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범</div> <div>개여시, 장산범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div> <div>사람들은 호랑이와 범을 종종 혼동하곤 해서</div> <div>범의 설화가 호랑이의 설화로 섞여 들어갔다고 한다.</div> <div>사실 범은 호랑이와 같은 존재가 아니다.</div> <div>옛날부터 강릉과 기장(부산)의 몇몇 산간지역 노인들은 범과 호랑이를 구분지었다.</div> <div>범과 호랑이 모두 사람을 잡아먹는다.</div> <div>하지만 호랑이가 사람'도' 먹는것과 달리</div> <div>범은 사람'만' 먹는다.</div> <div>또한, 호랑이는 이빨과 발톱을 가지고 힘으로 사냥을 하지만 범은 다르다.</div> <div>범은 교묘하게 사람 흉내를 낸다.</div> <div>모습이던 소리던 간에 사람은 그것이 범인지 사람인지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div> <div>사람이 범에게 홀리면 범은 사람을 동굴로 데리고 가서 사람을 잡아먹는데,</div> <div>이때 그사람의 생전 기억이 범에게 흘러들어간다고 한다.</div> <div>범에게 먹힌 사람은 창귀가 된다.</div> <div>창귀는 범을 도와 자신을 대체할 또다른 희생양을 찾아야만 한다.</div> <div>-한국 민속 설화中-</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 </div> <div style="font-family:Gulim;font-size:10pt;"><span style="font-size:10pt;"> </span> <div style="font-family:Gulim;font-size:10pt;"><span style="font-size:10pt;"> </span> <div><span style="font-size:10pt;">울렁거림을 참지 못하고 눈을 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바닥에 빈대떡을 부치는 취미는 없었기에 곧바로 침대에서 나와 화장실로 뛰어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화장실은 분명 내 방에도 있었지만 나는 아직 익숙치 않았기 때문에 거실을 가로질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꾸르륵 꾸웩.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듣기싫은 소리를 내며 속에 들어있던 것들을 게워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문뜩 거울을 바라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곳엔 분명 내가 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 </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 </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나는 평소 하던대로 출근 준비를 하는중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우선 바닥에 깔려있는 각종 잡지와 만화책들을 한곳에 몰아넣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갑갑한 넥타이는 매지 않고 캐주얼 한 셔츠와 양복 상하의를 주섬주섬 챙겨입고 난후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집을 나와 건너편 아파트로 뚜벅뚜벅 걸어나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나올때 챙겨뒀던 망원경을 들고 그대로 엘리베이터에 들어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손가락끝에 차가운 감촉이 감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빨간 불이 들어온 13층 버튼. 내가 살고있는 층과 똑같은 층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천문대에 도착했다. 망원경을 들고 계단을 한층 올라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니,정확히는 반층이다. 집과 집 사이에 있는 창문을 열고 망원경을 들어 초점을 맞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아침식사를 하고있는 남자와 별이 보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나도 덩달아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데굴 데굴 데구르르</span></div><span style="font-size:10pt;"> </span><div>눈동자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음? 착각이였다. 그런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어쨌거나 시선을 민지에 고정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민지가 누구냐고? 아까 말하지 않았던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나만의 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너무 좋아서 하나가 되길 원하는 상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남자가 그녀의 배웅을 받으며 문을 나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신이나서 망원경을 접고,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어느덧 나는 내 옆집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똑똑.</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여보 미안, 깜빡하고 놓고간게 있어서 다시왔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이 당신도 참,애들 가르치면서 본인 정신은 어디에 두고 다니는거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어라, 내가 애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였던가? 상관없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사랑스런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귀를 간질인다. 아...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문이 열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새를 못참고 내가 보고 싶어진거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를 안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풋 잠깐 잠깐 잠깐 간지럽다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뭐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거친 반항과 불안한 눈빛을 예상했건만... 이렇게 쉬운 여자 였던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분명 그녀와 하나가 되고 싶다는 단순한 신념 하나로 이곳 까지 왔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막상 그녀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니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상관없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녀는 다른 누구도, 특히 그놈은 더더욱 아닌, 내 것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띠리리링 띠리리링 전화가 울린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기다려봐~ 전화 왔잖아~~ 여보세요? 하지말래두! 아 죄송합니다 여보세요? 아 당신이야? 오늘 회식 있다구? 그래도 일찍...... 잠깐만요, 누구시라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여보라뇨? 그럴리가 없는데.....그야 그이는 바로 제 앞에 있는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어라 그녀가 갑자기 반응이 없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 </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 </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식어가는 분위기를 다시 살리기 위해 가슴을 만진다. 