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진보진영은 여러명의 유력한 대권주자를 얻었지요.
박원순. 안희정. 최문순. 김부겸. 오거돈.
그 중에서 특히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도지사의 차기 대선 출마를 기대하는 오유인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대선 때, 진보진영이 박근혜라는 막강한 후보 앞에서 인물이 없어 고생하고 있을 때 문재인 의원이 총대를 메고 대선에 출마했죠. 그리고 당 지지율의 두 배가 넘는 득표를 했습니다. 민주당은 싫지만 문재인 개인은 좋다는게 국민들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치만 저는 이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의 요직을 두루겸한 것은 사실이나 정치인으로써는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인데 아직 "포텐"이 차기전에 진보진영의 안타까운 상황 때문에 무리하게 대선에 도전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크게 되었지요.
결국 걱정은 대선패배의 현실로 돌아왔고 문재인 의원은 정치경력을 제대로 시작해보기도 전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에 비해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이미 정치경력이 10년이 넘은 상태였습니다. 저는 절대 동의할 수 없으나 여하튼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확실히 박혀있었고,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정부부처 세종시 이전 수정을 반대하면서 충청도 민심을 얻은 것이 대선에서 먹혔지요.
이것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정치적 자산'입니다.
진보진영 출신 대통령인 김대중, 노무현 모두 10여년이 넘는 정치인생 동안 "이 사람은 누구다"라는 인식이 확실하게 박혀있었던 사람들입니다. 대선 출마 전 이미 거대한 정치적 자산을 쌓아왔던 사람들이며 정치적 "포텐"을 충분히 채웠던 사람들입니다.
흔히들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기적"이라 표현하긴 하나, (그 표현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분명한건 노무현은 영남권에서 이미 거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민주당만 아니었다면"의 원조격이죠.
실제로 노무현 당시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처음 승리를 거둔 곳이 광주인데, "그래도 이 사람은 영남에서도 통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작용한게 크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어 민주당 후보로써 영남권 표의 1/3을 가져오는 기염을 토했고 당선이 되었습니다.
박원순. 안희정. 아직은 포텐(potential)을 현실화(materialize)할 때입니다. 성급히 이들을 대선으로 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