 자기 가치를 깎아내릴 뿐인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지금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오유 여러분, 감사합니다.</div> <div><br /></div> <div>여러분 덕분에 잘못된 가치관을 바꿀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div> <div><br /></div> <div>정말로 감사합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이 게시물을 보는 여러분 모두,</div> <div><br /></div> <div>오래오래 ASKY의 기운이 함께하시길.</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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