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되자 마자 대학 입시만 치르고 바로 입대한 내 친구, 벌써 9월이면 전역이네요. <div><br /></div> <div>밥을 먹으며 여느때처럼 "너는 군대 언제 가냐", "신경 끄고 제대나 해라 군인냄새난다" 레퍼토리로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이 놈이 불쑥 말합니다.</div> <div><br /></div> <div>"너 군대 가기 전에 통일 되면 나 배 아파서 어떡하냐, 그럼 너도 군대 안가잖아"</div> <div><br /></div> <div>..... 글쎄?</div> <div><br /></div> <div>같이 밥을 먹던 다른 여자 사람 친구들도 다같이 말을 보탭니다.</div> <div><br /></div> <div>"어머 그러네, OO이 군대 가기 전에 빨리 통일 해야겠다"</div> <div><br /></div> <div>"누나가 OO이 군대 가기 전에 통일 시켜달라고 기도해줄겡♡"</div> <div><br /></div> <div>"......응 그래 고맙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그런데 과연 통일되면 제가 군대를 안 가도 될까요.</div> <div><br /></div> <div>제가 군대에 가기 전에 통일이 된다면 지금부터 남북한이 통일을 준비한다고 해도 10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통일이 된다는 말이 됩니다.</div> <div><br /></div> <div>매우 급작스러운, 예를 들면 북한 정권의 갑작스러운 붕괴 정도가 유력한 이유가 되겠지요.</div> <div><br /></div> <div>일단 통일이 되는 순간 우리 군이 지켜야 할 영토는 북한이 한반도의 약 52%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순 계산만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납니다.</div> <div><br /></div> <div>게다가 약 250km였던 휴전선은 약 1,300km의 한-중 국경선으로 늘어나고요.</div> <div><br /></div> <div>또한 마주보게 될 상대편의 성격도 달라집니다.</div> <div><br /></div> <div>이제까지는 극히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전투능력이 한없이 0에 수렴하는, 근성과 공포만으로 연명해나가는 허수아비 군대를 마주보고 있었다면, 통일이 되는 순간 1,300km의 방대한 국경선에서 우리 병사들을 노려보는것은 잘 먹고 잘 훈련된, 경제력으로나 군사력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전혀 우리 군에게 모자라지 않는 세계 제 2의 강군, 중국군입니다. 태평양 방향의 짧은 한-러 국경선을 제외하고서라도 말이죠.</div> <div><br /></div> <div>중국뿐만 아니라 지금 동아시아 일대는 2차대전 직전의 유럽을 방불케하는 파시즘과 광기의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이 상황에서 중국이 분단시절 북한과의 계약이나 거래를 내새우며 태평양으로 진출할 출구인 나진-선봉지구에 대해 어떠한 요구를 해 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div> <div><br /></div> <div>게다가 중국은 지금도 태평양 진출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어도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남방해역에 쿠사리를 넣고 있죠.</div> <div><br /></div> <div>아마 지금의 휴전선, 러-중 국경을 넘어서는 긴장감이 한-러-중 국경 부근에 모일겁니다.</div> <div><br /></div> <div>지금까지처럼 대놓고 적대적인 의사표현이나 무력도발 등은 어렵겠지만 당장 국경 부근에 배치되어야 할 병력의 질이 휴전선 수준으로 높아야 할것이고, 250km짜리 국경에 맞춰 편제된 국군에게 갑자기 1,300km짜리 국경을 지금까지와 같은, 혹은 더 높은 수준으로 수비하라는 것은 무리한 주문이죠.</div> <div><br /></div> <div>분명 복무기간이 늘어나고 예비군의 재소집이 이뤄질겁니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요.</div> <div><br /></div> <div>인민군 역시 국군이 고스란히 떠맡아야 할 문제가 됩니다.</div> <div><br /></div> <div>제 아무리 근성과 공포심 뿐인 허수아비라고는 해도 이들은 엄연히 총을 쥔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그 숫자는 국군보다 많고요.</div> <div><br /></div> <div>당연히 국군이 나서서 무장해제와 사회 복귀를 거들어야 합니다.</div> <div><br /></div> <div>공포심 하나로 묶여서 그나마 조직의 모습을 갖추고 있던 이들이 공포심에게서 자유로워 졌을때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지, 과연 이들이 한국의 형법과 군법에 스스로를 구속시킬지 역시 큰 문제가 됩니다.</div> <div><br /></div> <div>통일이 된 직후의 북한영토의 재건 역시 초반에는 군의 손길을 필요로 합니다.</div> <div><br /></div> <div>치안과 행정이 잡히지도 않은 위험한 지역에 민간의 구호는 꿈도 꿀 수 없으며, 대부분의 구호 활동은 민간의 물자와 국군의 수송/분배 방식으로 이뤄질겁니다.</div> <div><br /></div> <div>그럼 여기에 또 구호활동을 할 병력과 수송병력이 필요하게 됩니다.</div> <div><br /></div> <div>낙후된 한-중 국경을 보수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국군의 수송/공병능력은 바닥을 보일텐데, 이에 더해서 국군이 긴급 구호를 실행해야 할 장소는 도로조차 제대로 놓인 곳이 드문, 지형의 대부분이 산으로 이뤄진데다가 로켓포와 군용 총기로 무장한 산적때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그야말로 최악의 재난지역입니다.</div> <div><br /></div> <div>또한 글로벌안보와도 직결된 지역이기 때문에 완전한 제 3국의 지원 아니면 함부로 타국의 지원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구상에 존재하는 완전한 제 3국들이란 대체로 그들 자신이 타국의 구호를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죠.</div> <div><br /></div> <div>결국 국군은 스스로의 힘으로 1,300km의 신생 국경선과 <span style="color: #444444; font-family: dotum, arial, sans-serif; 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 font-size: 9pt">12만 2762㎢의 신생 영토를 청소, 보수해야하는겁니다.</span></div> <div><span style="color: #444444; font-family: dotum, arial, sans-serif; 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 font-size: 9pt"><br /></span></div> <div><span style="color: #444444; font-family: dotum, arial, sans-serif; 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 font-size: 9pt">산수 계산만으로도 지금의 두 배, 실제로 상황이 터진다면 적어도 세 배에서 네 배는 되는 병력을 필요로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color: #444444; font-family: dotum, arial, sans-serif; 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 font-size: 9pt"><br /></span></div> <div><span style="color: #444444; font-family: dotum, arial, sans-serif; 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 font-size: 9pt">물론 국민이 떠맡아야 할 막대한 통일예산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span></div> <div><br /></div> <div><font color="#444444" face="dotum, arial, sans-serif"><span style="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결론적으로 통일이란 양측이 힘의 균형에 있어서 거의 비슷한 상태가 아니라면 그 차이는 무조건 한 쪽에게 독박을 씌울 수 밖에 없는 굴레가 될 겁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dotum, arial, sans-serif"><span style="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br /></span></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dotum, arial, sans-serif"><span style="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굳이 최악의 결과까지 예상하지 않더라도 아마 꽤 높은 확률로 두 당사자가 함께 공멸할거라는건 자명하고요.</span></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dotum, arial, sans-serif"><span style="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br /></span></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dotum, arial, sans-serif"><span style="line-height: 14.880000114440918px">우리에 비해 1/40정도의 재산밖에 가지지 못한, 그것도 대부분이 기아상태에 세뇌상태인 2천5백만 인민을 우리사회가 경제/정치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선 아주아주 긴 준비가 필요할겁니다.</span></font></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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