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대표 당선되자마자 치른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본격적으로 반문들이 나서자마자 이철희도 5월 1일부터 중단했던 팟캐스트 시즌5 시작했네요. 왜 그때였을까요? 그리고 그때 이후 이철희가 안철수랑 뭘 했는지 확인해보죠.
일단 선거 끝나자마자 선거 패배 책임지라며 박주선과 주승용이 "사퇴해라", 김한길은 "답을 가지고 나올 때"라며 압박하자 혁신위가 만들어지고, 당이 단합하고 혁신의 길을 찾겠다고 워크숍을 떠나죠. 그런데 안철수와 김한길을 비롯한 반문 20여 명이 불참합니다. 김한길은 감기, 안철수는 방송 출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댔죠.
그런데 당 상황이 어떤지 뻔히 잘 아는 이철희가 자기 라디오 프로그램 공개방송에서 안철수에게 대선 출마 선언을 시킵니다.
2015.06.02. [TBS 퇴근길 이철희입니다] 공개방송 녹취록
● 방송 : FM 95.1 (18:00~20:00)
● 진행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
● 대담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전략)
이철희 : 네. 2967님, “안철수 의원님께 돌직구로 묻겠습니다.” 궁금하죠? 무슨 질문일까요? “2017년 대선 출마하십니까?” 여기 올라와있는 질문입니다. 제가 하는 게 아니고요.
안철수 :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 최선 다 해서 하나씩 하나씩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철희 : 반응이 안 좋습니다. 간명하게 출마하십니까, 안 하십니까?
안철수 : 그건 제 몫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판단은 국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한 번 더 물어볼까요? 한 번 더?
(청중들 / 네~)
이철희 : 네, 라고 하셨습니다. 출마하실 생각은 있으신 거죠?
안철수 : 그럼요.
이철희 : 여기 기자들이 있었으면 2017년 대선 출마 선언한 걸로 내일 뉴스가 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1202님, “안철수 의원님 나오신다고 해서 모처럼 교통방송 듣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섭섭합니다. “답답한 현실에 안철수 의원님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파이팅하세요.” 이러시네요.
(하략)
★ 이에 대해 자기 팟캐스트에서 이렇게 말했죠.
2015.06.03. [이철희의 이쑤시개] (5-6) 니가 왕이냐?
00:02:25
이철희 : 괜찮았어요? 어때요? 안철수 의원?
김윤철 : 저는 조금..
이철희 : 시원찮았어?
김윤철 : 기대가 커서 그런가 봐요. 기대가 커서.. 아직도 제가 기대하는 것까지 진도가 아직 안 나가셨더라고요. 그런데..
이철희 : 아직까지도 안철수 의원에게 기대하는 사람이 드문데..
김윤철 : 아니, 그렇게라도 얘기해야지 뭐 하겠습니까? 어제 분위기 보니까는 뭐..
이철희 : 저는 어제 생각보다 잘했어요, 안철수 의원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김윤철 : 계속 다그치시더라고요. 말로 자르고 빨리 요점만 얘기하라고 그러고 막 이렇게.. 그러니까 또 거기에 부응하고.. 참..
이종훈 : 그런데 어제 새정치민주연합 워크샵 하지 않았어요?
이철희 : 워크샵 했죠.
김윤철 : 모르겠는데?
이종훈 : 워크샵인데.. 새정치민주연합 워크샵은 어쩌고?
김윤철 : 아, 이게 먼저 잡혔던 거에요.
이종훈 : 아.. 역시 방송 출연이 더 중요하구나?
이철희 : 아니, 이게 먼저 잡혔고. 본인이 구구이 설명하더라고, 방송에서. 원래 28일날 하기로 했었는데 그날 본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잡히는 날이라서못 움직이잖아요, 그때는. (공무원 연금 통과와 박근혜 얘기)
▶ 뻔히 의도해놓고 속 보이는 설명.
★ 9월 7일 공천제도에 관한 마지막 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있던 상황입니다.
8월 29일 열린 박영선 북콘서트에서 진행자 이철희가 논란이 되는 발언을 끄집어냅니다.
대선 때 문대표는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받아 경선에서 승리해서 정식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함부로 사퇴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안철수가 문대표가 사퇴하면 자기가 입당하겠다고 말했다는 거죠. 만약 사실이라면 안철수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문대표가 이 사실을 숨기고 끝까지 사퇴 안 하다가 안철수가 일방적으로 사퇴했으니 단일화 협상 실패의 책임을 문대표에게 있다는 비판이 나오겠죠.
물론 문대표도 그렇고, 대선 단일화 협상 때의 이야기를 책으로 낸 홍영표 의원의 <비망록>에도 그런 일이 없다고 대선 직후 부정했던 일입니다. 그런데 이걸 이때 또 꺼내네요.
2015.12.07. [JTBC 정치부회의] [국회] 대선 후보 단일화 시즌2…'문-안 갈등' 뿌리는?
★ 이 발언을 하고 나서 9월 1일 국회에서 열린 공정성장론 토론회에서 김한길이 "더 큰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문대표를 압박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인 9월 2일 전북대에서 "혁신이 실패"했다며 드디어 9월 혁신 쿠데타를 일으킵니다. 그렇게 재신임 정국이 지나가고 9월 25일 이철희는 <JTBC 밤샘토론>에 출연해 안철수의 이 행동을 혁신경쟁이라며 쉴드치고 방어논리를 만들어줍니다.
2015.09.25. [JTBC 밤샘토론] 33회 - 위기의 한국 정치, 어디로 가나?
