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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당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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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wtank_7024
    작성자 : 한당무
    추천 : 10
    조회수 : 569
    IP : 211.177.***.252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3/11/27 21:02:45
    http://todayhumor.com/?wtank_7024 모바일
    월탱문학) 저번 노동절 별때기 흥한 썰
    노동절의 태양은 맑았습니다. 
    새로 장비한 12.8cm 주포의 굵은 포신이 햇살을 받아 번들거리며 곧 쏘아낼 철갑탄의 뜨거운 윤기를 떠올리게끔 하는, 그런 날씨였지요. 

    그 날의 첫 전투는 무로방카에서 시작됐습니다.
    중대 전진의 명령이 무전망에 퍼지자 모든 아군전차는 일제히 서쪽 언덕을 향했어요.
    동쪽 마법의 숲에는 갓 12.8cm 주포를 장비한 신출내기 퍼디인 저와 흠집 투성이의 가설 공간장갑이 백전노장의 훈장처럼 가슴팍을 가득 매운 슈퍼싱님만이 자리를 잡아야 했습니다. 

    "슈퍼싱님, 슈퍼싱님, 그 공간장갑이 탄을 얼마나 잘 씹으오?"하며 촐랑거리는 저와 말 없이 묵묵히 덤불 안에 자리를 잡는 슈퍼싱님의 조화는 참으로 이상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서쪽 끝 언덕배기에선 경전차끼리의 견제사와 자주포들의 초탄이 거의 정확히 똑같은 타이밍에 각자의 전차 두 대 씩을 날려버리면서 본격적인 포격전이 시작됐습니다. 

    그 동안 저는 무얼 했냐고요?
    따가운 햇빛을 피해 마법의 숲 입구의 언덕에서 쉬고 있었지요. 
    곁눈질로 늠름한 슈퍼싱님의 가슴팍을 쳐다보면서 말이에요. 

    그렇게 둘이 암말도 없이 앉아있었어요. 괜히 설래더군요. 

    제가 그렇게 촐싹거렸음에도 불구하고 슈퍼싱님은 참 과묵하셨어요.

    끝없이 과묵한 슈퍼싱님과의 캠핑이 조금 싫증나자 저는 자주포를 사냥하겠다며 마법의 숲으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순간 슈퍼싱님이 외쳤습니다. 
    그 끝없이 과묵했던, 머리 위 얹은 정체불명의 원통의 정체처럼 미스터리한 수퍼싱님이 소리를 치셨으니 내가 얼마나 놀랐겠어요!

    "한당무[SDM], 물러나라!"

    비록 사무용 자동응답기같이 단순하고 딱딱한 명령 커맨드였지만, 그게 어딥니까! 저는 무척 기쁜 마음으로 "알겠다!"를 외치고 그 즉시 전진을 멈추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제가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면 1초 후 저의 빈약한 전면엔진실이 훤히 드러나있었을 위치에 포탄이 떨어지는게 아니겠어요!

    마치 맵핵과도 같은 슈퍼싱님의 선견지명에 저는 크게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두근거리는 이 엔진의 고동이 단순히 엔진의 떨림인지, 아니면 슈퍼싱님의 그 단호하고도 힘있는 한 마디의 무전때문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아직도 저릿거리던 안테나를 가다듬은 저는 슈퍼싱님의 가슴에 초탄이 날아와 박히는것을 보고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적의 주공이 서쪽 언덕에 일부의 헤비만을 남기고 전선을 돌아 마법의 숲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중형전차들이 숲의 건너편에서 쏘아내는 중구경 탄환을 가까스로 튕겨내며 슈퍼싱님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슴팍에 남은 커다란 관통흔에 비해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는 슈퍼싱님의 체력바는 그야말로 무로방카의 마지노선이었습니다. 

    약간의 둔덕 뒤에 자리를 잡은 제가 쏘아낸 첫 철갑탄이 멍청히 측면을 노출시키고 있던 두부의 옆구리를 쑤시고 주저앉혔습니다. 

    곧이어 으깨진 두부의 잔해 뒤로 수많은 붉은 표식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슈퍼싱님이 카리스마 넘치는 포신을 들어올려 적을 조준할때만 해도 튼튼한 가슴팍에 걸맞는 시원한 펀치력을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고는 감히 말 할 수가 없겠군요.

    하지만 힘차게 날아간 수퍼싱님의 초탄은 마치 물수제비처럼 적 전차의 장갑에 맞고 엉뚱한 곳으로 튀었습니다.

    이어서 날아간 차탄도, 삼탄도 계속해서 예상치못한 각도로 튕기는 모습을 보며 저는 빛의 성질 중 하나인 "굴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밝은 햇살같이 빛나던 슈퍼싱님이 그런 추태를 부리니 어쩔 수가 없었지요.
    저느 그제서야 수퍼싱님이 왜 그렇게 공갈장갑을 떡칠하고 다니는지 그 이유를 알게되었습니다. 

    초탄을 발사한 포신을 미지근하게 식히고 조준을 가다듬었습니다. 

    "슈퍼싱님 궤도 쏘셈"

    그가 그랬던것처럼 저도 차갑게 무전을 날렸습니다.

    저는 그의 있으나마나한 포탄도 적 전차의 궤도나마 끊어줄수는 있다는것에 작은 감사를 하며 차탄, 삼탄을 계속해서 쏘아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슈퍼싱님의 무력함과 묘하게 힘이 솟은 저의 콤비는 그럭저럭 적을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이미 십수발의 포탄을 맞거나 튕겨내며 4대의 전차를 격파한 저와, 불을 뿜을때마다 하나씩 숲 건너편의 궤도를 벗겨내는 그의 사이에선묘한 리듬감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막판에 잔당을 정리하러 숲에 들어간 저의 궤도를 오발사격으로 벗겨먹은 슈퍼싱님의 짤막한 사과와, 저의 고폭탄에 엔진화제를 연속 두방 얻어맞고 터지는 킹타를 배경으로 탑건, 철벽, 저격수, 사신, 플미, 별때기 X3으로 사상 최강의 흥한 판을 만들었습니다.
    그 시크한 슈퍼싱님 또 만나고 싶어여ㅎ
    한당무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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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27 21:07:47  175.195.***.114  Cong_TigerP  19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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