엉덩이를 주무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잠깐 당신! 오늘따라 왜이래? 놓고간게 있다면서 뭐하는거야 지금? 아침부터 발정난거야? 지나치잖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지도 맘껏 즐겨놓고선 이제와서 한발짝 뒤로 빼는건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밀당하는것도 상대를 봐가면서 해야지. 이 년이 미쳤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화가 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분명 그녀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엄격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컥.. 켁.. 당.. 당ㄷ.. 당신 왜그래 컥"</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름답던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미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까보다 몇배는 더 맛있어보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녀의 숨통을 조였던 손을 놓고 옷을 벗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하아 하아 당신 미쳤어? 왜 그러는데 도대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왜긴...니가 너무 맛있어 보여서 그러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녀가 뭐라고 말을 했던것 같았지만 내 귀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자, 이제 그녀를 천천히 음미하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먼저 시작은 발가락부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녀는 비명에 가까운 괴성을 질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마 그놈은 이런 애무를 해주지 않았나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이기적인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렇게 한참 맛을 보다가 문뜩 </span><span style="font-size:10pt;">시선을 그녀의 얼굴로 돌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공포에 사로잡혀 바들바들 떨리는 입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니,착각이였다. 떨리진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아 저 탐스러운 입술이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녀의 입술을 내 입술에 포갠뒤 깨물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녀의 몸 구석구석까지 전부 맛봤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 </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 </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제서야 어디론가 떠나갔던 내 정신이 돌아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고개를 숙여 사랑스런 그녀를 바라봤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어라 어디갔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녀가 없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그녀가 있었던 자리에는 고깃덩어리가 가득한 피웅덩이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맞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내가 먹었지 참.</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잠깐만, 분명 그녀를 원했던건 맞다. 하지만 이건 뭐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상황인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먹었다? 내가? 그녀를?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머리가 깨질듯 아파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숨을 들이마시고 내쉴때마다 피비린내가 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속이 울렁거린다. 오바이트가 하고싶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마 그녀는 나와 하나가 되고 싶지 않나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흘러나오는 그녀를 손으로 틀어막으며 화장실로 내달린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변기 뚜껑을 연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문뜩 그녀를 내보내려던 찰나, 수면에 내 얼굴이 일렁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응?</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내 얼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몸이 달아올랐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구토감은 멎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시선을 불안정한 수면에서 돌려 거울을 바라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분명 내가 있어야할 그 곳에 그 놈이 서 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 놈이 내게 복수를 하러 찾아왔나 싶어 먼저 주먹을 날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이러니 하게도 정말 그 놈이 찾아왔으면 하는 내 기대감은 거울과 동시에 깨져버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무리 봐도 그녀석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사실은 내가 그녀의 남편이였고 정신이 나가서 이런 짓을 벌였던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럴리가 없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웃음이 나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내 머리로는 이해할수없는 상황들이 연달아 벌어지자 정말 웃음밖에 안나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렇게 한참을 웃어재끼다가 문뜩 깨달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그녀의 느슨했던 반응도 이해가 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나는 연극에 너무 심취했던 것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이 녀석의 욕망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까까지만 해도 헛구역질을 유발했던 피냄새가 달콤해졌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후...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아아.. 벌써부터 그이가 보고 싶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오늘은 회식하고 온다던데...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10pt;">​</span></div></div></div>