00:50:55
이철희 : 글쎄요, 저는 이게 좋게 볼 점도 있고 나쁘게 볼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안철수 의원이 최근에 뭐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정도 국민적 지지를 가졌던 또는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자기 목소리 내야죠. 혁신이 절체절명의 당의 과제라고 하면 자기 소신 드러내고 자기 의견 제출하고 이러저렇게 하자라는 걸로 리더쉽을 발휘하는 건 당연한 거고, 저는 그런 자세를 보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만 혁신위가 생길 때부터 사실은 그분하고 연관이 있었잖아요. 혁신위원장 맡아달라고 그랬는데 본인이 거절한 전례도 있고 하니까.. 그렇다면 본인도 혁신에 상당한 과제를 안고 있는 분인데, 거의 끝날 때쯤 되니까 이거 실패했다고 단정을 해버리니까 당 내에서 이게 논란이 생겼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어, 혁신이 실패했나 보다' 이렇게 갔거든요.
▶ '혁신이 실패했나 보다.'가 아니라 '안철수 왜 저래?'하는 반응이 대대수였음.
이게 상당히 노선 투쟁의 긍정적 요소보다는 권력투쟁의 부정적 요소로 많이 비춰지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안철수 의원이 부담을 가져야 될, 상당히 책임감을 느껴야 될 문제라고 보는데, 저는 숙제라고 봅니다. 진짜 혁신이라는 것은 사람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고 관행도 바꿔야 되죠, 전략도 바꿔야 되죠, 여러 가지 바꿔야 되잖아요. 정책도 바꿔야 되고..
그렇다면 당을 이끌어가는, 또는 대선주자 반열에 있는 사람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하나의 안을 만들어내는 게 공당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식이거든요. 그 과정에 진입했다고 저는 보기 때문에 여기서 뭔가 결론을 잘 끄집어내면 그 사람들이 총선에서 잘 평가 받을 것이고, 만약에 여기서 잘못 끌어내고 그냥 정체되거나 분열로 간다면 그분들은 같이 망하는 길로 가는 거겠죠.
그래서 이제야말로 그 분들은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가서 총선의 결과로 심판 받을 거다, 평가 받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 불행히도 안철수가 탈당해서 신당 차릴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던 이때, 안철수는 이미 컨설팅 업체에게 문과 각을 세워 나가라는 제안을 받고 그 길을 가던 중이었다네요. 그러니 이철희가 제안한 문안박 연대도 시간 끌면서 검토하다가 결국 거절 후 탈당한 거죠.
★ 안철수가 탈당을 준비하던 12월 5일 제2차 민중총궐기가 열립니다. 그리고 이때 문대표를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시위대를 보호하려고 직접 현장에 나가죠. 그런데 이철희와 안철수는 안철수 사람인 곽태원 띄워주려고 토크콘서트를 계획합니다. 물론 안철수 탈당설이 솔솔 흘러나오며 긴박해지자 12월 2일 곽태원이 자기 트윗으로 취소한다고 공지하죠.
2015.11.28. 안전모의 12월 5일 안철수+이철희+곽태원 토크콘서트 공지
★ 애초에 이철희는 안철수가 신당 차라기보다는 들어와서 민주당 접수하기를 바랐죠. 처음 합당했을 때만 해도 안철수가 몇 달만에 당 대표 사퇴할지 몰랐기 때문에 비노의 수장이 될 거라고 당당히 예언했는데..
2014.03.04. [썰전] 54회
16:15
이철희 : 친노는 문재인 의원이라는 구심점이 있잖아요. 그런데 비노는 구심점이 없었거든요. 여기서 구심점이라는 거는 단순히 당 대표 이런 수준이 아니라 차기에 나갈 만한 후보, 대통령 감이나 아니냐가 중요한데, 비노는 그게 없었잖아요. 그런데 비로써 안철수라는 대선 후보가 생긴 거예요. 비노의 구심점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고요. 그렇게 보면 이 안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안철수 문재인 간의 구도는 치열할 수밖에 없는 거고..
▶ 2014년만 해도 비노의 구심점이 될 거라고 밝히다가 안철수가 사퇴하고 대선 지지율이 한 자리 수를 유지하자 2015년 2월 문안박 연대를 제안해 안철수가 다시 경쟁할 자리를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2015.02.23. [경향신문] '문·안·박 연대’가 답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2015.05.22. [이철희의 이쑤시개] (5-4) 문-안-박 연대면 이긴다!
▶ 여기서도 이철희가 문대표에게 말했더니 긍정적으로 반응해서 안철수한테 인재영입위원장이나 혁신위원장 제안한 거라고 말했죠.
그러나 그 이후 상황은 잘 아실 것이고..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요? 이철희 받지 말자고요? 아니요. 이철희가 안철수한테 가는 것보다는 당 내에 남는 게 낫다고 봅니다. 다만 총선기획단장 같은 요직 말고, 그냥 총선 출마 정도 했으면 좋겠네요. 솔직히 이철희가 김한길 보좌관인 것도 있고, 손학규 대표 때 민주정책연구원에 있으면서 손학규를 은사로 모신 뒤 총선 이후 손학규가 대선 후보로 부활한다고 떠들고 다니는 것도 공감이 안 돼서 탐탁치 않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반문들 다 내칠 수는 없는 거고, 그래서도 안 되고, 그냥 이철희 능력에 맞는 수준에서 할 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이철희가 어떤 사람인지 정도는 알고 계셨으면 해서 써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